모든 글 살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셧다운도 하는 미국이 부럽다 오바마케어니 셧다운이니 하는 게 뭔가 했더니 미국 오바마정부가 내놓은 건강보험개혁안에 반대해 공화당이 연방정부 예산안 통과를 지연시킴으로써 정부의 모든 기관과 청사가 폐쇄됐다고 하는 거네요. 뭐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그런데 아무튼 이걸 보면서 드는 생각은? 우습게도 미국이 대단히 부럽다는 겁니다. 싸움을 하더라도 저렇게 해야지요. 정책을 가지고. 물론 공화당이 치사하다고 말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그 사람들 입장에선 그럴 수 있는 거지요. 왜 쓸데없는데다 돈 쓰냐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마치 한국의 새누리당 혹은 그 주위세력이 왜 무상급식처럼 쓸데없는데다 국고를 낭비하느냐, 라고 악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우리 입장에선 매우 불쾌한 일이지만, 그이들 입장에선 너무도 당연한 논리요 주장이 될 .. 더보기 육포를 샀더니 돼지고기포, 이거 사기 아냐? 어제 친구 집에 초대받아갔다. 경기도 별로고 그냥 집에서 먹자는 것이었다. 한창 술자리가 이어지다 중간에 안주가 모자라 친구가 육포를 사러 가게에 가는데 내가 부탁했다. “제일 비싸고 제일 좋은 걸로. 징키스칸이 먹던 걸로 사 오너라.” “흐흐흐, 그래 알았다." 친구는 맥주 몇 병과 함께 가게에서 제일 비싼 걸로 샀다며 육포를 들고 왔다. 그러나 우리는 몇 조각 떼먹어보고는 모두들 “이거 진짜 육포 맞아? 맛이 좀 이상한 거 같지 않아?” “그런 거 같지는 않은데, 좀 맛이 없기는 없네요.” “좀 심하게 맛이 없네.” 나도 평소에 육포를 어지간히 좋아하던 터라 “육포란 본시 이렇게 생긴 걸 골라야 하느니라” 하면서 친구에게 훈계질을 하는데, 우리 중에 호기심이 제일 센 기석이 형님이 포장지를 이리저리 .. 더보기 악몽에서 깬 아침 자주 악몽을 꾼다. 얼마나 원한과 분노와 증오에 사무쳤으면 나는 꿈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저주를 퍼붓는다. 그러나 내 저주는 ‘가냘픈 새의 지저귐’처럼 망망한 허공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윽고 고통스런 절망에 흠뻑 젖은 내 가슴이 커다란 구멍이 뚫려 심연으로 빨려드는 것 같은 환각에 빠져든다. 심장이 녹아내리는 허무가 밀려든다. 꿈에서 깬다. 너무도 생생하다. 내 저주를 받으며 환하게 웃는 얼굴이 선하다. 거실로 나와 현관문을 연다. 천천히 솟아오르는 태양으로부터 눈을 뜰 수 없게 만드는 뜨거운 열기가 쏟아져 들어온다. 뫼르소가 느꼈을 어지럼증을 나도 느낀다. 하지만 내겐 ‘매끄러운 아랫배로 내 손바닥을 덜커덕 밀어줄’ 피스톨이 없다. 회색 콘크리트바닥에 부딪혀 비산하는 햇볕만이 오늘 내 유일한 친구다. 더보기 산 사람은 살아야 하겠지만... 산 사람은 그래도 산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확인하고 나면 그래도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래서 옛사람들은 억지로라도 곡도 하고눈물 젖은 상복도 입고 삼년상도 하고 그랬던 게 아닐까요허례허식이라 비난하기만 했던 옛사람들의 지혜가 가끔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더보기 바람 같은 고교시절 이야기, 영화 <바람> 영화 의 주인공은 에 나오는 빵집주인 총각이다. 그래서 관심 있게 봤는데 재미있다. 내용은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불량써클 고교생들의 불량한 학창생활에 관한 이야기다. 말하자면 매우 불건전한 내용을 스토리로 담고 있는 영화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가오는 메시지가 있다. 주인공이 1학년에 입학하고 불량써클에 가입하고 많은 에피소드들이 지나간 후에 3학년 선배들이 졸업한다. 후배들이 환영식을 준비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다시 선배들을 위한 환영식이 준비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주인공도 3학년이 되고 졸업을 맞이할 때는 역시 마찬가지가 된다. 1학년 때만 해도 이른바 잘 나가는 불량학생들과 평범한 학생들 간의 경계가 명확했지만 3학년이 되자 그 경계도.. 더보기 나 귀신 했더니, 나는 무당이야 #1. 뭐 별로 잘 하는 짓은 아니라는 거 잘 알긴 하지만, 가끔 딸내미한테 장난을 건다.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든지 하는 장난인데 나도 어릴 때 우리 아버지, 어머니한테 많이 당했다. 그럴 때마다 무척 속상했던 기억이 나지만 사람이 배운 대로 한다고 나도 그 모양이다. 어제도 또 그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저녁을 먹고 난 뒤 딸아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말한다. -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사실은 우리는 네 친부모가 아니란다. 네가 갓난아기 때 우리 집 대문 앞에......” - (순간 다 안다는 듯이 잽싸게 내 말을 끊고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딸내미가 말한다) “맞아. 나도 할 말 있어. 사실은 나는 아빠 딸이 아니야.” (그리고 한숨 한번 쉬고 잠시 뜸을 들인 다음 갑자기 눈을 똥그.. 더보기 정치인블로그, 하려거든 빨리 하세요 오늘이 6월 10일이니 지방선거가 1년 남았네요. 그런데요. 이미 늦었지만 오늘 이 시간 이후라도 당장 블로그 만들 결심이 서지 않는 정치인들은 그냥 포기하심이 좋을 거 같아요. 페북, 카스 등 소셜네트워크는 모르겠지만 블로그는 최소한 1년 이상 공을 들여야 하거든요. 오늘 만든다고 당장 내일부터 손님 오는 거 아닌 게 블로그에요. 하루에 천명, 이천명, 또 만명, 이만명 온다는 블로그들, 꾸준한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 거거든요. 괜한 헛수고만 하게 된다는 점 명심하시고 하려거든 6월 안으로 하시고, 6월 지나면 기억에서 잊어주세요. 지난 선거 때 봤더니 쓸 데 없는 헛수고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요. 그런 분들은 시장통에 부지런히 다니시면서 악수를 한번이라도 더 하시는 게 낫다는 거지요. 괜.. 더보기 최고다 송미령, 그 이중성이 맘에 들어 송미령은 에서 매우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로 등장합니다. 지독스럽게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인물이면서도 슬픈 모성애를 가슴속에 담고 아파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한편 표독스럽지만 한편 가련합니다. 송미령은 이순신의 생모입니다. 본명 김경숙은 시골촌뜨기 시절의 이름일 뿐이지만 늘 그녀의 발목을 잡는 족쇄와도 같습니다. 그녀는 경숙이란 이름이 정말 싫습니다. 순신이 할머니가 “경숙이 네가......”라고 자기를 부를 땐 미칠 것만 같습니다. “나는 경숙이가 아녜요. 내 이름은 송미령이라구요. 송미령.”그녀에겐 남몰래 숨겨온 비밀이 있습니다. 한창 스타의 꿈을 키워가던 젊은 시절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낳은 것입니다. 현재 그 아이는 이순신(아이유)이고 생부는 이창훈(정동환)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창훈은.. 더보기 무제 노란 보안등 불빛만이 잠에서 깨어 창밖을 지키는 두시다. 쌔에에~ 혹은 끼이이이~ 혹은 우우우우~ 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어디서 들리는 소리지? 왼손과 오른손 검지로 두 귀를 막아보았다. 그래도 여전히 들린다. 외부가 아니라 뇌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부터 들려온다. 머릿속에서 들리는 소리다. 다른 모든 소리들이 잠든 고요한 이 밤, 오로지 뇌세포들만이 주름진 골짜기를 행군하며 내는 거친 숨소리다. 왜?자야겠다. 잠만이 정적을 지켜줄 것이다. 그런데 잠들 수 있으려나. 그러고 보니 공장에서 야근할 때 변전소 옆을 지나며 듣던 소리 같기도 하다. 마치 귀곡성을 듣는 것처럼 짜릿한 전율이 돋았었다. 배배 꼬여 양팔 벌리고 애자에 매달린 두툼한 전선이 토해낸 뜨거운 기운이 쏜살같이 정수리.. 더보기 반전, 최고다 이순신 아빠는 친아빠가 아냐 허, 이것 참.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이순신의 아버지가 이창훈이 아닐 거라는 뉘앙스가 이번 8일(토) 방송에서 강하게 피력됐군요. 그렇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미숙의 태도는 좀 묘한 구석이 있었어요. 이창훈이 과거 고향에서의 사랑이며 자기 딸의 아버지라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누가 내 딸을 키워 달랬어? 나는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어. 그건 그저 창훈이 오빠가 자가 맘대로 결정한 것일 뿐이야”라는 식으로 말 할 수는 없는 거죠. 결론은 하납니다. 이미숙이, 아 이 드라마에선 송미령이죠, 원래 이름은 김경숙이었고. 아무튼 송미령이 어찌어찌하다 사고를 쳐 아이를 갖자 송미령의 미래를 위해 이창훈이 데려다 키운 거예요. 그 내막은 앞으로 차차 밝혀지겠죠. 지금 이.. 더보기 황당하게 월급 5% 까인 이야기 점심도 먹고 했으니 재밌는 얘기 하나 들려 드리겠다. 엊저녁에 술 먹다 나온 이야기다. "야, 우리 공장에 월급을 70%밖에 안주는 기라. 그래 와 70%밖에 안 주냐 그랬더니, 하청대금을 70%밖에 못받았으니 월급도 70%만 주는 거라나? 아씨, 이게 무슨 경우고." 그래 내가 물었다. "진짜 황당하네. 그래, 그러고도 가만 있나? 빙시들 아이가." 그러자 그 친구 다음과 같은 핵폭탄 발언을 터뜨린다. "아, 직원들 씨발씨발 하고 난리 났지. 한놈이 어디서 들었는지 그러는 기라. 하청대금 70%가 아이고 75% 받았다고. 그래 전부다 '아이 개새끼, 75% 받았다면서 와 5%는 땡가먹노?' 카면서 모이가 욕 마이 했다 아이가." 나, 넘어질 뻔 했다. ㅋㅋ 더보기 홍준표에게 보내는 가르침 준표야. 사진에 보이는 글씨 너두 무식해서 잘 모르겠지? 산스크리트어란 거란다. 부처님 말씀이지. 알기 쉽게 옮겨 줄 테니 함 들어봐라. 諸惡莫作 衆善奉行무릇 열 가지 착한 일을 행하느니보다 한 가지 나쁜 일을 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중선봉행이 먼저가 아니라 제악막작이 먼저라는 것이다. 착한 일을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나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먼저란 것이다. 준표야. 너는 이미 악행을 행하여 몇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놓고도 반성하지 않으니 이 얼마나 참담한 일이냐. 네가 앞으로 천 가지 선행을 행한다 한들 어찌 그 죄를 씻을 수 있겠느냐. 그러고도 너는 ‘5년이 넘게 임금이 동결되고 월급도 제때 제대로 못 받는 지지리도 힘도 없는 노조’ 하나를 일러 강성귀족노조 운운하며 사기까지 치고 있으니 억겁이라.. 더보기 아뇨, 저 홍준표 안찍었는데요 “글쎄 말여요. 그건 홍준표한테 가서 물어 보세요.”“왜, 홍준표가 폐업 시켰대요?”“예. 아직 그런 이야기 모르고 계셨어요?”“몰랐어요. 우리야 뭐 먹고살기 바쁘니까 뉴스 같은 거 볼 시간이 있나요.”“에이, 그러니까 홍준표가 지 맘대로 의료원을 죽였다 살렸다 하는 거지요.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갖는다는 걸 잘 아니까.”“그래 그럼 거기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건데요?”“그러니까 그게 문제죠. 의료원이란 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싸게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던 기관인데 오갈 데 없는 환자들이 꽤 많다 그러네요.”“홍준표 그리 안 봤더니 나쁜 사람이네요.”“그러니까 홍준표 찍어줘 도지사 만든 사람들이 잘못한 거지요. 사장님도 새누리당 찍으셨죠?”술집주인, 손사래를 치며“아아, 아네요. 제가 언제 홍준표 .. 더보기 새벽에 하는 괜한 걱정 노란 보안등 불빛이 창밖을 지키는 새벽, 눈을 뜨다. 고양이가 걱정되다. 한쪽 눈은 에메랄드빛으로 사람의 혼을 빨아들일 듯이 깊은 색이고 다른 눈은 보는 이에게 마법이라도 걸 것처럼 노랗게 빛나는 오더아이다. 그 외의 모든 것이 하얀 이 오더아이는 우리 집 계단 밑에서 태어난 고양이인 거 같은데, 벌써 살이 찔 대로 쪘다. 아마도 새끼를 밴 모양. 엊저녁에 잠깐 골목에서 보았는데, 우리가 쳐다보자 저도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그 신비한, 몽환적인 눈으로 우리를 마주보고 한참을 서 있었다. 그러다가 검은 비닐봉지를 뒤지는 모습이 얼마나 애처롭든지. 이 고양이가 가끔 우리 집 마당 한가운데 정좌하고 앉아서는 마치 제집인양 길도 비켜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로 보아 틀림없이 여기가 고향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 더보기 58년 개띠 우리 형 58년 개띠 우리 형은 매우 재능있는 형이었다. 우선 형은 우리 동네 골목대장이었다. 형 덕에 나는 늘 왕자 대접을 받았다. 뒷산에 가면 큰 바위에 둘러싸인 산채가 있었는데, 아래쪽 바위에 움푹 패인 구멍은 나무칼, 활 등을 넣어두는 무기고이고 위에 움푹 패인 홈은 대장들 의자였다. 우리 형은 맨 위에 앉았고 나도 그 밑에 한자리 얻어 앉았었다. 형은 그림을 아주 잘 그려 전국대회에서 문교부장관상도 받은 적이 있다. 공부도 아주 잘 했다. 전교 1등이었는데 자기보다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에게 1등을 주고 자기에겐 2등을 주었다며 씩씩거리며 항의도 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어린이였다. 전교어린이회장도 했고 100미터 선수였으며 축구부 주장도 했다. 60이 다 돼가는 나이에도 형은 아직도 책 보길 즐긴다. 함께.. 더보기 통닭 세마리에 혹해 만원 날리다 엊저녁 집에 오는 길에 길가에서 통닭구이 파는 트럭이 500미터 간격으로 두 대나 보였다. 길거리 음식 사먹지 마라는 애들 엄마의 늘 하는 잔소리는 원래 이럴 땐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배도 엄청 고픈데다가 두 마리에 칠천 원이고 만원 주면 세 마리나 준단다. 세 마리를 샀다. 동네슈퍼에서 소주도 두 병 사고. 아들, 딸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와, 맛있겠다” 하면서 서로 뒤질세라 허겁지겁 뜯기 시작했는데 한입 물자마자 “어? 맛이 왜 이래” 모두 상이 일그러졌다. 정말 맛없었다. 맛없는 정도가 아니라 끈적끈적한 느낌에다 뭐랄까? 먹으면 안 될 거 같은 그런 느낌……. 우우, 내 돈 만원, 순간 괜히 샀다는 생각과 함께 만원이 한없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젠장, 돈 없는 게 죄다, 돈만 많았으면 멕시콘.. 더보기 맞아떨어지는 예언이 하나도 없어 머릿속이 온통 시커먼 연기에 뒤덮인 듯 혼란스럽다. 마치 깜깜한 터널 속을 홀로 걷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무 생각도 안 난다. 뭔가 일을 해야 하는데 막막하고 답답하다. 그래서 잠시 정신을 돌려 다른 생각을 좀 해보기로 한다. 일전에 심심풀이땅콩으로 에 대해 썼던 적이 있다. 아마도 트로이가 멸망한 원인은 왕따 당한 한 여신의 질투심 때문이었던 것으로 이야기했다. 사소한 불화 하나가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야기했는가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사실은 또 얼마나 많은 불합리가 내포돼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썼다. 우선 나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트로이 멸망의 원인이 된 불화는 아킬레우스의 부모인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에서 비롯됐다. 에리스가 던진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란 문구가.. 더보기 탈출 개 사살에 대한 사회주의자의 입장은? 어제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마치 여름날 장마철 바람처럼 돌풍이 부는 것이 몹시도 음산한 하루였습니다. 외투에 묻은 빗물을 손으로 털어내며 들어온 직원 한분이 내 얼굴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물었습니다. “여기에 대해 너그 사회주의자들은 어찌 생각하는지 한번 들어봐라.” 말인즉슨, “사육 중인 개떼들이 단체로 탈출을 했다. 하여 사람을 물 위험이 발생하자 안전을 위해 일단 몇 마리는 사살을 했다. 그러자 동물단체 회원들이 떼로 일어나 항의를 하고 인터넷에다 난리를 지기자(‘난리를 지긴다’는 것은 ‘난리를 친다’는 말의 경상도식 표현입니다만 어디까지나 그분의 표현일 뿐입니다) 이번엔 ‘사살하지 말고 포획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에 대해 너희 사회주의자들은 어찌 생각하노?”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한쪽 .. 더보기 영암사지에 사자가 엉덩이를 까고 선 까닭 합천 하면 떠오르는 것은 해인사입니다. 둘을 붙여서 흔히 합천해인사라고도 부릅니다. 뭘 모르는, 그러나 이제 막 무언가를 알기 시작한 아이들은 해인사 일주문 앞에 서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렇게 묻기도 합니다. “왜 ‘합천해인사’가 아니고 ‘가야산해인사’라고 적혀 있지요?” 하지만 영암사지를 둘러본 이들이라면 아마도 합천을 말할 땐 오래된 절터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 겁니다. 저 또한 절터가 그토록 아름답다는 사실을 영암사지를 보기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영암사지를 병풍처럼 받치고 있는 모산재 때문일까요? 영암사지와 모산재의 절묘한 어우러짐은 한 폭의 그림처럼 포근하고 아늑한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천생연분이 따로 없다싶습니다. 폐사지, 절은 망하고 터만 남은 곳이 이렇듯 평온과 위안을 줄 수 있.. 더보기 나는 저승에 다녀온 것일까? 이슥한 밤,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담배연기인지 김인지 모를 뽀얀 안개 같은 것이 자욱하게 천장을 타고내리며 희미한 백열등을 더욱 희미하게 만들고 있었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식당을 가로질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기역자 형으로 생긴 부엌에선 세 명의 여자가 일을 하고 있었다. 두 명은 중년이 조금 넘은 듯 보이고 한명은 나이가 지긋한, 이제 노인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한 나이로 보였다. 그들은 나를 본체도 하지 않았다. 마치 그림자 취급하는 듯했다. 아니, 그보다는 오래된 단골손님이라 아무런 거리낌이 없어 그저 들어오건 말건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런 것 같았다. 그들은 나를 매우 친밀한 이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금단의 선을 넘어 그들만의 공간으로 들어.. 더보기 왕따가 만든 역사상 최대의 비극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식에 모든 인간과 신들이 초대되었지만 유일하게 초대받지 못한 이가 있었다. 바로 불화의 여신 에리스다. 그녀를 왜 초대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결혼당사자인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의 행복한 결혼식에 불화의 전령사를 부르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는 어쩌면 누군가가 에리스를 초대하지 말 것을 조언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에리스는 누구도 못 말리는 화근덩어리였던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펠레우스와 테티스가 불화의 여신 에리스를 기피해 초대하지 않은 행위는 사상 최대의 불화를 낳았다. 사소한 ‘왕따’ 하나가 하나의 도시를 영원히 지도에서 지워버리는 불행을 잉태하리라고 누군들 상상이.. 더보기 주일날 일하지 않으면 먹고사는 문제 해결 되나요? 의료원에도 가운 식으로 만든 병원유니폼을 입은 전도사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전도사는 여자였다. 전도사에게 나이 많은 환자가 묻는다.“그거 무슨 책이요?”“성경책입니다. 교회 다녀보셨어요?”“아니 안가요.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묵고살기 바쁜 서민이 거 갈 시간이 오데 있소.”“그래도 다니셔야지요. 주일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주신 날입니다. 자기 일보다 먼저 주님을 위해 주일을 바치면 다 복을 주십니다.”“에이고, 그래도 그런 데 다니는 것보다 우선 묵고사는 기 급하요.”전도사의 왼쪽 겨드랑이에는 두터운 성경과 국민일보 1부가 끼어있었다. 갑자기 그 전도사에게 물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정말 주일날 일하지 않아도 복을 주나요? 먹고사는 문제 해결 되나요?”내게는 아주 가까운 친척 중에 교회장로가 한분.. 더보기 나이 안먹는 방법 없을까? 제가 가끔 뉴턴의 운동3법칙을 빌려 인생에 비유하곤 합니다만, 오늘처럼 한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노라면 정말이지 그보다 더 적절한 비유는 없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관성의 법칙은 인간의 습관 혹은 습성에 관한 것으로써 넘어서기가 참 힘들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노력하면 꼭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 번째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토인비가 갈파하기를 인간사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 했다지만 역시 극복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뉴턴의 세 가지 법칙 중에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 실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 바로 가속도의 법칙이 아닌가 합니다. 세월 가는 것은, 그리고 나이가 먹어갈수록 그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도저히 인간의 힘으론 어쩔 도리가 없는, 그야말로 운명입니다. 어떻습니까? 누군가 이 두.. 더보기 비정규직에게 성탄절은 공휴일일까? 1.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다. 질문1. 비정규직 노동자는 크리스마스에 쉬면 유급일까요, 무급일까요? 2.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다. 질문2. 비정규직 노동자는 크리스마스에 쉬어도 될까요, 안 될까요? 3.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다. 정규직노동자에겐 유급휴일이다. 그러나 비정규직노동자에겐 무급휴일이다. 그렇다면 무급휴일이란 의미는 뭘까? 휴일이 아니란 말이다. 물론 무급으로 쉴 자유는 있지만 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간 큰 비정규직은 별로, 아니 거의 없다. 내 친구에게 조금 전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다. "야, 너 오늘 뭐했냐?" "뭐 하긴 임마, 일하고 지금 퇴근하는 길이다." "오늘 쉬는 날 아이가?" "얌마, 우리 놀면 무급이다. 그라고 우리한테 노는 날이 어데 있노? 토요일도 안 나가면 무급이고, 돈도.. 더보기 자본주의는 결코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아요 “정말 돈과 권력과 자본주의만 사랑하세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아요.”오늘 우연히 EBS에서 하는 뮤지컬 영화를 보다 눈에 꽂힌 대사였다. 눈에 꽂혔다고 하는 것은 대사의 내용을 자막을 통해서 알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니 귀에 꽂혔건 눈에 꽂혔건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기로 하자. 중요한 것은 영화의 대사다. “정말 돈과 권력과 자본주의만 사랑하세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아요.”정말이지 너무나 멋진 대사가 아닌가. 한국영화를 사랑하고 또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보고자 노력하지만, 늘 불만이었던 것은 한국영화에서 내 심장을 울리는 대사를 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에서 북에서 내려온 인민군 장교가 강원도 혹은 경북.. 더보기 복지재정? 박근혜는 지하경제, 김소연은 재벌환수 참 세상 오래 살다보니 별 꼴을 다봅니다. “열 자식 안 굶기는 어머니 마음으로 국민을 자식처럼 돌보겠다”는 집권여당 대통령후보의 말을 들을 땐, ‘아, 우리나라 정치가 갈 때까지 갔구나!’ 하는 탄식이 절로 흘러나옵니다. 이런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안타깝게도 한국인들이 아니라 ‘스트롱맨스 도터(독재자의 딸)’란 표지제목으로 한국정치에 모멸감의 똥물을 끼얹은 미국기자였습니다.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요? 그의 눈에 남한국민은 “어버이 수령님”을 외치며 광분하는 북한인민과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박근혜는 그 미국기자의 비웃음에 답이라도 하려는 듯 국민을 일러 자식이라고 불렀습니다. 자식으로 호명된 국민들… 그렇군요. 송해라는 늙은 꼰대(!)가 박근혜후보 지지연설에서 “효도의 도.. 더보기 술집여주인의 '그놈이나 그년이나'론에 대해 어제 한 선배와 갔던 술집 여주인 하는 말. 둘은 친구다. “야,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정치고. 먹고 살게나 해주고 정치 하라케라. 10일 동안 우리 집에 손님 하나도 안 왔다. 오늘 니가 처음이다. 대선인지 뭔지 한다고 손님 더 없다. 선거 땜에 죽긋다.” 선배 하는 말. “야, 그래도 투표를 해야지. 투표도 안하면 되나.” 여주인 하는 말. “2번 되면 세상 바뀐다카드나. 그놈이나 그놈이나 다 마찬가지라.” 그런데 옆에서 듣던 나는 왠지 그놈이나 그놈이 그놈이나 그년으로 들리면서 이 아지매는 그년 찍을 거 같다는 예감이 든다. 보통 먹고 살기 힘든 비루한 인생들이 자기들 등쳐먹는 자들을 되레 동경하는 걸 많이 봐온 터. 통상 이들에게 2번은 그놈이 그놈일 뿐이며 2번 밑으로는 왜 나왔는지 모를 상.. 더보기 막내딸 아내, 내게 처제가 있었다니 암흑 속으로부터 문득 정신이 돌아왔다. 꺼져있던 TV가 켜지면서 갑자기 환하게 밝아진 화면으로부터 치이이 하는 정규방송 전에 나는 소음이 들려오는 듯이 느껴진다. 눈을 뜰까말까 망설이다 눈을 뜬다. 아직 방안은 캄캄한 어둠 속이다. 희미한 오렌지빛깔 보안등 불빛이 창가에 서서 흐느적거린다. 목이 마르다. 물을 마셔야겠다는 생각에 무거운 몸을 이불속으로부터 끄집어낸다. 억지로 일어나 방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는 대낮처럼 환한 빛살에 손으로 이마를 가리며 두 눈을 찡그린다. 아, 뭐하는 거지? 거실은 온통 살림살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책장에 얌전히 앉아있어야 할 책들이 수북이 쌓여있고 선풍기가 날름 그 위에 올라앉아있었다. 장롱에서 막 뛰어나왔을 옷가지들은 그 옆에 제멋대로 뒹굴고 의자.. 더보기 박근혜와 김소연의 차이 무소속, 기호5번, 지지율 1% 미만, 이런 지표들로만 보자면 김소연을 박근혜와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두 여성이 살아온 지난 궤적을 통해 이들의 삶이 확연히 달랐으며 앞으로도 다를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박근혜는 공주였습니다. 그녀의 말과 행동을 보면 청와대는 다시 돌아가야 할 집입니다. 마치 무너진 왕조를 되살리는 것이 그녀가 살아야할 이유인 듯이 보입니다. 그녀의 ‘시대교체’ 카피는 유신시대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이라는 불안감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습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박근혜 캠프의 김성주 선대위원장은 트위터에 “이제 슬슬 손볼 자들 명단을 짜야겠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습니다. 김성주 개인의 무지한 오만함이라고만 하기엔 많은 이들의 불안이 너무나 현실.. 더보기 김소연 “재벌들 주머니 털어 복지재원 충당할 것” 엊저녁에 노동자대통령후보를 표방하는 김소연 대통령후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경남블로그공동체(경블공)와 간담회가 있었는데요. 오후 7시 창원 용지동 에서 만났습니다. 경블공 회원들은 많이 오지 못했습니다.아마 시간적 여유가 없이 연락을 해서 스케줄을 못 맞춘 탓도 있을 테지만, 군소후보에 대한 무관심 탓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생각해봅니다. 김훤주 경블공 대표와 달그리메, 장복산 그리고 저 이렇게 네 사람이 경블공 회원으로서 참석했고요. 다른 이들로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지역노동자로서 문상환 씨와 김택선 씨가 참석했습니다. 역시 블로거인 이김춘택 씨도 참석했지만 그는 한편 김소연 노동자대통령후보 선거본부 운동원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진보신당 경남도당에서 정책실장을 했던 양솔규 씨가 참석했습니다...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