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악몽을 꾼다. 얼마나 원한과 분노와 증오에 사무쳤으면 나는 꿈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저주를 퍼붓는다. 그러나 내 저주는 ‘가냘픈 새의 지저귐’처럼 망망한 허공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윽고 고통스런 절망에 흠뻑 젖은 내 가슴이 커다란 구멍이 뚫려 심연으로 빨려드는 것 같은 환각에 빠져든다. 심장이 녹아내리는 허무가 밀려든다. 꿈에서 깬다. 너무도 생생하다. 내 저주를 받으며 환하게 웃는 얼굴이 선하다. 거실로 나와 현관문을 연다. 천천히 솟아오르는 태양으로부터 눈을 뜰 수 없게 만드는 뜨거운 열기가 쏟아져 들어온다. 뫼르소가 느꼈을 어지럼증을 나도 느낀다. 하지만 내겐 ‘매끄러운 아랫배로 내 손바닥을 덜커덕 밀어줄’ 피스톨이 없다. 회색 콘크리트바닥에 부딪혀 비산하는 햇볕만이 오늘 내 유일한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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