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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난리 벚꽃장에는 꽃보다 사람 ‘난리 벚꽃장’이란 말이 있습니다. 떠들썩하고 시끄러운 상태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본래는 야단법석(野檀法席)이란 불교대사전에 나오는 말이 있고 이를 난리법석이라고도 하는데, 아마 이에 빗대어 나온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난리 벚꽃장’이라 함은 지나치게 어수선하고 떠들썩한 게 질서가 없이 혼란한 상태를 이르는 말입니다. 제가 어제 그 난리 벚꽃장에 다녀왔습니다. 저로 말씀드리자면 진해가 출생지이고 주민등록표 상에도 원적지가 창원군 웅천면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조상 대대로 이곳이 고향(전통적 의미에서의 고향은 조상들의 뼈가 묻힌 곳이라 함)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진해의 지리는 커녕 '동' 이름도 잘 모릅니다. 진해를 가려면 터널을 통과해야 된다는 지리적 단절감 때문인지 마산창원 지역에 터를 잡고 산.. 더보기
낙동강 발원지 태백 너덜샘으로 낙동강 천삼백 리 길을 걷는다 2. 제1구간, 너덜샘에서 분천리까지 ① 낙동강과 한강의 발원지 태백 강원도의 힘이란 영화가 오래 전에 상영된 적이 있다. 그러나 정작 영화는 제목에 대한 어떤 힌트도 주지 않는다. 여기서 강원도는 도피처이거나 주인공들의 로맨스를 설명하기 위한 무대장치일 뿐이다. 이 영화를 감명 깊게 보긴 했지만, 제목과 줄거리가 이렇게 서로 어떤 영감도 주지 않는 영화도 별로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로부터 강원도의 힘을 느꼈다고 하면 역설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강원도의 힘을 찾던 나는 그러나 정말 강원도의 힘을 느꼈다. 어쩌면 강원도는 묵묵한 배경, 드러내지 않는 후원자 같은 존재이리라. 그래서 사람들은 평소에는 강원도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다가도 삶이 피로해지거나 마음에 상처를 .. 더보기
대운하, 왜 해보지도 않고 반대하냐고? 낙동강 천삼백 리 길을 걷는다 1. 낙동강의 고향, 태백산으로 ③ 대운하, 왜 해보지도 않고 반대하냐고? 우리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처연하도록 쓸쓸한 한줄기 빛으로 서있는 철암역을 지나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을 찾았다. 몇 차례 길을 헤매었건만 길을 물어볼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다. 신정일 선생이라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길 위에서 길을 묻는다고? 아니 사람이 있어야 길을 묻지. 길 물을 사람조차 없는 그 고독과 싸우는 게 바로 길을 찾아 걷는 자의 몫이야.” 아직 서울 사람들은 도착하지 않았다. 고원휴양림 관리소에서 열쇠를 받아 방마다 모두 불을 켰다. 휴대폰으로 연락을 해보니 두어 시간쯤 걸리겠다고 한다. 이제 겨우 제천을 지나 태백 쪽으로 길을 잡았단다. 하긴 서울에서 예까지 길이 어딘가. 태.. 더보기
세상엔 절대적 선도 악도 없다 낙동강 천삼백 리 길을 걷는다 1. 낙동강의 고향, 태백산으로 ② 세상엔 절대적 선도 절대적 악도 없다 오후 7시, 구미종합터미널에도 서서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초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3분 안에 도착할 테니 터미널 옆 주유소 앞에 서있으란다. 잠시 후 낙동강 변 도로에 비상등을 깜박거리며 달려오는 카렌스 승용차가 보인다. 이제 출발이다. 낙동강의 발원지 태백산으로 가는 것이다. 초석님은 회원이다. 내일은 근무를 해야 하는 날이지만 치과의원 문도 닫고 오는 중이라고 했다. 대화를 통해 그가 신정일 선생의 열렬한 팬임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신정일 선생 이야기만 나오면 입에 침이 마르는 줄 몰랐다. “주말엔 쉬어야지요. 우리나라도 대부분 주 5일 근무가 정착되어 가는데, 그래도 토요일 하루 쉬니까.. 더보기
터미널에서 만난 비키니 아가씨들 낙동강 천삼백 리 길을 걷는다 1. 낙동강의 고향, 태백산으로 ① 터미널에서 만난 간판속 비키니 아가씨들 낙동강 천삼백 리 도보기행에 참여하기 위해 먼저 구미에 들렀다. 여기서 회원인 초석님을 만나 함께 차를 타고 태백으로 향할 것이다. 일찍 서둘러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구미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새로 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렸다. 성주IC를 빠져 나와 구미 방향으로 접어들자 오른편으로 드넓은 모래사장을 적시며 흐르는 강줄기가 보인다. 바로 낙동강이다. 감동이 밀려온다. 아, 언제쯤이면 우리는 이곳에 다다를 수 있을까. 구미종합터미널에 도착하니 아직 두 시간이나 남았다. 먼저 육개장으로 허기진 창자부터 달랬다. 그러고도 한 시간 반이 남았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지? 생각하다 터미널.. 더보기
별뜻없이 낙동강 명예를 훼손했네요 "낙동강 천삼백 리를 걷는다" 도보기행을 떠나 강원도 태백과 경북 봉화의 산골오지를 걷다 보니 인터넷이나 신문을 볼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제1구간 기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떠나기 전 제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이 경남도민일보에 실렸군요. 그런데 그만 중대한 실수 하나를 하고 말았습니다. 유로연장 기준으로 남한에서는 낙동강이 가장 긴 강인데 한강이 가장 길고 낙동강이 두 번째라고 해놓았던 것입니다. 낙동강 발원지 황지(역사적 발원지이고, 실제 최장발원지는 10여 킬로 위에 있는 너덜샘)에서 안내도반이신 신정일 선생으로부터 낙동강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아차 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로 따지면 압록강, 두만강에 이어 세 번째로 긴 강이지만, 남한에서만 따지면 가장 긴 강이었거든요. 우리나라의 4대강은 압록강,.. 더보기
낙동강 천삼백리 도보기행을 시작하며 낙동강 천삼백 리 도보기행을 시작하며 이 정부가 낙동강을 살리겠다며 파헤치겠다 합니다. 멀쩡한 강을 파헤치면 다시 살아나는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그 의도가 심히 수상쩍습니다. 최근 10년, 20년 동안 꾸준하게 진행돼온 환경운동단체들과 뜻있는 주민들의 노력 덕분에 죽어가던 한국의 강과 산과 바다는 생기를 많이 되찾았습니다. 당장 우리동네만 해도 그렇습니다. 썩은 냄새가 진동하던 봉암갯벌에서 다시 조개가 잡힌다고 합니다. 마산만이 아직은 그 오염도가 심각한 지경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10년 전에 비해 괄목상대할 만하다고는 말할 수 있다는 데 별다른 이의가 없을 줄로 압니다. 십 수 년 전만 해도 마산에서 승용차를 타고 창원공단으로 출근할라치면 수출정문 해안도로를 지날 때는 아무리 더운 여름철.. 더보기
알라딘-티스토리 서평단에 합격했어요! 오늘 제 블로그 공지사항에 들어갔다가 기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알라딘-티스토리 서평단’에 합격한 것입니다. 겨우 서평단 모집에 뽑혀놓고 무슨 합격이냐구요? 하하~ 제가 입사시험에 붙은 이래로 물경 이십여 년 만에 합격이란 걸 해보는 바이니 그냥 뽑혔다고 하는 것보단 ‘합격’이라고 좀 허풍을 쳐도 큰 허물이 되지는 않겠지요? 된다구요?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참 깜박했네요. 8년 전에 공인중개사 시험에서도 기쁜 소식을 접한 바가 있었군요. 요즘 기억력이 형편없습니다. 그때도 기뻤지만 지금도 기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통점이 있다면 그냥 우연한 계기로 도전하게 됐는데 붙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군요. 알라딘 - TISTORY 서평단 당첨 블로그 ◎ [인문/역사/사회/자연과학] 카테고리 .. 더보기
WBC로 도배된 뉴스데스크, MBC마저 MLB에 포섭됐나 3월을 뜨겁게 달구던 WBC가 끝났다. ‘3월의 광란’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은 야구에 빠졌다. 나도 덩달아 그 광란에 동참했다. 그러나 나는 사실 WBC가 뭔지 몰랐다. WBC? 왕년에 WBA와 더불어 한창 인기를 누렸던 그 WBC? 김기수와 홍수환, 염동균, 유재두, 박찬희, 김태식으로 이어지던 복싱이 당장 연상되었던 건 물론 내 무식의 소치다. 그러나 그냥 야구월드컵이라고 했으면 되었을 걸 굳이 생경한 WBC라고 했으니 내 무식만 탓할 일도 아니다. 듣자 하니 정식 명칭은 ‘World Baseball Classic’이라고 한다. 월드 베이스볼은 알겠는데 클래식은 또 뭔가? 하긴 야구월드컵이라고 하면 축구란 놈 때문에 자존심이 좀 상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그 WBC가 끝났다. 재미는 있었다... 더보기
정명훈 사태로 본 블로거들, 왜 글도 안 읽고 댓글 달까? 세상이 온통 정명훈 이야기로 시끄럽다. 진보신당 당원이라고 밝힌 한 블로거의 글 때문이다. 사람들은 두 패로 갈라져 갑론을박하고 있다. 인터넷상에 드러나는 현상으로만 본다면 일방적으로 정명훈이 파렴치한으로 몰리고 있는 듯하다. 내가 봐도 그렇다. 만약 “미국에 구걸하더니 이제와 촛불?”이란 자극적 제목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말이다. 예의 사건이 일어난 곳은 프랑스 파리다. 정명훈을 찾아가 귀찮게 한 사람들은 아마도 진보신당 소속의 프랑스 교민들이거나 유학생들이었던 듯하다. 그들은 프랑스 현지에서 공연예술노조 위원장, 파리오페라합창단 단원들,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만났으며 이들로부터 “이 놀라운 사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 받았다. 뿐만 아니라 파리의 예술단원들은 유례없는 방식으로 전원 .. 더보기
여성해방운동가 고 이경숙선생 회갑연에 다녀와서 오늘 어떤 분의 회갑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주인공은 자리에 참석할 수 없었답니다. 오늘 회갑연의 주인은 이미 5년 전에 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참으로 기이한 회갑연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은 이 잔치의 주인이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그리워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세상을 하직하고서도 남은 사람들에게 모여 떡과 고기를 나누게 하는 그 뜻이 실로 갸륵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잔치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고 이경숙 선생입니다. 이경숙 선생은 5년 전 갑작스런 급성심부전증 발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런 언질도 없이, 그야말로 느닷없는 그이의 죽음은 주변 사람들을 무척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청천벽력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당시에 많은 이들이 실감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더보기
대통령은 잘하는데 밑에것들이 문젠기라요 갑자기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한낮의 도심을 흔들었다. 기다랗게 울려 퍼지는 사이렌은 한참이 지나도록 그 여운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도시를 바쁘게 오가던 사람들과 차량들은 모두 한쪽 옆으로 비켜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폰카메라라 사진이 희미하다.‘그렇구나. 오늘이 민방공훈련을 하는 날이로구나. 내 평생 길 가다 민방공훈련에 걸려보기는 또 처음이네. 민방공훈련? 그런 걸 아직도 하고 있었던가?’ 어린 시절, 민방공훈련 하던 생각이 났다. 정말 죽도록 했었다.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에서는 훈련 시작하기 전에 미리 운동장에 집합해서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약 10여분 정도를 걸어서 학교 뒷산 후미진 곳으로 가 은폐를 하고 기다린다.  은폐라고 해야 별 거 없다. 그저 반별로.. 더보기
북면온천에서 주남저수지까지 걸어보니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라는 곳에서 낙동강 걷기 답사 계획이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 계획은 10회에 걸쳐 낙동강의 발원지 태백산 황지에서부터 을숙도까지 걸어서 탐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평소에 낙동강 등을 따라 걷는 것에 관심이 있던 나는 얼른 회원가입을 했다. 특히나 정부의 대운하사업이 4대강 물 살리기란 미명을 덮어쓰고 그 야욕을 멈추지 않는 터에 낙동강을 걸어서 탐사해본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되었다. 도보훈련에 나서다 나는 어려서부터 걷기를 즐겼다. 평소에는 작은 산을 서너 개씩 넘어 지름길로 다니다가도 갑자기 걷고 싶은 마음이 들면 일부러 신작로를 따라 걸었다. 협곡을 따라 길게 뻗은 신작로는 학교에서 집까지 족히 40리가 넘었다. 지금도 걷기를 즐겨 해서 웬만한 바쁜 일이.. 더보기
3·15 의거 기념식에서 느끼는 황당 시츄에이션 어제가 3·15의거 49주년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김태호 경남도지사,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 황철곤 마산시장 등이 3·15묘지에 머리 숙여 참배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오늘 경남도민일보 신문 1면 머리에 실린 사진입니다. 저는 이 사진을 보며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았습니다. 3·15 영령들 앞에 엄숙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고개 숙인 저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또, 저분들의 절을 받고 있는 3·15 영령들은 지하에서 무슨 생각들을 하고 계실까요? 자신들이 돌을 던지며 독재타도를 외쳤던, 그리하여 마침내 4·19혁명의 불길로 이승만 독재를 몰아냈던 그 자랑스런 역사를 한 순간에 군화발로 짓밟아버린 5·16군사정변의 후예들이 오늘날 갑자기 영.. 더보기
북한의 비인도적 도발보다 더 한심해보이는 한국의 진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고 한다. 인공위성용 로켓이라고 하지만 인공위성과 미사일의 차이는 발사체인 로켓에 탄두를 장착하는가, 위성을 장착하는가 하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미사일이 위성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위성이 미사일로 변할 수도 있다. 또 북한이 신고한 것처럼 평화적 목적의 인공위성이라고 하더라도(물론 이 평화적 목적이란 언제든 군사적 목적으로 변용될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역사적 경험으로 충분히 알고 있지만) 위성이 궤도에 진입하기 전 분리된 로켓이 어디에 떨어질지도 문제다. 발사체의 낙하지점에 위치한 인접 관계국들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핵실험 압박에 민간인 억류까지, 북한은 6·15선언과 10·4선언을 입에 담을 자격 없다 그런데 북한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미사일 발사쇼에 이어 이.. 더보기
KBS스페셜, 욕에 중독된 10대? 어른들이 더 걱정이다 ‘졸라’는 ‘존나’가 변형된 말이다. 아마도 ‘존나’를 좀 더 발음하기 쉽고 좀 더 우스꽝스럽게 만들어낸 말이 ‘졸라’인 듯싶다. 그러고 보니 ‘존나’보다는 ‘졸라’가 더 친근감이 있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졸라’든 ‘존나’든 모두 욕설이다. ‘졸라’의 원형이라고 할 ‘존나’도 사실은 그 태생의 원천이 따로 있다. ‘존나게’를 줄여서 더 극적인 효과를 부여한 게 바로 ‘존나’이고, ‘존나게’란 정확하게 발음하면 ‘좆나게’란 말이다. 즉, ‘좆나게’가 오늘날 인터넷 물결을 타고 보다 관능적이고 적나라하며 첨단인터넷시대에 걸맞을 법한 ‘졸라’라는 신조어로 재탄생한 것이다. ‘좆나게’란 ‘졸라’에 비해 얼마나 촌스러운가. 한국인의 조어능력은 참으로 신기막측하다. 요즘 아이들에게 이 ‘졸라’라는 말은 수식어.. 더보기
신영철 대법관, 감옥 보내 법질서 수호해야 신영철 대법관이 자진사퇴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NO!”라고 일축했다고 합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신영철 대법관은 법원장 시절 법관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촛불재판에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지요. 게다가 판사들에 대한 외압의혹이 불거지자 ‘통상적인 관례’라는 말로 비껴가려고 하다 더욱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외압이 일상적이며 통상적인 관례라는 말인데, 법관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정신에도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지요. 뭐, 우리네 서민들이 법을 잘 모르긴 해도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에게 법원장이 이래라 저래라 한다면 양심에 따라 판결할 수 없다는 건 상식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법관이 되었으니 의혹이 더 커질 밖에요. 그럼 지금껏 판사들이 법대로 재판을 해오지.. 더보기
박홍신부, 아예 하느님 가슴에 칼을 꽂으시죠 빠콩, 흔히들 사람들이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을 이렇게 부른다. 그는 신부다. 천주교 사제로서 서강대학교 총장까지 역임했으니 나름 성공한 축에 든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말한다면 평범한 사제직으로 평생을 봉사하다 돌아가는 신부들에겐 욕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도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토록 잔인한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다는 건 그런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해서 하는 말이다. 아마 그는 십여 년 전에 TV토론에 자주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나는 박홍 신부의 입으로 흘러나오는 말 속에서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다. 겸손이나 양보를 느껴본 적도 없다. 천주교 신자인 내 눈과 귀는 그저 그가 신부라는 것이 신기할 뿐이었다. 아니 차라리 그는 악귀 같았다. 아, 그때 나는.. 더보기
인터넷을 너무 믿지는 마세요! 지난주에 아이들 봄방학을 맞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계획은 문경새재를 거쳐 수안보온천에 들른 다음 월악산 송계계곡에 갔다가 중원미륵사지를 답사하고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문경새재는 정말 좋은 곳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아내도 모두 좋아했습니다. 마침 날씨도 최상이었고요. 새재 1관문 주변에는 태조왕건 세트장과 일지매 촬영장, 자연생태공원 등이 있어 볼거리도 되고 아이들 교육에도 좋습니다. 새재 길을 걷는 내내 온갖 전설과 조상들의 숨결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임진왜란과 일제시대의 상처도 느낄 수 있습니다. 3관문을 지나 충주 고사리로 내려서면 월악산 국립공원 중에서도 그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신선봉이 열두 폭 병풍바위를 벌려 반겨줍니다. 고사리에서 하루에 네 번밖에 다니지 않는 버스가 고장이 나는 바람.. 더보기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구비구비 문경새재를 넘다 문경 새제는 웬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다 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 진도아리랑의 첫 구절은 이렇게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 나는 문경새재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어제 바로 그 문경새재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이 봄방학이라 2박3일 일정으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을 세우다 문경새재를 선택한 것입니다. 새재란 이름은 ‘새도 날아 넘기 힘들만큼 험한 고개’라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억새가 많아서 그렇게 불렀다는 설도 있습니다. 또 새재의 동북쪽에 하늘재(계립령)와 서남쪽에 이우릿재(이화령)가 있는데, 그 사이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열린 고갯길은 하늘재입니다. 신라 아달라왕 때인 서기 156년에 뚫었다고 .. 더보기
전두환은 오바마와 닮았다? 누가 그랬던가요?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였던가요? 전두환을 전직 대통령으로 부르면 안된다고 했던 거 말입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그래서 그냥 전두환이라고 하죠. 전두환이가 김수환 추기경을 조문하기 위해 명동성당에 들렀습니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김수환 추기경과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고 하는군요. 뭐, 그 사람 특기가 뭡니까? 남들이 물어보지도 않는데 제자랑 늘어놓는 거 아닙니까? 문득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10년도 훨씬 더 오래전의 이야기 같습니다. 워낙 오래돼서 기억이 희미하지만, 그날은 제 친구 종길이와 함께 어디론가 가던 중이었습니다. 글쎄요. 어디로 무엇 때문에 아침부터 회사도 쉬고 가던 중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시골도시의 어느 한적한 식당에 들렀습니다. 그때 TV .. 더보기
심산선생 무덤에 절하던 김추기경, 시대의 선구자 교회 담장 헐어낸 참 성직자, 김수환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다. 그는 1969년 로마교황 요한바오로 16세에 의해 추기경에 임명됐다. 한국 최초의 추기경이었다. 또 그는 최연소의 나이에 추기경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리고 최고령 추기경으로서 오늘 영면의 길에 들었다. 그러나 그런 어떤 기록들보다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에 기록된 그의 모습은 가난하고 핍박받는 자들의 편에 서서 교회의 담장을 헐었던 참 신앙인의 모습이었다. 김수환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으로 재임하던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명동성당은 민주화의 상징이었다. 70년대 박정희 철권통치에 저항하던 수많은 지식인들과 80년대 전두환 독재정권의 탄압에 맞서 싸우던 학생, 노동자들에게 명동성당은 따뜻한 품이었다. 김 추기경은 "교회의 담을.. 더보기
아들들은 모두 배신자란 사실을 봄바람에 느끼다 아, 봄이다. 창문을 여니 봄내음이 확 코끝을 스친다. 어제는 비바람이 용천을 부리더니 오늘 이렇게 맑은 날씨를 선물하려고 그랬나보다.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우리 집은 산동네다. 해안가 산비탈에 도시가 형성된 마산은 모든 마을이 산동네라고 해도 별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마산을 차지하고 난 이후 그들의 방식대로 바다는 매립되었고 이제 평지도 꽤 넓어졌다. 일본인들이 물러가고 난 이후에도 매립의 역사는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박정희가 집권하던 시절에는 바다를 메우는 간척을 영토 확장 사업쯤으로 생각했었다. 우리는 국민학교(요즘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바다가 어떻게 메워지고 있으며 지도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배웠고 시험도 치렀다. 어느 선생님은 간척사업을 (거의 찬양에 가깝게) 칭찬하면.. 더보기
MB, 어느나라 사람이냐? 오늘 신문사설을 보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 청와대가 호주산불참사에 대해 위로의 전문을 보내고 유족에 조의를 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창녕 화왕산 산불 참사로 희생된 국민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남도민일보는 사설의 마지막을 이렇게 적고 있다. 유난스레 국민 한사람 한사람을 아주 소중히 여기는 듯 보여주기식 언행을 하면서 졸지에 화마에 목숨을 잃은 사람에 대해선 안중에도 없는 청와대를 보면서, 지방민은 이래저래 아주 언짢다. 도민일보사설보기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279168 나는 기분이 언짢은 정도가 아니다. 우리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놓았단 말인가? 시중에 MB는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 일본사람이라는.. 더보기
하재근, 성폭력 민노총을 두둔하자고? 참 답답하다 하재근, 그는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해 투쟁하는 지식인이다. 나는 그의 강연을 듣고 매우 감동했던 적이 있다. 그는 대단한 열정과 더불어 놀라운 분석능력을 갖고 있었다. 행동하는 지식인이란 그를 두고 하는 말인 성 싶었다. 그러나 이번에 그의 글을 읽고 매우 실망했다. 그는 이중잣대를 갖고 있었다. 한나라당 의원은 성추행을 하면 안 되지만, 민주노총 간부는 강간미수를 저질러도 용서받아야한다는 논리처럼 보였다. 한나라당에게는 성추행정당으로 해체를 주장할 수 있지만, 민주노총에게 그래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http://ooljiana.tistory.com/352) 민주노총이 매우 중요한 조직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민주노총이 없어진다는 것은 약자들을 보호할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더보기
대한민국은 참사공화국인가? 어제 밤, 정월 대보름달이 휘영청 세상을 밝혀주는 그 시간, 경남 창녕 화왕산 정상에서는 참혹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제가 처음 뉴스를 접한 시간은 8시경. 급히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켜자 사건현장을 찍은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불지옥, 아비규환이 따로 없어 수만 평에 달하는 화왕산 정상이 불바다로 변해 있었고 그곳을 향해 사람들이 안타까운 비명을 지르고 있었습니다. 소방관 몇 명이 황급히 뛰어갔지만 속수무책. 불바다 한 가운데 1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갇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불길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불과 사람이 구분이 잘 안갈 정도였습니다. 정말 끔찍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찍은 동영상을 보며 마치 제가 현장에 있는 듯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경남도민일보에 난 .. 더보기
아고라, 니들이 바로 언론이야 한 아고리언이 언론을 향해 불만을 늘어놓았습니다. 언론인 양반들, 발등에 불 떨어지니까 뜨겁습니까? “도대체 당신들은 뭐하는 겁니까? 이제 당신들이 직접 매를 맞으니 아파서 이렇게 거리로 나온 거 아닙니까? 우리가, 촛불이 아파할 때 당신들은 무얼 했지요? 우리가 그토록 당신들에게 손짓할 때 당신들은 구경만 했지요. 별로 한 게 없지요. 그런데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우리더러 거꾸로 손을 내미네요. 제발 언론의 자유를 스스로 차버리는 짓은 하지 마세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충 제 기억이 맞는다면 이런 식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이 불평은 서울에서 내려온 언론인(미디어행동)들과 부산의 아고리언들이 함께한 술자리에서 나온 친근한 불만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있던 다른 언론인들은 그 불평에 .. 더보기
민주노총, MB정권과 경찰의 추태를 답습하나 민주노총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민주노총 중앙의 핵심간부가 가해자다. 그것도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가장 신뢰하는 최측근이라고 한다. 아직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벌써부터 은폐와 부정, 변명으로 일관하며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나는 민주노총에 무던히도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노협을 결성하던 날, 눈 덮인 겨울의 서울, 지하철을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며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 대회장으로 향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그해 겨울은 어지간히도 추웠다. 민주노총, 이 정권과 경찰이 벌이는 추태를 답습하려는가? 그러나 다른 어디도 아니고 민주노총에서, 그것도 핵심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더보기
낙하산 저지에 인사보복으로 맞선 김태호 경남도지사 이명박 정권이 권력을 잡은 이후 생겨난 특징 중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충성경쟁입니다. 전 정권 시절에 터를 잡는 듯 보이던 자율과 권한, 그리고 책임이 노골적이고 맹목적인 충성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는 조짐이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우선 검찰과 경찰이 그 대표적 케이스입니다. KBS도 이병순 사장을 낙하산에 태워 보낸 이후 논조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직 전두환이나 박정희 정권 때처럼 위대한 영도자를 불러대는 수준은 아니지만, 우려스럽습니다. 여기에 한나라당의 의도대로 언론악법이 통과된다면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런데 이런 따위의 충성경쟁이 경남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마산시 감사실이 김태호 경남도지사의 의중을 받들어 동료 공무원에 대한 징계를 해주십사고 경남도에 요청을 한 것.. 더보기
연쇄살인범의 자식사랑에 MB가 생각나는 연유 연쇄살인범 강모 씨가 자식의 장래를 걱정해 책을 내겠다고 했다한다. 자식들이 인세를 받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참으로 끔찍한 부정(父情)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가한 연쇄살인을 자식들의 생활비의 수단으로 쓰겠다는 발상 아닌가? 사이코패스는 대체로 타인의 슬픔을 이해 못하는 지독한 이기심의 소유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강씨가 자신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전혀 반성하는 기색이 없고 심지어 “내가 슬퍼할 이유가 있나”라고 했다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고 그 집착의 도가 평범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책이 출간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교도소 내에서 집필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살인수의 경우는 거의 불가능하다. 우선 집필도구를 주지 아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