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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미실에게서 '킬빌'의 오렌을 보다 미실이 난을 일으켰다. 덕만과 춘추의 꿈이 너무도 탐이 나 그냥 있을 수 없었던 미실이 택한 것은 결국 정변이었다. 군사적 힘을 가진 자는 늘 쿠데타의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 그런데 하필이면 미실이 난을 일으킨 날이 쿠데타의 교범이라 할 만한 5·16군사정변의 주인공 박정희가 비명에 간 날이라니, 아이러니치고는 참으로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죽은 지 꼭 30년이 되는 날이다. 동시에 이토오 히로부미가 안중근 의사의 총에 맞아 죽은 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 또한 운명의 장난인가. 아니면 드라마 제작진이 일부러 이날을 골랐던 것일까. 아무튼 미실도 마찬가지로 비명에 죽게 될 테니 운명치고는 참으로 얄궂다. 그.. 더보기
아이리스, 불편한 막장 언급에 대한 사과 우선 약속한대로 섣부른 판단으로 드라마의 일부 내용을 비판한 점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겠다. 나는 1부를 본 소감을 포스팅하며 이렇게 말했었다. [관련글; 아이리스, 감동 속에 숨겨진 불편한 막장] "매우 기대되는 드라마다. 최고의 배우들이 벌이는 스릴과 서스펜스, 눈을 한시도 떼지 못하게 하는 카메라 속도는 최고가 될 것을 예감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옥에 티가 하나 있다. 북한 최고인민위원장을 암살을 지시하면서 유럽소풍에 비교한 것은 난센스다. 그리고 그것이 유럽소풍이 독일 통일에 단초가 되었듯 한반도 통일에 단초가 될 것이라 믿는 엘리트 요원 김현준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말 그대로 옥에 티일 뿐이며, 옥이 너무 찬란하므로 별로 신경 쓸 만한 일은 아니다." 대충 이런 요지로 글을 썼는데 .. 더보기
'선덕여왕' 죽방의 홍보전략, 진짜 통했을까? 선덕여왕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죽방거사다. 물론 덕만공주가 가장 바쁘다. 그러나 그녀는 주인공이니 당연히 바쁜 것이고. 김유신도 바쁘고 알천도 바쁘고 비담도 바쁘지만, 역시 죽방 만은 못하다. 죽방은 결정적인 순간에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계책을 내놓는가하면, 적의 동태를 탐지하고, 필요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담도 넘는다. 죽방은 타고난 여론선전가 그러나 무엇보다 죽방이 가장 크게 공을 세우는 곳은 다름 아니라 현장이다. 시장에서, 주막에서 죽방이 벌이는 고도의 선전활동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한다. 죽방의 주특기다. 덕만이 일식을 통해 개양자의 자격으로 천신황녀가 되어 공주의 자리에 복귀할 때도 죽방은 바빴다. 일의 우선순위에는 반드시 여론전이 있기 마련이다. 어제도 죽방은 엄청 바빴다. .. 더보기
'선덕여왕' 미실의 최후는 미실의 선택 "김춘추가 골품제는 천박한 제도라며 왕과 대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갈을 했을 때,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라고 제 블로그에서 물어본 일이 있습니다. 물론 드라마를 계속 보았던 사람이라면 이건 문제 축에도 들지 못하는 문제죠. 답은 뻔히 미실 일파입니다. 미실 일파 중에서도 세종공이 가장 즐겁겠죠. 골품제 비판, 춘추는 할 수 없는 일 그러나 애석하게도 세종공은 사태를 읽는 명석한 두뇌가 없습니다. 주제에 넘치게 욕심은 많지만 재능이 따라가지 못합니다. 설원공은 머리는 명석하지만 타고난 출신의 한계로 인해 사고의 한계 역시 명확합니다. 물론 설원공이 출신이 미천하다는 것은 드라마의 설정일 뿐입니다. 출신이 미천하면 절대 병부령이 될 수 없는 게 바로 골품제죠. 그러니 그 설정이란 난센스입니다.. 더보기
환상소설가들이 만드는 세계의 첫경험 는 환상소설이었다. 환타지소설이라고도 불리는. 그리고 이 소설은, 아니 소설집은 단편을 모은 책이었다. 10명의 환상소설가들이 쓴 단편집의 제목이 였다. 나는 처음에 환상소설이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다 환타지소설이란 단어를 찾아내고 "아, 그거!" 했을 뿐으로 나는 환상소설에 대해선 무지했다. 환타지란 낱말과 환상이란 낱말을 연결시키지도 못할 정도로.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영도 (황금가지, 2009년) 상세보기 어쨌든 나는 이 책을 다 읽어야만 했다. 내게는 주어진 임무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이 책을 끝까지 다 읽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나는 난관에 봉착했다. 자, 이 열편의 소설 중 어느 것부터 읽어야 하는 거지? 보통 하던 대로 처음부터 읽어야 할까? 아니.. 더보기
49년만의 민간인학살위령제, 마산시장은 왜 안 오나 10월 16일(금), 마산공설운동장 올림픽체육관 강당에서는 제59주기 민간인학살희생자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저는 이 위령제가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열린 합동위령제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잘못 알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이렇게 씌어 있었습니다. 한국전쟁을 전후하여 수많은 민간인들이 대한민국 군경에 의해 학살된 사건은 세계 역사상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승만 독재정권처럼 제 나라 국민, 제 민족을 재판도 없이 무참하게 학살한 천인공노할 만행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들은 왜 죄 없는 민간인들을 아무런 재판절차도 없이 학살했던 것일까요? 이승만 정권의 민간인 학살과 유사한 나찌가 저지른 유태인 학살이 있습니다. 히틀러.. 더보기
아이리스, 감동속에 숨겨진 불편한 막장 . 최고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미니시리즈다. TV 드라마답지 않은 빠른 전개와 스케일, 초호화 캐스팅으로 대변되는 화려함, 무엇 하나 나무랄 곳이 없을 듯이 멋진 드라마다. 정말 누구 말처럼 월화드라마에 편성되지 않고 수목드라마에 편성한 것은 으로서는 행운이다. 물론 도 마찬가지 이유로 수목드라마 시간대를 선택했겠지만. 아이리스 첫 편을 본 소감은? 최고가 될 것 같은 예감 이병헌은 역시 멋졌다. 멋진 연기와 매력적인 목소리는 여전히 녹슬지 않았다. 오히려 꽤 길었던 공백으로 인해 그에 대한 환상이 더 깊었을지 모른다. 그의 우수에 젖은 눈망울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목소리는 실로 사람을 환상으로 이끄는 마력이 있다. 정준호는 어떤가? 여기에 김승우까지. 이들 중 한명만 나와도 대단할 텐데 한꺼.. 더보기
'선덕여왕' 최초의 진골 왕 김춘추, 진실일까? 김춘추는 자신이 주도하게 될 일대 혼돈을 앞두고 묘한 웃음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었다. “신라에는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두 가지가 있어. 하나는 여자가 왕이 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진골이 왕이 되는 것이야. 어느 게 먼저 될까? 여왕? 아니면 진골 왕?” 물론 이는 최초의 여왕인 덕만과 최초의 진골 왕인 자신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김춘추가 최초의 진골 왕이었다는 것은 삼국사기에 근거한다. 김부식은 사기에서 혁거세거서간으로부터 진덕왕까지 28대의 왕들은 성골이었으며 태종무열왕 이후로는 진골이 왕이 되었다고 기술했다. 이 말은 진실일까? 애석하게도 김부식은 여기에 대한 아무런 근거도 내놓지 않은 채 그저 간단하게 그렇다고만 하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성골과 진골이 무엇이며 그 분.. 더보기
'선덕여왕' 잠자던 용 미실 깨운 춘추의 실수? 오늘은 김춘추의 지략이 빛난 하루였다. 이 재미를 보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진패/허패 놀이다. 이미 덕만이 허패(일식이 없다)를 가장한 진패(일식이 있다)를 쓴 적이 있다. 김춘추도 역시 허패와 진패를 병용하며 미실 진영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번에 김춘추가 던진 패는 허패다. 김춘추는 미실 편에 투항하는 척 하며 미실을 안심시켰다. 그리고 미실과 거래를 시도한 것이다. 김춘추가 미실파에 던진 패는 내분을 노린 허패 덕만공주가 스스로 부군이 되어 왕이 되겠다는 선언은 미실 진영에 꽤 큰 혼란을 가져왔다. 전대미문의 선언이었지만, 있을 수 없는 일도 아니었다. 이미 신라는 사실상 미실이란 여인이 집권하고 있는 나라가 아니던가. 게다가 덕만공주는 성골이다. 성골만이 왕통을 계승할 수 있다는 불문율에 따로 저.. 더보기
천국을 오르는 계단, 불국사 청운교와 백운교 오랜만에 불국사에 다녀왔습니다. 저와 아들은 경주 대능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불국사까지 갔고 아내와 딸은 차를 타고 갔습니다. 연휴라 그런지 도로에 차가 많이 다녀 애를 먹었습니다. 제가 처음 불국사에 갔던 것은 아마도 국민학교 6학년 때였을 겁니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대부분 국민학교 수행여행지가 경주였습니다. 그러나 그때 불국사가 어땠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찍어둔 사진도 없습니다. 다만 기억에 남는 것은 경주 시내의 어느 여관에서 친구들과 밤새 선생님을 피해 놀던 기억뿐입니다. 그리고 다음 경주에 간 것은 신혼여행 때였습니다. 마산 완월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우리가 술 취한 친구들을 뒤로 하고 도착한 곳이 경주였습니다. 그리고 첫 아이가 태어나고 몇 년 후, 그러니까 지금 .. 더보기
김춘추와 선덕여왕, 진골 대 성골의 대결? 김춘추가 골품제도를 일러 천박하고 야만스러운 제도라고 일갈했다. 그것도 성골 왕인 진평왕 앞에서.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결론은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러나 이미 김춘추는 덕만공주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공주님은 어떤 마음으로 신라에 오셨습니까? 저는 또 어떤 마음으로 신라에 온 것 같습니까?" 김춘추, "나는 신라를 가지기 위해서 왔다!" 그리고 김춘추는 힘주어 말했다. "저는 신라를 가지기 위해 왔습니다." 이미 덕만공주도 오래전에 같은 말을 했었다. "신라를 먹어버릴 거야." 그리고 그 말은 곧 "내가 신라의 왕이 되겠다"는 확신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덕만공주는 바야흐로 왕이 되려고 한다. 아무도 꾸어보지 못한,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꿈, 여왕이 되려고.. 더보기
왜 우리나라 왕들은 대머리가 없을까? 율 브린너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태어나 어릴 때 가족을 따라 하얼빈으로 갔다가 다시 파리로 이주했습니다. 세계를 떠돌던 그는 마지막으로 미국에 정착하여 영화배우로서 이름을 날리게 됩니다. 복잡한 혈통으로 인해 자신의 민족적 정체성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었던 그는 '영원한 몽골청년'으로 불리길 좋아했다고 합니다. 미국으로 건너간 율 브린너는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에 태국 왕 역할로 출연했는데 이때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뮤지컬 는 영화로 제작되었는데 여기서도 주연으로 데보라 카와 열연했었지요. 저도 이 영화를 좋아해서 몇 번이나 보았지만, 율 브린너와 데보라 카가 춤추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여러분도 마찬가지시겠지만, 번쩍이는 대머리였습니다. .. 더보기
자전거 타고 선덕여왕릉에 올라보니 지난 연휴에 경주에 다녀왔다. 아이들도 마침 단기방학을 해서 며칠 여유가 있었다. 경주는 지난 9월에도 다녀왔지만, 매번 가도 새롭고 즐거운 곳이다. 그냥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 싶은 그런 곳이다. 실제로 을 쓴 이재호 같은 사람은 아예 경주에 터를 잡고 살고 있기도 하다. 그는 어디가 좋을까를 고민하다 보문 벌판의 끝자락 어느 한적한 곳에 집을 지었다고 한다. 보문사가 있었던 이곳은 황룡사지, 망덕사지, 사천왕사지, 굴불사지 등 잘난 절터들에 비해 초라하긴 하겠지만, 산업도로가 가로지르며 늘 소음에 시달리는 신라의 흔적들에 비해 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이라고 한다. 가보니 진짜 그랬다. 황룡사지는 한없이 아름다웠으며 천년고도의 영광이 한눈에 들어왔지만, 절터의 옆으로 달려가는 자동차의 소음들이 신경.. 더보기
'선덕여왕'소외받는 비담의 안타까운 눈초리 비담의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비담은 원래 출현할 때부터 예사롭지 않은 눈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었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말투와 자유분방한 태도, 새털처럼 몸을 날리는 경공술과 검법은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비담의 트레이드 마크는 눈으로 하는 연기였다. 비담, 너무나 잘 알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 우리는 비담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 동시에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비담은 단지 선덕여왕 말년에 반란을 일으켰다가 김유신에게 패해 참형에 처해졌다는 기록으로만 우리에게 존재를 알리고 있을 뿐이다. 고금을 불문하고 역적은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그러니 우리가 비담에 대해 아는 것은 선덕여왕 16년(서기 647년)에 반란을 일.. 더보기
'선덕여왕' 미실은 MB, 화백회의는 한나라당? "당신이 통치하던 시대엔 왜 발전이 없었을까요?" 덕만공주가 미실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이 대사를 들으며 우리는 역사적 사실 따위는 잠시 잊어야 합니다. 미실이 진평왕을 제치고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라도 통치행위를 했는가 아닌가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미실은 드라마상에서 실질적인 통치자입니다. 진평왕은 허수아비 황제에 불과하죠. 미실은 오늘날 국회에 해당하는 화백회의도 쥐고 있고, 병부령을 통해 군권도 장악하고 있습니다. 미실이 시대의 주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사람에 백성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고 시대의 주인이 된다!" 미실은 그 사람을 귀족들로 보았습니다. 미실은 유력한 귀족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나머지 귀족들은 당근과 채찍을 병용하는 수법으로 통제했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은.. 더보기
'선덕여왕' 유신, 사랑 버리고 근친결혼한 까닭 김유신이 미실의 아들 보종의 딸 영모와 결혼했다. 물론 이는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의 이야기다. 이전에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유신이 협박에 굴복해 미실의 가문에 장가를 든 것은 난센스란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실제로는 미실이 유신의 가문과 혼사를 맺음으로써 권력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했을 것이란 사실이 보다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김유신의 가문이 신라 진골인 것은 시혜인가, 노력의 결과인가 김유신의 조부인 김무력은 금관가야 구형왕의 아들이다. 그는 신라에 귀순한 이후 전장에 나가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관산성전투에서는 성왕을 죽여 백제부흥운동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김무력은 그 공으로 대각간의 지위에 올랐다. 무력의 아들 서현 역시 낭비성전투 등에서 공을 세웠으며 각간의 자리에 올랐다. 각.. 더보기
'선덕여왕' 문노가 뿌린 불행의 씨앗 문노가 어이없이 죽었다. 기껏 김춘추가 찢어 주렴구 같은 장난감을 만들어 놀게 될 삼한지세를 김유신에게 전달하기 위해 길을 가다 독침에 맞아 죽었다. 절세의 무공을 지닌 그가 이리도 허망하게 죽는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문노는 곧 죽게 될 것이 자명했지만, 그래도 이런 식으로 가리라곤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문노는 왜 염종 같은 인물을 수하에 두고 중요한 임무를 맡겼을까? 문노의 수하에 염종을 두었다는 자체가 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 염종이 삼한지세를 작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맡았다는 것은 문노의 능력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한 오류였다. 물론 우리가 염종이란 인물의 결말을 미리 알고 있기에 이런 생각도 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것은 문노의 명백한 실수다. 그러고 보면 .. 더보기
블로거10만양병설? 시민운동의 대안은 블로거운동 여수넷통 한창진, 경남블로그공동체(약칭 '블공') 첫 모임의 초대 손님이다. 블공은 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아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남지역 블로거들의 연구모임이다. 블로거스경남의 회원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몇 차례 시범 운영한 후에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는 조직이다. 블공의 첫 번째 초대 손님으로 여수넷통의 한창진 대표를 모신 것은 나름대로 뜻이 있는 것이었다. 한창진 대표는 지금 여수에서 시민네트워크 구축에 땀을 쏟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야심찬 계획은 ‘블로거 10만 양병설’이란 말로 대변된다. 블로거 10만 양병설? 율곡선생의 10만양병설까지 인용한 이 거창한 계획이란 대체 무엇일까? 한창진 대표는 원래 교사였고 지금도 교사다. 내가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얼마 전에 김주완 기자.. 더보기
'아부해' 보던 우리 딸, "여자의 직감?" 우리 아들은 연속극을 즐겨 보지 않습니다. 개콘도 잘 안 봅니다. 대신 소비자고발이나 무한지대 같은 프로를 좋아합니다. 미녀들의 수다도 잘 보고요. 좀 특이한 놈입니다. 우리 딸은 애비를 닮아 연속극을 무지 좋아합니다. 좋아할 뿐만 아니라 다음 장면을 맞추는 것도 지 애비를 닮았습니다. 제가 좀 그렇습니다. 연속극을 보다 보면 미래의 줄거리까지 대충 꿰고 있습니다. 옆에서 같이 보던 마누라가 말합니다. "고마 연속극 작가로 나서지." 그렇지만 그건 아니죠. 작가들에 대한 모독도 정도가 있어야겠지요. 지난 주 선덕여왕은 글쎄 결정적인 것까지, 그러니까 삼국통일 정도야 누구든 생각할 수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쳐도, 덕업일신 망라사방까지 맞춘 건 저도 사실 의외였지요. 하여간 제가 대충 그렇습니다. 선덕여왕뿐.. 더보기
황남대총금관으로 보는 선덕여왕 탄생의 비밀 선덕여왕 탄생의 전시대적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미리 말한다면 그건 신라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라는 매우 개방적인 사회였다. 신라는 고구려나 백제와는 달랐다. 고구려와 백제가 중국문화를 받아들이며 제도를 정비한 데 비해 신라는 이들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유심히 유물을 관찰한 사람이라면 찬란한 신라문화의 독자적인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신라고분은 찬란한 문화유산의 보물 창고 이재호가 쓴 에 이런 일화가 있다. 경주의 고분들에 일제는 아무런 의미없이 1호부터 155호까지 번호를 붙였다. 일제는 1920년대에 대대적인 고분 발굴에 착수했는데 금령총과 금관총 등에서 금관이 발굴되었다. 그리고 이어 129호분을 발굴하자 금관이 또 나왔다. 이에 본국과 긴밀히 연락한 총.. 더보기
경주에서 웃고 있는 사자가 의미하는 것은? 경주는 실로 문화유산의 보고였습니다. 경주에 도착한 우리가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국립경주박물관입니다. 아마 기억이 희미하긴 하지만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수학여행을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경주박물관은 처음 와보는 곳처럼 생소했습니다. 그러나 경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겨우 반나절의 시간을 갖고 경주박물관의 유물을 둘러본다는 건 오만입니다. 며칠을 두고 도시락을 싸들고 관람을 해야 겨우 경주 유물의 껍질을 까 안을 들여다볼 줄 아는 안목을 배우는 데 만족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이번 경주 답사를 위해 미리 도서관에서 일고여덟 권의 책을 구해 읽었던 터였습니다. 그러나 허사였습니다. 겨우 책 몇 줄 읽는 것으로는 경주박물관의 유물을 이해하는 .. 더보기
'선덕여왕' 냉혹한 야심가 비담을 위한 변명 자신만만하던 비담, 천진난만하던 비담이 초라해지고 있다. 알천랑의 뒤를 이어 유신의 포스를 누르며 인기를 구가하던 비담이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있다. 야심을 드러낸 비담의 야비한 행보가 유신의 진심 앞에 한없이 작아 보인다. 왜 그럴까? 자기 출생의 비밀을 몰랐을 때 비담은 당당했다. 그는 누구에게도 허리를 숙일 필요도 없었고 그러지도 않았다. 그러나 불행히도 비담은 자기가 누구인지 알아버렸다. 유신의 진심 앞에 한없이 초라해지는 비담의 야심 비담은 자기 부모가 누구인지 모른 채 문노에 의해 키워졌다. 비담은 문노를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싶었을 것이나, 문노는 그런 비담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문노는 철저하게 스승과 제자로 관계를 한정지었다. 그런 문노에게 비담은 잘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천애고아인.. 더보기
신라 최고의 미녀 미실궁 집사는 통화중 선덕여왕을 답사하기 위해 경주에 갔다가 선덕여왕 세트장에 들렀습니다. 신라밀레니엄파크 안에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신라밀레니엄파크 입장료는 18000원이었습니다. 5시 이후에 입장하면 할인된 요금 8000원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국립경주박물관과 천마총, 첨성대, 김유신장군묘를 구경하고 난 다음 밀레니엄파크에 갔는데 딱 5시 20분이었습니다. 입구에는 이렇게 12지신상이 조각되어 있었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 김유신장군묘 둘레에 새겨진 12지신상을 보고 왔던 터라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김유신장군묘에 새겨진 12지신상은 참으로 정교하고 화려했습니다. 1000년도 훨씬 전의 조각 솜씨가 이렇게 빼어나다니, 감탄을 멈출 수가 없었답니다. 그런데 김유신장군묘를 둘러보면서 우리 모두 같은 생각을 했었답니다... 더보기
선덕여왕이 만든 분황사의 석불머리, 왜 없어 졌을까? 국립경주박물관에 가면 목 없는 석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다랗게 줄을 지어 앉은 목 없는 석불들을 보노라면 섬찟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석불들의 머리는 왜 없어진 것일까요? 위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김주완 기자가 안내문을 읽고 있습니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석불의 머리는 왜 없어졌을까? 1965년 경주 분황사를 발굴 조사할 때, 절 안에 있는 우물 속에서는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석불들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한결같이 머리가 잘려진 것들이었습니다. 이 불상들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그렇다면 불상들의 머리는 왜 없어진 것일까요? 그 원인으로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를 들 수 있습니다. 지진이 나면 받침대 위에 있던 불상이 굴러 떨어지는데, 가장 약한 부분인 목이 부러지기 쉽습니다. .. 더보기
선덕여왕은 실제로 미인이었을까? MBC 드라마에서 선덕여왕 역을 맡고 있는 이요원은 미인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 경주에 선덕여왕을 만나러 가는 길에 김주완 기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요원은 볼에 살이 붙으니까 예전에 비해 훨씬 낮죠. 전에는 비쩍 말라서 별로더니, 예뻐졌더라고.” 김주완 기자는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선덕여왕도 보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역시 세간의 화제인 선덕여왕을 무시할 순 없나봅니다. 선덕여왕(이요원)의 미모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니 말입니다. 이요원은 일곱살짜리 아이를 둔 애엄마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아이를 낳고 나서 훨씬 미모가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너무 마른 것 보다는 적당하게 살이 붙어주는 게 남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 혹시 이 글을 보고 계신 여자분들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 더보기
포항에서 맛본 고래고기, 어떤 맛이었을까? 경주에 선뎍여왕 답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포항에 들렀습니다. 고래를 맛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경주답사 첫날 밤, 함께 간 김주완 기자는 경주 보문단지 켄싱턴콘도 방에서 소주잔을 돌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일 돌아가는 길에 포항에 들렀다 갑시다. 포항에 가면 특별한 음식이 뭐가 있지요?” “글쎄요. 포항 하면 과메기, 고래 고기, 죽도시장, 뭐 이런 거 아닐까요?” 태종무열왕릉에서 김춘추와 인사하는 것을 끝으로 경주를 떠난 우리는 바로 포항으로 날았습니다. 경주에서 포항까지 연결된 국도가 시원했습니다. 금방 도착했습니다. 지척이더군요. 죽도시장 바닷가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댄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커다란 플래카드였습니다. “에잉? 그러고 보니 포항에 유명한 것이 죽도시장이나 과메기, 고래 고기.. 더보기
치킨을 공짜로 주는 교회,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 딸애는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작년에 1학년에 갓 입학했을 때는 가끔 엄마를 대신해서 학교 앞에서 아이를 기다리곤 했었는데요. 놀랍게도 저보다 먼저 아이를 기다리는 아주머니들이 있었답니다. 그분들은 학교 인근 교회에서 나온 신도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사탕이 잔뜩 들려있었고 이것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말했습니다. "얘들아, 이거 먹고 요 위에 ○○교회 보이지? 그리로 가렴. 그럼 과자도 주고 아이스크림도 준단다. 자, 어서 빨리…" 제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저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느님을 사탕 하나에 팔 수 있지? 사탕 얻어먹고 교회에 나오는 아이를 보고 예수님이 기뻐할까? 자기를 사탕에 팔았다고 화를 내지는 않을까?' 그렇다고 학교 교문 안에까지 들어와서 사탕을 나눠주며 자.. 더보기
방사선검사 때문에 예쁜 우리딸 지울뻔한 사연 가을이다. 가을은 결혼시즌이다. 나도 가을에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을 갑자기 결정하는 바람에 다른 팀에 밀려 10월에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찬바람 들기 시작하는 11월에 마산 완월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성당에서 하는 결혼식은 절차가 좀 까다롭다. 미리 교육도 받아야 한다. 성교육이었나? 무슨 교육을 받았는지 기억은 하나도 안 난다. 1995년 11월 5일이 결혼기념일이니 벌써 십년하고도 몇 년이 흘렀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도 한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서로 말은 못하고 답답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거실 TV위에 앉아있는 작은 달력에 눈이 갔다. 거기에는 빨간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들이 그려져 있었다. 숫자들에 그려진 동그라미. 처음에 나는 그 의미를 알지.. 더보기
김유신이 선덕여왕과 결혼할 수 없는 이유 이건 뭐 드라마를 보신 분이면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유신이 자기 입으로 말했으니까요. "가야세력이 살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2인자가 되어야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2인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공주님을 여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우리가 사는 길입니다." 유신은 왜 선덕여왕과 결혼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일까 유신의 어머니 만명부인이 말합니다. "네가 공주님과 결혼하여 부마가 되고 왕이 되는 방법도 있지 않겠느냐?" 유신의 아버지 김서현공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유신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2인자가 되어야 하지만, 결코 1인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만약 제가 왕이 된다면 신라의 모든 귀족들이 연합하여 우리를.. 더보기
선덕여왕, 젊은 나이에 죽은 진흥왕이 웬 노인? 천추태후를 함께 보던 아들놈이 질문을 합니다. "아빠, 그런데 천추태후는 왕이 네 번이나 바뀌었는데 왜 얼굴이 그대로야? 하나도 안 늙는 거 같다." 제가 대답했습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노? 니가 가서 직접 물어봐라." 그러고 나서 가만 생각해보니 정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선덕여왕에 나오는 진흥왕 말입니다. 드라마에선 진흥왕이 아니고 진흥대제라고 하지요. 그런데 이 진흥왕은 천추태후와는 반대로 너무 늙었습니다. 진흥왕은 7살 때 왕위에 올랐습니다. 이 해가 540년인데 37년간 재위하다 576년에 죽었습니다. 그럼 잠깐 계산해보시죠. 7살 더하기 재위기간 37년 하면 44살입니다. 그러나 재위 첫해와 7살이 되던 해는 중복되므로 여기서 다시 1년을 빼야 합니다. 그러면 43살에 죽었다는 결론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