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9.07.18 낙동강은 산도 뚫고 흐른다 by 파비 정부권 (5)
  2. 2009.07.16 4대강에 이은 MB의 원대한 포부 by 파비 정부권 (8)
  3. 2009.06.23 장로대통령 닮은 장로장관의 막말 by 파비 정부권 (6)
  4. 2009.04.02 대운하, 왜 해보지도 않고 반대하냐고? by 파비 정부권 (13)
  5. 2009.03.31 별뜻없이 낙동강 명예를 훼손했네요 by 파비 정부권 (2)
  6. 2009.03.27 낙동강 천삼백리 도보기행을 시작하며 by 파비 정부권 (8)
  7. 2008.10.30 람사르총회, 이명박의 들러리인가? by 파비 정부권 (6)
  8. 2008.10.07 잃어버린 10년? 그들에게 이미 국민은 전투의 대상이었다. by 파비 정부권 (29)
3년후에도 우리는 낙동강을 이 모습 그대로 다시 볼 수 있을까?
물은 부드럽습니다. 물보다 더 부드러운 건 세상에 없습니다. 음~ 공기가 있군요. 그러나 아무튼 물보다 더 부드러운 건 세상에 별로 없습니다. 물은 부드러운 만큼 참 유연합니다. 산이 앞을 가로막으면 돌아갑니다. 소를 만나면 서두르지 않고 쉬었다가 동료들이 많이 모이면 다시 넘쳐흐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옛사람들도 즐겨 말하기를 "물처럼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또 물은 유연할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이태백은 물속에 뜬 달을 보며 술잔을 기울이고 시를 썼습니다. 이런 노래도 있었지요. "달아 달아 둥근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이태백이 놀던 그 달도 실은 물에서 놀았습니다. 그래서 이태백이 달을 잡으러 물로 뛰어들었다지요?

낙동강이 내려가다가 산을 만났다. 돌아갈 길도 없다. 바로 구무소다.


태백산은 낙동강과 한강이 발원하는 곳입니다. 한줄기는 북으로 흘러 강원도와 충청도를 적시고 경기평야를 일군 다음 황해에 몸을 담급니다. 나머지 한줄기는 남으로 흘러 경상도 땅을 휘돌아 김해에 드넓은 삼각주를 만들고 마침내 남해와 몸을 섞어 어느덧 태백산에서 헤어진 두 개의 물줄기는 하나가 됩니다. 

그런데 낙동강은 태백산에서 발원하여 채 30 리도 못가서 커다란 난관에 봉착합니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산을 발견한 것입니다. 물은 유연합니다. 가로막으면 돌아갑니다. 그러나 이곳에선 돌아갈 길도 없습니다. 아, 이럴 때 물은 어찌 해야 할까요? 그러나 물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연약하기 이를 데 없는 물이 단단한 바위벽을 뚫기 시작합니다.  

강은 결국 산을 뚫고 지나가기로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물줄기는 산을 뚫고 아래로 흐릅니다. 이렇게 하여 생긴 동굴은 낙동강이 메마른 대지를 적시고 남해에 다다르기 위한 투쟁의 결과입니다. 이름 하여 구무소입니다. 요즘은 한자음을 따서 구문소라고도 하더군요. 아래 사진은 산을 뚫고 나온 반대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동굴 벽면을 자세히 보시면 각자가 보이실 겁니다.

'오복동 자개문'이라고 한답니다. 자개문은 확실히 알겠는데 그 앞의 글자는 한문 실력이 형편없는 저로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혹시 각자의 정확한 음과 뜻을 아는 분이 계시면 가르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비결을 전하는 정감록이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낙동강 최상류로 올라가면 더 이상 길이 없어 갈 수 없는 곳에 커다란 석문이 나온다. 그 석문은 자시에 열리고 축시에 닫히는데 그 속으로 들어가면 사시사철 꽃이 피고 흉년이 없으며 병화가 없고 삼재가 들지 않는 오복동이란 이상향이 나온다." 이처럼 자시에 문이 열린다고 해서 자개문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굴 안쪽 햇빛과 그늘이 갈라지는 지점에 "오복동 자개문" 각자가 보인다.


중국의 도연명이 설명한 무릉도원도 그 입구가 구무소처럼 생겼다고 합니다. 무릇 사는 곳은 달라도 세상을 관통하는 이치는 다르지 않은가 봅니다. 그런데 구문소 보다는 구무소가 훨씬 부드럽고 듣기 좋은데 왜 굳이 한자음을 따르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무소라 하면 구멍과 소가 합쳐진 말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지만, 구문소라 하면 별로 다가오는 느낌이 없습니다. 제가 사는 인근 동네의 소벌이 한자음을 빌려 우포늪으로 불리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가 아닌가 생각되어 한편 씁쓸합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이런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인이 인공동굴 위에 새겼다는 흐릿한 각자



"옛날 구무소가 생기기 전에 황지천과 철암천에는 각각 커다란 소가 있었는데, 황지천에는 백룡이 철암천에는 청룡이 살았다. 이 둘은 낙동강의 지배권을 놓고 싸웠지만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았다. 하루는 백룡이 꾀를 내어 석벽을 뚫고 청룡을 기습하여 제압함으로써 오랜 싸움을 끝내고 승천하였다. 이때부터 구무소가 생겼다."

이외에도 구무소에는 무수한 전설들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엄종한이란 어부가 구무소에 빠져 용궁에 갔다가 살아 돌아온 이야기며 선덕여왕의 아들 효도왕자와 월선낭자의 사랑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들이 구전으로 혹은 문집을 통해서 전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구무소의 옆에는 동굴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자연동굴이 아니라 사람이 뚫은 굴입니다. 일제시대에 한 일본인이 뚫었다고 하는데 그는 굴을 뚫고 그 윗부분에 자개문의 각자를 흉내 내어 글을 새겼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글도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미천한 한문 실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자가 너무 흐릿했던 탓이기도 합니다. 자개문에 비해 각자의 정성이 부족했던 게지요.

그래서 그 이후로 물만 이 석벽을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차도 지나다니게 되었습니다.

황지천이 구무소를 지나면 바로 철암천과 합류한다.


백룡이 구무소를 뚫어 청룡을 물리친 석벽 위에는 누각이 하나 있습니다. 자개루입니다. 별로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워낙 경사가 가파른지라 올라가는데 땀 깨나 뺐습니다. 그러나 위에 올라가니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백룡이 구무소를 지나 청룡을 습격하는 장면이 눈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석벽을 뚫어낸 물은 물론 황지천입니다. 아마 백룡과 청룡의 전설이 만들어진 것도 결국 산을 뚫고 흐르는 황지천의 기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낙동강의 발원천도 황지천입니다. 결국 낙동강을 지배하는 것은 황지천, 즉 백룡이라는 얘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전설이 아무런 이유 없이 만들어진 것도 아니며 나름대로 합리성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구무소 위 석벽 위에 지어진 자개루.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다 한 컷.


4대강 살리기 하고 나면 낙동강 천리길에 지천으로 깔린 모래사장들은 다 어디로 갈까?  
이제 물은 계속해서 남으로 흐릅니다. 이렇게 물길은 계속 흘러 육송정을 지나고 석포리를 건너 봉화를 지나고 하회마을을 휘돌아 남으로 남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태백산에서 출발한 우리는 지금 상주 경천대를 지났습니다. 태백산을 뚫고 내려온 낙동강은 경천대에서 대지를 굽이치는 강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그려놓았습니다.

뱀처럼 휘어지는 강줄기 옆에는 어김없이 아름다운 백사장이 눈부시도록 아름답습니다. 경천대의 절경에 취해 차마 발을 떼지 못하는 가슴 한구석에서는 그러나 답답한 슬픔이 아프게 배어있었습니다. 저렇듯 뱀처럼 굽이치는 강물과 빛나는 백사장을 더 이상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제가 <사단법인 우리땅걷기(대표 신정일)>의 낙동강 도보기행에 따라나서기로 결심한 것도 사실은 그것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기어코 일을 내고야 말 것 같다는 불안 말입니다. 이 정권은 온 국민이 대운하에 반대하는데도 굳이 '4대강 살리기'란 묘한 이름을 만들어 강 죽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제게는 이명박 정권의 목적이 오로지 강을 파헤쳐 건설수요를 창출하는 것 외에 다른 이유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돈 때문이란 것이 제 생각입니다. 국민들의 혈세를 걷어다 자기 동족인 건설족의 배를 불려주는 것이지요. 아래 사진에 보이는 저 아름다운 자연, 금빛으로 빛나는 모래사장은 어떻게 될까요? 3년 6개월 후에도 우리는 저 모습을 그대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6m 깊이까지 파헤쳐져 모래들은 모두 속세로 실려나가고 결국은 수로로 변한 참담한 모습만을 보게 될까요?


상주 경천대 (사진=경천대 홈피)


제가 낙동강 1차 도보기행에서 위의 사진들을 찍은 날은 3월 28일이었습니다. 당시는 가뭄으로 태백시내에 물이 공급되지 않아 데모가 벌어지던 상황이었지만, 보시다시피 낙동강 발원천은 유장하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낙동강 발원지(문헌상) 황지는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에 물이 마르면 나라에 변고가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4차 기행까지 마쳤으며 상주 경천대를 지났습니다. 아직 절반도 못 내려왔습니다. 다음주에 2박 3일 일정의 5차 기행을 떠납니다. 그러면 아마 상주 낙동을 거쳐 구미를 지나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제 낙동강 칠백리 뱃길을 걷게 되는 것이지요. 이명박은 혹시나 조선시대에 뗏목이나 작은 배가 다녔다는 이야기를 듣고 여기에 거대한 선박을 띄울 생각을 했던 것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pabi
Posted by 파비 정부권

이명박은 참 대단한 인물입니다. 국민들이 그렇게 싫어한다는데도 굳이 고집을 꺾지 않고 밀어붙이는 걸 보면 그는 불도저가 확실합니다. 그의 대운하에 대한 집착은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무리 4대강 살리기로 이름을 바꾸고 대운하가 아니라 정비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요?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 되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그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혹시 그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 불도저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불도저에겐 사람의 마음이 있을 리 없으니까요.


오늘 돌발영상이란 걸 보았습니다. YTN 뉴스가 만든 영상인데요, 주인공은 이명박입니다. 역시 그는 의연했습니다. 농촌에 봉사인지 시찰인지 갔다가 지역 주민들에게 반말 짓거리 하는 돌발영상을 본 네티즌들에게 된통 혼난 지가 엊그제지만 그는 신조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역시 반말입니다. 7월 14일, 중앙재난대책본부를 찾은 그가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한 번 더 안 와도 될 정도로 잘해 줘." 줄 서서 악수하는 공무원들이 무슨 애들입니까? 중앙재난대책본부 공무원들이 평소에 대통령과 그렇게 친분이 두터웠던가요? 그래서 아무 허물이 없는 사이처럼 그렇게 반말을 툭툭 던질 수 있는 거라고 말씀하고 싶으십니까? 아니면 부하직원이어서요?

이명박은 도대체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가 아직도 회장님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자기는 지금 임금님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중앙재난대책본부는 회장님인지 임금님인지 모를 이명박 앞에 서서 지시봉을 들고 브리핑을 합니다.

제목은 "장마대비, 대통령님 지시사항에 대한 조치"로군요. 브리핑을 듣던 이명박이 말합니다. "그 복구할 때 영구적 대책을 세워가지고 해야지. 그냥 피해 입은 그걸 놓고 단순한 복구만 하고 해버리면…" 여기까지는 참 좋습니다. 맞습니다. 단순한 복구로서는 장마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옳은 지적입니다.

이명박이 국민들이나 공무원들에게 반말 짓거리를 함부로 해대는 몹쓸 위인이긴 해도 옳은 말은 옳다고 해야 합니다. 그러나 역시 이명박은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그의 엽기 수준은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능가합니다. 마리가 말했다지요. 빵이 없어 배고픔에 떠는 국민들이 많다는 소리를 듣고 시종에게 이렇게 말입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게 아니에요?" 마리로서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무지한 백성들이…. 

이명박이 계속해서 말합니다. "아주 산간벽지에 흩어져 있는 집들 한 채, 두 채 이렇게, 그런 곳 또 (물난리)피해를 입으면 그때야 전부 또…  전부 무슨 마을회관에 모아 가지고 있다가 또 돌려보내고, 집 수리해주고… 그래서 나는 그런 식으로 할 게 아니고… 피해가 나는 외딴 마을은 (주민들을) 한 곳에 모아서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강원도나 외딴… 이런데 흩어져서 사는 사람들은 안전한 지역에 이래 마을을 만들어가지고 모여 살도록 만들면 아이들 학교 다니는 것도 좋고… 강원도니까 가까운데 좀 이렇게 터를 닦아서 (아파트를 짓고) 모여 살면 얼마든지 거 정부가 행정적 서비스하는 것도 편리해지고…" 이명박의 이런 구상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두 달 전 모내기 행사 때도 이명박은 농촌 주민들 앞에서 똑같은 구상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 대신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농사만 바라보고 살려니까…" 어려운 농촌 현실을 듣고 난 이명박이 예의 그 구상이란 것을 내놓습니다. "정부가 생각하는 게 뭐냐… 저 깊은 시골 가면 집이 뜸뜸 떨어져 있거든 이렇게…"

"그걸 모아가지고, 아파트같이 모아서 살고, 모여서 살면 거기 학교도 세우는데, 농촌에 어떤 학교를 세우느냐, 기숙사 학교를 세우는 거야, 애들 전부 기숙사에 넣겠다 이거야. 그럼 성적이 굉장히 올라가요. 딴 생각을 안 하잖아요. 시골에서 공부해도 어디든지 좋은 대학 갈 수 있고 이렇게 되니까…"

이명박은 한발 더 나아가 이런 근본적 대책을 세우는데 돈도 많이 안 든다며 더욱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런 걸 좀 염두에 두고… 이게 행정자치부 소관이죠?" 그러자 옆에 있던 행정안전부 장관이 얼른 정정해줍니다. "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 소관이야? 예, 그렇게 해서 좀 기본적인 대책을…."

이런, 자기가 행정자치부를 행정안전부로 바꿔놓고선 아직 이름도 헛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문제는 그냥 넘어갑시다. 문제는 이명박이 불도저란 사실입니다. 그는 한 번 마음먹으면 반드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건설족 출신입니다. 우리는 그가 대통령 자리에 있는 한 반드시 4대강을 갈아엎어 수로로 만들고야 말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걱정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똑같은 구상을 이렇게 농촌과 산골을 오가며 반복적으로 하는 걸 보면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다 산골과 농촌에서 한가롭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끌어 모아 아파트를 짓고 거기에서 살라고 강요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래도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명박에 비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그녀는 단지 백성들이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것 아니냐는 생각만 했을 뿐이지 다른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건설족 출신인 이명박은 다릅니다. 그는 불도저란 닉네임이 말하듯이 생각하면 대책 없이 밀어붙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이제 그만 아무 것도 하지 마세요. 당신 머릿속이 얼마나 텅텅 비었는지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 더 이상 무얼 보여주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이 정도로 나라를 망쳐놓았으면 충분하지 않나요? 이제 그만 청와대에 가만히 앉아 편안하게 쉬세요. 그러다 때가 되면 조용히 물러가시는 게 국민을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봉사랍니다.       파비

이명박의 황당 돌발영상을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주소를 누르시면 됩니다. ↓ 
http://tvnews.media.daum.net/cp/YTN/popup/view.html?cateid=1020&newsid=20090715151505760&p=ytni    
Posted by 파비 정부권

환경부장관은 뭐하는 사람일까요? 글쎄요, 글자만 봐서는 환경을 뭐 어떻게 하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환경을 보존하자는 부서의 장관인지 환경을 개발해서 잘 활용하자는 부서의 장관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확실한 건 환경과 관련 있는 일을 하는 부서의 장임에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의미가 애매한 정부부처는 환경부 외에도 노동부가 하나 더 있습니다. 노동부장관이라 하면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부서의 장관인지, 노동자들을 잘 활용해서 자본가들이 경제활동을 하는데 보탬이 되도록하자는 부서의 장관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환경부장관과 유사하다고 하겠습니다.

건설부장관(국토해양부) 같은 환경부장관
그런데 어제,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매우 부적절한 장소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군요. <오마이뉴스>에 의하면 ‘하나님 사랑 나라사랑 자연사랑 기도회 및 특강’에서 4대강 정비사업 반대론자들에게 막말을 쏟아냈다고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MB정부는 거짓말을 안 하는데 왜 믿지 않느냐며 무지는 폭력이라고 신랄하게 공격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어처구니없는 비유를 하나 들었군요. “무지한 반대론자들이 초등학교 과학선생처럼 따져 묻는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4대강 정비사업에 토를 다는 무지한(!) 반대론자들을 초등학교 과학교사에 비유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만의 장관의 눈에는 초등학교 과학교사들은 따져 묻기를 좋아하는 무지한(!) 부류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작년에는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진주에서 여교사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1등신부감은 예쁜 여자선생님, 2등신부감은 못생긴 여자선생님, 3등신부감은 이혼한 여자선생님, 4등신부감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이라고 했던가요? 나중에 문제가 되자 교사들이 우수하다는 뜻이었지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었지요.


"무지한 대운하 반대론자들이 초등학교 과학선생처럼 따져 묻는다" 
글쎄요. 이번엔 초등학교 과학 선생님들이 어떻게 반응하실지 모르겠지만, 문제가 된다면 이번에도 교사들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고 어디까지나 초등학교 과학교사들이 우수하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할지, 아니면 “그래, 제발 무식한 초등학교 과학선생들처럼 따져 묻지 말라는 그런 말이었어!” 하고 솔직하게 나올지 궁금해지는군요.


그러나 어떻든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이만의 환경부장관에게 4대강 살리기의 폐해나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논하는 것은 마이동풍 이상으로 부질없는 짓인 줄은 잘 알겠지만, 그러나 제발 장관쯤 되는 사람이 함부로 막말 좀 그만하라고 충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도 부질없는 짓이 분명하겠지만 말입니다.


나경원 의원이나 이만의 장관이나 이런 사람들이 도대체 인간에 대한 예의 같은 걸 배웠을 리가 없지요. 뭐 그냥 말실수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 말실수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랍니다. 뼛속까지 뿌리 깊게 박힌 오만한 우월주의가 아니면 선생님들을 그런 식으로 무시하는 발언을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대운하는 하나님의 창조원리를 회복하는 일"
<하나님 사랑 나라사랑 자연사랑 기도회 및 특강>에 함께 참여한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여러분의 도움으로 10년 좌파정권을 종식시키고 장로 대통령을 세울 수 있었다”며 “녹색성장은 하나님의 창조원리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치켜세웠군요. 박진 의원도 이 자리에서 “4대강 살리기는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한 사업”이라며 녹색성장을 칭송했다는데요.
 

우측 두번째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기도회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기사/사진 = 오마이뉴스


참, 사람들 하는 짓을 보아서는 누가 무식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이건 무식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광신도들 수준 아닙니까? 이명박이가 하는 일은 모두 하나님의 진리라고 부르대는 꼴들이라니…. 대운하 사업예산 15조보다 훨씬 상회하는 22조원을 들여 뭘 살리겠다는 것인지 그 저의가 빤히 보이지 않습니까?   


이 모든 게 다 돈 때문 아닐까요? 이명박은 건설회사 회장 출신입니다. 그에게 건설회사들은 가족이겠죠. 그는 이미 대통령이 될 때부터 대운하든, 4대강 살리기든, 또 이름이 무엇이 되었든 4대강을 파헤쳐 공사를 하는 것이 목표였으며 이를 건설사 출신 특유의 불도저 기질로 끝까지 관철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똑똑하신 장로면 마음대로 막말 해도 되나
오로지 공사와 돈, 그게 최종 목적지인 것이죠.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만의 장관. 대운하를 반대하는 국민들과 과학교사들에게 그런 식으로 함부로 막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네 장로 대통령은 “마사지 걸은 못생긴 여자가 더 좋다. 못 생긴 대신 그만큼 서비스를 잘 한다”며 막말을 하시더니…
 똑똑한 장로님들은 다 그래도 되는 겁니까?   

아 그러고 보니 장관님도 장로님이셨군요. 실례했습니다. ㅠㅠ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낙동강 천삼백 리 길을 걷는다

1. 낙동강의 고향, 태백산으로

대운하, 왜 해보지도 않고 반대하냐고?
우리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처연하도록 쓸쓸한 한줄기 빛으로 서있는 철암역을 지나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을 찾았다. 몇 차례 길을 헤매었건만 길을 물어볼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다. 신정일 선생이라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길 위에서 길을 묻는다고? 아니 사람이 있어야 길을 묻지. 길 물을 사람조차 없는 그 고독과 싸우는 게 바로 길을 찾아 걷는 자의 몫이야.

 

아직 서울 사람들은 도착하지 않았다. 고원휴양림 관리소에서 열쇠를 받아 방마다 모두 불을 켰다. 휴대폰으로 연락을 해보니 두어 시간쯤 걸리겠다고 한다. 이제 겨우 제천을 지나 태백 쪽으로 길을 잡았단다. 하긴 서울에서 예까지 길이 어딘가.

 

태백 시내를 뒤져 술 몇 병과 안주감으로 골뱅이 깡통과 오징어 땅콩을 샀다. 신정일 선생은 글만 맛깔 나게 쓰는 게 아니라 타고난 달변이었다. 그는 전주사람이다. 전주라면 맛의 본고장 아니겠는가. 그런데 알고 보니 전라도는 음식만 맛난 게 아니라 말도 맛있다.

 

어조가 마치 창 한가락을 듣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전라도는 풍요로운 고장이다. 척박한 경상도에 비해 물산이 풍부한 전라도에서 문학과 예술이 발달했음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누군가 이런 대화 중에 그런 소리를 했다. 대신 경상도에는 무인이 많이 났잖아.

 

그 무인이란 대체 누구를 말함이었을까? 그러나 거기까지 물어보진 않았다. 나도 뼛속까지 경상도 사람이니…, 물어보나마나 뻔한 답이 나올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전라도에 가면 가는 곳마다 그림 한 점씩 안 달아놓은 집이 없다고 한다. 어부사시사의 윤선도, 사미인곡의 정철, 동서고금을 통틀어 최고의 자화상을 국보로 남긴 윤두서 실로 모래처럼 많은 기인이사들이 이곳에 족적을 남겼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 3월의 마지막 주말, 자고 일어나니 온통 눈이 내렸다.


신정일 선생이 아까 농암종택에서 국회 환노위 위원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던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강연이 끝나면 늘 하던 대로 질문과 토론이 이어지는 법이다. 이때 자리에 있던 한 MBC 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좋은 이야기만 하지 마시고 부정적인 이야기도 하나 해주십시오.” 좌중의 위원들과 지방수령들도 맞장구를 쳤다.

내가 여기 모두 한나라당 국회의원님들이시고 군수님과 시장님도 계신데 대운하가 마음에 안 든다든지 뭐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하면 안 좋아하실 거 아니에요? 초대받아가지고 예의가 아니잖아요. 그래도 해달라고 하니까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만 하지요.

 

“내가 작년인가 여주에 갔었어요. 그쪽 한강 일대를 답사하는 게 목적이었는데요. 어떤 부동산업자인 듯한 분하고 나이가 좀 드신 여자분이 서서, 말하자면 복부인인데,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더군요. 제가 지나가다가 어떻게 오셨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땅을 사러 왔다고 그러더군요.

 

그 여자분이 거꾸로 내게도 뭐 하러 오셨느냐고 물어보기에 나는 땅을 보러 왔노라 대답해주었지요. 하하. 그분들이 어찌 이해했는지는 나도 몰라요. 앞으로 대운하가 생기면 이쪽에 땅값이 엄청 올라갈 거 같아서 사두려고 왔다고 하대요.

 

그래서 내가 물어보았지요. 아주머니, 대운하가 생기면 뭐가 좋아질 것 같아요? 그랬더니 아주머니 하시는 말씀이 아주 걸작이라. 먼저 경제성장 7%가 달성된다네. 그 다음에 일자리도 창출되고. 차 때문에 도로에 길도 많이 막히는데 배가 다니면 얼마나 좋으냐고.

 

그래서 내가 한번 더 물었어요. 그럼 안 좋은 거 딱 한가지만 말해보세요. 좋은 게 아무리 많아도 안 좋은 것도 하나쯤은 있을 거 아니요. 그랬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환경영향평가에 통과 안될 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래. 허허…”  

 

우리는 이야기를 듣다가 혹시나 대운하사업이 환경영향평가에 통과 못할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하는 그 아주머니의 걱정에 포복절도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신정일 선생은 계속해서 다음 말로 이어갔다.

 

그런데 그 아주머니, 그러니까 복부인이지. 그러더군.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이상한 사람들이래.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대요. 왜 해보지도 않고 반대를 하느냐고. 해보고 반대를 해도 해야 될 거 아니냐고.

 

그러나 이건 그저 웃고 넘어갈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이 다만 그 복부인만의 문제도 아닌 것이다. 사실은 대부분의 국민들도 이처럼 어이없는 정보와 견해에 빠져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번 갈아엎은 강은 되살리는 데는 수천 년으로도 모자란다.

 

그런데 4대강을 갈아엎어 얼마나 돈을 벌고 실업자를 구제하고, 또 교통이 얼마나 좋아질 수 있을까? 이미 많은 연구결과들은 부정적이다. 경제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되고 일자리도 별로 늘어날 것이 없다고 한다. 얻는 것은 환경을 파괴하고 가져가는 개발업자의 이윤뿐이란 것은 약간의 상식만 동원하면 금방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해보지도 않고 반대하느냐고? 이야기를 듣던 우리는 그저 허망한 웃음만 날릴 수밖에 없었다. 멀리 계곡을 타고 올라오는 버스 엔진소리가 들린다. 곧이어 사람들의 왁자한 소음…, 반가운 소리다. 서울사람들이 도착했다. 시계는 이미 새벽 두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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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천삼백 리를 걷는다" 도보기행을 떠나 강원도 태백과 경북 봉화의 산골오지를 걷다 보니 인터넷이나 신문을 볼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제1구간 기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떠나기 전 제 블로그에 써두었던 글이 경남도민일보에 실렸군요. 그런데 그만 중대한 실수 하나를 하고 말았습니다. 유로연장 기준으로 남한에서는 낙동강이 가장 긴 강인데 한강이 가장 길고 낙동강이 두 번째라고 해놓았던 것입니다.

낙동강 발원지 황지(역사적 발원지이고, 실제 최장발원지는 10여 킬로 위에 있는 너덜샘)에서 안내도반이신 신정일 선생으로부터 낙동강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아차 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로 따지면 압록강, 두만강에 이어 세 번째로 긴 강이지만, 남한에서만 따지면 가장 긴 강이었거든요. 우리나라의 4대강은 압록강, 두만강, 낙동강, 한강이며 길이도 써놓은 순서대로입니다. 본의 아니게 한국 제1의 강 낙동강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앞으로는 아무리 개인 블로그라 해도 신중하게 조사하고 검토하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울러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된 점에 대하여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래 글은 "낙동강 천삼백 리를 걷는다" 제1구간에 참여하고 난 이후 <사단법인 우리땅걷기> 까페에 올린 글입니다.           파비

존경하는 신정일 선생님과 함께했던 시간들, 영광이었습니다. 다정다감이 넘쳐나는 <우리땅걷기> 회원님들과 함께 걸었던 낙동강 제1구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눈보라가 뺨을 적시던 아름다운 석포리 물길, 꿈결 같은 승부역,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울렁거리는 가슴을 안고 걸었던 가막굴,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 환상적인 철길여행, 즐거웠습니다.

 

아직 그 감동이 가슴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사진 속에서 영원한 추억으로 남겠지요. 사진을 무려 7백 장이나 찍었답니다. 그러나 쓸만한 사진은 거의 하나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낙동강을 위해 똑딱이캐논450으로 업그레이드 했건만, 역시 제게는 똑딱이가 어울리나 봅니다. , 그리고 DSLR은 배보다 배꼽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도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구미에서 치과를 운영하시는 초석님. 정말 고맙습니다. 초석님이 아니었던들 멀고 험한 태백산을 어찌 올랐겠습니까. 초석님이 아니었던들 오늘 이 영광과 행복과 즐거움은 그저 몽상 속에서나 가능했을 터이지요. 초석님은 훌륭한 치과의사 선생님임에 틀림없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환자들 이 뽑을 때도 절대 안 아프게 해주시겠지요? 하하.

집으로 돌아오니 제가 올라가기 전 써놓았던 글이 우리 동네 지역신문에 실렸군요. 그저 답사를 떠나기 전 감상문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는데, 저와 친분이 있는 신문사 기자님이 보시고 실어주셨네요. 제겐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혹시나 우리땅걷기와 신정일 선생님께 폐가 되지나 않았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황지에서 신정일 선생님으로부터 설명을 듣던 중 낙동강이 가장 길다는 말씀을 듣고 아차! 했답니다낙동강 천삼백 리 도보기행에 참여하며」 에는 한강에 이어 낙동강이 두 번째로 길다고 써놓았거든요. 이런 실수를 하다니….

 

환상적인 낙동강 길을 걸으면서도 내내 찜찜한 마음을 털어낼 수 없었습니다. 첩첩 산골에 PC방이 있을 턱도 없으니 수정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더니 결국 일이 터졌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김기자로부터 글 좀 쓸게요! 하는 간단한 문자가 온 것입니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그 시간이면 벌써 인쇄가 들어갔을 테니까요.

 

본의 아니게 낙동강의 명예를 훼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리저리 살펴보니 낙동강과 한강의 길이(유로연장), 넓이(유역면적), 유량 등에 대하여 발표하는 주체들마다 차이가 있군요. 어느 걸 기준으로 삼아 야할지 매우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참 멍청한(!) 회원이지요?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곳 경남지역은 요즘 4대강 살리기와 연계한 지리산 댐 공사 문제로 시끄럽답니다. 정부와 4대강 살리기를 추진하는 측에서는 낙동강은 이미 죽었으므로 강 살리기 공사를 해야 하고 더불어 부산, 대구지역 주민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낙동강 취수원을 지리산 댐을 만들어 옮겨야 한다고 하더군요.

 

글쎄요. 무슨 말인지 제 머리로는 아직 이해가 잘 안될뿐더러 불쑥 이런 궁금증마저 듭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죽은 낙동강 물을 우리에게 먹였단 말인가? 그리고 낙동강은 도대체 누가 죽였을까? 언제 어떻게 죽었을까? 그리고 돈을 위해 개발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낙동강을 맡겨두면 낙동강을 친환경적으로 살린다는 게 정말일까?

 

한쪽에선 낙동강은 이미 죽었다!고 하고 반대편에서는 아니다. 낙동강은 아직 살아있다!고 주장합니다. 죽었다는 쪽은 정부와 개발업자이고 살아있다는 쪽은 강을 보호하고 살려야 한다던 환경단체들입니다. 제 눈엔 이 어처구니없는 공방이 미련하기 그지없어 보입니다. 세상에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러한 때에 낙동강을 직접 걸어보는 것이야말로 답을 구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번 저에게 길을 허락하신 우리땅걷기와 신정일 선생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 구간까지 단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완주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사단법인 우리땅걷기」에서 수여하는 인증서를 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노력의 첫 번째가 댓글을 빨리 다는 것이더군요. ㅎㅎ
(주; 신청경쟁이 치열해 참가댓글을 빨리 달아야 함)

 

걷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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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천삼백 리 도보기행을 시작하며


이 정부가 낙동강을 살리겠다며 파헤치겠다 합니다. 멀쩡한 강을 파헤치면 다시 살아나는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그 의도가 심히 수상쩍습니다. 최근 10, 20년 동안 꾸준하게 진행돼온 환경운동단체들과 뜻있는 주민들의 노력 덕분에 죽어가던 한국의 강과 산과 바다는 생기를 많이 되찾았습니다.  

 

당장 우리동네만 해도 그렇습니다. 썩은 냄새가 진동하던 봉암갯벌에서 다시 조개가 잡힌다고 합니다. 마산만이 아직은 그 오염도가 심각한 지경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10년 전에 비해 괄목상대할 만하다고는 말할 수 있다는 데 별다른 이의가 없을 줄로 압니다.  

 

십 수 년 전만 해도 마산에서 승용차를 타고 창원공단으로 출근할라치면 수출정문 해안도로를 지날 때는 아무리 더운 여름철이라도 반드시 창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창문을 열고 해안도로를 달려도 예전처럼 머리가 빠개질 듯한 냄새가 달려드는 일은 없습니다.

 

이렇게 강과 산과 바다가 서서히 그 생기를 되찾고 있음에도 갑자기 강이 죽었다며 장례를 치러야 한다고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말은 4대강 살리기지만 그건 허울이고 강을 파헤쳐 완전히 죽인 다음 자기들이 생각하는 새로운 강 즉, 운하를 만들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경우엔 ‘수술’이 아니라 ‘장례’라고 해야 올바른 어법이라고 보아집니다.  

 

아직도 우리의 강과 산과 바다는 더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보살핌을 받아야 하지만 작금의 이 기괴한 현상들은 우리땅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환경운동가들로 하여금 우리나라 강은 너무나 깨끗하다!고 강변하는 아이러니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역설 중의 역설입니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최고의 비경 상주 경천대. 이미지=상주경천대 홈페이지


낙동강은 한강과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강입니다. 남북을 합치면 압록강이 가장 길지만, 남한만 따진다면 한강이 497.25km 낙동강이 513.5km로 남한에서 가장 긴 강입니다. 경상도를 남북으로 길게 가로지르는 낙동강은 다른 지방의 강들과 다르게 주변의 모든 강들이 한줄기로 모여듭니다. 

 

특히 전라도의 강들이 서해와 남해로 각자 제 갈 길로 흩어지는 것과 달리 경상도의 강들은 모두 낙동강으로 모여들어 하나의 줄기를 만들어 남해로 흘러갑니다. 이것을 빗대어 호사가들은 전라도의 풍토가 자유분방하며 창조적인 반면 경상도는 일사분란하고 충성심이 강하다는 말로 비교하기도 합니다.

 

낙동강은 신라 이래로 ‘황산진’ 또는 ‘견탄’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러던 것이 조선 초에 간행된 동국여지승람에서는 ‘낙동강’ 또는 ‘낙수’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때부터 낙동강은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낙동강이란 이름의 유래에 대하여 최근에는 가야(가락국)의 동쪽을 흐르는 강에서 따왔다는 설을 많이 믿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야에 대한 관심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산 약용도 낙동강의 지명에 대해 가야(가락국)의 동쪽을 흐른다 하여 예로부터 낙동강이라 불렀다고 자신의 저서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동국여지승람이나 연려실기술, 택리지에서는 모두 다른 유래를 이야기합니다.

 

예로부터 상주를 낙양이라고 불렀으며 낙양의 동쪽을 낙동, 서쪽을 낙서, 북쪽을 낙원 또는 낙상, 남쪽은 낙평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지금도 상주에 가면 이런 지명들이 그대로 존재합니다. 또 낙동강은 상주 즉, 낙양으로부터 동쪽 30여 리 밖에 있다고 동국여지승람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낙동강백 리 뱃길’이라고 할 때 그 기산점은 바로 상주의 낙동나루입니다. 이처럼 낙동강의 유래에 대하여 여러 기록들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고찰해 볼 때 최근 힘을 얻고 있는 가야의 동쪽을 흐르는 강보다는 상주 즉, 낙양의 동쪽을 흐르는 강이란 설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낙동강은 천삼백 리를 굽이쳐 흐르는 곳곳에 조상들의 숨결을 묻어놓았습니다. 봉화와 안동을 지나는 곳에 무릉도인 주세붕과 청량산인 이황으로 하여금 사림의 토대를 닦도록 했으며 상주에 닿아 드넓은 곡창지대를 펼쳐놓았고 선산에 이르러서는 조선 최대의 인재를 배출했습니다. 택리지에서도 조선 인재의 반은 선산(오늘날 구미)에서 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대구를 지나 창원에 이르러 지리산을 휘돌아온 남강과 힘을 합치고 밀양을 거쳐 김해에 다다라 다시금 드넓은 들을 일구어낸 다음 유유히 바다에 몸을 섞습니다. 낙동강은 창녕을 거치면서부터 주변에 여러 개의 습지를 흩어놓아 생명의 보고를 만들기도 합니다. 소벌(우포늪)과 주남저수지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체들과 철새들이 생명을 노래합니다. 낙동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라 역사의 숨결이고 생명의 보고인 것입니다.
 
이 정부가 어떻게든 낙동강을 파헤쳐 대운하를 만들어보겠다는 야심을 멈추지 않는 속내를 공군전투기의 비행까지 방해해가면서 제2롯데월드를 허가한 정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세 명의 대통령이 15년 간이나 이어진 롯데측의 끈질긴 로비에도 불구하고 “NO!” 한 사안이 하루아침에 “YES!”로 바뀌는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토록 국가안보를 외치며 애국자연하던 수구보수인사들은 한마디 말도 없습니다. 

이 돌연한 안보위기(?) 상황에서도 불붙은 가스통을 짊어진 HID도 없고 자유총연맹도 없으며 구국의 기독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희한한 일입니다. 돈을 위해서라면 공산주의도 팔아먹는다는 자본의 위력이 실로 경천동지할 만합니다. 그 자본가의 대표적 인물이 대통령 자리에 앉았으니 누가 감히 대적을 하겠습니까? 이제 바야흐로 이윤추구에 어떤 장애도 이적행위가 되는 시대가 온 듯합니다. 

이러한 때에 어쩌면 다시는 보지 못할 낙동강의 모습을 가슴에 담아두기 위해 태백에서 부산까지 순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예 답사가 아니라 순례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방법을 여러모로 알아보던 중에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대표 신정일)>라는 곳에서 태백 너덜샘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낙동강 걷기탐사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기쁜 마음으로 당장 회원가입을 하고 탐사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1구간을 답사하기 위해 떠납니다. 

<우리땅 걷기> 카페의 낙동강 도보기행 안내문에는 다음과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강 정비다, 운하다 말이 많습니다.  두 눈으로 보고, 두 발로 느낄 수 있는 낙동강 걷기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파비

※ 제1구간은 낙동강 발원지 태백 너덜샘(황지보다 10여 킬로 위에 있다 함)에서 봉화 청량산 언저리까지가 될 거 같습니다. 중간에 승부터널(봉화군 석포면 승부리, 이곳 사람들은 가막굴이라고 함)이 있는데 이곳을 직접 통과할런지도 모르겠군요. 신정일 선생의 <낙동강역사문화탐사>에 보면 ‘까마득히 보이는 희미한 작은 점 하나를 쫓아 터널을 통과하는 살 떨리는 기분’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승부터널(가막굴)을 넘어 낙동강을 따라갔으면 좋으련만… 혹덩이들을 안고 그리로 가려고 하진 않겠지요. 이제 글도 올렸으니 봇짐 메고 떠납니다요.

ps; 낙동강 총연장이 513.5km, 한강이 497.25km로 낙동강이 남한에서는 가장 긴 강입니다.(브리태니커 사전) 우리나라 전체(한반도)를 따지면 압록강 두만강에 이어 세 번째로 긴 강이며 한강은 네 번째로 긴 강입니다. 그래서 위 경천대 사진 아래 첫 번째 문장 <한강에 이어  가장 긴 낙동강>을 <남한에서 가장 긴 강>으로 정정했습니다. 중대한 착오가 있었습니다. 확실히 확인해보지 않고 기술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개인 블로그라도 조사,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한다는 경험으로 삼겠습니다.  

ps2; 정확한 유로연장(길이)에 대해 발표주체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옵니다. 확인이 필요할 듯하고요. 어떻든 남한에서는 낙동강이 가장 긴 강입니다. 유량은 한강이 가장 많다고 하는군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이유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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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8일, 람사르 총회가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경남도민일보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전국의 습지와 하천을 연결해 생태네트워크를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그린성장’과 람사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매고 온 녹색 넥타이”를 들어 보여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28일 오전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연안매립 중단 촉구 기자회견 /도민일보 박일호 기자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 하는 대통령과 도지사 

이에 앞서 환영사에 나선 김태호 경남도지사도 “경남도는 환
경부와 함께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총회의 성공을 위해 3년간 최선을 다해 준비해 왔으며, 앞으로 포스트 람사르 계획을 적극 추진해 람사르 총회유치 지역으로서의 소중한 가치를 영원히 지켜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대표적인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까지도 한강과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을 파헤치고 산맥을 갈라 내륙 대운하를 건설하겠다고 호언했던 사람이다. 당장은 민심에 밀려 주춤하고 있지만, 언제든 다시 꺼내들기 위해 칼을 갈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호 지사는 두말이 필요 없는 사람이다. 그는 람사르를 유치하면서 동시에 소벌(우포늪)을 타고 흘러내려가는 낙동강 운하를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이다. 이미 사실상 폐기된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사업을 가장 선두에서 지지하고 관철하기 위해 분주한 사람이다. 

더욱이 현재 경남도는 연안을 매립하여 습지를 파괴하는 문제로 환경단체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내륙습지와 갯벌을 매립하는 정책을 밀어붙여 여기에다 STX 등 조선소를 유치하려 한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람사르 총회가 열리기 불과 며칠 전,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경남도내 7개 지역 648만 1326㎡의 연안 매립 계획안이 국토해양부에서 통과된 사실도 밝혀졌다. 

람사르 총회가 열리는 날 경남도청 앞에서는 환경운동연합과 각국에서 모여든 NGO들이 습지 파괴를 자행하는 경남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경남도가 람사르 총회를 유치해 ‘지구촌 환경 축제’로 만들고 ‘습지 보전 중심국가’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연안 습지를 매립해 갯벌을 파괴하는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한마디로 이명박 대통령과 김태호 지사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은 채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관한 국가적 네트워크’ 람사르 앞에서 사기를 친 것이다. 이들이 야누스가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입으로는 녹색성장과 습지보전을 말하면서 손에는 삽을 들고 강을 파헤쳐 운하를 만들고 연안습지를 메워 개발을 할 생각을 하겠는가 말이다.

이명박의 거짓말에 박수치는 람사르 총회

그런데 우리는 이미 이들의 거짓말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다. 그러니 우리가 이들에게 기대하는 것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 사람들이 아니다. 우선 람사르 총회에 참석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줄리아 마르통 레페브르 사무총장의 말을 들어보자.

28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 미디어룸에서 기자회견하는 IUCN 사무총장. /도민일보 김구연 기자


한국의 습지보전 정책을 평가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 처음 방문하기 때문에 한국의 습지 보전 정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하지만, 한국이 람사르 총회를 유치한 것만으로도 한국이 습지 보전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ICUN이 한국에 바라는 것은 총회 개최를 계기로 습지보전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이 증진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경남도민일보>

IUCN 사무총장의 말을 들어보면 질문에 대한 핵심을 비켜가면서 습지보전에 대한 원론만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자연보전연맹 사무총장 쯤이나 되는 사람이 람사르 총회를 개최하는 당사국의 실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왔다는 자체부터가 난센스다. 그의 말이 단지 정치적 수사일 뿐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아힘 슈타이너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의 발언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은 환경보호에서 성공한 사례가 여러 가지 있으며 그 중 자랑거리의 하나로 조림사업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에 대한 칭송도 빠트리지 않았다. 다음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기사를 읽어보자. 

그는 “이러한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어제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다. 연설 내용은 녹색성장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생활 전반에 변화를가져오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며 “이런 내용이 국가의 중심적 정책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에서 환경과 관련된 논의와 교훈이 중요한 방향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경남도민일보>

▲ 10개국 어린이들이 흔드는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 /도민일보 박일호 기자


이들 국제자연보전연맹과 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들은 녹색 넥타이를 매고 손에 삽을 들고 워카를 신은 채 환경을 짓밟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태호 지사의 본 모습을 애써 외면했다. 그러면서도 기자들이 연이어 “새만금 간척지·대운하 건설 추진 등 어느 때보다 환경문제에 대한 논란이 많은 현재의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란 질문에 대해선 “한국의 개별 프로젝트에 대해선 잘 모른다.” 란 회피로 일관했다. 

도대체 이들 환경과 습지보전에 관한 국제기구의 지도자들이 무엇 하러 우리나라에 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들이 한국 정부의 들러리나 서기 위해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 람사르 총회장에서 축배를 들고 있을 때, 경남도청 앞 기자회견장에서는 환경운동가 미야타 유지오 씨가 “석 달 동안 걸어서 새만금, 당진, 장흥, 고성, 사천, 마산 등 한국의 연안 습지를 둘러봤는데, 갯벌이 파괴되는 현장을 보니 안타까웠다”며 “람사르 총회를 계기로 환경에 관심을 두고 매립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람사를 총회를 계기로 연안 매립 당장 중단 되어야

람사르 총회는 분명 생명의 오아시스, 습지와 인간이 건강하게 공생하는 미래를 위한 커다란 진전이다. 그러나 ICUN이나 UNEP의 기자회견 내용을 신문을 통해 접하면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이란 표어를 내건 람사르 총회가 자칫 무분별하게 환경을 파괴하고 개발을 독려하는 이명박 정권과 경남도지사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꼭두각시가 되기 위해 먼 한국 땅까지 비싼 비행기를 타고 날라 오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자신의 정책이나 비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람사르 총회를 그토록 유치하기위해 목을 매었는지 그 숨겨진 모종의 의도를 람사르 총회 개막식 분위기를 보니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기도 하다.

역시 세계의 가진 자와 권력자들은 한 통속인가? 두고 볼 일이다.

2008. 10. 29.  파비

※ 람사르총회를 맞아 습지와 인간의 ‘건강한 소통’에 관한 책 한권 추천합니다.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시/에세이/기행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상세보기

Posted by 파비 정부권

나는 노무현을 찍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노무현이 당선됐을 때 감격해서 동이 트도록 오징어를 뜯으며 맥주를 마셨고, TV에서 흘러나오는 당선방송을 보고 또 보았다. 노무현도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노무현이 검사들과 대화를 한답시고 TV 앞에 앉았을 때, 나는 또다시 오징어를 뜯고 맥주를 마시며 분개했다. “어떻게 쥐어준 권력인데 그따위 허접한 검사들을 모아놓고 손수 칼을 쥐어준단 말이냐.”

봉하마을 주민이 된 노무현=경남도민일보


'잃어버린 10년', 그리고 '인터넷검열'을 보며 드는 단상(斷想)

그리고 대통령이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조중동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다 당하고 마침내 별다른 이유도 없이 국회에서 탄핵되었을 때, “거봐라, 칼 쥐어주었더니 그 칼 내다버리고 잘하는 짓이다.”하면서 조롱했다. 어쩌면 허탈감과 배신감이 나를 사로잡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노무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김대중 정부에 이어 추진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들이 서민경제 파탄의 주범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한미FTA는 그가 추진한 정책 중 최악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해 수많은 농가가 타격을 입고 국민건강이 위협받는 것도 그 출발은 노무현 정부에 있었다.

한편, 반대로 노무현이 민주주의에 획기적인 기여를 한 대통령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그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였고, 대중적 참여의 적나라한 모델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정치의 발달에도 한 몫 기여했을 것이다.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실험은 바로 노무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역시 나는 여전히 노무현의 팬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나의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들이 한나라당으로부터 진보니 좌파니 하는 오해를 받든 말든 그건 상관없다. 그들이 민주주의를 통해 이루려고 하는 시장자유주의가 내가 생각하는 분배의 정의를 통한 선의 추구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후에 이들이 방송국을 장악하고 인터넷까지 검열하겠다며 달려드는 모습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한나라당에게 잃어버린 10년이란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었을까? 그들은 그토록 민주주의가 불편했던 것이다. 국민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비판하고 참여하는 것이 불편했던 것이다.

거짓 선동으로 여론을 호도하며 권력을 장악한 한나라당

지난 대선 내내 한나라당이 외쳤던 구호는 “잃어버린 10년”이었다. 그들이 잃어버렸다는 것은 정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정권을 잃어버린 것이 마치 나라를 빼앗기고 독립투쟁이라도 하는 양 국민을 선동했다. 그것은 한나라당 외의 정치세력은 모두 악이라고 호도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BBK주가조작, 위장전입, 탈세의혹을 뚫고 이명박은 대통령이 됐다. 사진=오마이뉴스


이 어처구니없는 선동질은 주로 경상도 땅에서 주효했다. 이 선동질의 선두에서 나팔수 역할을 한 것은 물론 다름 아닌 조중동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마치 집단최면상태에 빠진 것처럼 분기탱천했고, 선거에서 “우리가 남이가!”를 연신 외치며 결전에 임했다. 그들은 바야흐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들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승리했다. 지난 10년 동안, 특히 연이어 대선에 패배한 이후 지난 5년 동안, 그들이 얼마나 이를 갈고 복수심을 불태웠는지는 정권을 탈환(?)한 이후의 행보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정권을 잡자마자 이전 정권에서 진행해왔던 모든 정책들을 뒤집어버렸다. 신자유주의적 기조를 유지하며 진보세력과 대립했던 김대중-노무현 두 정권을 좌파정권으로 몰아 붙였다. 그나마 민생안정용으로 만들어놓았던 개혁적 제도들은 모두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판이고 일부는 이미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질 운명에 처해있다.

전 세계가 산업화와 개발바람에 파괴된 자연을 회복하자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이때, 거꾸로 나라의 젖줄인 한강과 낙동강을 파헤칠 대운하 구상을 하고 있다. 당장 저항에 주저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엄청난 개발이득을 노린 재벌과 집권세력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난관이 봉착해도 반드시 실현시키려고 할 것이란 점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노력들도 ‘퍼주기’란 이름으로 폄하하고 양측의 정상이 약속하고 서명한 합의서까지 파기하는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는 재협상 가능한 쇠고기협정조차 거부하는 이중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앞으로 어떤 나라가 이런 정부를 신뢰하고 조약을 맺고 교류를 하려고 하겠는가?

한순간, 촛불이란 장벽에 부닥치긴 했으나 이제 그들은 거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방송도 장악했고, 곧 가장 껄끄럽던 사이버공간마저도 함락이 눈앞에 보인다. 마침 벌어진 유명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은 그들에게 호재다. 이런 기회를 놓칠 그들이 아니다.

그들은 무엇보다 인터넷을 평정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호시탐탐 인터넷을 장악할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려고 했지만, 촛불이 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촛불이 잦아들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호재까지 겹쳤다.

여론을 장악하고 영구집권을 꿈꾸는 한나라당

그리고 드디어 그들은 ‘최진실법’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인터넷검열제’란 칼을 들었다. 그들이 이 새로운 전투에서 한 번 더 승리한다면 국민들의 입마저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괴벨스가 했던 것처럼 라디오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자기들 말만을 들으라고 할 것이다.

여론장악과 선동정치로 독재자로 군림한 히틀러


안타깝게도 이와 같이 지난 10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느끼는 격세지감은 단순한 감상의 수준을 넘어 시나브로 현실을 압박하고 고통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칼을 함부로 내다버린 노무현을 조롱하던 그 순간도 어느덧 낡은 앨범 속의 추억으로나 기억하게 될 것이 분명할 듯보인다.

진보진영의 어느 인사는 이 격세지감의 시기를 히틀러의 파시즘을 연상시키는 것은 옳지 못하며 그리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 이유를 “히틀러가 살던 시대와 달리 한국 사회의 지배자인 대자본은 지금 방식으로도 충분히 지배 지속 가능하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일당독재’의 가능성이야 높지만, 그것은 파시즘이 아니라 한국판 자민당 시대의 개막이지 않을까?”(진보신당 이재영-레디앙) 라는 말로 설명하기도 한다.

글쎄,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히틀러도 처음부터 파시스트가 되려고 작정하고 그리 되었을까?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화가를 꿈꾸었던 그가 희대의 독재자가 되리라고 처음부터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히틀러가 죽고 난 후에 연합국 진영의 많은 정치가들도 그의 타고난 선동술과 대중장악력에 대해 연구했다는 걸 보면 시사 하는바가 크다. 전두환이나 이명박이 언론을 장악하는 기술도 알고 보면 원조는 바로 히틀러가 아니겠는가.

방송장악에 이어 인터넷검열제를 시도하는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며 전운戰雲을 감지한다.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는 그들에게 국민은 이미 전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2008. 10. 7.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