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복자살 운운은 지역주의 선동일 뿐


“지역주의를 선동하는 거죠. 특정지역을 거명하며 자살 운운하는 것은 자기를 지지하는 지역민들에게 호소하고 저항을 요구하는 지역감정 유발이 섞여있기 때문에 매우 나쁜 발언입니다.”


@사진제공. 송정훈 감독


허성무 전 경남도부지사는 11월 28일 오후6시 마산고속터미널 옆 이디야커피 3층에서 열린 항만포럼 주최의 블로거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참석 블로거가 “국정원 특활비를 상납받은 혐의로 검찰에 출두 조사를 요구받고 있는 최경환 의원이 동대구역에서 할복자살하겠다고 언급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의외의 질문이었지만 그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정치인이 공개적으로 할복자살 운운하는 자체가 옳지 않고 경계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굳이 하겠다면 서울역도 있는데 왜 일부러 동대구역까지 내려가서 자살을 하겠다는 거냐. 이게 다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짓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다른 참석자가 “만약 혹시라도 허성무 부지사님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 가정하고요, 그러면 어느 역을 선택하시겠습니까?”하고 묻자 허성무 부지사는 허허 하고 웃음을 터트린 뒤 간단하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물론 이 간단한 답변 속에는 최경환 전 부총리를 향한 조소가 들어 있었겠지요.  


“저는 마 가만히 집에 있겠습니다.”


이날 <허성무 전 경남도 부지사 초청 블로거 및 SNS유저 간담회>는 오후 6시 10분에 시작해서 8시 20분을 넘겨 2시간 10분이 넘게 소요되었습니다. 창원광역시 문제, 스타필드 대책, 마산 해양신도시, 진해 육대부지 처리방안, 도시재생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창원광역시는 정치사기극


특히 창원광역시 추진에 대해서 허 부지사는 “정치사기극”이라는 표현을 쓰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노회찬 의원도 안상수 시장과 함께 법안 발의에 동참하지 않았느냐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안상수 시장과 국회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등) 창원광역시 특별법안 발의를 하자고만 했지 그 이후에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창원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회의원 누구도 찬성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안 되는 일입니다. 안 되는 줄 알면서 하자고 하니 이게 정치사기극입니다.”


간담회가 끝난 후 블로거들끼리 따로 모인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허성무 부지사는 종편 시사프로그램 등과 김현정의 뉴스쇼의 단골 논객답게 유창한 언변과 논리력, 풍부한 식견을 과시했다"는 평가들이 많았습니다.


간담회에는 블로거 파비, 거다란, 흙장난 등 8명과 경남도민일보 임종금 기자를 비롯한 언론사 기자 5명이 참여했으며 부산공감이 동영상 촬영을 맡고 SNS유저 김종철 씨가 페이스북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그 외 항만포럼 관계자 등 30여명이 간담회 진행과정을 방청했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왜 택시운전사가 됐나? 


답변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뭇 정치인이 그러하듯, 뭔가 원대 내지는 심오한 그런 말씀을 하실 줄 알았거든요. 사람들은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란 언제 어떤 경우에나 정치적이어야 한다고들 생각합니다. 쇼맨십을 기대하는 거죠.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답변은 정치적인 것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 만큼 솔직한 것이었습니다.  



“쇼 아니에요?”


장복산님이 물었습니다. “택시운전사를 오래 하셨는데, 지금도 (6년째) 하고 계시고, 그것은 쇼가 아닙니까? 아니면 생계를 위해서 하시는 겁니까?"


거친 질문이었지만 누군가 하지 않았다면 저라도 했을 질문이었습니다. 사실 정치인들 중에 택시운전을 하신 분들이 꽤 있었지만 그렇게 진정성이 보이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늘 그렇듯이 이런 답변이 나오리라 기대했습니다.


“네, 시민과 고락을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시민의 편에서 시민의 소리를 듣고 시민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 택시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정치인들의 단골메뉴 택시운전


과거 김문수 경기지사도 택시핸들을 잡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는 현역 지사 시절 휴일을 택해 가끔 택시를 몰았는데 “쇼 아니냐?”는 질문에 “쇼 맞다!”고 대답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의 쇼에는 모든 정치인이 그러하듯 명분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쇼는 분명하지만, 그냥 쇼는 아니다. 하루 열두 시간 택시를 모는 힘든 쇼다. 이보다 더 깊이 도민들과 만나는 방법을 지금까지 나는 찾지 못했다. 이보다 더 짧은 시간에 구석구석을 더 잘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출처] [문화일보]정치인과 택시운전|작성자 이병석


김문수 전 지사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에세이집 ‘어디로 모실까요?’를 출간했습니다. 노회찬 의원도 과거 민노당 시절 “은퇴하면 택시운전을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실제로 그가 그렇게 할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택시운전 장난 아니거든요.


진보정치인들도 택시운전을


정말 힘든 일이지요. 그래서 많은 정치인들이 정치적 소외기에 정치적 해법으로 택시운전을 많이 이용하지만 그리 오래 가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전 민노당 사무총장과 통합진보당 울산시당 위원장을 지낸 김창현 씨도 택시운전을 1년 하고서 그 경험을 책으로 냈지만 그 후에 택시운전을 계속 한다는 말은 들리지 않더군요..


그 외에도 이름을 알지 못하는 많은 정치인들이 택시운전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복산님의 거친 질문은 그래서 나왔을 것입니다. “택시운전 그거 숍니까, 아니면 생계로 하신 겁니까?”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이 답변했습니다.



“생계형으로 택시운전을 시작했습니다. 공무원 연금이 많지가 않았습니다. 막내가 대학을 가기 위해서 공부도 하고 있었고, 기본적으로는 연금만으로는 충족이 안 되니까. 안는 안면이나 친분관계를 이용해 넥타이 매고 생활비 벌어올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건 체질에 안 맞아서요.”


먹고살려고 택시운전사 됐소


그는 아주 솔직하게 “생계 때문에 택시운전을 하게 됐다”는 말을 하면서도 전혀 부끄러운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정치인이라면 뭔가 “원대한 포부”를 말하며 하찮은 택시운전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한 명분부터 내세우고자 할 텐데 그는 그리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그는 그 명분이란 것을 택시운전을 하게 된 이후에 많이 깨달았다는 듯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25년 공직생활을 말단부터 하지 못했습니다. 사무관부터 시작하다보니까. 부시장으로 퇴직했는데 개인적으로 반성이 많이 됐습니다. 공정하려 나름 노력했지만, 갑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하고 같이 많이 어울리지 않았습니까. 없는 사람, 낮은 입장에서 했어야 하는데 갑이라는 사람은 자기 이권이나 로비를 위해 관공서에 오지요. 민원이이기 때문에 응대하고 처리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었고 노동자, 임차인들은 참다 참다가 폭발하니까 데모하고 파업하고 그렇게 하지 개인적으로 힘들다고 관공서에 찾아오고 하는 일은 없어요. 그런 점에서 반성이 많이 됐습니다. 단돈 100만원이라도 내 땀으로 벌어보니 그네들의 심정을 알겠더군요.”


그러고 보니 최근 출간한 그의 저서 ‘꿈꾸는 택시운전사 전수식’ 중 ‘100원의 가치’라는 글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정치는 시민을 이해하는 자가 아닌 시민 자신이 하는 것


“오랜 공직생활을 하다 택시운전을 하는 나를 두고 많은 말들을 한다. 진정성 없이 정치 재개를 위한 쇼를 하는 것이라고. 그렇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것도 아니고 우리 집 살림살이에 보탬을 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택시운전이 어때서? 힘들기는 하지만 깨닫지 못했던 밑바닥 인생살이를 몸이 부셔져라 체득하고 있는데.”


꿈꾸는 택시운전사 전수식은 오늘도 100원짜리 몇 개에 기분이 언짢아지기도 하고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기도 하는 그런 생업전선을 뛰고 있습니다. 정치는 시민과 함께 고락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민의 편에서 소리를 듣는 사람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민 자신이 직접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의 “생계를 위해 택시운전사가 되었다”는 답변은 “이제 나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시민을 대표해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선언을 곧 듣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2017년 11월 15일, <꿈꾸는 택시운전사 전수식 초청 블로거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전수식 블로거간담회가 경남이주민센터 2층 강당에서 소박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왜 굳이 경남이주민센터를 간담회 장소로 잡았을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알고 보니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이 이 단체의 이사장이었습니다.


@사진. 장복산 이춘모 제공


간담회는 정확하게 64분에 시작되었습니다. 6시에 시작한다고 미리 공지되었음에도 미리 페이스북에 뜬 행사장 사진을 보고 7시 넘어 온 블로거도 있었습니다. 모두들 미처 알아채지 못했지만 간담회장에 설치된 현수막에 떡하니 시작시간이 7시라고 적혀있었던 것입니다.

 

! 아이고 종이에 6자를 써서 7자 위에 가져다 붙였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금 , 이렇게 사전 각본 없이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되는 간담회도 의미가 있겠다.’ 고 생각하는 것으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사회자는 강창덕 전 민언련 대표가 맡았지만 역시 그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특별히 개입하는 일 없이 자유롭고 화기애매한 분위기 속에서 초청자인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과 블로거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식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역시 까칠한 선비님. @사진. 장복산 이춘모 제공

그래서였던지 블로거들이 대놓고 초청자에게 의중을 밝혀라” “이러저러한 공약을 이행할 것이냐” “답변이 애매하다. 명확하게 얘기해라등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예를 들면 선비는 대동제 할 거냐, 말 거냐, 확실하게 말해라” “스타필드 대책이 뭐냐는 식으로 다그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글쎄요, 제가 이 자리에서 대동제를 시행하겠다 그러면, 그게 제대로 된 주민자치가 되려면 주민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도 만들어야 하고, 옥상옥이 돼있는 구청 존립 문제도 검토해야 하고,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약속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또 내년에 지방분권 개헌을 할 건데, 그때 어떤 방향으로 지방분권이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지금 시점에서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내가 보기에도 블로거들의 요구는 지나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수식 씨는 아직 창원시장 후보도 아니며 단지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인물일 뿐입니다. 그런 그를 블로거들이 초청하여 간담회를 갖는 것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미리 조금이나마 알아보자는 의도인 것이지요.

 

그러나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저는 창원시를 생활자치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확고합니다. 읍면동 단위의 자치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직급도 개편할 생각이 있습니다만 아직은 그걸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헌 정치일정도 지켜봐야 하고요.”

 

@사진. 장복산 이춘모 제공


역시 같은 맥락에서 천지일보 이선미 기자는 공약이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 이야기하시는 게 너무 추상적이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명확한 공약 몇 가지를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였지만 이 역시 난센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로서는 블로거간담회가 전수식이라는 인물의 대체적인 생각을 알아보고 그의 정체성과 장래 비전이 무엇인지 간을 보는 정도의 자리였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색깔 있는 이야기를 해주면 속칭 쓰는데도움은 되겠지요.

 

하지만 곰곰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의 조용하면서 추상적인 발언들 중에 이른바 색깔 있는 헤드라인을 뽑을만한 내용들이 꽤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해양신도시, 아파트는 절대 안 돼!”

전수식, 읍면동 단위의 자치행정 구상 밝혀

전수식, 창원시장 되면 공무원 SNS활동 전면 허용

 

그 외에도 많은 주제들을 찾을 수 있겠지만 오늘은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너무 많이 나가면 스포일러도 아니고 정보 다 새니까요. 흐흐, 아무튼 오늘의 헤드라인은 전수식, 창원시장 되면 SNS활동 전면허용으로 하고 거기에 몇말씀만 드리는 것으로 하고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임마님이 질문했습니다. “내가 공무원인데 이놈에 블로그 때문에 엄청 탄압을 받았다. 우리는 페이스북에 좋아요도 못 누른다. 바로 사찰대상이다. 이런 불합리가 어딨나.” 듣기에 따라서는 디지털시대에 공무원은 사람도 아니라는 말로도 들렸습니다. 전수식 전 부시장이 답변했습니다.

 

저도 사실은 피해자 중에 한 사람입니다. 저도 블로그를 한지가 꽤 오래됐고 페이스북도 하고 하지만 공무원들이 제 글에 좋아요 못 누릅니다. 눈치 안 볼 수 없으니까요. 그러고 얼마 전에 출판 기념회를 했는데 현직 공무원 후배들은 아무도 못 왔습니다. 전화만 살짝 와서 아이고 직접 못가서 죄송합니다, 이러기만 하는 거지요.”

 

그리고 그는 이 부분에서 간담회 중 가장 강한 어조로, 확신에 차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제가 창원시장이 되면 공무원의 SNS활동을 전면적으로 보장하겠습니다. 비판받을 것은 비판받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면 되는 것이지, 공무원의 입을 막는 것은 잘못된 겁니다.”

 

간담회에는 블로거 파비의 칼라테레비,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이춘모가 보는 세상이야기 장복산, 선비블로그 홍성운, 팬저의 국방이야기, 임마블로그, 세상일기책읽기사람살이의 이윤기 등이 참석했으며 경남도민일보 임종금 기자, 더뉴스 양삼운 편집인, 천지일보 이선미 기자 등이 함께 배석했습니다. 그외 여러 분의 관심 있는 시민들이 방청객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원래 1시간 반 안에 간담회를 마치겠다고 사회자가 공언하였지만 간담회는 2시간 20분 가까이 지나서야 사회자의 강압에 의해 가까스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너무 많은 질문이 이어져서 저는 준비해간 질문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민주당 경선후보로 예상되는 인물 중에 전수식 외에 허성무, 이기우가 있다. 이들 세 사람을 모아놓고 블로거합동인터뷰를 하면 응할 의향이 있는가. 개별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이 떠야 승산을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일 아닌가. 후보자간 단순 스파링을 넘어 민주당 부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는지.”

 

아쉽지만 시간이 부족했고 다른 블로거들의 파도가 너무 거칠었습니다. 그래도 바다는 파도가 쳐야 아름다운 법입니다. ^^

Posted by 파비 정부권

가나다순으로 정렬했는데 그러고 보니 나이순이기도 하다.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전수식, 허성무에 비해 이기우의 지명도가 좀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잘 된 순서 배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약자 프리미엄이란 것도 있다. 


이 웹자보는 팬저님(조현근)이 제작한 것입니다.


이기우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라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서 분화된 바른정당 소속이었지만 올 4월 28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의 입당 일성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던 듯하다. 


“바른정당은 전망이 없으며 민주당이 집권해 안정적인 정국운영과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개혁에 동참하고 싶다.”  


이기우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자문위원,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부산시 경제부시장, 바른정당 경남도당 창당준비위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은 공직사회의 화려한 캐리어를 장점으로 내걸고 있으며 경남도청과 창원시(구 마산시)에서의 풍부한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본선경쟁력에서의 우위를 자신한다. 특별히 그는 현재 택시운전사로 6년째 핸들을 잡는 특이한 이력을 진행 중에 있다. 


“아, 전수식 그분 우리 동네 부시장까지 하신 분이지요. 나는 그 사람 택시 한다고 했을 때 한 몇 달 하다 말 줄 알았어. 그런데 벌써 몇 년째요, 한 5, 6년 됐지 아마? 신실한 사람이더라고. 그런 사람이 행정을 맡아 해야지. 창원시장감으로 부족함이 없지.” 


어느 택시기사의 전수식 예찬론이다. 그는 택시에서 내리는 내게 “잘 부탁한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실제로 전수식 전 부시장과 대화해보면 그가 행정에 얼마나 해박한지, 창원시 미래구상에 관한 설계도를 얼마나 가슴 깊이 담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전수식 전 부시장은 경남도 김혁규 도지사 비서실장, 경제통상국장과 자치행정국장을 거쳐 마산시 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나 2010년 창원시장 선거에 도전했고 그 이후 6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는 최근 종편방송에서 논객으로 맹활약하고 있으니 설명이 필요 없겠다. 아무리 신문이 대단해도 방송만한 매체가 있을까. 이게 또 종편방송은 한번 나오고 마는 게 아니라 자꾸 나오더라는 것이다. 공중파 출연보다 종편출연이 더 돈 되는 이유다. 



처음에는 좀 걱정이 됐었다. 시골에서(창원이 인구 백만이 넘는 대도시긴 해도 서울에 비하면 시골이긴 하다) 올라가 쟁쟁한 논객들과 과연 상대가 될까? 웬걸,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준석 정도는 가볍게 밟고 지나간다. 노회한 단골 출연 정치평론가들에게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익명의 한 측근은 “이제는 노회찬과 여론조사 투표를 해도 안 질 거다. 아니 노회찬 의원이 지역 일에 별로 한 게 없잖아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오히려 앞설 자신이 있다”면서 “우리는 누가 경쟁상대가 되든 상대편이 원한다면 어떤 방식이든 수용할 용의가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단 민주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허성무 전 경남부지사는 참여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했고 2014년에 창원시장에 출마했으며 2016년에는 창원 성산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후보단일화 여론조사에서 노회찬 의원에게 패한 바 있다. 


3인3색을 살펴보다 문득 이들의 인터넷 활동은 어떠할지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와 다음에 각자 이름으로 검색해보기로 했다. 각자의 이력이나 캐릭터뿐 아니라 이들의 인터넷 활동도 3인3색이었다. 물론 이 평가는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 시선일 뿐이라는 점은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이기우 전 이사장의 인터넷 활동은 그렇게 활발한 편은 아니었다. 이기우란 배우가 있는 모양인데 온통 이 연예인 판이었다. 정치인 이기우의 뉴스나 블로그 기사는 단 한 편도 찾을 수 없었다. 실망스러운 일이었지만 정치 일정이 임박해서 넘기엔 너무 높은 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에 전수식과 허성무는 나름대로 인터넷상에서의 위상이 확립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전수식 전 부시장은 뉴스보다는 블로그 쪽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 등록된 블로그 기사들이 화면을 장식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특히 전수식 본인이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노출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그는 최근 블로그에 쓴 글들은 모아 <꿈꾸는 택시운전사 전수식>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짤막한 독후 평을 한다면 그는 글을 아주 잘 쓰는 택시운전사였다. 


전수식 전 부시장에 비해 허성무 전 부지사는 서울에서 여러 종편방송을 섭렵하며 논객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터라 역시 뉴스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 아무래도 시간에 제약을 받다보니 블로그까지 신경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그가 방송에 나와 토론하는 걸 보면 언어유희적 순발력에서라면 몰라도 깊이에 있어서는 노회찬 의원보다 더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의 한 측근 말처럼 “이제는 노회찬도 상대해볼 만하다. 결코 밀리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것은 허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로써 두 사람이 우선 무엇에 집중해서 신경을 써야 할 것인지가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어렴풋이 보이는 것 같다. 전수식 전 부시장은 우선 이벤트 사업을 통한 언론 노출에 집중할 필요가 있을 듯하고 허성무 전 부지사는 블로그를 비롯한 지역 SNS 활동가들과의 접촉에 신경을 써야 할 듯하다.


11월 중에 전수식 전 부시장과 허성무 전 부지사는 각각 지역의 블로거들과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전수식 블로거간담회는 11월 15일, 허성무 블로거간담회는 11월 28에 열린다. 이기우 전 이사장은 아직 특별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마치 공민배 씨와 문재인 대통령이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벌이는 것 같다.


어제는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공감포럼 주최의 <지방분권형 개헌방안 토론회>에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확립은 문재인 정부 이후의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하더니 오늘 뉴스 속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에서 지방분권 개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자치와 분권이 대한민국의 새 성장동력이며 촛불혁명에서 확인한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분권은 국정운영의 기본 방침”이라면서 “지방분권을 헌법적으로 보장하는 '지방분권 개헌'에 함께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무튼 어제는 공민배 전 시장이 토론회를 열어 “지방분권은 문재인 정부의 시대정신”이라 말씀하시고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치분권 로드맵을 언급하며 “자치와 분권이야말로 국민의 명령이고 시대정신이라고 믿는다”고 말씀하신다.


두 분이 학교 1년 선후배 사이라 하더니 뜻이 척척 잘 맞는 것 같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개헌에서 지방분권뿐만 아니라 선거제도 개혁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선거제도 개혁은 지방분권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어제 토론회에서 배종수(민주당경남도당 부위원장) 씨는 질문을 통해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 6월 13일이면 8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그 안에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우려를 전달했는데 하루 시차를 두고 발표되는 유력한 경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분과 대통령의 “지방분권 시대정신” 발언은 아주 고무적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말이 좀 거슬린다면 이를 순화하여 이렇게 바꾸어보면 어떨까.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하는 사이? ㅎㅎ 

Posted by 파비 정부권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공감포럼(대표 하해성)이 10월 25일 오후4시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지방분권형 개헌방안 토론회’에서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시대정신은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확립이며 개헌을 통해 이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한국만이 독특하게 중앙집권국가다. 중세봉건사회도 알고 보면 지방분권국가였다. 하물며 중국도 성정부다, 시정부다 해서 지방분권을 한다. 일본은 예로부터 번이라는 지방정권이 있었다”면서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후진성을 질타했다.


이어서 그는 “중국의 경우 그래서 전국의 지방대표들이 모여서 전국대회를 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 본을 따서 전국체육대회니 뭐니 이름 붙여 뭘 하는데 사실은 이게 전국대회가 아니고 일국대회인 거다”라고 말해 청중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지방자치단체라는 용어도 문제 삼았다. “이게 바르게살기운동 같은 관변단체 비슷한 이름 아닌가. 이름에서부터 지역을 낮추어 보려는 심리가 있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지방정부가 조례를 만들어 시행하려 해도 행정안전부 담당공무원이 무시해버리면 못하게 되는 구조다. 선거로 도지사 뽑고 시장 뽑고 의원 뽑는 것만 자치지 나머지는 분권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공민배 전 창원시장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1948년 헌법 제정 이래 1987년까지 무려 아홉 번이나 개정을 해서 헌법의 수명이 약 3년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1987년 개헌 이후 무려 30년 넘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토론자로 나선 법학전공 교수님의 말씀처럼 1987년의 개헌은 권력구조만 바꾸는, 즉 대통령 직선제, 임기에 대해서만 손을 보는 협소한 개헌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로서는 직선제가 너무도 중요하고 급한 일이었으므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나 3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마침 오늘 신문을 보니 문재인 대통령도 개헌에 관한 입장을 발표했다.


“개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분권 개헌이다.”


토론회는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120여 명 넘는 인원이 와서 80석 회의장이 꽉 차고 자리가 없어 서서 토론을 지켜보는 사람이 많았다. 평소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토론회 여는 모습을 자주 지켜본 필자로서는 매우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방에서, 그것도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경남 창원에서 개헌을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 모습이 이채롭게 느껴졌다. 지역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행사가 자주 열리기를 기대한다. 한편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현재로서는 내년 지방선거에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할 유력하고 유일한 여권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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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인지 기억은 가물거린다. 창원 모처에서 ‘전수식과 함께하는 치맥파티’에 초대받아 가는 길이었다. 잘 아는 지인으로부터 미리 연락은 받았지만 깜빡하고 있다가 뒤늦게 부랴부랴 택시를 탔다. 늘 그러듯이 기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전수식 씨와 치맥파티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더니 기사님이 반색을 하신다.


“아, 전수식 그분 참 훌륭한 분이죠. 저도 잘 압니더.”


“어떻게 아시는데요? 개인적인 친분이 있으신가보지요?”


“아뇨, 그런 건 아이고. 어쨌든 그분 택시운전하시는 분 아입니까? 마산시 부시장도 하셨던 분이고.”


“네, 맞습니다. 택시 운전하신지도 벌써 6년째라고 들었습니다만.”


“그렇죠. 그래서 제가 존경하는 깁니다. 우리도 그분이 택시 한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많이 해도 1년 정도 하고 말 줄 알았지 그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지. 정말 대단한 분이더라고요. 가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하더라니까?”


“지금도 하고 계시다 그러더군요. 내년에 창원시장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아직 택시운전 하면서 선거운동 준비도 하고 그런다고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분 참 훌륭한 분입니더. 언젠가 우연히 제 택시에 탄 적이 있었는데요. 몇 마디 대화를 해보니까 아, 이런 사람이 행정을 맡아서 해야 발전을 해도 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그렇겠지요. 6년 동안 택시를 몰았으면 창원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을 테고,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많이 듣고 했을 테고요. 장점이 많겠지요.”


“무엇보다 사람이 됐더라니까요. 보이소. 보통 사람 같으면 6년씩이나 택시 몰고 그렇게 못합니다. 이게 시퍼보이도 보통 일이 아이다 아입니까? 노가다 중에 상 노가다고. 신경도 얼마나 쓰인다고요.”


“그분 출마하시면 지지해주시겠네요? 같은 택시운전사로서?”


“아 물론이죠. 꼭 택시운전사 아니라도 지지해줄 만한 분입니더. 그런 사람이 돼야 되지예.”


아마도 두어 달 전에 나누었던 대화 같은데 기억은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의 이야기였다. 그 기사님은 택시에서 내리는 나를 향해 “잘 해주이소” 하는 격려인지 부탁인지 모를 인사도 잊지 않았다.


대화를 나누었던 택시기사님께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어두었었다. 오늘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 알았던가보다. ^^


기막힌 우연이었지만 이건 실화다. 그리고 예의 치맥파티에서도 이 얘기를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바로 그 경남도청 국장, 마산시 부시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택시운전을 업으로 삼고 있는 전수식 씨가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한다. 제목은 <꿈꾸는 택시운전사 전수식>이다.


이 에피소드에 대하여 사람들의 평가는 엇갈릴 수가 있다. “아니, 무슨 정치하는 사람이 그렇게 고지식해서야 무슨 일을 하겠노? 사람이 좀 약아야 일도 하지”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말 끈기가 있고 성실한 사람이라 어떤 일을 맡기더라도 믿음직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의 책 <꿈꾸는 택시운전사>를 읽어보면 그가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인지, 그의 희망은 무엇이고 고뇌는 무엇있던 것인지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더불어 짬이 난다면 출판기념회에 직접 가서 그의 얼굴과 표정, 몸짓과 하는 말을 들어보면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허성무, 이기우 씨 등 창원시장 후보 출마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지지하든 지지하지 아니하든 그 여부를 떠나 그들 모두에게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한편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정치는 그렇게 해서 한발두발 진보하는 것이 아니겠나. 


택시운전사 전수식의 새로운 드라이브가 파이팅하기를 기원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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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곡한 문자가 왔다.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힘을 실어주십시오. 어쩌면 앞으로 우리는 바다가 없는 마산에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창원시의 해양신도시 건설 막아야 됩니다. 내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하고 창원시장실 방문 면담 요구할 계획입니다. 참여해주십시오.”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 얼마나 간곡한 사연이 있기에 이렇게 “간곡하게” 부탁한다는 문자까지 보냈을까 싶어 아니 갈 수가 없었다. 아침밥을 먹고 부랴부랴 집을 나서서 100번 버스를 탔다. 창원시청까지 가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차안에서 편안하게 책 한권 펴들고 읽기에 딱 좋을 시간이다.

한창 삼매경을 헤매고 있을 무렵,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뭐야, 왜 이래?” “어머 어머” 하며 놀란 소리들에 화들짝 놀라 얼굴을 들어 앞을 보니 중개 정도의 크기로 보이는 개 한 마리가 꼬리로 똥구멍을 감싼 채 버스 앞에서 어쩔 줄을 모르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허둥대고 있다.

이런 뒌장, 웬 개를 길바닥에다 풀어 키운단 말인가. 제발 개는 잘 묶어서 집안에서만 키웁시다. 아무리 개에게도 인권(요즘은 개를 사람으로 취급하는 사람들도 있다)이 있다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이 말입니다. 노인들이 주로 많이 타는 이 버스에 자칫 인사사고라도 났으면 어쩔 뻔 했습니까?

아무튼 아침부터 재수 더럽게 없다는 생각을 하며 시청으로 갔다. 어라? 그런데 문을 다 잠가놓았다. 문 앞에는 양복이나 깔끔한 바지에 흰색 계통의 셔츠를 입은 허연 얼굴의 남자들 여러 명이 떡 버티고 서있다. 공무원들이었다. 그 앞 아스팔트에는 십여 명의 노인네들과 아줌마들이 퍼질러 앉아있다. 민원성 항의방문인 모양이다.

순간 소심한 나는, 말하자면 나름대로의 기지를 발휘해 옆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나는 저들과 한패가 아니고 매우 선량한 시민일 뿐이라는 듯이 아주 최대한 태연한 척 하면서. 그런데 허어, 1층에도 깔끔한 복장의 공무원들이 곳곳에 뒷짐을 지고 서있다.

이거 이러다 기자회견장에는 접근도 못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기자실이 어디냐고 물어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다시 이런 뒌장. 역시 예의 태연한 자세로 2층으로 올라갔다. 허걱, 시장실이다. 여기는 더 무섭도록 깔끔한 공무원들이 진을 치고 있다. 복도를 따라 반대편으로 가다 어떤 방에 들어가 기자실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다. 1층 북쪽 끄트머리에 있단다. 3차로 이런 뒌장.

▲ 사진. 강창원(블로그필명 천부인권)씨 제공

다시 1층으로 내려와 간신히 기자실로 가니 이미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 임희자 마창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 상황설명을 하고 차윤재 마산YMCA 사무총장이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리고 질문이 이어졌다. 그런데 어느 기자의 질문을 듣는 순간 나는 다시 4차로 “이런 뒌장” 하고 말았다.

“이미 사업이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런 시점에 시장에게 시정정책토론을 청구하는 것이 어떤 실익이 있습니까?”

아니 사회운동 하는 사람이 무슨 실익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하나? 기자의 의중은 그런 게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내 귀는 그렇게 들었다. “이미 사업이 시작되었으므로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토론청구 따위는 아무런 실익도 없으므로 불필요한 짓 아니냐?”

아, 그렇군요. 왜, 어떤 내용의 기자회견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졌다. 기자회견의 주체는 <마산해양신도시건설사업 반대시민대책위원회>였다. 이름만으로도 기자회견 내용이 어떤 것이었을지는 대략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의 내용은 좀 색다른 면이 있었다.

해양신도시 건설사업에 대한 반대도 반대지만 이 단체가 주도하여 시민 232명의 연서로 제출한 <마산해양신도시 건설사업 시정정책토론 청구>가 기각된 데 대한 항의성명이 그것이었다. 시정정책토론은 창원시의회가 제정한 <시민참여조례>란 법적 조항에 근거한 것이었는데 시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청구를 기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확인해본 결과 창원시의 입장은 달랐다. 청구를 기각할만한 사유가 있었다는 것이다. 감사원에서 감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청구를 기각했다는 것. 그러나 반대대책위이 말은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란다. 대책위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사실은 있지만 아직 감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단다.

하여튼 양쪽 말을 다 들어본 내 판단으로는 감사를 청구한 사실은 있지만 아직 감사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무게를 두고 <시민참여조례> 규정에 의한 시정정책토론 청구를 기각할 어떤 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그러고 이유 불문하고 당당하게 시민의 투표로 당선된 박완수 창원시장이 토론을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무엇이 그리도 켕기는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시장실로 갔지만 예의 깔끔하고 단정한 복장의 공무원들에 의해 문은 봉쇄당해 있었다. 임희자 환경연합 사무국장이 물었다. “왜 면담을 안 하겠다는 겁니까? 시장한테 한번 물어보세요.” 

▲ 사진. 김숙진 진보신당경남도당 사무국장 제공

대답은 절대 NO! “그럼 비서실장이라도 만나봅시다.” 임 국장의 말에 공무원은 이렇게 대답했다. “왜 비서실장을 만납니까?” “비서실장을 만나면 안 되는 이유가 뭡니까? 시장 면담할 사안을 비서실장과 의논하지 누구하고 합니까?” 할 말이 없자 공무원 왈, “아, 안됩니다.”

계속해서 이런 뒌장이다. 아침부터 재수 없게 개가 달리는 버스 앞으로 달려들지를 않나, 힘들게 달려온 시청 문은 잠겨있고 덩치 크고 깔끔하고 단정한 공무원들이 길을 막고 있지를 않나, 정말 뒌장스런 날이다.

일단 나도 할 일을 하러 가야하므로 시장실 앞에 퍼질러 앉아버린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시청을 빠져나왔다. 시청 앞 광장을 가로질러 롯데백화점 쪽으로 걸어가는데, 이런 뒌장, 날씨는 왜 이다지도 좋단 말이냐. 실로 하늘은 푸르고 말은 살찌기에 충분한 계절이다.

아아, 그러나 푸른 마산만만 자꾸 살이 빠져나가니 이게 도대체 누구 탓이란 말인가. 후대에 사람들이 “내 고향 남쪽 바다…” 어쩌고 하는 노래를 들을 때 “거기 도대체 바다가 어디 있단 말이고? 그 노래 시를 썼다는 이은상 그 사람 혹시 살짝 돈 거 아이가?” 한다면 어쩔 것인가.

참고로 해양신도시 건설사업이란 마산만에 흙과 돌을 갖다 부어 돝섬보다 몇 배나 더 큰 대형 인공섬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토건사업자에겐 바다에서 흙 파내 돈 벌고 다시 그 흙을 바다에 갖다 부어 돈 벌고 또 그 땅 팔아 돈 벌 수 있으니 땅 짚고 헤엄치기가 따로 없겠다.

그러나 시민들의 공동자산인 푸른 바다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가포해수욕장이 돌덩어리에 묻혀 사라진지 십여 년이 지나서야 사람들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자신들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해버린 과거의 시장들을 향해 말로써 돌팔매질을 해댄다.

임희자 국장의 말이 딱 맞는 말이다.

“시민들은 눈에 보여야 (그제야) 인식을 합니다. 시민들이 미래에 변할 마산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행정절차와 상관없이 시민들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이런 기본원칙과는 별도로 왜 시민참여조례로 거듭 규정을 해놓았겠습니까?”

그나저나 시장님 한번 만나기가 와 이리 힘이 듭니까? 진짜로 요즘 도지사 보궐선거 때문에 바쁘시다는 소문이 맞습니까? 

ps1; 아, 토론청구 기각 사유 중에 ‘개인 사생활 침해’가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다른 사유는 해당이 없고 굳이 해당되는 걸 찾으라면 이거밖에는 내세울 게 없을 듯싶다. 그럼 누구의 사생활 침해냐? 박완수 시장의 사생활 침해다.어떤 사생활 침해인가? 도지사 출마 준비하느라 바쁜데 사람 짜증나게 만드니 그게 사생활 침해다.

ps2; 나중에 들으니 시장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며칠 후에 만나기로 하였단다. 아무튼 잘 되기를 바란다. 이왕 시작된 일이라 하더라도(‘이왕’을 만들기 위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혐의가 짙지만) 서로 협의해서 절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ps3; 시의회에서 제정한 조례에 의한 청구를 시청의 일개 담당공무원 선에서 기각하는 행위에 대해 창원시의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쪽팔리지는 않는지 그것도 궁금하다.  

ps4; 아 그러고 기자도 아니면서 건방지게 질문을 했더니(질문 내용은 ps3과 같은 내용이었음) 담당공무원이 쫓아와서 누구시냐고 묻는다. 그래서 왜요? 했더니 우물쭈물 원래 다 그렇게 확인하는 거라고... 해서 <다음>에서 만들어준 내 블로그 명함을 주었다. 그러고 나도 주었으니 당신 것도 주세요, 했더니 사무실에 가서 한참만에 들고 나와서(내 마음속 시계론 한 5분 걸렸다. 어디 두었는지 몰라 헤매고 있는 중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건네준다. 그런 건 좀 평소에 주머니에 넣고 다니셔야지요. 하하. 아무튼 이참에 한마디 하고 싶은 말은, 거기 시청에 책상 마련된 기자만 기자가 아니고 블로그 기자도 기자라는 사실이요. 가만 보면 꽤 진보연 하는 기자분들도 이런 관 주도의 기자 정의에 동조하는 것 같더라는... 헐, 이런 쓸 데 없는 이야기까지^^

ps5; 10월 5일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 풍경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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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창원시장후보 블로거 합동인터뷰
"한나라당 시장 후보 경선은 공천을 합리화하기 위한 경선"


블로거 합동인터뷰, 세 번째는 전수식 후보였다. 전수식 후보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사는 마산시의 부시장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사실 마산 변두리로 들어가면 시장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이건 한 달 전 어느 노인과 나눈 대화이다. 그는 부인이 하는 포장마차 앞 넓은 대로변을 쓸고 있었다.

"청소하신다고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선거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지금껏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투표를 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는 자기 동네 시의원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했다. "이번이 4선 째인데 그 시의원 이름을 모르신단 말이에요?"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럼 시장이 누군지는 아세요?" "그것도 모르지, 그런 거 내가 알아서 뭐 할건데?" 그는 당연히 국회의원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도 투표는 할 것이라고 했다. 찍을 표가 너무 많아 걱정이란다.


인지도 차이를 무시한 여론조사 경선, 인정 못 한다

시장도 모르는데 부시장을 알리도 없고, 더구나 전에 부시장 출신이었던 사람을 알리는 더욱 없다. 그러나 전수식은 의외로 유명인사였다. 이건 여담이지만 내가 아는 술집들 중에 전수식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마도 그런 곳이 정치 뒷담화가 많이 이루어지는 장소란 특성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주변에도 전수식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내가 전수식이란 인물을 알게 된 것은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그는 블로그를 아주 잘 이용하는 정치인 중의 한사람이다. 아마도 경남에선 그만큼 블로그를 잘 활용하는 정치인은 드물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가 이번에 통합창원시장 후보로 나왔다. 그는 한나라당 시장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중도에 포기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결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선을 한다고 했지만, 그건 경선이 아니다. 미리 한 사람을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경선이란 절차만 치르는 거다. 현직 시장이 인지도나 모든 면에서 유리한데 그런 식으로 여론조사를 해서 결정한다는 게 말이 되나." 경선의 방식에 관한 문제는 한나라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실 내 관점으로도 여론조사를 경선의 방법으로 채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의 후보는 당원이 뽑는 게 상식이다. 한나라당이 시장 후보를 뽑기 위한 당원대회를 어떻게 조직할 수 있을지는 나로서도 알 수는 없다. 다만 여론조사에 관해서 한마디 더 하자면, 여론조사란 것이 정확하고 공정하게 여론을 조사하는 목적보다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조사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내 경험이었다. 실제로 나도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벌써 세 번의 여론조사에 응했다. 

아무튼 그는 공천을 합리화하기 위한 경선을 연 한나라당에 매우 반감을 갖고 있는 듯했다. "그럼 혹시 당선된 뒤에라도 다시 한나라당에 복당할 생각이 없으십니까?" "글쎄, 다시 가는 일은 없을 거요."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편하게 가려는 잘못된 생각이 내게도 사실 있었지." 편하게 가려는 생각? 그게 무엇일까?


솔직한 토로, "편하게 가려는 마음도 있었지"

이미 독자들은 다 아시겠지만, 그것은 한나라당 말뚝만 박아도 당선된다는 이 지역 정서 탓을 말하는 것이다. "영남의 특성이 있잖아요. 공천만 받으면 시장이 될 수 있겠다, 그런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게지." 그는 이어 공천심사위가 제시한 공천지침의 첫 번째가 도덕성이고 그 다음이 지역신뢰도, 기여도, 본선경쟁력 순이었는데 거꾸로 제일 끝에 있는 본선경쟁력이 제일 기준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본선경쟁력이란 것도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공정하냐 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공천심사위가 이미 누구 한사람을 찍어놓고 공천심사를 했다는 것인데, 이럴 거라면 공천심사위는 왜 필요하냐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이때 인터뷰에 참석한 한 블로거가 이렇게 질문했다. "그럼 정당공천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 폐지하는데 동의하느냐?" 

"사실 시장은 살림을 사는 사람인데, 정당공천제와 상관 없죠."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가 필요한가 만가의 문제는 오늘의 논점이 아니므로 이만 하기로 한다. 그러나 일단 전수식 후보는 정당공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 폐단도 이번에 상당히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로 좌중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나는 '쇼'하는 걸 제일 싫어한다. 떨어져도 쇼는 안하겠다." 이 말은 창원시의 자전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듣다 나온 말이었는데 그는 행정이 지나치게 쇼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전거 도시요? 6년이 지났는데 교통부담율이 얼마나 되죠? 사실 자전거 도시라면 상주를 말해야죠. 거긴 내륙 분지란 장점이 있고, 물론 창원도 분지죠. 그러나 내가 보기에 너무 쇼에 치중한 행정이었어요." 

그리고 이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라면 요란하지 않게 꾸준히 정책을 추진하겠어요. 환경수도 창원이라고 하는데 배출가스가 환경기준에 맞나, 이런 거죠. 어쨌든 나는 쇼는 절대 안합니다. 떨어지더라도 쇼는 안 합니다." 쇼? 참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는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25년 동안 공직에 몸 담아온 사람이다.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더 그랬다. 그는 행정 내부를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다.

행정이 쇼가 되면 안 돼

로봇랜드 사업, 임시청사, 구청 설치에 관한 문제, 대동제 등 실무에 관한 많은 의견들이 있었지만, 그건 다음으로 미루기로 한다. 로봇랜드 사업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문성현 후보와 입장차가 뚜렷했다. 이 부분에 대해 박완수 후보의 입장도 듣고 세 후보의 견해를 비교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다. 박완수 후보가 합동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 때문이다.
 

전수식 후보는 질문에 간결하게 답하면서도 자기 할 말은 다 했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2시간이 결코 모자라지 않았다. 아주 효율적인 인물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갑영 경남도지사 후보 인터뷰기에 "매우 솔직한 게 마음에 든다"고 썼었지만, 전수식 후보도 매우 솔직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기 입으로 쇼는 절대 안하겠다고 했으니 그 솔직함이 믿을 만한 것이리란 생각이 들었다.

수정만 주민들이 찾아오면 현 시장처럼 경찰 풀어 막고 안 만나고 그럴 것이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하게 주민들과 터놓고 대화하면 안 풀릴 것이 없다. 왜 대화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나라면 피하지 않겠다. 막지도 않겠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풀 자신이 있다." 그는 쇼는 절대 안한다고 했으니 이 말도 믿기로 한다. 그러나 대체로 사람들은 시장이 되고 나면 달라진다.

황 시장도 그랬을 것이다. "나는 누구라도 만날 것이다. 시장실은 언제든 열려 있다." 그래서 더욱 "떨어지더라도 쇼는 절대 안 하겠다"는 그의 말에 큰 기대를 걸어 본다. "쇼 하는 게 제일 싫다!" 이 하나의 말을 듣는 것으로도 매우 유익한 인터뷰였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문성현 통합창원시장 후보 인터뷰,
"수정만 문제는 직접 조사해서 사과할 건 사과하고 풀 건 풀겠다"


문성현 통합창원시장 후보 인터뷰를 하기로 한 날 야권단일후보로 문성현 후보가 정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기 위해서 민주당 허성무 후보와 국참당 민호영 후보의 양보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국참당 민호영 후보는 애초부터 양보를 전제로 한 출마였을지 몰라도 민주당 허성무 후보에겐 뼈아픈 결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구르다님 블로그에서 인용


야권단일후보 결정, 도원결의?

그들 세 사람이 모처에 모여 술을 나누어 마시며 소위 도원결의라 할 만한 의형제를 맺었다는 이야기도 다른 블로거들의 기사를 통해서 읽었지만, 과연 생물이라 불리는 정치판에서 그런 미담이 가능할 것인가. 그러나 반MB연대를 지상과제로 생각하고 있는 측에서 보면 미담이기에 부족함이 없는 흐뭇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날 인터뷰도 사뭇 들뜬 분위기였다.

사실 누가 누구를 이기기 위해 벌이는 합종연횡에 대해 나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렇게 설령 이겼다 하더라도 그게 어떤 의미를 갖겠는가, 정책연대란 전제가 없는 이해타산, 당선가능성 같은 것을 염두에 둔 단일화가 진정한 단일화일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가 후보단일화에 별 관심이 없는 내게도 들었던 것은 의형제 결의가 도원결의라고까지 칭송 받는 분위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이날 분위기는 호의적이었다. 블로거 인터뷰를 주최한 백인닷컴 대표 김주완 기자는 우선 민노당 대표직을 떠난 이후 무엇을 하며 살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민노당 대표로 있을 때, 대선이 있었고(아마 이는 예상 못한 대선참패를 말하는 듯), 민노당이 분화되는(굳이 분열이란 표현보다 분화란 표현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아픔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문성현 후보는 시골로 내려갔다고 했다. 후배의 소개로 거창에 땅을 사서 직접 포크레인을 운전해 밭을 일구고 추자나무를 심었다. 농사꾼이 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시 돌아왔다. "후배들이 다시 저를 찾아왔어요. 창원시장 선거가 내년에 있는데, 후보단일화가 될 거고 그러면 당선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결국 후배들의 간곡한 설득에 그는 통합창원시장 후보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야권단일후보가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당선가능성이다. 마침 이 인터뷰가 열릴 즈음 한나라당도 후보가 결정되었다. 박완수 창원시장, 황철곤 마산시장이 경선결과에 불복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웬일인지 그는 순순히 승복하고 마산시장으로 업무복귀하고 말았다.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의 행보가 주요한 변수로 남았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인가.

수정만 문제에 대한 대책은? "누가 했든 경위를 조사해서 사과할 건 사과하고 풀 건 풀겠다"

아마 그렇게 된다면 문성현 후보로선 가장 좋은 선거구도가 형성되는 셈이다. 선거의 승패는 구도가 반이라고 하지 않던가. 아무튼 이날 문성현 후보의 표정은 몹시 밝았다. 아직 모든 선거 구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해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상기된 표정에 그려져 있었다. 작년 12월, 출마를 결심하고 밤길에 내려왔다는 그의 표정은 밝은 아침햇살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이렇게 밝지는 않았다.

사진= 백인닷컴 김주완 기자


참석한 8명의 블로거들에게 공정한 질문의 기회가 주어져야 했으므로 내게 주어진 시간은 제한적이었다. 나의 질문은 역시 내가 살고 있는 마산의 현안, 수정만 매립지에 STX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섬으로 인해 일어난 갈등에 관한 것이었다. "마산시가 애초에 방파제라고 했다가, 주택지라고 했던 수정만 매립지에 결국 STX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선다. 갈등이 첨예하다. 해법이 있나?"

"주민 집회 때 몇 번 참석하기도 했다. 지금은 공공부지 24억 그 부분만 걸려 있는데 내가 시장이 되면 그동안 누가 했든 경위를 조사하여 시가 속인 게 있다면 내가 대신 사과하겠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공공부지 24억 부분만 걸려 있다는 상황인식도 나와는 다르다. 그러나 아무튼 그는 황철곤 마산시장과는 확실히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직접 사과하겠다." 주민들이 시장을 만나러 가면 시청을 경찰병력으로 둘러치는 게 지금껏 시장들이 해온 행태였다. 그러므로 직접 사과하겠다는 이 약속은 "나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내친 김에 "만약 시장이 된다면 제일 먼저 수정만 주민들이 시장실을 점거하겠다고 달려들 텐데 그땐 어떻게 할 건가?" 하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내게 주어진 시간적 제약 때문이기도 했고, 1인당 하나씩만 질문 하라는 주최 측의 권고도 있었으므로 고구마 줄기 캐듯 그렇게 질문을 늘어놓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의 대강을 통해 느낀 감으로 답변을 대신한다면 이러지 않았을까? "그럼 그분들과 함께 집무를 보면서 의견을 교한하고 해법을 찾으면 되지 않겠어요? 나는 절대 전임 시장들처럼 주민들과의 대화를 거부하거나 하진 않겠습니다."

문성현 후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당장 노동운동가다. 그는 서울상대를 졸업한 재원이면서 노동운동에 뛰어들어 노조 대의원, 사무장, 위원장을 거쳐 금속노조 위원장까지 역임한 보기 드문 인물이다. 오늘의 그가 있게 해준 동양기계(통일중공업, 현S&T중공업)에서 그는 진보신당 도의원 후보로 나선 여영국 후보와 나란히 줄을 서서 기계를 돌렸다.

로봇랜드 사업은 마산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좋은 아이템

그러므로 "나는 노동해방 세상을 꿈꾸었다. 그래서 아이도 낳지 않을 생각이었다. 노동운동에 이 한몸 바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뒤늦게 아이를 얻었다. 그것도 대를 이어 노동해방 세상을 이루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40 넘어 아이를 갖는다는 게 무척 힘들었다", 라고 고백하는 그의 모습은 매우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진심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보다 이날 인터뷰를 통해 나를 기쁘게 한 답변은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그는 마산시가 한 일들 중에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아주 나쁜 결과들을 가져왔지만, 오직 하나 로봇랜드 사업만큼은 대단히 훌륭한 치적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기, 전자, 기계와 결합된 게 로봇이다.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키워야 할 산업이다. 이거 하나만 잘 잡으면 마산이 평생 먹고 살 거 마련할 수 있다."

매우 훌륭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기뻤던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노동운동가였던, 아주 경직된 투쟁가의 모습으로만 각인되어 있던 그의 모습에서 이토록 유연한, 한나라당 출신 시장의 치적을 칭찬할 줄도 아는 유연함이 반가웠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반가웠던 것은 그가 블로그에도 관심이 깊을 뿐 아니라 트위터를 직접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우리가 인터뷰를 하고 있는 그 시간에도 트위터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고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자랑했다. 아마도 이날 인터뷰에 참석한 블로거들에겐 가장 인상 깊은 모습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태도에서 동류의식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걸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건 내가 살아오면서 터득한 일종의 진리 같은 것이다.

사진= 백인닷컴 김주완 기자


그런 점에서 이날 블로거 인터뷰는 문성현 후보 스스로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해도 크게 무리는 없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성현 후보가 들려준 공약들 중에 하나 "창원을 소셜네트워크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았다. 로봇랜드에 대한 그의 계획도 마찬가지. 만약 블로그가 뭔지도 모르고 스마트폰을 사용할 줄도 모르는 후보가 그런 주장을 했다면?

웃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성현 후보의 공약은 결코 빌 공자 공약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만큼은 확실하게 가질 수 있었던 인터뷰였다. 마지막에 한 블로거(크리스탈)로부터 이런 질문이 나왔다. "주량이 얼마세요?" 하하, 문성현 후보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나는 웃음이 나왔다. 어떤 대답이 나올까?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요즘은 예전처럼 많이 못 마신다. 소주 두 병 이상 안 마시려 애쓴다. 아내도 술을 끊든지 정치를 끊든지 하라고 야단을 친다." 

문 후보는 문전투란 별명이 붙은 노동운동가이면서도 매우 격의 없이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질문을 하신 블로거는 이 답변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아, 요즘은 술을 많이 안 드시는구나." 이렇게? 혹은 "요즘도 술을 엄청 많이 드시네요." 이렇게? 아무튼, 나는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많이 먹어 실수하는 사람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술을 먹지 않는 사람은 대체로 이기적이라는 게 또한 내 인생경험으로 체득한 개똥철학이다.

그런 점에서 문 후보는 꽤 괜찮은 사람이다. 아니 별 쓸데없는 얘기를 다 한다고? 하긴 이렇게 말 하면 술 안 먹는 후보는 매우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해들 하시라. 내 재주가 빈약하여 하도 인터뷰 후기가 무미건조한지라, 재미로 마지막을 칠한 것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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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