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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이런저런이야기

4대강에 이은 MB의 원대한 포부

이명박은 참 대단한 인물입니다. 국민들이 그렇게 싫어한다는데도 굳이 고집을 꺾지 않고 밀어붙이는 걸 보면 그는 불도저가 확실합니다. 그의 대운하에 대한 집착은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무리 4대강 살리기로 이름을 바꾸고 대운하가 아니라 정비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요?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 되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그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혹시 그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 불도저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불도저에겐 사람의 마음이 있을 리 없으니까요.


오늘 돌발영상이란 걸 보았습니다. YTN 뉴스가 만든 영상인데요, 주인공은 이명박입니다. 역시 그는 의연했습니다. 농촌에 봉사인지 시찰인지 갔다가 지역 주민들에게 반말 짓거리 하는 돌발영상을 본 네티즌들에게 된통 혼난 지가 엊그제지만 그는 신조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역시 반말입니다. 7월 14일, 중앙재난대책본부를 찾은 그가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한 번 더 안 와도 될 정도로 잘해 줘." 줄 서서 악수하는 공무원들이 무슨 애들입니까? 중앙재난대책본부 공무원들이 평소에 대통령과 그렇게 친분이 두터웠던가요? 그래서 아무 허물이 없는 사이처럼 그렇게 반말을 툭툭 던질 수 있는 거라고 말씀하고 싶으십니까? 아니면 부하직원이어서요?

이명박은 도대체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사람입니다. 그는 자기가 아직도 회장님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자기는 지금 임금님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중앙재난대책본부는 회장님인지 임금님인지 모를 이명박 앞에 서서 지시봉을 들고 브리핑을 합니다.

제목은 "장마대비, 대통령님 지시사항에 대한 조치"로군요. 브리핑을 듣던 이명박이 말합니다. "그 복구할 때 영구적 대책을 세워가지고 해야지. 그냥 피해 입은 그걸 놓고 단순한 복구만 하고 해버리면…" 여기까지는 참 좋습니다. 맞습니다. 단순한 복구로서는 장마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옳은 지적입니다.

이명박이 국민들이나 공무원들에게 반말 짓거리를 함부로 해대는 몹쓸 위인이긴 해도 옳은 말은 옳다고 해야 합니다. 그러나 역시 이명박은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그의 엽기 수준은 프랑스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능가합니다. 마리가 말했다지요. 빵이 없어 배고픔에 떠는 국민들이 많다는 소리를 듣고 시종에게 이렇게 말입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게 아니에요?" 마리로서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무지한 백성들이…. 

이명박이 계속해서 말합니다. "아주 산간벽지에 흩어져 있는 집들 한 채, 두 채 이렇게, 그런 곳 또 (물난리)피해를 입으면 그때야 전부 또…  전부 무슨 마을회관에 모아 가지고 있다가 또 돌려보내고, 집 수리해주고… 그래서 나는 그런 식으로 할 게 아니고… 피해가 나는 외딴 마을은 (주민들을) 한 곳에 모아서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강원도나 외딴… 이런데 흩어져서 사는 사람들은 안전한 지역에 이래 마을을 만들어가지고 모여 살도록 만들면 아이들 학교 다니는 것도 좋고… 강원도니까 가까운데 좀 이렇게 터를 닦아서 (아파트를 짓고) 모여 살면 얼마든지 거 정부가 행정적 서비스하는 것도 편리해지고…" 이명박의 이런 구상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두 달 전 모내기 행사 때도 이명박은 농촌 주민들 앞에서 똑같은 구상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 대신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농사만 바라보고 살려니까…" 어려운 농촌 현실을 듣고 난 이명박이 예의 그 구상이란 것을 내놓습니다. "정부가 생각하는 게 뭐냐… 저 깊은 시골 가면 집이 뜸뜸 떨어져 있거든 이렇게…"

"그걸 모아가지고, 아파트같이 모아서 살고, 모여서 살면 거기 학교도 세우는데, 농촌에 어떤 학교를 세우느냐, 기숙사 학교를 세우는 거야, 애들 전부 기숙사에 넣겠다 이거야. 그럼 성적이 굉장히 올라가요. 딴 생각을 안 하잖아요. 시골에서 공부해도 어디든지 좋은 대학 갈 수 있고 이렇게 되니까…"

이명박은 한발 더 나아가 이런 근본적 대책을 세우는데 돈도 많이 안 든다며 더욱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런 걸 좀 염두에 두고… 이게 행정자치부 소관이죠?" 그러자 옆에 있던 행정안전부 장관이 얼른 정정해줍니다. "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 소관이야? 예, 그렇게 해서 좀 기본적인 대책을…."

이런, 자기가 행정자치부를 행정안전부로 바꿔놓고선 아직 이름도 헛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문제는 그냥 넘어갑시다. 문제는 이명박이 불도저란 사실입니다. 그는 한 번 마음먹으면 반드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건설족 출신입니다. 우리는 그가 대통령 자리에 있는 한 반드시 4대강을 갈아엎어 수로로 만들고야 말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걱정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똑같은 구상을 이렇게 농촌과 산골을 오가며 반복적으로 하는 걸 보면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다 산골과 농촌에서 한가롭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끌어 모아 아파트를 짓고 거기에서 살라고 강요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래도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명박에 비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그녀는 단지 백성들이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것 아니냐는 생각만 했을 뿐이지 다른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건설족 출신인 이명박은 다릅니다. 그는 불도저란 닉네임이 말하듯이 생각하면 대책 없이 밀어붙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이제 그만 아무 것도 하지 마세요. 당신 머릿속이 얼마나 텅텅 비었는지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 더 이상 무얼 보여주려고 노력하지 마세요. 이 정도로 나라를 망쳐놓았으면 충분하지 않나요? 이제 그만 청와대에 가만히 앉아 편안하게 쉬세요. 그러다 때가 되면 조용히 물러가시는 게 국민을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봉사랍니다.       파비

이명박의 황당 돌발영상을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 주소를 누르시면 됩니다. ↓ 
http://tvnews.media.daum.net/cp/YTN/popup/view.html?cateid=1020&newsid=20090715151505760&p=yt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