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두 명에 남자 한명. 마산회원구에 출마한 야권후보들의 구성입니다. 3월 6일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오후 2시부터 열기로 했던 블로거 합동인터뷰는 10분 정도가 지나서 시작됐습니다. 통합진보당 박선희 후보가 늦는다는 연락이 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박 후보는 인터뷰가 시작된 후에야 도착했는데 기자회견을 하고 오는 길이라 했습니다. 다른 두 후보에 비해 늦게 출발한 만큼 매우 바쁘게 뛰어다니는 듯이 보였습니다. 기자회견 내용은 “송정문 후보에게 선단일화부터 하자!”는 제안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 송정문 후보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아직 분명해보이지 않습니다. 송 후보와 진보신당 측은 통합진보당이 민주당에는 4분지 1의 지분을 요구하는 단일화안을 내면서 진보신당이 제안한 경남지역 8분지 1 할당요구에는 들은 체도 않는다고 비판합니다.

왼쪽부터 민주통합당 하귀남, 통합진보당 박선희, 진보신당 송정문 후보

송 후보는 나아가 진정성 있는 단일화는 “상호존중과 배려가 선행되어야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여성이나 장애인 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 정치세력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는 묻지 마 단일화는 단일화가 아니라 상대 죽이기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송 후보는 “2008년 18대 총선에 출마해 0%부터 시작해 막판에 14%의 득표를 얻었다. 하귀남 후보는 이번이 세 번째고 지명도도 앞서지만 불과 5%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이 야권단일후보로 가장 적합한 후보임을 내세웠습니다.

또 송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과 가장 대척점에서 싸워온 것이 바로 자신임을 내세우며 “그는 ‘사’자 돌림이고 나는 비정규직, 그는 부자고 나는 서민”이라는 식으로 차이를 부각시키며 복지예산을 삭감시킨 반복지세력 안홍준에 싸워온 이력을 강조했습니다.

민주통합당 하귀남 후보는 송 후보가 “진보신당과 통합진보당이 선단일화 해서 하귀남 후보와 대결하면 이거 불공정경쟁 아니겠나, 하 후보가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다”라고 운을 떼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전승으로 올라가는 건데 내가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습니다.

하 후보는 매우 선량한 인상을 가진 후보였습니다. 그는 “마산은 나를 키워준 아버지요 어머니다. 마산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빼앗긴 마산에도 봄은 오는가!’ 구호처럼 민주성지 마산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는 야권단일화가 반드시 성사돼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민주주의를 말살한 한나라당 심판을 말씀하시는데 민주당도 30%가 100%를 대변할 수도 있는 반민주적인 현행 선거제도를 고치기보다는 한나라당과 야합해 이를 온존시키는 반민주적 행태를 자행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해 비교적 솔직한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대체적인 블로거들의 평을 들어보면 민주통합당 하귀남 후보와 진보신당 송정문 후보가 준비가 잘 돼있고 답변이 비교적 성실하고 내용이 있었던 반면에 통합진보당 박선희 후보는 준비가 부족하고 답변 내용을 잘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특히 송정문 후보가 가장 논리적이고 말도 아주 잘하더라는 평에 대해선 “그 사람 (아구할매)작가 출신이라서 그럴 것”이라는 후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선희 후보가 계속해서 현직 시의원인 송순호, 문순규 의원이 선대본에 함께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을 봤을 때 선단일화에서 자신이 조직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됐습니다.

지난 3월 3일 열린 거제지역 야권후보 합동인터뷰보다는 충실한 인터뷰였다, 후보들도 대체로 자기주장을 제대로 했다는 평들이었지만 제 생각은 세 후보 모두 답변이 중언부언하며 지루했고 긴 내용을 압축해 임팩트하게 전달하는 능력들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불만이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나고 보면 무슨 얘기였는지 정리가 잘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중앙정치 무대에서 지역민을 대변해 나라살림을 살려면 복잡한 내용을 정리하고 요약하고 압축해서 터뜨리는 폭발력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 생각일 뿐입니다. 아무튼 이날 핵심적인 주제의 하나였던 야권단일화는 상당히 어렵지 않겠느냐는 판단들이 많았습니다. 세 후보가 생각하는 야권단일화의 상이나 방향, 방법에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송정문 후보는 “민주통합당이 올 연말을 지나면 여당이 될 가능성이 많은데 그럼 다음 선거에서는 새누리당과 야권단일화를 해야되느냐”고 말해 야권단일화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단일화할 수밖에 없는 대의에는 인정하고 동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야권단일화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차선책으로 당장은 할 수밖에 없지만 길게 보아서는 비틀어지고 비정상적인 정치행위로써 혁파의 대상이며 이를 위해 선거제도가 개혁돼야 한다는 점에 세 후보가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귀남 후보는 “내가 국회의원이 되면 앞장서서 이런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고치겠다”는 의지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반민주적 선거제도가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하지 못하고 왜곡시킬 뿐 아니라 결국 한미FTA, 비정규직 양산, 4대강사업의 주범이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하 후보의 민주당에 대한 반성과 성토는 매우 의미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야권단일화였습니다.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누구든 새누리당 후보에게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분명하고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야권후보단일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대답은 ‘잘 모르겠음’입니다.

세 후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처지가 다 다르다는 걸 보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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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휠체어소녀, 국회에 도전장을 내다 에 이어 송정문 씨의 이야기 두 번째입니다. 그녀는 세살 때 입은 장애로 인해 학교에 갈 수 없었습니다. 남들 다 가는 학교에 갈 수 없다고 하니 가고 싶은 욕망이 더 절절했고 그 이상으로 절망했습니다. 생명을 내어던질 마음까지 먹었고 실행에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마침내 그렇게도 바라던 학교에 갔습니다. 마산대학에 진학해 안경공학과도 나왔고 방송대학에서 교육학도 전공했으며 경남대학교 대학원도 졸업했습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는 장애인 이동편익시설을 설치하라며 경남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이겼던 사실은 우리 지역사회에 유명한 일화입니다.

송정문 씨는 다시금 국회의원 선거(마산을)에 도전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교육받을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은 가난하다는 것도, 장애가 있다는 것도, 여자라는 것도, 나이가 많다는 것도 문제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면, 저와 같은 경험 또한 대물림되지는 않겠지요.”


삶이야기2. 교에 가고 싶다.

<글쓴이 : 송정문>

▲ 경남보건신문에 출마 인터뷰하고 있는 진보신당 마산을 송정문 후보

“엄마, 난 왜 학교에 못가?”

어린 시절 저의 철없던 질문에 한숨을 쉬시던 엄마였지만, 동네 친구들이 소풍을 가던 날, 엄마는 저에게도 김밥을 싸주셨습니다. 친구들이 졸업하던 날, 몇몇 친척들은 선물을 사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 내게 ‘학교 가고 싶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마치 제게 해선 안될, 금지된 질문처럼 말이죠.

고민을 털어놓던 친구에게 화를 내버린 그 날. 저는 깊은 절망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꿈도 선택할 수 없는 사람... 미래가 없는 사람이 나라면, 왜 살아야 할까.
먹고 살기 위한 고민이 삶 자체에 대한 고민으로 번져가면서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져만 갔습니다.

자살시도.
결국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른 후에야 비로소 금지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용기가 생겼습니다.
‘산다면 뭘 하고 싶어?’라고.
“산다면? 책가방 들고 학교를 다녀보고 싶어...”
‘그럼 해봐. 까짓 거 죽기밖에 더하겠어. 좋아. 앞으론 남들이 못할거라고 말해도,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시도라도 해보자.’

그래요. 죽음의 문턱 앞에서 제게도 하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것.
아버지는 늘 제게 목표를 가지면 그만큼 상처를 받게 될 거고, 저로 인해 가족이 모두 슬퍼질 거라고 했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학시험 준비하겠다는 말을 내뱉은 순간부터, 정말 아버지의 말대로 되어갔습니다.
엄마의 한숨은 더해갔고, 아버지와는 밥상을 마주앉는 것조차 불편해졌습니다.
주위사람들조차 대학에서 절 받아주지 않을 거라고, 상처받을 지도 모른다며 조심스레 포기할 것을 권했습니다.

“너 같은 장애인이 대학을 가서 뭐 할거냐”

“니 동생 하나 대학보내는 것도 뼈빠진다.”
“취업도 안될건데 왜 헛고생을 할 거냐.”

사실 그랬죠. 나 스스로도 대학 나와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고, 학비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지도, 학교에서 절 받아줄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전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도 제 인생에 책임이란 걸 져보고 싶었습니다.
이 방법이 안되면, 저 방법을. 저 방법도 안되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서라도 말이죠.
그동안 금지되었던 소망이 제 속에서 꿈틀대던 날. 모든 것이 변해갔습니다.

제가 갈 길이 아니라구요?
그럼 제가 갈 길을 만들어야 겠지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경남도민일보와 갱상도블로그가 주최한 창원을 진보후보 합동인터뷰, 지금까지 치러진 블로그인터뷰 중에서 가장 치열하고 뜨거운 인터뷰였다. 본격적으로 손석형-김창근-박훈 후보에 대해 따져보기 전에 오늘은 우선 세 후보에 대한 인상부터 살펴보기로 하겠다.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는 노회한 정치인다운 인상을 보였다. 그는 2008년 보궐선거를 통해 도의원이 됐고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4년의 도의원 경험은 그에겐  중요한 자산이다. 그는 민노당과 진보신당, 민주당, 국참당이 모여 만든 이른바 교섭단체라 할 민주개혁연대의 공동대표를 진보신당의 김해연 의원과 함께 맡고 있기도 하다.  

▲ 왼쪽부터 손석형, 김창근, 박훈 후보. 사진=실비단안개

하지만 그는 과연 통합진보당 소속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과도한 정치꾼 냄새가 났다. 합동인터뷰 도중에 박훈 후보는 손석형 후보에게 “마당 쓸고 경조사 챙기는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일갈했는데 이는 손 후보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들렸다.

그런 점에서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는 손석형 후보와 확연히 대비되는 인상이었다. 손 후보의 노회함에 비해 김창근 후보는 원칙주의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중학교 1학년 중퇴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세 후보 중 가장 충실하고 알찬 답변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몇몇 블로거들은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답변을 정리하는 능력에서 김 후보가 가장 탁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너무 원칙만 내세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집스러웠다. 정치를 하려면 일단 유권자의 눈높이를 잘 알아야 한다.

1등만 당선되는 현재의 선거제도 아래에서는 이념이나 노선, 정책도 중요하지만 당대의 유권자들이 가진 기호를 잘 파고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1등으로 당선되지 않고서야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다. 그래서 단일화라는 굴절된 정치행위가 발생하는 것이다.

무소속 박훈 후보는 어땠을까? 그는 돈키호테였다. 좌충우돌하는 그는 딱딱해질 수 있는 인터뷰 분위기에 웃음을 실어주었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의 공중부양과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걸 보여주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여러 블로거들은 “석궁 국회의원 보려면 박훈 후보를 밀어야겠다”고 말하면서도 “박 후보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뭔가 창원을 선거구의 진보후보 구도에 불만이 있어 나온 거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손석형 후보의 도의원 중도사퇴 문제와 진보후보발굴위원회의 사실상 해체가 원인이 아니겠냐”는 지적도 있었다.

한 블로거는 “저분이 국회의원 되면 (나라) 말아먹을 것 같다”는 다소 격한 반응도 보였다. 그러나 진정성에 있어서는 역시 손석형 후보와 확실히 대비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내가 받은 인상을 정리하고 마치기로 하자.

손석형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정치꾼 냄새가 났다. 김창근 후보는 말에 논리가 있고 설득력이 있었지만 과도하게 이념에 집착해 비대중적이고 현실정치에 대한 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훈 후보는? 대책 없는 돈키호테. 그는 현역 변호사답지 않게 투쟁 말고는 아는 게 없는 것처럼 보였다. 노동자들이 자신을 위한 법을 만들기 위해선 강력한 힘을 가져야 하고 그건 투쟁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그의 말은 옳지만 그것이 모두가 아니다.

강기갑의 공중부양이나 김선동의 국회 최루탄 투척이 한순간 카타르시스를 선물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진보진영에 부정적 인상만 남길 뿐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나는 어떤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차원에서 박훈 후보의 ‘업그레이드 폭력’에 반대한다.

▲ 블로그 합동인터뷰 모습. 사진=경남도민일보 김구연 기자

그리하여 결국 손석형 후보와 김창근 후보의 대결로 압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손석형 후보가 통합진보당 후보로 뽑혔으므로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과연 그럴까?

통합진보당은 민노당-국참당-진보신당 탈당파의 3자 통합으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했지만 지지율은 고작 3%를 오르내리면서 오히려 민노당 시절보다 더 못하게 나오고 있다. 게다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도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창원의 노동진영은 51:49로 반분돼 있다.

도의원 중도사퇴 문제도 손석형 후보에겐 아킬레스건이다. 민노당의 통합진보당으로의 변신은 강성노조가 많은 창원에서 도리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출신인 손 후보에 비해 전국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이란 김 후보의 경력도 부담스럽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지난 24일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블로거합동인터뷰가 있었습니다. 100인닷컴과 경남블로그공동체가 주최한 행사였습니다. “김정길 장관?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도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분명 아주 젊은 사람입니다.

김 장관은 부산에서 두 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된 인물입니다. 그러나 1990년 1월 22일 전격 단행된, 이른바 보수대연합이라 불리는 3당 합당을 폭거라 칭하면서 당시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를 따라가길 거부한 인물입니다. 이때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정길과 뜻을 함께 했습니다.

▲ 부산민주공원 내 민주기념관 옥상 마루에서 블로거합동인터뷰 중인 모습 @사진. 블로그 '크리스탈' 운영자 크리스탈


3당 합당에 대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젊은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민주화세력으로 분류되던 김영삼과 통일민주당이 5공 군사독재세력인 민정당과 3공 군사독재세력의 잔당으로 평가되는 김종필의 공화당, 이렇게 3당이 합당해 하나가 된 것입니다.

이때부터 김정길과 노무현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계파정치, 보스정치가 한국정치를 주름잡던 시대인 만큼, 3당 합당에 의해 탄생한 민자당, 오늘날의 한나라당이 야당성향이 강하던 부산과 경남을 집어삼킨 것입니다. 이후에 김정길은 부산에서만 내리 다섯 번을 떨어졌습니다.

김정길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3당 합당에 반대해 끝까지 절개를 지키며 고군분투한 공을 인정받아 국민의 정부 초대 행자부 장관을 했고, 나중에는 정무수석비서관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역시 국민의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했지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친구의 의리로 김정길에게 여러 차례 원하는 자리가 있는지 물으며 기용할 뜻을 비쳤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때마다 “내가 친구이자 평생 동지인 노 대통령이 재임할 동안은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어떤 자리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런 그도 나중에 대한체육회 회장과 한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직을 역임했는데 그에 대해 “그건 선출직이어서 내가 나갔던 것”이라고 했지만, 과연 그런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확실한 것은 그의 말처럼 “철새처럼 한나라당에서 커서 민주당을 잡아먹은 손학규와는 분명 다른 인물”임은 분명했습니다.

제가 사실 김 전 장관에게 그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만, 워낙 질문과 답변이 길어 정해진 시간인 두 시간 반을 훨씬 넘어 세 시간을 향해 달리고 있었으므로 하지 못했는데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민주당 당원들의 당심은, 또 민심도 손학규가 1등일까요? 이상하잖습니까?”

사실 기억하시는 분은 하시겠지만 노무현 대통령도 손학규가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떨어져 민주당으로 들어와 대선 경선에 나서려하자 이렇게 말했다죠. “저 사람은 절대 안 된다!” 노무현은 너무나 생각과 행동이 분명해서 고건 전 총리에게도 “그 사람도 절대 안 돼!”라고 말해 섭섭하게 했었죠.

암튼^^ 이건 나중에 서면으로 다시 질문하면 본인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변해주기로 했으니까 그때를 기다리기로 하고요. 오늘 주제로 돌아가겠습니다. 운동 중에 가장 좋은 운동이 뭘까? 이건 김정길 전 장관이 인터뷰 끝나고 블로거들과 밥 먹으면서 한 소리입니다.

원래 이야기는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에 대한 김 장관의 지론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 두 번째가 운동을 많이 해야 된다는 것이었고, 세 번째가 소식한다는 것이었는데요. 두 번째, 운동 중에 제일 좋은 운동이 또 선거운동이라는 것입니다.

왜 그런가하니 첫째, 선거운동하면 많이 걸어야하니 자연스럽게 운동이 되니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없고, 둘째, 사람들을 만나면 찡그릴 수도 없고 마음에 있던 없던 웃어야 하므로 또 이보다 더 좋은 안면운동이 없다는 것이며, 셋째, 이때 악수를 하며 웃어야 하는데 악수가 또한 좋은 운동이라 가장 좋은 운동은 선거운동이다,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 "운동 중 가장 좋은 운동이 선거운동이에요." 자기 지론을 말하고 있는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김장관 오른편은 블로그 '장복산' 운영자 이춘모, 왼편은 블로그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세상보기' 운영자 김주완 @사진. 블로그 '발칙한 생각' 운영자 구르다(이종은)

듣는 느낌으로는, 평생을 각종 선거에 출마해 떨어지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삼아온 인생에 대한 한탄처럼 들리기도 했고, 이번에 큰 선거에 나가는데(대선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그에 대한 자기 다짐과 더불어 선거운동 열심히 해달라는 주위에 대한 부탁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김정길이 부산에서 내리 다섯 번을 떨어지며 고난의 행군을 한 것을 그의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김영삼과 통일민주당 다수 국회의원들이 노태우정권이 만들어놓은 3당 합당이란 그늘에 투항했기 때문이고, 부산시민들이 몽땅 자신들을 한나라당에 바쳤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든 고난의 역정을 걸어온 한 정치인이 자신을 향해 “선거운동이 운동 중에 제일 좋은 운동이야!” 하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그가 제시한 건강하게 사는 비결 첫 번째,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과 결부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긍정적으로, “그래, 선거운동 열심히 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어디 있을까!” 하면서 뛰어다닌다면 당락을 떠나 즐거운 선거운동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저는, 그래도 선거운동이 제일 좋은 운동이라는 데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선거 한번 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완전히 피폐해지고 만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김정길은 꽤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도 블로거 자격으로 이날 인터뷰에 참여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그동안 대선에 출마한 유력인사들을 거의 다 인터뷰해봤는데, 노무현, 이회창, 문국현, 손학규, 정동영, 김근태…, 그런데 노무현 이후에 이렇게 필이 좋은 괜찮은 사람 처음 본다. 인지도가 너무 낮은 게 흠이지만, 사람은 아주 마음에 든다.”

어쨌거나 저는 지지자도 아닌 입장에서 뭐라 말씀드리긴 뭣합니다만, 김정길 전 장관님의 운동이 정말 좋은 운동이 되기를, 가장 좋았던 운동이 되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바라마지않습니다, 이렇게 표현하고 보니 이거 고 김대중 대통령이 유세 때 말 마무리에 주로 잘 쓰시던 표현이군요.

이로써 한 가지는 확실해졌습니다. 저는 선거운동은 제대로 못해봤지만, 선거구경은 열심히 했다고 말입니다. 하하. 

Posted by 파비 정부권

서혜림의 이른바 회초리 연설이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요. 저는 글쎄요. 이런 류의 교과서적인 발언에도 감성적으로 감동할 수밖에 없는 정치현실에 불만을 표시한 바 있었지요. 물론 찬성도 있었고 반대도 있었지만, 저는 여전히 서혜림의 회초리 연설은 난센스였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방영된 대물에서는 더 놀랍고 코믹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지 뭡니까. 세상에 회초리 연설이 해당행위라고 민우당 지도부가 발칵 뒤집혔어요. 회초리 연설(사실은 연설도 아니고 TV토론회의 패널 발언이었죠)이 어떤 특정당을 지칭해서 비난하는 내용이었던가요?

 

그렇지 않죠. 물론 당지도부 눈치를 보며 소신을 굽히는 국회의원과 날치기 현장에 대한 연결 발언은 민우당을 향한 비판이란 해석도 가능한 면이 없잖아 있어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교과서적이며 도덕적인 내용들로 정치일반을 향한 회초리였죠.


회초리연설은 모든 정치인을 향한 도덕적 훈시

회초리 연설의 내용을 정리하면 대충 이런 것이에요.

1) 우리 정치 바꿔야 한다. 정치인들부터 몸을 낮추고 겸손해야 한다. 2) 당 지도부 눈치 보지 말고 소신정치 해야 한다. 3) 정치인들은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하지 않으며 오만불손하다. 이는 국민의 책임도 크다. 관심을 가져달라. 국민 여러분만이 희망이다. 회초리로 말 안 듣는 정치인들 때려달라 

긴 연설 내용을 짧게 요약하려니 좀 그렇긴 한데요. 대충 위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 보십시오. 어디를 봐서 민우당 지도부가 해당행위랍시고 서혜림을 불러 징계를 해야 되니 말아야 되니 난리 필 정도의 사안이 있습니까?

 

그러고 보니 난센스는 서혜림이 아니고 민우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 중에서도 오재봉 의원인가 하는 친구, 참 걸작입니다. 지가 무슨 민우당이라는 군대의 통제군번쯤 되는 걸로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될 정도에요.

 

서혜림 의원. 국회가 무슨 뽀로롱 놀이동산이야? 당신 정치생명도 이제 끝장이야. 당장 대표실로 따라와.”
 


국회가 무슨 애들 군대놀이 하는 곳인가

이거 뭐 정말 오재봉 의원이야말로 국회가 무슨 뽀로롱 놀이동산입니까? 아니면 애들 군대놀이 하는 곳이랍니까? 국회의원이 무슨 봉이에요? 군대 내무반 통제군번이 갓 입대한 이등병 윽박지르듯이 당장 따라와!”라니요. 이어지는 민우당 대표와 지도부의 발언은 더 걸작입니다.

(조 대표) 강의원 서혜림이 문제 일으키면 책임진다고 그랬지. 어떻게 책임질 거야?
(강 의원) 제명, 출당, 다 감수하겠습니다.
(조 대표) 감수하겠다구?
(강 의원) 하지만 서혜림 의원 어제 방송은 해당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 의원) 아니 방송에 나와서 정치인들 국민 존경한다는 거 새빨간 거짓말이네, 회초리를 쳐야 정신을 차리네 이렇게 떠들어댔는데 이게 해당행위가 아니라는 건가?
(강 의원)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는 겁니다. 서혜림은 버릴 카드가 아니라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할 조컵니다. 서 의원을 징계하신다면 민우당은 국민에게 버림받는 낡은 정치세력으로 전락할 겁니다.
(이때 오재봉 의원 서혜림을 데리고 들어오며) 해당분자 출두했습니다.
(서혜림) 어제 방송 경솔했던 거 인정합니다. 당에 누를 끼쳤다면 책임지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뭘 잘못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대목.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오재봉) 어랍쇼. 아직 잘 몰라? 당기위원회 갈 것도 없습니다. 당장 이 자리에서 제명하시죠.

당대표를 제왕으로 생각하는 오재봉 의원

 

하하, 이것 보십시오. 오재봉 의원님의 말씀 말입니다. 당기위원회 갈 것도 없습니다. 당장 이 자리에서 제명하시죠. 아니 조배호 민우당 대표가 무슨 김일성입니까? 조배호가 까라면 까는 게 민우당 국회의원들이 할 짓입니까? 이어지는 조배호 대표님의 훈시를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
조 대표) 서의원. 정치 초년병은 말이야, 종갓집 며느리하고 같은 거야.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고 싶은 말 있어도 참고,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소경 3년을 지난 후에 비로소 눈이 뜨이고 말문이 트이고 귀가 뚫리는 거지. 내 말 뜻 알겠나?

세상에 초선 국회의원은 종갓집 며느리하고 같답니다. 벙어리 3, 귀머거리 3, 소경 3년을 지나고 나야 비로소 눈이 뜨이고 말문이 트이고 귀가 뚫리는 거랍니다. 3 곱하기 3 해서 9년 동안 죽은 듯이 지내라는 까라면 까면서 지내라, 뭐 그런 말일까요?

(서혜림) 죄송합니다.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당연하죠
. 그걸 이해하면 이상한 국회의원이죠. 오재봉 같은 국회의원 아니고선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내용이죠. 국민이 국회의원을 뽑은 게 아니라 종갓집 며느리를 뽑아 국회로 보냈단 말입니까? 국회가 무슨 종갓집이었던가요? 그러나 조배호, 역시 능글맞은 정치 고단숩니다.



(
조 대표, 어이없어 멍한 표정을 짓다가) 하하하하하하, 거 솔직해서 좋구만. 서 의원. 당직 하나 맡아봐. 부대변인 어때?
(서혜림) ?
(조 대표) , 아나운서 전공도 살리고, 우리 민우당 클린정치도 알리고, 아이콘이 돼봐.

강태산의 대항마가 된 서혜림

조배호의 이해할 수 없는 이런 행동은 물론 강태산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죠. 견제구로 서혜림을 발탁한 겁니다. 똑똑하고 예리한 강태산도 조배호의 그런 심중을 모를 리 없지요. 대항마. 그는 조배호가 서혜림을 자기를 견제하기 위한 대항마로 내세웠단 사실을 꿰뚫고 있습니다.(강태산은 이를 역으로 이용할 계산이죠.)

 

(대표실을 나서며 강태산을 종종걸음으로 따라간 서혜림) 저 야단맞을 줄 알았는데 감투를 썼네요. 우리 대표님 생각보다 마음이 넓으신 거 같아요.

(강태산) 정치판에서 관용 같은 거 생각 말아요. 철저한 계산만 판치는 무자비한 정글입니다. 서 의원이 방송토론에 나간 거, 부대변인으로 전격 발탁된 거 다 조배호 대표의 계산서에 있습니다.

(서혜림, 맹한 표정을 지으며) 계산서요?

(강태산) 서혜림 의원의 눈물 한 방울이 국가재정법 강행처리로 곤두박질치던 당 지지율을 5% 끌어올렸습니다. 각계에서 폭발적인 성원을 보내고 있어요. 서혜림은 조배호 대표가 표방하는 클린정치의 아이콘이 된 겁니다.

(서혜림, 우습다는 듯 속삭이는 목소리로)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어요.

(강태산, 역시 웃으며) 차차 알게 될 겁니다.



아무튼 잘 모르기로는 저도 마찬가지지만 말이에요
. 무엇보다 조배호 대표님의 그 말씀이 아직도 아리송하면서도 뭔가 기분이 찜찜하네요. 소위 종갓집며느리론 말이죠. 국회의원은 종갓집 며느리와 같다? 이거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국민의 대표가 종갓집 며느리에 군대 졸병?

국민을 대리해서 국회에 나가 바른말을 하라고 보낸 국회의원이 3년은 벙어리요, 3년은 귀머거리, 마지막 3년을 더 소경으로 지내야 한다니 이거 참 기가 막히네요. 그런데 이거 말이죠. 이 말이 코믹드라마의 난센스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드네요.

 

실제 한국 정치판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은 아닐까, 의도적으로 구태정치를 반복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당과 정치인들을 비꼰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만약 그렇다면 오재봉이야말로 가장 사실적인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조배호 대표를 마치 김일성 수령님처럼 떠받들고 있는 오재봉 의원. 어찌 보면 박정희 시절의 차지철 같다는 생각도 들고, 전두환 시절의 장세동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리고 하나만 더요. 당기위원회도 안 열고 의원인 당원을 제명할 수 있나요?

 

오재봉 위원이 조 대표에게 그랬잖아요. “당기위원회 갈 것도 없습니다. 그냥 이 자리에서 제명하시죠.” 확실히 오재봉은 조배호를 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틀림없네요. 아니면 민우당을 무슨 군대로 착각하고 있거나. 민주적인 정당에서 당기위를 거치지 않고 대표의 명령으로 당원을 제명하는 게 가능한가요?

그리고 다선 의원과 초선 의원이 무슨 차이가 있죠? 이들은 다만 4년간 국민을 대리해 국회에 나가 의사결정에 참여할 뿐 어떤 서열도 있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요? 대물을 보면서 몹시도 불편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대물이 그리고 있는 난센스들이 대한민국 현실정치의 반영이라는 사실 때문이지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글쎄요. <대물>이 갈수록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네요. 이번 7회는 대물 아니라 소물도 못 되는 모습만 보여준 실망 그 자체였어요. 작가 교체에 이은 피디의 하차가 원인이었을까요?

 

그렇겠죠. 아무리 그렇지만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메가폰을 잡은 피디와 갑자기 선장이 된 피디가 차이가 없다면 그게 이상한 거죠. 만약 누가 피디가 되든 다른 점이 없다면 개나 소나 피디 해도 된다는 말씀이 되는데…, 이거 말이 지나쳤나요?

 

ABG닐슨미디어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주 28.3%였던 시청률이 25.5%로 떨어졌다고 하는군요. 3% 하락이면 상당히 큰 폭의 하락세라고 봐야죠. 아무튼 그거야 앞으로 또 잘하면 올라갈 수도 있는 거니까. 여론조사라는 게 또 그렇고 그런 거기도 하고 말이죠.



도덕선생 같은 교과서 연설에 웬 감동?

많은 네티즌들이
, 연예신문사들이 어제의 장면 중에서 서혜림의 연설을 가장 감동 깊었던 장면으로 꼽았는데요. 저는 이것도 글쎄요, 제가 이상한 걸까요? 저는 영 감동이 안 오더라고요. , 물론 저도 서혜림이 눈물을 글썽이며 연설을 하니까 눈물이 돌긴 했지요.

저도 사람인데 여자가 우는데 눈물이 안 돌 수 있나요? 그러나 그뿐이었어요. 대체 서혜림이 하고자 하는 얘기가 뭐야?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정치인들이 잘못하면 회초리를 들어달라고? 물론 모두 옳은 말이죠. 그러나 그건 서혜림이 아니라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이에요.

 

안 그런가요? 조배호든 강태산이든 토론회에 나온다면 그런 말 정도는 할 수 있지요. 아니 해야 하는 말이고 말고요. 아마 현실 정치인 중에 이명박 대통령,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또 이정희, 조승수, 그 누구라도 그 상황에선 그렇게 말했으리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나요? 그런데 그 백 번 지당하신 말씀을 두고 토론회 도중에 패널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하는 게 저로선 도무지 마땅치 않거든요. 드라마라 그렇다고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하죠. 그러나 한 번 생각해보자고요. 우선 서혜림의 연설(패널토론자가 연설?)을 뜯어보기로 하죠.

 

우리 정치 바꿔야 합니다. 정치인들부터 몸을 낮추고 겸허하게 반성해야 합니다.”

 

이 지당하신 말씀을 누가 반대할 수 있을까요? 다음….

 

당 지도부 눈치를 보며 개인 소신을 굽힐 수밖에 없고, 세대교체를 한다고 혈세로 지은 신성한 국회가 날치기 현장이 되는 비극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옳으신 말씀이죠. 대한민국 국회의원 중에 어떤 누구도 당 지도부 눈치 보며 자기 소신을 굽혔다고 말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당근 여기에 대해서도 어떤 안티도 있을 수 없지요.

 

감히 고백합니다. 우리 정치인들은 국민 여러분을 진심으로 존경하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섬기지 않고 오만불손한 데는 수수방관만 한 국민 여러분의 책임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나라의 주인이며 정치인을 키워주신 부모이십니다. 사랑의 회초리를 들어주세요. 이 나라 정치를 바로잡아주십시오.”

 

짝짝짝~ , 딱 여기까집니다그저 박수 한 번 정도 받으면 그만인 지극히 옳으신 말씀일 뿐입니다. 토론회에서 주어진 질문에 답은 안 하고 엉뚱하게 이런 연설 몇 마디 했다고 패널들이 일어나 박수치고, 온 국민이 감동 받아 눈물 흘렸다니 참으로 참담합니다. 이 정도에도 감동해야 되는 게 우리 정치의 현주소일까요?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에도 감동 받는 한국 정치의 비상식적인 현실의 반영?

세상에 나라 걱정 안 하는 정치인 보셨습니까
? 이명박 대통령도 자나깨나 나라 걱정일 것입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마찬가집니다. 오죽했으면 어제 나라를 위해 부자감세 철회하는 법안 만들겠다고 했다가 다시 오늘 부자감세 철회를 철회하는 해프닝까지 만들었겠습니까.

이거 너무 나가면 저도 어떻게 주체 못할 상황이 만들어질지도 모르니까 이 정도로 하고요. 아무튼 그렇잖아요. 서혜림의 그 감동적인 연설 중에 대체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 뭐가 있었을까요? 이 정도 말장난으로 시청자들이 감동받길 기대하고 시나리오를 짰다면 이건 정말 모독이죠.

 

이로써 제 의심은 거의 굳어지고 말았답니다. 결국 권력형 외압 때문에 애초 기획했던 시나리오가 결국 산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마 원래의 피디가 이 드라마를 계속했다면 이렇게 허약하고 순정적인 서혜림을 만들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정치권 세대교체를 논하는 토론회에 나와 이 따위 교과서 낭독하는 것 같은 연설 따위를 만드는 코미디를 연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저의 확고해진 생각이에요. 2부였던가요?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강태산이 그랬죠. “쥐새끼들이 판치는 들판에선 풍년이 들기를 기대할 수 없다.”

 

최소한 이런 정도는 아니라도 뭔가 사실적이고, 구체적이고, 가슴을 확 틔워주는 그런 대사가 필요했던 시점 아닌가요? 그런데 뭡니까. 겨우 교과서나 읊조리고 있는 서혜림. 거기에 무슨 큰 감동씩이나 받았다고 기립 박수치는 패널들과 국민들.

 

세상에 토론회 열다가 단체로 박수치는 장면은 또 처음 보겠네요. 이건 리얼리티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죠. 그 자리엔 상대당 패널도 앉아 있을 텐데. 노회찬이나 유시민이 아무리 촌철살인으로, 유창한 달변으로 감동을 줬다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TV토론회장에서 박수 쳐주는 거 보셨어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대물, 진정한 대물의 길 찾아야

뭔가 임팩트가 사라진 대물
, 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작가도 바뀌고, 피디마저 교체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죠. 그러나 아무리 그렇지만 미리 준비된 기획안이 있을 텐데 이렇게 심하게 일그러진다는 건 좀 거시기하네요.

 

더 불평하다간 제 속만 버릴 것 같아서 이만 해야겠어요. <대물>,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일까요? 초반에 보여준 임팩트가 너무 거창했던 것일까요? 실망이 너무 크네요. 오늘 밤 한 번 더 기대를 가져보기로 하겠지만, 늘 잘해야 된다는 법은 없으니까. 가끔 실망도 줄 수 있는 거죠.

 

당론을 따르지 않고 소신을 보여준 서혜림의 태도는 매우 훌륭한 것이었지만, 거기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은데요. 그럴 거면 탈당해서 다른 당 가든지 하라는 싸가지 오재봉 의원의 말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거든요. 서혜림의 소신이라는 게, 글쎄요, 어디서 나온 소신인지 그게 불투명하거든요.

 

단지, 여야간 이전투구가 싫어서? 국회의 정기행사처럼 돼버린 패싸움은 분명 지양돼야 하는 게 맞지만, 그러나 자칫 서혜림의 태도는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소지도 다분히 있거든요. 아니면, 서혜림이 너무 눈물만 짜는 통에 그 소신의 출처를 제가 제대로 파악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요.

하여간 이 부분은 기회가 된다면 따로 이야기를 한 번 풀어보기로 하죠
어쨌거나 오늘 밤에는 어젯밤처럼 실망만 안겨주는 <대물>이 아니었음 하는 바람 간절하네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어제 곤욕을 좀 치렀습니다. 마산 수정만 매립지 STX조선소 입주반대 주민농성장을 방문한 노 대표에게 주민들은 한시간이 넘도록 자리에 앉혀놓고 분을 풀어댔습니다.

"개새끼!"
"뺄개이 같은 새끼들!'
"김일성이보다 나쁜놈!"

천주교 마산교구청 마당에서 농성중인 수정만 STX 반대주민들. 바닥을 탕탕 치면서 울분을 토로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뺄개이 앞잡이들
그러나 그 욕들은 노 대표를 향한 것이 아니라 황철곤 마산시장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60, 70이 넘은 노인들은 황 시장과 한나라당을 향해 개새끼, 뺄개이 같은 새끼, 김일성이보다 나쁜놈 등 원색적인 욕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마루바닥을 탕탕 치며 원통함을 토해내는 그분들 앞에서 노 대표는 할말이 없었을 겁니다.

그 노인들의 눈으로 보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바로 뺄개이였던 것입니다. 실제로 한 노인네가 분기탱천한 목소리로 소리쳤습니다. "용산참사에 그놈들 하는 짓거리 봐라. 그기 사람들이 하는 짓이라고 보나. 이명박이 그기 뺄개이 아니면 누가 뺄개이란 말고? 그놈의 새끼들이 바로 뺄개이들이라."

오늘날의 마산은 바다를 매립하여 생긴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00년 전 창원부(창원군)의 자그마한 포구였던 마산은 3포개항 이후 급격하게 변했습니다. 일본인들이 들어와 정착하면서 바다를 매립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신마산이라고 부르는 지역이 바로 일본인들에게 할양되었던 땅입니다. 필자도 그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뿌려놓고 간 바다를 메우는 버릇은 해방 이후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다시 계속됐습니다. 원래는 바다였던 지금의 마산시청 자리는 1920년대까지만 해도 송림이 울창했던 유명한 월포해수욕장이었다고 합니다. 마산에서 가장 거대한 아파트 단지인 해운동은 두산건설이 매립했는데 고작 2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창원을 지나 마산만을 달리는 해안도로변의 건물들 중에는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건물들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신기하기도 합니다만, 그 안에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불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아스팔트 도로도 여름철 태양에 늘어진 엿가락처럼 휘어진 게 차를 달리다보면 마치 곡예를 하는 느낌입니다. 물론 최근에 새로 아스팔트를 깔았습니다만…

수녀님들이 농성장 벽에 붙여놓은 기도문인가보다. STX조선소가 들어오면 수정만은 사람이 살 수 없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 매립, 피해는 시민들만 
매립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입니다. 건설사들은 큰 돈을 벌어서 좋고 공무원들은 떡값이 생기니 좋은 일입니다. 물론 일선 공무원들은 해당 없는 이야기입니다. 어디까지나 시장과 고위공무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겠지요. 시민들도 물론 해당 없는 남의 이야기입니다. 매립을 그렇게 많이 했지만, 그곳에 공원이 하나 생겼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가 우리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가끔 들러 배를 빌려 노를 젓던 가포도 매립이 거의 완공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수정만은 그보다 앞서 매립되었습니다. 원래 이 수정만을 매립할 때 이곳에는 주거지역이 들어서기로 약속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느닷없이 STX조선소가 들어선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에서 용도변경을 해주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마산시장이 용도변경은 물론이고 앞장서서 STX를 홍보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STX 대리인을 자임할 뿐만 아니라 STX를 위해 조선소 입주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탄압하는데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STX 조선소 입주를 반대하는 주민쪽의 어느 집에 들러 제사밥을 얻어먹었다고 이 마을 보건소장을 멀리 쫓아보냈다고 합니다. 창녕의 어느 군수가 자기를 안 밀어주었다고 읍내에 있던 보건소장을 멀리 시골 보건소로 쫓아보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지만, 제사밥 얻어먹었다고 20 수년을 이 마을에서 봉사한 보건소장을 쫓아내는 꼴은 처음 들어봅니다. 

심지어는 이런 일도 있었답니다. 시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반대편 주민의 아들을 다른 곳으로 발령내 보내버린 것입니다. 그 아들이 울면서 말했다고 합니다. "아버지, 제발 마산시장하고 싸우는 거 그거 좀 하지 마이소. 고마 다른 데로 이사가서 살면 안 되겄습니꺼?" 아들의 하소연에 기가 찼던 그 노인은 어제 노 대표 앞에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부모자식도 갈라놓는 마산시장은 뺄개이 앞잡이
"그 새끼들이 바로 김일성이보다 더 나쁜 새끼들 아입니까. 그 놈들이 뺄개이 아이고 뭡니까. 부모 자식을 이래 갈라 놓고, 삼촌 조카를 이간질 시키고, 이놈들이 도대체 몇 사람이 죽어자빠져야 정신을 차린단 말입니꺼." 정말 그 노인은 울려고 했습니다. 노 대표도 마치 자기가 잘못한 일인 양 아무 말도 못하고 묵묵히 듣기만 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어제 그분들 모습을 생각하니 눈물이 날려고 합니다. 한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자제? 그런 거 업애뿌야 됩니더. 수백억 들이갖고 시청 건물 지어 놓으모 뭐하노. 우리 같은 서민들 오지도 못하게 하고. 손자 같은 경찰애들 불러다 방패로 골탕이나 먹이고."

더 기가 찬 것은 반대측 주민이 운영하는 식당엔 손님도 못가게 한다는 것입니다. 별 이유도 없이 위생검사 나와서 벌금이나 때리고, 그러니 장사도 해먹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시골 바닷가의 허름한 식당들이란 것이 그렇습니다. 마음 먹고 위생검사 나가면 백발백중입니다. 70이 훨씬 넘어 보이는 허러가 구부러진 할머니가 손을 휘저으며 말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기라. 마, 잘해 줄 필요도 없다. 고마 지금껏 살던 대로 살게 가만 내비리 도라 이말이다." 

이대로 두면 밤을 샐 것 같다고 판단한 농성장의 젊은 사람이 나섰습니다. "어르신들. 오늘 우리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에게 충분히 우리 심정을 전달했다고 보고요. 내일 오전에 야당대표회담도 있다고 하시고 바쁘신 분을 너무 오래 붙들어두면 안 되니까 이 정도로 하는게 어떻습니꺼? 보니까 노 대표님이 마음이 약해서 계속하면 가시지도 못할 거 같습니더."

그제사 "맞다. 그래. 노 대표가 잘못한 기 하나도 없는데 우리가 괜히 노 대표 한테 분풀이를 한 거 같네. 아이구 미안하요. 그래도 이렇게 찾아와 주고 너무 고맙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노회찬 대표의 손을 잡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큰 박수로 환영의 뜻을 보냈습니다. 제가 듣기에 그 박수는 마치 묵은 체증을 내려보내는 기쁨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 정권은 몇 명이나 더 죽어자빠져야 정신을 차리나
그러고 보니 마산시장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나 마산시 의원들은 한 번도 이곳에 찾아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렇듯 힘없는 야당, 진보신당 대표의 방문에도 감격해하는 그들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다음주 월요일(6월 29일)에 이분들은 버스를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로 간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사생결단을 내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걱정입니다. 시골에서 올라온 황혼에 다다른 노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줄 국회의원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노인들이 만나게 될 것은 손자 같은 경찰애들이 들고 있는 방패 뿐일 텐데 말입니다. 언론들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돈 안 되고 재미없는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줄 언론인들이 몇이나 있을까요?

정말 몇이 죽어나자빠져야만 되는 것일까요? 참으로 그런 황망한 일이 벌어질까 두렵습니다. 어젯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까만 거리를 걸으면서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명박이가 뺄개이 같은 놈이라고? 마산시장이 뺄개이 앞잡이라고?" 그러나 이내 이런 의문이 머리속에 맴돌았습니다. 

"나도 저 어르신들이 울분을 토해내던 그 '뺄개이' 축에 드는 건 아닐까? 당장 내 일이 아니라고 방관하는 나도 혹시 '김일성이보다 더 나쁜놈' 축에 드는 건 아닐까?"
Posted by 파비 정부권
오늘 <MBC 100분토론>에 나온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한 정진영 교수와 최창렬 교수를 보면서 벽창호도 저런 벽창호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성진 의원도 전직 교수였다고 하니 세 명 모두 교수 출신인 셈인데, 나는 그들이 진정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맞는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온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고 있는데 자기들만 민주주의는 아무런 이상도 없으며 오히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 횡행하던 민중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로 대체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도대체 교수란 사람들이 민중민주주의가 무언지, 자유민주주의가 무언지 그 개념이나 제대로 알고 말하는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는 민중민주주의란 것이 존재한 적이 없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려고 시도했던 정치적 행위들을 두고 말하는 것이라면,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야말로 확실히 민중민주주의자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데 인터넷과 블로그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 지금도 앞으로도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6월 항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성취되었고, 이후 점차적으로 자유민주주의가 확대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맞아 대폭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국보법 등에서 보듯 여전히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갈 길이 먼 미완의 민주주의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의 탄생으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그 자유민주주의마저 길바닥에 내던져진 것이다.


이 세 명의 교수는 이런 문제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시국선언을 하는 교수들을 향해 왜 교수들이 발언을 해서 국론을 분열시키느냐는 말만 할 뿐이지, 어째서 자신의 양심을 밝히는 정당한 행위를 부정하는지, 집회시위의 자유를 막기 위해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삥 둘러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토론 중간에 어느 아주머니가 전화의견으로 이런 말을 했다. “국회의원들 뽑았으면 그 숫자대로 국회에서 모여 일하면 될 것이지. 왜 거리로 나옵니까? 국민들이 선거로 한나라당을 170석 다수당으로 만들어주었으면 그냥 국회에서 그대로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왜 일도 안하고 거리로 나오고 그래요? 월급 내놓으세요.”


참으로 무식한 말씀이다. 물론 이 아주머니 의견도 일리는 있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일을 해야지…. 그런데 지금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가? 국회에 들어가는 순간, 한나라당은 국민의 뜻을 거역해 이명박 정권만이 좋아하는 법들을 통과시킬 것이다. 지금은 국회에 들어가 일하는 게 오히려 국민의 뜻에 반하는 역설의 시대가 아닌가.  


아주머니의 무식한 말씀에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세 사람의 교수들을 보면서 대한민국 교육현실이 실로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송영길 의원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국회의원을 뽑는 행위가 모든 권리를 백지위임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은 기본에 해당한다. 아무리 국회의원, 대통령이라도 국민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교수란 직업이 무엇인가. 좀 과장되게 학생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행위를 빗대어 말하자면, 양심을 팔아 밥 먹고 사는 직업 아닌가? 그런데 이들 교수들에게 대체 팔만한 양심이라도 있는 것인지 의심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100분토론>을 시청한 소감으로는…. 하긴 이들도 살아남아야 하니 너무 나무라기도 그렇다. 이명박 정권에 잘못 보이면 교수직도 언제든 쫓겨나는 것이 요즘 세태 아니던가.


또 다른 시청자의 전화의견을 통해 전해들은 국민정서야말로 현 시국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진단이 아니었을까.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죽으면 떡을 돌리겠다고 하더라!” 이 말을 들으니 퍼뜩 그런 생각부터 들었다. “그래, 나도 그런 떡 제발 얻어먹었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듣고도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든 죄악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다면 정말 살아야 할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닐까.  

이만 대충 정리하고 잠이나 자야겠다. <ps;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전화의견으로 등원 안 하는 의원들 월급 내놓으라고 핏대 올리던 그 아주머니 "동네에서 일을 해보니 법에 호소해서 안 되는 게 없더라!" 라고 하시던데 대충 뭐 하는 분인지 짐작이 간다. 세상이 하 수상하니… 별 생각이 다, 쩝~

ps2; 원래 제목이 "MB 죽으면 떡 돌리고 싶다!" 였지만 누가 먼저 똑 같은 제목을 달았기에 달리 고친다.>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어제 저는 권영길 의원의 교육개혁 문제 발언에 대하여 심히 유감이라는 논지의 포스팅을 올린 바 있습니다아침에 일어나면 제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마당에 떨어진 경남도민일보를 주워오는 일입니다. 조선일보도 함께 떨어지지만(공짜로 들어오며 공정거래위에 신고도 했고 현재 포상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갑니다.

 

어제도 역시 제일 먼저 한 일은 마당에서 경남도민일보를 주워와 읽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매우 놀라운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다름아닌 권영길 의원의 입을 통해서 말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자주 읽어본 분이시라면) 잘 알고 계시듯 저는 현재의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진보정당이라고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민주노동당에는 친북세력이 다수 있으며 이들이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한 결코 민주세력도 진보정당도 될 수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김일성이나 김정일은 인민을 억압하고 도탄에 빠트린 독재자이며 그들 부자의 대를 이은 정권을 긍정하고 심지어 간첩행위까지 저지르고 투옥된 자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을 인정한다는 것은 바로 자신을 부정하는 짓이라는 게 제 견해고 늘 숨김없이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하는 짓마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비난하며 재를 뿌리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럴 시간도 그럴 마음도 없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민주노동당에서 마음이 떠났는데 그러는 것은 제 건강만 해치는 짓이란 것을 잘 압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항상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명박이 밉다고 늘 무시하고만 살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딱 두 번 제 블로그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는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인 만큼 신문에 자주 나옵니다. 그러나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그냥 심드렁하게 지나칩니다. 그러나 어제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작년 가을 장애인들이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 사무실 앞에서 노상농성을 하고 있을 때 한 번 들여다보아주지도 않고 평양에 갔다고 짜증을 낸 이후로 두 번째로 유감을 표시한 것입니다.

물론 이 두 가지 일이 모두 제 관심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말 유감이었습니다. 작년에는 그래도 장애인문제에 대한 관심을 좀 가져달라는 유감의 표시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근본적인 철학의 문제에 대한 유감이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유감이 있다는 건 기대가 조금 남았다는 방증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이제 그 유감마저도 사라질까 걱정이군요.)
(<
참조> 권영길, SKY대 합격률을 올리자고?
진짜 유감이다
http://go.idomin.com/193) 그런데, 제 글에 그래도 어느 분이 고맙게도 의견을 주셨습니다

바라밀다 2009/04/09 1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앞뒤설명이 없고 한부분을 따서 자꾸 자기 생각을 펼치니 진실을 알수 없습니다. 이글을 읽었을때는....
어떤 장면에서 무엇을 위해 발언을 했는지 정황을 객관적으로 알려주시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진보신당 사람들이야 민주노동당을 어떻게 해서든 추락시켜야 진보진영의 유일대표가 된다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혹 진보신당의 지지자이거나 심정적 동조자라면 더욱 객관적으로 자세히 알려내지 않으면
오히려 '원래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갖는 시각'에 불과한 글이 되겠지요. 일단 제느낌은 그렇습니다. 권영길의원이 교육문제를 말한 것인지, 지역 교육문제를 말한 것인지, 그 결론은 무엇인지를 의도적으로 빼고 한것 같아 보입니다. 만약 주장하는 바와 같이 안좋은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 더 자세하게 보도할수록 설득력이 있을 것이고, 지금 정도라면 글쓴이에게 의혹이 갈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부러 덜 알리고(내용을) 거기다가 의문점을 제기하는 것 같아 좀 그렇습니다.

파비 2009/04/09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궁금하신 분은 경남도민일보 기사를 봐주세요. 덧붙이고 뺄 것도 없습니다. 나도 그저 해프닝이거나 말실수이길 바랍니다. 그런데 말실수를 좀 자주 하니 그게 탈입니다. 아니면 보좌관들의 자질 문제일 수도 있겠지요. 이 부분은 지난 대선 때도 거론 됐던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유능한 의원에겐 유능한 보좌관이 필요한 법이죠. 그리고 이 기사는 진보신당과는 관련이 없으며 필자도 현재 아무 당적과 관련 없습니다. 댓글 다신 분이 좀 과민하시거나 너무 당파적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명박이든 권영길이든 노무현이든 실수하면 욕 먹는 건 기본입니다.

 

그분은 제가 진보신당의 입장에서 민노당을 고사 시키려는 목적으로 이런 글을 올린 게 아닐까 의혹이 간다고 하셨습니다. 충분히 하실 수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 일이 있고 한 말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작년 가을 권영길 의원에게 유감의 글을 포스팅 했을 때, 수구꼴통 운운하며 저를 비난하던 분들보다는 훨씬 점잖으신 분이고 말이 통하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해는 풀어드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다시 답글을 드립니다.

 

권영길 의원에 대한 비판은 저만의 생각도 아니고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졌을 생각이란 점에 지금도 한치의 흔들림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진보신당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또 진보신당이나 그 지지자라도 또는 한나라당 아니라 그 누구라도 얼마든지 말을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진보신당이 비판한다고 해서 권영길 의원의 잘못이 면죄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니 어쩌면 권영길 의원실에선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나름대로 진지하게 오랜 시간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었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잘못이란 표현은 권영길 의원과 민노당의 입장에 대한 비판으로 정정해야겠군요. 그리고 참고로 오늘자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사설을 첨부해드리겠습니다. 마침 도민일보 사설에서도 제대로 짚어 주셨습니다. 읽어보시고 모쪼록 저의 당파적인 견해가 아니었음을 이해해주시기바랍니다. 이전 포스팅의 댓글에 답글로 추가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난 고로 읽어보시지 아니하실 거 같아 새로운 포스팅으로 대합니다. 고맙습니다.         파비


경남도민일보

[사설]권 의원의 교육관 갈팡질팡하는가

민주노동당 권영길 국회의원은 총선 1주년 보고회에서 창원지역의 공교육 환경이 어느 도시보다 열악하다며 남은 임기 동안 창원을 공교육이 강한 도시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의원은 사교육 대안 마련 부분을 설명하던 지난 3년간 창원지역 고교의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른바 SKY 대학 진학률을 언급했다. 창원지역의 높은 소득 수준과 교육열에 비해 서울 소재 명문대 진학률이 크게 낮다는 지적이었다.

이는 창원지역 교육 경쟁력이 그만큼 낮다는 것으로 시민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공교육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돋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로 말미암아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공교육 환경이 나쁘니 사교육을 오히려 강화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지 않을지 의문이다. 의원의 이번 발언은 동안 민노당이 꾸준히 밝혀온 학교서열화 반대 주장과도 배치된다. 가깝게는 지난 3 서열화를 강요한다는 이유로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한 있다. 이러한 당의 노선에 걸맞지 않게 창원지역 고교의 전국 서열을 거론한 것이다.

또한, 의원은 창원대학교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연구개발 단지를 만들겠다고 했다. 명문대 진학률이 낮아서 문제라고 해놓고 지역에 있는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는 무엇인가. 명문대 진학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 학생들을 유치해야 한다는 뜻인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MB
정부 들어 그래도 많은 교육정책이다. 학교 자율화 조치에 이어 국제중이 개교했고, 일제고사 실시에 따른 전국 초중고 학교 성적이 공개될 예정이다. 교육 경쟁력을 높인답시고 아이들을 성적과 입시위주의 경쟁 구도로 내몰고 있다. 이러한 교육정책의 말로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틈바구니에서 학원들은 갖가지 상품을 내걸며 횡행하고,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구도도 더욱 굳어질 것이다.

교육 현실이 이렇게 꼬여가는 와중에 권영길 의원의 명문대 진학률 발언은 다시 좌절감을 느끼게 한다. 신중하고 의식 있는 주장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한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오늘 목욕탕에 갔더니 요금이 4500원이란다. 3500원 하다가 4000원 된지가 엊그제 같건만 또 올랐다.

“헉~, 500원씩이나 올리다니, 가만있자. 계산기는 없고, 아, 휴대폰이 있었지.”

휴대폰 계산기로 두드려보니 무려 12.5%나 올랐다. 요즘 나라에서는 부자들 세금도 깎고 장애인들 복지예산도 탕감하고 어떤 회사는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임금도 동결했다는 미담기사가 실리기도 하더라만, 어째서 내 주변엔 온통 올라가는 것 밖에 없을까?

아, 아까운 내 500원!

짜증난다. 500원이 아까워서 한참 개기다 나가려고 했지만, 결국 1시간을 못 버티고 나오고 말았다. 아무리 그렇지만, 500원 때문에 목욕탕에서 떠죽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떠죽기 전에 배가 고파 안 되겠다.
 

사진= 위키미디어공용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서민의 대표음식 자장면 값도 올랐다.  몇 년 동안이나 버티며 서민의 주린 창자를 지켜주던 자장면도 폭등하는 원자재 값을 당할 수 없었단다. 밀가루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회사가 CJ라고 했던가? 소위 삼성패밀리다. 아니 원래 삼성의 원조 격이 되는 회사라고 해야 옳은 말일 것이다. 온 나라가 배고픔에 떨던 시절, 밀가루 팔아 우리나라 최고의 부자가 된 회사가 바로 삼성 아니던가. 

삼성하면 떠오르는 밀가루

글쎄 아직도 나는 삼성하면 떠오르는 것은 ‘밀가루’와 ‘사카린’이다. 하긴 나도 구식은 구식이다. 하고많은 삼성의 이미지 중에 하필 밀가루와 사카린이라니? 시대를 선도하는 디지털 이미지를 제쳐두고 말이다.

사진= 블로거 '누에'의 작품 http://nooegoch.net/


어쨌든 CJ는 밀가루 공급을  독점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밀가루 값을 왕창 올렸다고 한다.  그래서 자장면 팔아 밥 먹고 사는 우리 친구도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올리지 않고서는 배겨낼 재간이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았었다. 결국 자장면은 3500원, 우동은 4000원으로 올렸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드는 건 불 보듯 뻔하다.

그래도 나는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그 자장면을 잊지 못하고 가끔 이 집을 찾는다.  거기다 이 친구의 옛날 자장면 집은 만날고개 공원 바로 입구에 있어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한 그릇 비우기에 딱 좋은 코스다. 그러나 그때마다 소심한 나는 역시 500원의 아쉬움에 몸을 떤다.

버스요금 70원? 나도 그런 나라에 좀 살고 싶다.

지난봄, 한나라당 대표경선 TV토론회에서 보여준 정몽준 의원의 코미디가 생각난다.

“정몽준 후보님, 요즘 버스 기본요금이 얼만지 아세요?”

“아, 네. 한번 탈 때 70원 하나요~.”

온 나라가 재벌 2세 중에서도  제법 똑똑하다는  정몽준의  코미디에  한바탕 웃고 말았다.  일국의 국회의원이 벌이는 상식을 초월한 쇼는 기뻐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그래도 나는 오늘 갑자기 정몽준의 코미디가 그리워진다. 왜 우리는 이런 분을 대통령으로 모시지 못하는 걸까? ㅋㅋ 

다시 계산을 한 번 해보자.  1000원짜리 버스요금이 70원이라면, 4000원짜리 목욕요금은 얼마가 되어야 하는 거지? 그리고 자장면 값은?

“어이쿠~, 너무 행복해서 계산이 안 되네···.”

2008. 10. 10.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