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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남한산성 김훈은 왜 김상헌을 죽였을까? 남한산성을 보았다. 극장에서 보고 싶었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다 어젯밤 문득 남한산성이 보고 싶어졌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는 남한산성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김훈의 수려한 문장도 봐야겠지만 그보다는 일단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영화부터 보기로 했다. 케이블에서 2800원짜리를 20% 할인해 다운받았다. 하얗게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화면이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길잡이 노인이 김상헌의 칼을 받고 죽는 것이 시작이었다. 노인의 죽음은 고요했다. 하늘과 땅과 계곡이 하나처럼 하얗게 정지되었고 한줄기 ‘풀처럼’ 노인은 소리 없이 ‘스러졌다.’ 비정한 칼이었다. 노인은 어린 손녀를 돌봐야 한다며 등을 돌렸지만 칼은 사정을 두지 않았다. 영화의 마지막은 김상헌의 죽음이었다. 나는 .. 더보기
부모 바꾸는 꿈 누구든 꿀수 있어, 황금빛내인생 자식이 바뀌었다. 자식 입장에서는 부모가 바뀌었다. 드라마 얘기지만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간혹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황금빛내인생 21회, 벌써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야기는 바야흐로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있다. 서지안이 가짜 딸이라는 것이 들통나고 서지안의 부모는 서지수(실제는 최은석)의 친부모에게 무릎 꿇고 눈물로 사죄하지만 분노한 지수의 부모는 용서가 되지 않는다. 서지안의 엄마는 왜 서지수가 아니고 서지안을 최은석이라고 속였을까? 드라마를 본 이라면 주지하듯이 서지안의 부모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진실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누가 은석이냐고 다그치는 은석의 엄마 앞에 당황한 서지안의 엄마는 서지안을 지목했다. 순간적인,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에 빚어진 실수였을까? 75.. 더보기
송혜교가 대체 뭐시 이쁘단 말이여? 한 십오년 전이던가? 흑룡강성 가목사시에서 온 한 젊은 친구가 내게 말했다. 아, 그때는 나도 물론 젊었다. "아, 송혜교, 정말 이쁩네다. 최고 미인입네다."나를 삼촌이라 불렀던그 젊은 친구는 비엠더블유를 꼭 베엠베라고 불러 나를 불편하게 했다. 아무리 꼬드겨도 끝끝내 비엠더블유가 아니고 베엠베라고 고집했다. 그 친구가 한국국적을 취득했을 때 장난처럼 "한국과 중국 중 어디를 응원하겠냐"고 물으면 "한국 30프로, 중국 70프로 응원하겠습네다" 하던 친구였다. 말하자면 중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이 상당한 친구였던 것이다. 그런 그 친구도 송혜교에 대해서는 예외였다. 송혜교는 그에게 있어 국적을 초월한 신앙이었다. 그런 송혜교가 결혼을 한단다. 송중기하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 중국인 70%, 한국인 30%.. 더보기
황금빛내인생, 7년 만의 외출 제목의 두 구절은 사실 별 인연이 없는 것이다. 드라마 과 7년 만의 외출은 따지고 보면 그 어떤 개연성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또 이 두 구절은 내게 있어서는 전혀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어서 깊은 관련이 있다. 오늘 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쓰는 후기가 나의 블로그에 있어서 거의 7년 만에 쓰는 것이니 말이다. 7년이라는 세월은 짧은 것이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드라마 평을 주로 쓰는 파비의 칼라테레비를 기억하고 있다. 2008년 9월부터 2010년 상반기(정확하지는 않지만)까지 드라마 비평을 블로그에 열심히 썼던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웬일인지 블로그 활동이 시들해져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어느 날부터는 거의 개점휴업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다 어제 문득 신실한 동네 후배이면서 절친한 친구인 어.. 더보기
밤선비 흡혈귀와 노론, 딱 한국의 오늘 이야기 밤을 걷는 선비. 귀신 드라마 같기는 한데 흔히 알고 있던 귀신 드라마와는 많이 다른 드라마다. 서양식 귀신을 본 딴 한국판 뱀파이어가 등장한다는 점부터가 식상한 듯해도 뭔가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게 신선한 맛이 있다. 게다가 이준기가 너무 잘 생겼다. 꼭 내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다. 헉, 이거 너무 오버 했나? ㅠㅠ 여자 주인공들도 괜찮고. ㅎㅎ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도홧빛 이야기가 들어가면 가슴이 뛰는 법. 안 그러면 당신도 뱀파이어야. 그러나 무엇보다 주제가 마음에 든다. 왕 위에 왕이 있고, 그 왕 위의 왕은 흡혈귀인데 노론 대신들은 왕을 따르지 않고 흡혈귀에 충성한다. 물론 흡혈귀의 수족이 된 대가로 노론 귀족들에게 주어지는 것은 백성의 고혈을 짜 배를 불릴 수 있는 특권이다. 딱 대한민국 현.. 더보기
<전설의 마녀>, 진짜 죄인은 감옥에 가지 않는다 주말연속극 전설의 마녀, 10번방에서 진짜 범죄를 저지른 수형자는 한 명뿐이다. 나머지는 전부 죄가 없다. 음모에 희생됐거나 억울하게 교도소에 갇힌 케이스다. 그리고 그 한 명의 죄수조차 실상은 별로 감방에 갇힐만한 범죄행위를 한 게 없다. 진짜 죄지은 놈은 감옥에 안 간다. 감옥은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이 가는 곳일 뿐이다. 더보기
김수용과 왕자웨이의 공통점 김수용 감독의 를 보며 드는 생각. 왕자웨이 감독과 많은 면에서 닮았다. 특히 . 모든 주변의 것들을 생략시키고 오로지 나란히 걷고 있는 두 사람만의 대사에 몰입하는 방식이라거나, 달리는 밤 열차 천장에서 피곤한 듯 희미하게 흔들리는 전등 불빛을 잠시 보여준다거나, 영화 속의 또 다른 관객인 듯 주인공을 훔쳐보는 뭇시선들을 잠시 비추어준다거나, 무엇보다 특기할 것은 정지된 사진, 하나의 사진틀 속에서 활달하게 움직이던 인물들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정지된 동작을 보여주는 것, 그것은 곧 이들 감독들이 주요하게 다루는 주제가 바로 시간이라는 것. 모든 시간, 전체로서의 시간이 아니라 어느 특정한 정지된 공간에서의 한정된 시간 속에서 주인공들이 마주하게 되는 다소 일탈적인 에피소드를 보여준다는 것. 이런 기교는.. 더보기
왔다 장보리 연예기사, TV도 안 보고 기사 쓰나 정말 웃긴다. 이 기사 쓴 기자는 정작 드라마는 보지도 않고 기사를 쓰는가보다. 최소한 오늘 방영분은 봤을지 몰라도(그랬으니 이런 걸 썼겠지) 앞에 했던 드라마는 보지도 않았던 듯. 그러지 않고서야 아무런 의심도 없이 ‘오연서, 친모 김혜옥에 버려진 사실 눈치 챘다’와 같은 기사를 쓸 수는 없을 테니까. 왜냐하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연서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것이며, 그녀의 부모들은 그녀가 왜 사라졌는지도 알지 못한다. (예의 상황에 놀란) 오연서가 어두운 밤길을 홀로 달려가고 있을 때 이유리와 이유리의 친모 도씨가 몰던 트럭이 오연서를 치었던 것이며, 이를 숨기기 위해 두 모녀가 오연서를 트럭에 싣고 자기네 집으로 데려갔던 것이고, 교통사고로 기억을 상실한 오연서는 이후 20년.. 더보기
세상에 보다보다 이런 엉터리 같은 드라마 처음 본다 내 세상에 드라마 보다보다 이런 엉터리 같은 드라마 처음 본다. 나는 연속극을 한번 보기 시작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끝까지 본다. 궁금증 때문이다. 아무리 재미없는 드라마라도 일단 보기 시작하면 그 끝을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다보니 재미없는 드라마도 억지로 보는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 시나리오도 엉망이지만(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엉성한 시나리오를 쓸 수가 있는지 보는 내가 한심해서 웃는다), 연출 자체도 말이 아니다. 수십 명의 총잡이들이 포위하고 있는 도접장의 집에서 도접장의 딸을 인질로 잡고 탈출을 시도하는 주인공. 그런데 그 딸이 순순히 자기가 길을 안내하겠다며 앞장을 서고, 그 딸의 등을 총으로 겨누고(인질이니까) 따라가는 주인공. 하하하. 웃.. 더보기
아비정전, 어긋난 시간의 노예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을 보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최근 개봉한 일대종사가 처음이었다. 이후 일대종사를 이해하기 위해 동사서독을 봤고 다시 왕가위를 이해하기 위해 열혈남아, 화양연화, 아비정전을 차례로 보았다. (모두 에서 편당 1,000원씩 주고 다운로드 받았음) 1. 특징. 모두 시계가 나온다는 점. 동사서독(일대종사도 마찬가지지만)에서 시계가 안 나오는 건 단지 그 시대에 시계가 없었기 때문이고 역시 이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중요한 소재이며 이슈라는 것. 2. 왕가위의 모든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지나간 시간에 대한 회한을 그리고 있다는 것. 수리첸(장만옥)에게 아비(장국영)는 너와 나는 1분을 같이 했어. 난 이 소중한 1분을 잊지 않을 거야. 지울 수도 없어. 이미 과거가 되어 버렸으니까, 라고 말.. 더보기
역적 정도전의 후손들은 잘 살았다 ※ 아래 글은 홍기표 씨의 페이스북 글을 퍼온 것입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새길 만한 내용도 많아 두고두고 보려고 여기다 옮겨 놓습니다. 1>나는 아직 우리가 조선의 백성이라고 생각한다.그 이유는 첫째, 한글을 쓰고 있다. 둘째, 서울을 계속 쓰고 있다. 세째, 태극기를 쓰고 있다. (태극은 성리학의 핵심 세계관이다. 성학십도의 첫번째 그림이 태극도설이다.)이 조선을 설계한 인물이 바로 정도전이다. 2> 주말 드라마 이 끝났다.지금까지 TV드라마는 대부분 이나 을 주인공으로 다루었다. 즉 사극에서는 주인공의 직업이 매우 단조로웠다. 심지어는 임금 역할을 맡은 배우들도 고정적이었다. "고려는 최수종이 세우고, 조선은 유동근이 세웠다"는 말이 있을 정도 였다.은 .. '정치가'를 다룬 드라마다. 일각에서는 정.. 더보기
일대종사 대사, 언제 표절했지? 일대종사 보고 있다. 그런데 익숙한 대사 하나가 나온다. “인생에 사계절이 있다면 우린 봄에서 곧바로 겨울이 된 거다.” 이거 이 영화 보기 며칠 전에 쓴 글 중에 한 대목과 너무 유사하다. “인생에 사계절이 있다면 그것은 여름에 불어온 비바람이었다.” 젠장, 어떻게 해야 하지? 난감하네. 아무래도 왕가위 거 표절한 분위기 되는 건데……. 아무튼 영화는 딱 내 취향이다. 스타일뤼시~ 더보기
최고다 송미령, 그 이중성이 맘에 들어 송미령은 에서 매우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인물로 등장합니다. 지독스럽게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인물이면서도 슬픈 모성애를 가슴속에 담고 아파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한편 표독스럽지만 한편 가련합니다. 송미령은 이순신의 생모입니다. 본명 김경숙은 시골촌뜨기 시절의 이름일 뿐이지만 늘 그녀의 발목을 잡는 족쇄와도 같습니다. 그녀는 경숙이란 이름이 정말 싫습니다. 순신이 할머니가 “경숙이 네가......”라고 자기를 부를 땐 미칠 것만 같습니다. “나는 경숙이가 아녜요. 내 이름은 송미령이라구요. 송미령.”그녀에겐 남몰래 숨겨온 비밀이 있습니다. 한창 스타의 꿈을 키워가던 젊은 시절 처녀의 몸으로 아이를 낳은 것입니다. 현재 그 아이는 이순신(아이유)이고 생부는 이창훈(정동환)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창훈은.. 더보기
자본주의는 결코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아요 “정말 돈과 권력과 자본주의만 사랑하세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아요.”오늘 우연히 EBS에서 하는 뮤지컬 영화를 보다 눈에 꽂힌 대사였다. 눈에 꽂혔다고 하는 것은 대사의 내용을 자막을 통해서 알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니 귀에 꽂혔건 눈에 꽂혔건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기로 하자. 중요한 것은 영화의 대사다. “정말 돈과 권력과 자본주의만 사랑하세요? 하지만 그런 것들은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아요.”정말이지 너무나 멋진 대사가 아닌가. 한국영화를 사랑하고 또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보고자 노력하지만, 늘 불만이었던 것은 한국영화에서 내 심장을 울리는 대사를 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에서 북에서 내려온 인민군 장교가 강원도 혹은 경북.. 더보기
대왕의 꿈, 화형장면은 명예살인 미화 김유신의 누이 화형식 장면을 보면서 저는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아랍세계의 명예살인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김유신과 뒤에 김춘추와 결혼해 문무대왕의 어머니가 된 그의 누이 문희에 대한 고사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너무나 유명하지요. 김유신은 왜 누이를 화형에 처하려 했을까요? 드라마 에서는 김유신이 고심 끝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나옵니다. 흔히 하는 말로 고뇌에 찬 결단입니다. 김춘추를 살릴 것이냐, 김문희를 살릴 것이냐의 기로에서 김춘추를 선택한 것이죠. 왜? 김유신이기 때문입니다. 김유신은 삼국통일을 일구어낸 신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장군입니다. 삼국통일이 진정한 삼국통일인가에 대해선 저로선 수긍하기 어려운 바가 없는 것이 아니지만 그러나 어쨌든 김유신은 민족통일의 대업을 일군 영웅입니.. 더보기
사극주인공은 왜 모두 양반이어야 할까? , 초반 첫 회가 매우 감동적인 드라마였습니다. 앞으로도 꽤 괜찮은 사극일 거라는 기대가 듭니다. 아마도 이 드라마를 만드는 감독이 이전에 상당히 괜찮은 드라마를 만들었던 모양으로 여기저기서 기대가 큰 모양입니다.게다가 저처럼 사상이 울퉁불퉁하다 못해 왼쪽으로 기우뚱한 사람은 “어느 누구든지 의원 한번 못보고 죽는 일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강도준의 포부를 그야말로 이 시대의 이슈인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벌써 조선 중엽에 선조들이 꿈꾸었다고 제멋대로 해석하여 흐뭇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그토록 괜찮은 드라마일 것 같은 예감이 듦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옥에 티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본래 거의 모든 사극들은 주인공의 출생에 관해선 마치 무협지를 보는 것처럼 천편일률적.. 더보기
마의, 전노민의 첫회 퇴장이 슬픈 까닭 첫 회부터 사람이 죽는다. 슬픈 일이다. 사람 살리는 일을 하는 의원이 사람 죽이는 일에 앞장서는 것도 슬픈 일이다. 죽임의 대상은 조선의 왕세자다. 하지만 드라마는 왕세자 한사람의 죽음으로 끝내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죽임을 당한다.강도준은 대제학의 장남이다. 명문세가의 자제로 대과에 장원급제까지 했으니 전도가 창창하다. 출세가 보장된 그에게 그러나 운명적 만남이 기다린다. 왕을 대신해 대과 급제자들을 축하하는 자리에 나타난 소현세자로 인해 이 전도유망한 청년의 운명이 갈린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진 세자빈을 응급처방으로 살려낸 도준에게 소현세자는 의원의 길로 나서보지 않겠냐고 묻는다. 도준이 선뜻 대답을 못하자 소현세자는 실망한 듯이 다시 따져 묻는다. (대사는 물론 대충 기억나는 대로 .. 더보기
각시탈, 아들 죽음도 못말리는 친일파의 심리상태 참 어이가 없습니다. 아무리 일신영달에 눈이 어두워 나라를 팔고 친일이 골수에 박혔기로 아들이 죽었는데도 목숨을 구걸하며 재차 친일을 맹세하다니… 도대체 정신이 어떻게 된 거 아닐까요? 그래도 아들의 죽음 앞에 최소한의 양심은 지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허사였습니다. 각시탈과 독립군(투사)들은 친일파 이시용 백작의 아들 이해석의 도움으로 국방헌금을 빼돌리는데 성공합니다. 이 국방헌금은 이시용이 친일 조선인들로부터 거둬들인 10만원의 거금이었습니다. 아비는 친일을 했지만 그래도 아들만은 민족적 양심이 살아있었습니다. 이해석은 권총을 자기 머리에 쏴 자살했습니다. 비록 조선인의 양심으로 독립군을 도왔지만 아버지를 배신했다는 자책감에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모른 척 하고 있으면 될 일을.. 더보기
넝쿨당, 질투는 나의 것, 귀남엄마의 본심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파스칼이 에서 했다는 유명한 말입니다. 일요일 한낮에 어제 못 본 넝쿨당을 보다 문득 파스칼의 이 경구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기에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질투하는 존재다!”어릴 때 아들을 잃어버렸다가 30여년이 지나 우연한 기회에 다시 찾게 된 노부부가 미국에서 아들부부를 만나기 위해 입국하는 양부모를 마중하기 위해 공항에 나갑니다. 너무나 좋고, 고맙고, 밤새 엎디어 절이라고 하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일생에 최고의 손님인 거죠. 마침내 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아들의 양부모, 은인에게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올려야할지… 쩔쩔 매는 방귀남의 할머니와 아버지와 어머니는 잃었던 아들을 잘 키워주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 더보기
유령 속의 진짜 유령은 누구일까? 우리는 이미 경찰청 내에 숨어있는 스파이가 누군지 어렴풋이, 그리고 종반으로 다가오면서는 확실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는 스파이의 실체를 실제로 접하게 되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왜냐하면 그는 다른 누구도 아닌 경찰청의 고위간부였던 것입니다. 본청 국장이면 얼마나 높은 계급일까요? 우선 최고위 인사인 경찰청장은 치안총감이고 단 1명뿐입니다. 그다음 계급이 치안정감으로 본청 차장, 서울, 경기지방청장, 경찰대학장 이렇게 4명이 있습니다. 치안총감과 치안정감, 이 5명의 바로 다음 계급이 치안감입니다. 26명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본청 국장급과 지방경찰청장이 이에 해당합니다. 군대로 치면 치안정감은 군사령관, 치안감은 군단장 내지는 사단장쯤 되는 걸로 보면 되겠습니.. 더보기
추적자, 통속적인 결말 거부한 이유 의 결말은 감동적이었지만 아쉬웠다. 많은 사람들이 통속적인 결말이 없기를 고대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통속적인 결말을 기다렸다. 인과응보. 사필귀정.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성경말씀이 현실에서도 구현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작가는 여론에 편승하기로 한 듯이 지극히 현실적이고 통속적이지 않은 그러나 매우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론으로 “역시 우리가 사는 세상은 추악하고 역겨운 곳이야!”라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뇌까려주는 것으로 한동안 세상을 숨 가쁘게 했던 드라마에 종지부를 찍었다. 강동윤, 징역 8년, 백홍석, 징역 15년. 이것이 가 내린 최종 결론이었다. 최후까지도 법은 진실을 외면했으며 정의를 배반했다. 물론 이것은 현실이다. 지난 두 달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작가는 마지막까지도 너무나 냉정하게.. 더보기
무신 김준보다 노예에게 무릎 꿇은 장군 박송비가 대박 정말이지 ‘무신’ 일이야? 무신에서 장군이 노예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대고 절을 한다. 너무나 갑자기 일어난 황당한 장면에 모두들 놀랐을 거다. 박송비, 쟤 미친 거 아냐? 이 느닷없는 상황을 대체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실로 파격 중에 파격이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공명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한마디 고견을 듣기 위해 장군이 노예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는 고사는 어디서도 들어본 바가 없다. 박송비야말로 장군 중에 장군이며 영걸 중에 영걸이다. 박송비는 어떤 사람인가? 그는 원래 지방 관아의 형리를 지낸 벼슬아치였다고 한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는 수없이 많은 죄인들을 심리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보았고 마침내 사람을 알아보는 능력을 지니게 됐다. 그래서 최우.. 더보기
해품달의 배신, 반전없는 싱거운 결말 해품달이 끝났다. 마지막 2회를 남겨두고 MBC노조의 파업여파로 결방되는 바람에 시청자들의 애를 태웠던 해품달, 그러나 결말은 엉성했다. 아니 이건 배신이었다. 애타게 마지막 반전을 기다리던 시청자들을 향한 반역이었다. 우리는 무엇을 기다렸던가. 원작소설과는 다른 무언가 색다른 반전을 기다린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해품달의 마지막 결말에는 그 어떤 반전도 없었다. 한창 일을 벌이다가 갑자기 급한 약속이라도 생긴 듯 주섬주섬 짐을 챙겨들고 떠나는 모습, 그것뿐이었다. 원작에서처럼 대비도 죽고 윤대형도 죽고 중전도 죽고 설이도 죽고 도무녀 장씨도 죽고, 또 누가 죽더라? 아무튼 죽을 사람은 다 죽는다. 운검은 죽지 않았다. 원작에서는 그가 죽는지 사는지 모르겠지만 죽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죽고 사는 건 .. 더보기
초한지 모가비, 샤론스톤 관능미? 차라리 추한 창녀 샐러리맨 초한지, 드디어 막판 결말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제목처럼 유방과 항우의 대결을 그리기보다는 유방과 항우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려는 시점에 여운을 남기며 드라마는 끝날 듯싶습니다. 즉, 진시황을 암살(!)한 모가비가 파멸이 눈앞에 다가왔단 말씀이지요. 모가비. 참 이름처럼 독특한 여잡니다. 아니 어쩌면 욕망이라는 이름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 숨겨진 모습일 수도 있겠고. 그런데 이 모가비란 여자, 보면 볼수록 추하다는 생각밖에 들지를 않습니다. 이 여자의 최대 무기는 성입니다. 모가비가 진시황 곁에서 비서실장으로 신임을 받으며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모르긴 몰라도 능력보다는 이 성 때문입니다. 모가비는 틈만 나면 진 회장에게 찰.. 더보기
무신 최충헌, 사기장기 빌미로 이규보 내쫓은 까닭은? 최충헌이 노망이 들었나? 이규보와 함께 장기를 두던 최충헌이 느닷없이 자기를 속였다며 노발대발합니다. 이 순간 들었던 생각입니다. 저 노인네가 드디어 돌았나? 그러나 곧 그의 깊은 속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최충헌은 역시 노련한 권력자였습니다. 최충헌은 속으로 최우를 후계자로 지목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최충헌 장남인 최우가 권력을 승계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겠지만 세상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최충헌처럼 노회한 권력자가 장남이라 하여 권력을 물려주지는 않습니다. 현실에서도 그렇습니다. 김정일은 위의 두 아들을 제치고 삼남인 막내아들(워낙 베일에 싸인 동네라 또 다른 아들이 있는지도 모르지만)에게 권력을 세습했습니다. 삼성그룹의 이병철도 위의 두 아들을 제치고 삼남인 막내아들 이건희에게 .. 더보기
무신, 최송이의 어이없는 착각 이유 김규리의 어이없는 착각 이유, 이렇게 제목을 썼다면 좋았겠지만, 보통 그렇게들 쓰지만, 왠지 뒷통수가 가려워 그렇게 쓸 수가 없네요. 그건 그렇고 그렇게도 바라던 격구경기가 마침내 끝났습니다. 사실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 길었죠. 하지만 다 길게 끈 이유가 있었겠지요. 격구 시합 중에 최우와 최향, 최충헌의 장남과 차남이 벌이는 권력게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시작했거든요. 최충헌의 의중은 장남 최우에게 있지만 권력의 향배는 이미 최향에게 기운 듯이 보이는데요. 왜 그렇게 됐을까요? 당연히 최충헌의 장남이며 추밀원부사로 사실상 최충헌을 대신해 도방을 통솔하고 있는 최우가 권력을 쥐어야하는 것 아닐까요? 최충헌의 이 한마디가 권력이 최향에게 기운 이유를 말해주고 있네요. “너무 맑은 물에서는 고기가 안 산다!.. 더보기
여치와 우희, 남자들이 좋아하는 타입은? 글쎄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두 여자는 분명 확실히 다른 데가 있습니다. 우선 백여치는 도무지 남자들이 아니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타입입니다. 완전 제 마음대로거든요. 입에는 걸레를 물었는지 수시로 욕설이 오토바이를 탑니다. 다다다다. 얼마나 심한 욕이기에 소리를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소리를 모자이크 했다고 하니까 좀 그렇긴 한데,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군요. 아무튼 욕이 튀어나오는 부분은 뚜뚜뚜 이런 소리로 가렸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키는 멀대처럼 크고 하는 짓은 꼭 어린애 같습니다. 아마도 모두들 이렇게 뒷담화를 깔게 틀림없습니다. “어이구, 누가 데려갈 건지 참 고생문이 훤하다, 훤해.” 제가 봐도 그랬습니다. “어이구, 누구하고 결혼할 건지 참 신랑 .. 더보기
무신도 피하지 못한 출생의 비밀 무신. 오랜만에 사극 같은 사극을 보는 듯해(물론 더 지켜보아야겠죠. 광개토태왕도 처음엔 그랬지만 엉터리사극이 됐습니다) 매우 흐뭇합니다. 주인공 김준은 노예 출신입니다. 최충헌의 가노였던 김준의 아버지는 아마도 반란을 일으켰다가 죽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준은 핏덩이 때 절에 맡겨져 수법스님의 손에 자랐습니다. 김준은 절에서 무예를 배웁니다. 마치 소림사의 승려들이 수행의 한 수단으로 무술을 익히는 것처럼 고려의 승려들도 무술을 익혔던가봅니다. 아마도 이런 설정은 장차 무신(武神) 김준과 대몽항쟁에 선도적으로 나서게 될 승군의 알리바이로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김준은 절에서 행복했습니다. 그곳은 속세에서 벗어난 무릉도원 같은 곳이었습니다. 하루하루가 그저 고요하고 평화로웠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곳에.. 더보기
신들의 만찬, 진짜 천상식본 누구 손에 있나 참으로 묘한 일입니다. 천상식본 2권의 행방은 어찌 된 것일까요? 모두들 아시다시피 천상식본 2권은 원래 고준영이 갖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오래전에 3대 명장 선노인의 경쟁자였던 이초희가 명장 경쟁에서 탈락하자 실망감에 이 책을 훔쳐 달아나 우도에 숨어 살았죠. 아리랑—아마도 국립전통한식요리연구원 정도쯤 되는 것 같습니다만—엔 천상식본 1권만이 남게 됐는데 이걸로는 아리랑이 오래도록 이어오던 전통한식을 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드라마의 설명에 의하면 아리랑 2권이 있어야 금천장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 금천장이 뭐냐? 뭐 별 거 아닙니다. 그냥 된장이죠. 그러나 그냥 된장은 아니겠죠, 당연히. 뭔가 특별한 전통의 맛이 깃든, 오묘하고 깊은 여운이 남는 그런 맛이 이 된장에 있겠죠. 이초.. 더보기
해품달, 연우를 죽인 진짜 살인주술 제물은 누구? 일단 세자빈 허연우를 살해하기 위해 쓰인 주술의 제물은 안타깝게도 공주라고 밝혀졌습니다. 이는 뭐 처음부터 예상됐던 바이기도 합니다. 첫 회에서부터 철딱서니 없는 민화공주가 허염을 갖기 위해 부린 온갖 어리광을 우리는 실컷 보았던 터입니다. 그런 공주의 모습이 대비 윤씨의 눈에 번쩍 띄었습니다. 오호라, 이거 완전 끝내주는 제물인 걸? 철딱서니 없는 공주가 나를 위해 해줄 일이 있어. 뭐냐구? 바로 네 오라비 세자의 빈을 죽이는 데 쓰일 제물로 네가 선택된 거야. 바로 지금 이 순간 말이지. 현대과학시대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해품달의 무녀놀이가 도무지 믿을 수 없지만,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줄거리의 밑바탕에는 신기 들린 사람들이 펼치는 주술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술을 관장하는 궁중 부서가 성수청이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