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2.02.05 난장판 블로거합동인터뷰, 임재범후보 탓만 아니다 by 파비 정부권 (9)
  2. 2012.01.30 총선출마용 중도사퇴 인정이 정치수준 높인다? by 파비 정부권 (5)
  3. 2012.01.12 두개의 얼굴 통합진보당, 콩가루정당인가 by 파비 정부권 (5)
  4. 2011.06.25 김정길 "세상에 가장 좋은 운동은 뭘까요?" by 파비 정부권

이번 블로거 합동인터뷰가 좀 실망스러웠다는 지적 ☞글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 글(장복산) 에 대해선 저도 별로 반박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 저도 인터뷰가 진행되는 중에도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자리배치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이 얘기만 하겠습니다.

아무데나 앉아서 하면 되지 뭘 그런 걸 다 신경 쓰느냐고요? 네, 형식이란 게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앉건 질문만 잘하고 답변만 제대로 하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엔 형식을 차리지 않으면 내용이 완전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 합동인터뷰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고 생각합니다. 2월 3일 오후 2시,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 도착했더니 벌써 앞자리는 먼저 온 블로거들과 다른 참관자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앉았더군요. 그래서 맨 뒷자리에(빈 자리가 한두 개밖에 없었음)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 블로거합동인터뷰 모습. 맨 오른쪽에 서서 발언하는 분이 임재범 후보다. @사진=실비단안개

그런데 제가 잠깐 화장실에 볼일을 보고 온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차고 앉았던 것입니다. 마침 그 자리에 주최 측이 배포한 유인물과 필기구가 있었던지라 “여긴 제 자립니다만” 하고 양해를 구했더니 그분이 힐끗 쳐다보고는 매우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일어나더군요.

“이거 원 초장부터 완전 기분 잡치는데….”

뭔가 불길한 저의 예감은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내내 인터뷰장내를 감돌았습니다. 어떤 후보가 얘기를 하는데 방청석에서 “거 좀 질문에만 답하고 딴소리는 하지 마쇼”라든가 “아 거 하나도 안 들리네. 마이크 제대로 들고 하쇼” 하는 면박들이 날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아, 이거 뭐야” 하면서도 별다른 내색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사실 좀 무서웠습니다. 인터뷰장내를 차지하고(!) 앉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뭔가 커다란 각오를 하고 온 듯 보였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분들은 특정후보의 지원부대들이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데 한 후보의 발언이 끝나고 나면 박수가 터져 나오는 장면도 참으로 어색했습니다.

“아, 이거 뭐야. 인터뷰 하는 거야, 후보들 유세 들으러온 박수부대야?”

아무튼 거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 정도야 뭐 약간 불편하긴 했지만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중간에 벌어졌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저로서는 아직도 알지 못합니다만, 무소속 임재범 후보가 재미있는 쇼를 하나 연출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입니다. 사회자(김훤주 경남도민일보 전문기자)가 물은 공통질문에 임재범 후보가 엉뚱한 답변을 하면서 막 열을 내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겁니다. 상당히 다혈질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장내가 술렁거린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러자 방청석에 있던 진해의 정모 시의원이 벌떡 일어나 “조용히 해라.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하느냐”면서 고함을 질렀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임재범 후보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참관자로 방청석에 앉아있던 정모 의원도 어처구니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사회자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모인 블로거들이 그들에겐 안중에도 없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장내에는 분명히 <19대 총선 진해 야권단일후보 초청 블로거합동인터뷰>라는 행사제목이 크게 붙어있었습니다. 혹시 민주당 소속의 정모 의원은 이 자리가 시의회 청문회인 것으로 착각한 것은 아닐까요?

아무튼 원인은 임재범 후보가 제공했습니다. 나중에 그는 제지하는 사회자를 향해 “사회 똑바로 보시요!”라고 소리쳐서 더 큰 웃음을 제공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는데 상당히 뼈 있는 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엉터리 같은 폭력적인 행동만 부각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임 후보보다 정모 의원이 더 얄미웠습니다. 그녀는 공통질문이 끝나자 함께 온 일행과 해야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휑하니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남의 잔칫집에 가서는 실컷 깽판치고는 “우린 먹을 거 다 먹었으니 잘 놀아라!” 하는 모습이 연상됐다면 좀 지나칠까요?

저는 이런 해프닝들이 모두 자리배치의 잘못에 있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후보들과 블로거들이 그리고 블로거들과 블로거들이 서로 얼굴을 확인하며 질문과 답변, 그리고 무언 유언의 의사들을 서로 나누는 가운데 인터뷰가 진행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약 <블로거합동인터뷰>라는 행사명이 여섯 명 후보들의 뒤에 큼지막하게 붙어있지 않았다면 이 자리가 과연 블로거들과 총선후보들의 인터뷰 자리인지 아니면 각 후보들의 지지자들이 모여서 여는 유세장인지 분간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저는 정말 그랬습니다.

어쩌면 임재범 후보가 황당하기 짝이 없는 해프닝을 연출한 것도, 정모 의원이 주제넘게 뛰어들어 꼴불견을 보여준 것도, 가끔 방청석의 참관자들이 이런저런 끼어들기를 시도한 것도 모두 자리배치의 애매모호함에 따른 착각 때문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이날 합동인터뷰는 그렇게 생산적이지 못했습니다. 너무 많은 후보들을 한꺼번에 앉혀놓고 여는 인터뷰에 얼마나 큰 기대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역시 예상하던 대로 됐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원래 주최 측의 기획의도가 블로거들이 중심이 아니고 경남도민일보가 준비한 공통질문 위주로 가고 나중에 블로거들과 참관자들에게 개별질문 기회를 주는 방식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공통질문이 끝난 뒤 사회자가 “(임재범 후보 때문에) 물의도 있고 해서 블로거들에게만 질문기회를 주도록 하겠다”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렇든 저렇든 이날의 블로거합동인터뷰는 블로거합동인터뷰가 아니었습니다. 블로거들은 이곳저곳 구석자리에 앉아서 참관자의 한사람일 뿐이었으며 단지 일반 참관자들에 비해 질문기회를 부여받았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그것도 모두에게 기회가 돌아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장복산님이 쓰신 <글 제목이 떠오르지 않는 글>에서 밝힌 한 진해시민의 “블로거들 질문이 대부분 하나마나한 것이었다. 생계유지, 통합 찬성반대, 야권단일화 찬성반대 같은 너무 뻔하고 허접한 질문만 했다”는 아쉬움에 대해 이런 식으로 댓글을 달았던 것입니다.

“블로거들이 사전 연구와 날카로운 질문을 준비 못한 잘못도 있지만, 전적으로 블로거들의 책임만은 아니다. 블로거들에겐 질문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았다. 말이 블로거합동인터뷰지 실상은 경남도민일보가 준비한 공통질문 위주로 진행됐다. 질문 못한 블로거도 많았다.”

이렇듯 블로거들은 주체가 아니라 그저 손님일 뿐이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것은 자리배치에서 그대로 드러났고 참관자들(실상은 특정정당 혹은 특정후보의 동원부대)의 행동으로도 표출됐습니다. 제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제 생각은 그랬습니다.

ps; 이어서 임재범 후보가 일으킨 해프닝, 선거제도개혁에 대한 후보들의 태도, 블로거들의 질문태도나 내용, 야권단일후보를 대하는 후보들의 태도, 국회의원이 진해시 대표다? 등에 대한 글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군요. 계속 관심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아, 그리고 주최 측에... 아마 통합진보당에서도 후보가 나올 것 같은데 그분 인터뷰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정문순이란 이름을 나는 잘 모른다. 경남도민일보에서 몇 차례 그 이름을 본 것도 같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른다. 얼핏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사진만으로는 분간하기 어려웠다. 아무튼 나는 그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런데 왜 오늘 정문순이란 이름을 거명하는가. 그가 최근 일고 있는 이른바 손석형 사태에 대해 발언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는 그가 내가 알고 있는 원칙이나 상식 따위와는 정반대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남도민일보 논설위원이며 문학평론가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그의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선 글을 쓰는 방법(혹은 태도)부터 틀렸다. 손석형 의원의 중도사퇴를 옹호하기 위해 민주통합당으로 간 진보신당 전 대변인 박용진 씨를 끌어들이고 싶었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좌로부터 김창근-박훈-손석형 후보 @사진=김주완 김훤주 블로그

하지만 그게 정상적인 글쓰기였을까. 꼭 그렇게 비뚤어진 태도로 상황을 그려야만 했을까. 그의 글을 보아서는 손석형 씨의 도의원직 중도사퇴를 옹호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박용진 씨의 민주통합당행을 비난하려는 것인지 그 의도의 무게중심도 불분명하다.

경남도민일보 1월 27일자 <아침을 열며>에 실린 ‘욕망과 변절 사이’란 칼럼을 통해 그는 손석형 씨가 “더 근사한 자리,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추구하기 위해 부리는 탐욕”이 박용진 씨가 “신념체계마저 버리고 민주통합당으로 간 변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변절자의 원조로 김문수, 이재오에다 뉴라이트까지 끌어들인다. 이 대목에선 그저 허허 하고 웃을 수밖에 없다. 문학평론가란 직업 때문일까. 아주 낭만적이다. 그는 아주 단순명쾌하게 박용진의 신념체계에 대해 결론 내린다. 나도 잘 모르는 신념체계가 그에겐 명료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문학평론가 정문순 씨가 말하는 신념체계란 것이 대체 무얼까. 내가 알기로 박용진 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이 기존에 가졌던 노선에 대해 회의를 품었다. 그는 새로운 노선을 수용했다. 이른바 미국식 민주당 노선이다.

좌파운동 내에 미국식 민주당 노선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주지하듯이 주대환 전 민노당 정책위의장이다. 그도 역시 박용진 씨와 마찬가지로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창원을에 출마한다고 한다. 이도 변절인가. 의견이 분분할 테지만 최소한 정문순 씨 같은 이가 변절 운운 입에 담을 처지는 아니다.

아마도 과거 운동권을 양분했던 NL과 PD라면 변절이라고 말할는지도 모르겠다. 북한사회주의를 금과옥조로 받들며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보면 주대환은 틀림없이 반동이다. 반대로 북한을 비판하며 남한 내 독자혁명을 꿈꾸는 세력에게도 주대환은 변절자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반동도 아니며 변절자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가진 변혁적 사고의 최대치는 사회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북유럽형 복지사회를 꿈꾼다. 다만 주대환 씨의 표현법을 따르자면 “영국식 노동당 노선을 폐기하고 미국식 민주당 노선”을 정치노선으로 선택했을 따름이다(그것의 옳고 그름을 여기서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신노선인 셈인데, 나는 이들이 반동이 아니며 변절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분당 이후의 민노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국민참여당이 합당해 통합진보당이 된 것도 마찬가지로 변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작금에 민노당 주류가 할 수 있는 최대치가 바로 통합진보당이라고 이해한다.

도대체 어떤 신념체계가 변절을 일으켰다는 것일까. 정문순 씨에겐 민노당과 합당을 결정한 진보신당 통합파, 국민참여당과 합당을 결정한 민노당 주류파의 신념체계는 그대로인데 진보신당을 이탈해 통합진보당으로 가지 않고 민주통합당으로 간 이른바 복지파들만 변절자인 것인가.

여기에 대해선 서로 쓰고 있는 안경이 너무도 달라 사실상 논쟁이 어려울 것 같으므로 이만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한 가지 확실히 해 두고 싶은 것은 나는 박용진 씨를 두둔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지만, 손석형 사태를 옹호하기 위한 방패로 그를 삼았다는 것은 실로 난센스란 것이다.

▲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김창근-박훈-손석형 창원을 후보 초청 인터뷰 이후 중도사퇴 논란이 증폭됐다. @사진=경남도민일보

그러나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정문순 씨의 사고체계다. “인간의 바탕에 자리한 기본적인 욕구”를 위해 도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려도 좋다는 그의 논법은 참으로 고약스럽다. 들어보라. “정치인은 도덕군자를 뽑는 것이 아님과, 인간에게 내재한 욕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정치의 수준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정도는 약과다. “끝까지 현 직분을 완주하는 것이 박수 받을 만한 일이긴 하겠지만 다음 총선을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길고 개인으로서 손해 봐야 할 것이 많다”는 대목에 이르면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해진다. 개인이 봐야 할 손해라니, 그게 대체 뭘까.

‘욕망과 변절 사이’란 부적절한 대응관계를 만들기보다는 차라리 따로 ‘욕망이란 인간이 떨치기 어려운 것으로 도덕군자를 뽑는 것이 아닌 정치에서 당연한 현상’이라고만 편을 들거나, ‘신념체계를 부정하고 민주통합당으로 간 것은 김문수, 이재오의 한나라당행과 다를 바 없는 변절’이라고만 비난했다면 나름대로 이해할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손석형 씨의 욕망을 옹호하기 위해 논쟁의 지점이 있는 박용진 씨의 변절 문제를 들먹인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 이것은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복지사회를 변혁의 최대치로 생각하는 박용진 씨가 변절을 한 것이라면 역시 복지사회를 최대치로 생각하고 있다고 여겨지는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은 어떤가.

그렇다면 제목처럼 욕망과 변절 사이엔 무엇이 있을까? 이렇게 스스로 질문지를 만들어 보고 이렇게 답을 써넣는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다른 무엇이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둘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변절은 욕망의 다른 얼굴이다. 둘 사이엔 끈끈한 유대만이 있을 뿐이다. 

욕망과 변절은 원칙과 상식의 포기를 낳는다. 욕망-변절-원칙과 상식의 포기는 모두 한가족이다. 진보정치에 원칙과 상식의 포기는 곧 변절인 것이다. 그리하여 질문 끝에 다시 이렇게 묻고 싶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들은 원칙과 상식의 포기라는 변절의 길을 걷는 것일까? 

여기에 대해 우리지역의 한 존경스런 시민운동 원로의 말씀을 빌려 답을 하자면 이렇다. “‘처음처럼’이 아니라 ‘처음부터’가 문제였던 거야. ‘왜 그런가”가 아니라 원래부터 그랬던 거야. 처음부터, 원래 그런 사람들이었어.”

하지만 정문순 씨는 고집스럽게 이렇게 말한다. “변절이 아닌 한(처음처럼과 처음부터의 차이를 이해한다면 이런 표현은 못쓰겠지만), 인간의 약점과 욕망만큼은 최대한 용인하고 부추기는 방향으로 정치가 흐른다면 좋겠다.” 음, 그래서, 그걸 깨달았기에, 4년 전 그토록 거품을 물던 시민단체들이 모두 입을 싹 닫은 것이로구나!

이 기이하고 묘한 상황의 최대수혜자는 누구? 최대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아무튼 통합진보당의 손석형 씨와 마찬가지로 총선출마를 위해 중도사퇴한 한나라당 등의 지방의원들이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이 있다.

통합진보당 전북도당과 순천시당은 지금도 중도사퇴한 시장, 의원들에게 거품을 물고 있는지. 아직도 보궐선거비용을 물어내라며 악을 쓰고 있는지…. 이 모든 기묘한 상황들에 직면하고서는 더 이상 원칙이니 상식이니 말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도저히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는 생각마저 든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마침내 통합진보당 손석형 도의원이 의원직을 중도사퇴 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2012년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입니다.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권력욕이란 것이 있습니다. 도의원보다야 국회의원이 폼이 나겠죠.

하지만 생각해보십시오.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도의원이 국회의원보다 폼이 덜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고방식일까요? 지역정치의 경험을 살려 중앙정치로 진출하겠다는 변명이야말로 지역정치를 중앙정치에 예속시키는 행위 아닐까요?

손 의원은 도의원 직무를 수행한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고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섰습니다. 진즉부터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야망이 있었다면 왜 1년 6개월 전에 도의원에 출마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 왼쪽부터 진보신당 김창근, 무소속 박훈,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 @사진=김훤주

도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징검다리가 아닙니다. 도의원과 국회의원은 하는 일이 다릅니다. 도의원은 국회의원의 하위직도 아닙니다. 지방의회에서 배출된 인재가 국회로 가야한다는 주장은 엉터리일 뿐 아니라 풀뿌리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모독인 것입니다.

권영길 의원의 불출마선언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올바르지 않습니다. 국회에 가서 봉사할 의지가 있다면 권 의원의 행보와 상관없이 자기 결정을 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진보정치 1번지 창원을 ‘수성’하기 위해서 손 의원이 나가야 한다고요?

이야말로 가장 바람직스럽지 않은 중도사퇴의 변입니다. 이는 사실도 아닐 뿐 아니라 훌륭한 선후배들과 동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창원에는 샛별처럼 빛나는 인물들이 은하수처럼 즐비합니다. 왜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블로그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의 공동운영자인 김훤주 씨가 ‘통합진보당은 정신분열증 정당인가?’라는 제목으로 손 의원의 도의원 중도사퇴를 비판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대응수준은 가히 분열적이었습니다(분열적이란 말은 김 기자가 말한 정신분열증보다는 종파적, 파당적이란 의미로 썼습니다).

그들은 “한나라당 도의원이 중도사퇴 하는 것 하고 진보정당 도의원이 중도사퇴 하는 것이 어떻게 같은가?”라는 괴변을 늘어놓았습니다. “통합진보당은 당원투표에 의해 결정한 것이므로 다르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 역시 괴변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한나라당이 당원투표나 여론조사 등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 중도사퇴 한 현역 지방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을 국회의원 후보로 뽑아도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겠다는 뜻입니까? 오히려 당원들이 투표로 현역 지방정치인의 중도사퇴를 용인한 것이 더 큰 문제 아닐까요?

통합진보당의 당원들이 직접투표로써 현역 도의원을 총선후보로 뽑았다는 사실이야말로 오히려 ‘통합진보당은 정신분열증 정당인가?’란 물음에 스스로 “그렇소!”하고 답하는 꼴입니다. 차라리 한나라당은 후보 개인의 문제지만 통합진보당은 당 전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손 의원의 바람직스럽지 않은 행보는 진보대통합을 염원하며 내린 권영길 의원의 은퇴 결심과 문성현 전 민노당 대표의 창원 을 포기선언이 가진 대의도 무색케 하고 말았습니다. 나아가 창원 갑과 을이 함께 승리하기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는 기회도 반감시키고 말았습니다(창원 을에서 벌어지는 중도사퇴 소동은 창원 갑에도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래 참고로 첨부한 자료는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이 엊그제 발표한 논평입니다. 순천의 통합진보당도 전북도당과 비슷한 논평들을 쏟아내며 현역 지방정치인들의 총선출마를 위한 중도사퇴를 비판하고 있습니다만, 반대로 울산에서는 창원과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로 참담한 일입니다. 도대체 이 기괴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처신하기 곤란한 이런 상황을 맞아 창원지역의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마창진참여연대가 ‘총선출마를 위한 중도사퇴는 옳지 못하므로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미 손 의원은 어제 날짜로 사퇴서를 던져버렸습니다. 울산의 통합진보당 이은주 시의원은 이보다 앞선 작년 말 아예 논의도 하지말라는 듯이 미리 사퇴해버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온 1월 9일자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의 논평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지난해 12월 30일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후보자 초청 블로그합동인터뷰에서 손을 맞잡은 세 후보 @사진=실비단안개

김훤주 기자의 말처럼 ‘정신분열증’ 말고는 뭐 뾰족한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으니 이것 참 걱정입니다. 아, 그리고 내친 김에 통합진보당의 이런 이중적 태도를 비판하는 것을 비판하는 <민중의소리>도 정신분열증이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분들이 조중동과 한나라당을 비판할 땐 그저 웃음만 나옵니다만, 이는 다음 기회에 말하기로 하고요. 일단 아래 논평을 읽어보기로 하지요. 통합진보당이 추구하는 정의가 뭔지 실로 헷갈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냥 콩가루정당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1월9일(월) 논평

[논평] 총선 출마를 위한 지방의원 중도사퇴,
도민들에 대한 무책임한 정치 행위를 비판한다.

김호서 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김성주, 유창희 현 도의원 3명이 총선 출마를 위해 도의원직을 9일 사퇴했다.

이는 4년 동안 도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던 도민과의 약속을 1년 반 만에 내팽개친 것으로서 자신을 당선시켜준 유권자들과 도민들에 대한 무책임한 정치행위다. 또한 이들의 중도 사퇴로 인해 치러질 보궐선거 비용을 결국 우리 도민들이 부담하게 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지방의원이 국회의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며,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역 정치인이 국회에 나아가 큰 정치를 하겠다는 뜻도 충분히 일리 있고 존중받을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방법이다. 2012년 총선을 염두에 두었다면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솔직하게 그 계획을 밝히든지, 아니면 출마를 하지 않고 2012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 정치 도의상 올바른 선택이었을 것이다.

도민과 지역발전을 위한 선택이 굳이 이번 2012년 총선 후보로 나가는 것만이겠는가? 도민과의 4년 임기 약속을 성실히 수행한 후에 그들 말대로 ‘더 큰 정치’를 위해 준비하면 안 되는가?

스스로 원했든 그렇지 않든 결과적으로 이들의 도의원 1년 반은 국회의원 후보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됐다는 다수 시민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욕심 때문에 지역발전과 주민을 위해 4년 동안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내팽개쳤다는 세간의 평가는 결코 억울해 할 일이 아닌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민주당 지도부도 공직자 사퇴 자제 권고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는가?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은 이들 현역 도의원들의 총선 출마를 위한 중도사퇴에 대해 명백히 비판적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은 이번을 계기로 공직자의 임기 중 사퇴 규정을 엄격히 제한하거나, 재보궐선거의 원인제공자 또는 이들을 공천한 정당이 재보궐선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2. 1. 9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Posted by 파비 정부권

지난 24일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블로거합동인터뷰가 있었습니다. 100인닷컴과 경남블로그공동체가 주최한 행사였습니다. “김정길 장관? 도대체 어떤 사람이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도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분명 아주 젊은 사람입니다.

김 장관은 부산에서 두 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된 인물입니다. 그러나 1990년 1월 22일 전격 단행된, 이른바 보수대연합이라 불리는 3당 합당을 폭거라 칭하면서 당시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를 따라가길 거부한 인물입니다. 이때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정길과 뜻을 함께 했습니다.

▲ 부산민주공원 내 민주기념관 옥상 마루에서 블로거합동인터뷰 중인 모습 @사진. 블로그 '크리스탈' 운영자 크리스탈


3당 합당에 대해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젊은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민주화세력으로 분류되던 김영삼과 통일민주당이 5공 군사독재세력인 민정당과 3공 군사독재세력의 잔당으로 평가되는 김종필의 공화당, 이렇게 3당이 합당해 하나가 된 것입니다.

이때부터 김정길과 노무현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계파정치, 보스정치가 한국정치를 주름잡던 시대인 만큼, 3당 합당에 의해 탄생한 민자당, 오늘날의 한나라당이 야당성향이 강하던 부산과 경남을 집어삼킨 것입니다. 이후에 김정길은 부산에서만 내리 다섯 번을 떨어졌습니다.

김정길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3당 합당에 반대해 끝까지 절개를 지키며 고군분투한 공을 인정받아 국민의 정부 초대 행자부 장관을 했고, 나중에는 정무수석비서관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역시 국민의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했지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친구의 의리로 김정길에게 여러 차례 원하는 자리가 있는지 물으며 기용할 뜻을 비쳤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때마다 “내가 친구이자 평생 동지인 노 대통령이 재임할 동안은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어떤 자리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런 그도 나중에 대한체육회 회장과 한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직을 역임했는데 그에 대해 “그건 선출직이어서 내가 나갔던 것”이라고 했지만, 과연 그런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확실한 것은 그의 말처럼 “철새처럼 한나라당에서 커서 민주당을 잡아먹은 손학규와는 분명 다른 인물”임은 분명했습니다.

제가 사실 김 전 장관에게 그 질문을 하고 싶었습니다만, 워낙 질문과 답변이 길어 정해진 시간인 두 시간 반을 훨씬 넘어 세 시간을 향해 달리고 있었으므로 하지 못했는데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민주당 당원들의 당심은, 또 민심도 손학규가 1등일까요? 이상하잖습니까?”

사실 기억하시는 분은 하시겠지만 노무현 대통령도 손학규가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떨어져 민주당으로 들어와 대선 경선에 나서려하자 이렇게 말했다죠. “저 사람은 절대 안 된다!” 노무현은 너무나 생각과 행동이 분명해서 고건 전 총리에게도 “그 사람도 절대 안 돼!”라고 말해 섭섭하게 했었죠.

암튼^^ 이건 나중에 서면으로 다시 질문하면 본인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변해주기로 했으니까 그때를 기다리기로 하고요. 오늘 주제로 돌아가겠습니다. 운동 중에 가장 좋은 운동이 뭘까? 이건 김정길 전 장관이 인터뷰 끝나고 블로거들과 밥 먹으면서 한 소리입니다.

원래 이야기는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에 대한 김 장관의 지론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 두 번째가 운동을 많이 해야 된다는 것이었고, 세 번째가 소식한다는 것이었는데요. 두 번째, 운동 중에 제일 좋은 운동이 또 선거운동이라는 것입니다.

왜 그런가하니 첫째, 선거운동하면 많이 걸어야하니 자연스럽게 운동이 되니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없고, 둘째, 사람들을 만나면 찡그릴 수도 없고 마음에 있던 없던 웃어야 하므로 또 이보다 더 좋은 안면운동이 없다는 것이며, 셋째, 이때 악수를 하며 웃어야 하는데 악수가 또한 좋은 운동이라 가장 좋은 운동은 선거운동이다,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 "운동 중 가장 좋은 운동이 선거운동이에요." 자기 지론을 말하고 있는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김장관 오른편은 블로그 '장복산' 운영자 이춘모, 왼편은 블로그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세상보기' 운영자 김주완 @사진. 블로그 '발칙한 생각' 운영자 구르다(이종은)

듣는 느낌으로는, 평생을 각종 선거에 출마해 떨어지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삼아온 인생에 대한 한탄처럼 들리기도 했고, 이번에 큰 선거에 나가는데(대선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그에 대한 자기 다짐과 더불어 선거운동 열심히 해달라는 주위에 대한 부탁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김정길이 부산에서 내리 다섯 번을 떨어지며 고난의 행군을 한 것을 그의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김영삼과 통일민주당 다수 국회의원들이 노태우정권이 만들어놓은 3당 합당이란 그늘에 투항했기 때문이고, 부산시민들이 몽땅 자신들을 한나라당에 바쳤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든 고난의 역정을 걸어온 한 정치인이 자신을 향해 “선거운동이 운동 중에 제일 좋은 운동이야!” 하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그가 제시한 건강하게 사는 비결 첫 번째,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과 결부된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긍정적으로, “그래, 선거운동 열심히 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어디 있을까!” 하면서 뛰어다닌다면 당락을 떠나 즐거운 선거운동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저는, 그래도 선거운동이 제일 좋은 운동이라는 데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선거 한번 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완전히 피폐해지고 만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김정길은 꽤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도 블로거 자격으로 이날 인터뷰에 참여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그동안 대선에 출마한 유력인사들을 거의 다 인터뷰해봤는데, 노무현, 이회창, 문국현, 손학규, 정동영, 김근태…, 그런데 노무현 이후에 이렇게 필이 좋은 괜찮은 사람 처음 본다. 인지도가 너무 낮은 게 흠이지만, 사람은 아주 마음에 든다.”

어쨌거나 저는 지지자도 아닌 입장에서 뭐라 말씀드리긴 뭣합니다만, 김정길 전 장관님의 운동이 정말 좋은 운동이 되기를, 가장 좋았던 운동이 되기를 바라마지않습니다. 바라마지않습니다, 이렇게 표현하고 보니 이거 고 김대중 대통령이 유세 때 말 마무리에 주로 잘 쓰시던 표현이군요.

이로써 한 가지는 확실해졌습니다. 저는 선거운동은 제대로 못해봤지만, 선거구경은 열심히 했다고 말입니다. 하하.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