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사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2.14 이명박과 진보정당 사이엔 무엇이 있을까? by 파비 정부권 (3)
  2. 2012.02.08 부러진 화살 보고 정치판 보니, 사쿠라 되고 싶다? by 파비 정부권 (1)
  3. 2012.01.12 두개의 얼굴 통합진보당, 콩가루정당인가 by 파비 정부권 (5)

엊그제 지인이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말은 저녁식사라고 했지만 밥은 죽 한 그릇이 전부였고 술과 안주뿐이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김훤주 기자도 초대됐습니다. 술이 한 순배 거나하게 돌아가자 초대한 친구가 물었습니다.

“김 기자님. 손석형 씨 사태에 대해 말인데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문재인 씨 경우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만약 김두관 도지사가 중도사퇴하고 대선 출마한다면 마찬가지고요. 그게 더한 경우가 되지 않을까요?”

음, 매우 민감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갑자기 자리가 무거워지는 분위기였는데요. 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참 곤란한 질문입니다. 문재인 씨는 주지하듯이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입니다. 김두관 지사도 마찬가집니다.

문재인 씨는 아직 야인이므로 그를 두고 미리 미래를 논하는 것이 적절한지 안한지에 대해선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후에 대선에 출마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선되자마자 의원직을 포기하는 경우라 좀 시끄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나 국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같은 직렬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의견도 만만치가 않을 겁니다. 아마도 초대한 이의 질문도 그래서 나왔을 것입니다.

자, 그러면 김두관 지사의 경우는 어떨까요? 역시 문재인 씨와 마찬가지로 미묘한 문제이긴 합니다만, 이 경우는 보다 더 엄격한 잣대가 주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비판이 더 거셀 거란 말입니다. 풀뿌리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비난이 쇄도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즐거운 술자리에서 왜 이런 질문이 나왔을까요? 그야 뭐 물어볼 것도 없이 김훤주 기자가 손석형 후보와 통합진보당의 행태를 두고 ‘정신분열증’까지 들먹이며 비판을 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궁금했겠죠. 그럼 이런 경우는 어떠냐 하고 말입니다.

여기에 대한 김훤주 기자의 대답을 정리하자면 (정확치는 않지만) 대충 이렇습니다.  

“문재인 씨가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당선된 뒤에 대선에 다시 출마하는 것과 손석형 씨의 경우는 비교대상이 안됩니다. 손석형 씨는 4년 전에 똑같은 일을 한 한나라당 강기윤 후보를 비판하며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그 짓을 자기가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둘을 비교할 수도 없고 생각해보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통합진보당은 손석형 씨와 똑같은 짓을 하고 있는(그러나 손 후보처럼 자기가 하는 일을 다른 사람이 했다고 비난한 전력이 없는) 다른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을 향해 비난을 퍼부으며 보궐선거비용을 물어내라고 하고 있다는 겁니다. 참 해괴한 일이긴 합니다. 하나의 당이 여기선 이 말하고 저기선 저 말하니 헷갈리기가 이루 말할 수 없겠습니다.

특별히 별다른 반박논리도 없습니다. 결국 이것뿐입니다. 내 손바닥 내가 뒤집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 손바닥은 원래 뒤집으라고 있는 것이다. 선거 때 한 내가 했던 말? 그걸 믿는 너희들이 한심한 거다. 정치하는 사람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그게 상식이냐?

그나저나 저로서는 참 난처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그들을 비판하는 우리지역 시민단체들을 보면 똑바로 안보일 텐데 이걸 어쩌죠? 시민단체들은 4년 전 한나라당 강기윤 도의원이 중도사퇴 했을 때는 일제히 거품을 물며 손배청구소송단 모집까지 나섰습니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 지금에 와서는 입도 뻥끗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니 똑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강기윤 씨는 도의원이 중도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비판한 적이 없으니 이를 비판하며 도의원이 된 손석형 씨와는 질에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손석형 씨의 경우가 질이 더 나쁘다 이런 말이죠. 그런데도 시민단체들은 조용합니다. 오히려 손석형 씨와 함께 줄을 서서 야권대통합을 반드시 성사시켜야한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이명박과 환경단체들이 함께 줄을 서서 녹색과 생태를 외치는 거나 다름없어보인다고 하면 지나친 걸까요?

아무튼 김 기자가 한 주장들에 대해 이렇게 변명하는 분들(물론 통합진보당 분들입니다)이 계시더군요. 그때는 전략적으로 그런 말이 필요했던 거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아우, 그래도 저는 아직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를 못하겠어요. 거참......

저는 앞으로 우리지역의 시민단체들이(마창진참여연대는 일단 빼야겠죠. 거기가 유일하게 손석형 씨 행태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무슨 말을 하면 일단 욕부터 나올 거 같습니다. 씨바, 니들이나 잘해, 이렇게 말입니다. 물론 속으로만 하겠지요. 내색할 수야 있겠습니까.

이렇든 저렇든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정치로 성공하려면 말 바꾸기, 손바닥 뒤집기, 몰상식으로 무장하기 등을 잘해야 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른바 진보정당을 자처하는 정당도 그런 판이니……. 아 참, 앞에 이명박 잠깐 언급했었는데 그분 퇴임 후 꿈이 뭔지 아십니까?

환경운동이랍니다. 그 말 들을 땐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하나도 웃기지 않습니다. 아니, 웃기지 않게 됐습니다. 여기서 이 말하고 저기서 저 말하는 자칭 진보정당이나 이명박이나 대체 뭐가 다른지 분간이 안 갑니다. 그래서 슬픕니다. ㅠㅠ

ps; 이 글의 제목은 본문 내용과 별로 관련이 없습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지은 제목입니다. 그러나 사실 영 아무렇게나 지은 것은 또 아닙니다. 경남도민일보에 어떤 분이 <욕망과 변절 사이>란 제목으로 묘하게 손석형 씨의 행태를 옹호하기에 제가 슬쩍 베꼈습니다. 좀 허접스럽긴 하지만......

Posted by 파비 정부권

오늘 이 시간, 영화 <부러진 화살>의 원작자인 서형 작가와 블로거들의 인터뷰 모임이 있습니다. 저는 가지 못했습니다. 깜빡 까먹고 있었기도 했지만 기억 했더라도 어제 이를 뽑고 실로 꿰매놓은 상태라 갈지 말지를 놓고 망설였을 겁니다.

장복산님이 쓴 글을 보고서야 아차 했는데, 제목이 특별했습니다. ‘사쿠라처럼 살겠습니다.’ 아니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이런 제목을 달았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한 마음으로 마우스를 눌렀습니다. 예상대로 비감함이 느껴집니다. 합리적 보수의 사쿠라 선언이라니.

장복산님은 자신을 늘 합리적 보수라고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그분은 틀림없이 합리적 보수입니다. ‘합리적’인만큼 진보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분입니다. 그것은 그분이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더욱 확실하게 해줍니다.

그런데 장복산님은 왜 갑자기 어울리지 않게 “사쿠라처럼 살겠다”고 하였을까요? 약간 의아한 마음으로 가만히 읽어보니 그제야 왜 그런 제목을 달았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반어법이었습니다. “사쿠라처럼 살겠다”는 말로 원칙이 무너진 사회를 비판하고 싶었던 겁니다.

영화 <부러진 화살>의 주인공 김명호 교수는 지독스럽게 원칙을 고수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편법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대학교수직에서 해직됐습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를 내는 잘못을 범했으면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그게 그의 원칙이었습니다.

당연히 그는 재임용에서 탈락했습니다. 이유는? 네가 뭔데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느냐는 거지요. 무슨 소리냐고요? 학교의 부정을 감추고 감싸고도는 게 학교의 위신을 세우는 건데 대학교수란 작자가 솔직히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잘못을 빌자고 하니 미친놈이라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이분은 자신의 민사재판을 담당한 판사에게 석궁을 들고 찾아갔습니다. 물론 석궁으로 판사를 위협해 편파재판을 했다는 자백을 받으려 한 혐의는 확실히 유죄고 벌을 받아야 합니다. 김 교수도 그 점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습니다.

다만 문제는, 재판부가 김 교수와 변호인이 주장하는 어떤 신청도 거부했다는 겁니다. 가장 기본적인 확인사항이라 할 수 있는 피해자의 옷에 묻어있는 피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해보자는 혈흔감정신청도 기각했습니다. 기각, 기각, 기각….

저도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저뿐 아니라 영화관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은 모두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습니다. 말도 안 된다는 거였지요. 김 교수는 법전을 높이 들고 흔들며 “왜 법대로 안 합니까? 왜 원칙대로 안 합니까?” 하고 소리쳤지만 그들은 벽창호였습니다.

자, 사쿠라처럼 살겠다는 반어법이 왜 나왔는지 아시겠지요? 더러운 세상을 조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 자포자기의 마음이 없지도 않아 보입니다. ‘아무리 해도 더러운 놈들한테는 이길 수 없어. 그러니 우리도 그냥 대충대충 양심 따위 엿 바꿔먹고 살자고.’

장복산님은 말합니다. “어떤 때는 자신에게 석궁이라도 겨누고 싶을 만큼 정의감과 열정이 많을수록 분노와 좌절이 많은 사회에서는 오히려 ‘사쿠라’가 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 모릅니다.” 그 앞부분엔 이렇게 썼습니다.

“장정임 시인도 '한 수학교수는 원칙을 고수했다는 이유로 이 사회에 팽배한 적당주의와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교수직에서 내쫓긴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는 것도 절대 말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권력의 자리나 따뜻한 자리를 지키려면 지식과 열정이 아니라 그저 말없이 웃어주고 따라주는 겸손(?)과 타협해야 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원칙과 상식을 따지는 내가 얼마나 미련하고 어리석은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자조적으로 결론 짓는군요. “나는 얼마 전에 ‘나는 합리적 보수입니다’라는 글을 쓰더니 오늘은 사쿠라를 자청하고 있습니다. 원칙만 따지는 고집불통 보다는 차라리 사쿠라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장복산님이 결코 정말로 사쿠라가 되겠다는 심정으로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장복산님의 계속되는 말씀입니다. 보수주의자로서 보수파의 핵심이며 트레이드마크인 합리주의를 실천하려는 장복산님의 피로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느껴집니다.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재판이 개판이라고 하더니 요즘은 정치판도 개판이고 선거판도 개판인 모양입니다. 누구를 위한 단일화고 무엇을 위한 단일화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 때는 정말 피곤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장복산님은 얼마 전 문학평론가이자 경남도민일보 논설위원인 정문순 씨의 손석형 씨의 도의원 중도사퇴 총선출마가 정치수준을 높이는 것이라는 칼럼을 비판하는 제 글에 이런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손석형 씨 옹호논리가 어처구니없다’는 취지의 글이었습니다.

“원칙이나 상식을 이야기하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냥 변절하고 욕망에 사로잡혀 살아야 잘사는 것입니다. 정치도 자기욕망대로 하는 것이 잘 하는 정치이다, 국민은 철저하게 무시해야 합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으로 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김명호 교수는 고집스럽게 원칙을 고수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원칙만 잘 지키면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됐습니까? 대학의 경영진과 교수들, 사법부의 판사들은 모두 사쿠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김 교수가 말했습니다.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 그럼 정치판은 어떨까요? 장복산님 말씀처럼 마찬가집니다. “이게 정치판입니까? 개판이지.” 야권후보단일화는 잘 될까요? 잘 안 될 것 같습니다. 왜? 개판이니까요. 사쿠라들이 판치는 판이니까요.

지금쯤 <부러진 화살>의 원작자와의 인터뷰가 끝나고 어쩌면 산호동의 어느 주점에서 뒤풀이 중일지도 모르겠군요. 무슨 얘기들이 오갈까요? 서형 작가에게 창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판에 대해 물어보았다면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그도 그랬을까요?

“내가 석궁사건 심층취재 해봐서 아는데, 역시 사쿠라가 되는 게 좋겠어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마침내 통합진보당 손석형 도의원이 의원직을 중도사퇴 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2012년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입니다.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권력욕이란 것이 있습니다. 도의원보다야 국회의원이 폼이 나겠죠.

하지만 생각해보십시오.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도의원이 국회의원보다 폼이 덜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고방식일까요? 지역정치의 경험을 살려 중앙정치로 진출하겠다는 변명이야말로 지역정치를 중앙정치에 예속시키는 행위 아닐까요?

손 의원은 도의원 직무를 수행한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고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섰습니다. 진즉부터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야망이 있었다면 왜 1년 6개월 전에 도의원에 출마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 왼쪽부터 진보신당 김창근, 무소속 박훈,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 @사진=김훤주

도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징검다리가 아닙니다. 도의원과 국회의원은 하는 일이 다릅니다. 도의원은 국회의원의 하위직도 아닙니다. 지방의회에서 배출된 인재가 국회로 가야한다는 주장은 엉터리일 뿐 아니라 풀뿌리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모독인 것입니다.

권영길 의원의 불출마선언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올바르지 않습니다. 국회에 가서 봉사할 의지가 있다면 권 의원의 행보와 상관없이 자기 결정을 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진보정치 1번지 창원을 ‘수성’하기 위해서 손 의원이 나가야 한다고요?

이야말로 가장 바람직스럽지 않은 중도사퇴의 변입니다. 이는 사실도 아닐 뿐 아니라 훌륭한 선후배들과 동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창원에는 샛별처럼 빛나는 인물들이 은하수처럼 즐비합니다. 왜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블로그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의 공동운영자인 김훤주 씨가 ‘통합진보당은 정신분열증 정당인가?’라는 제목으로 손 의원의 도의원 중도사퇴를 비판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대응수준은 가히 분열적이었습니다(분열적이란 말은 김 기자가 말한 정신분열증보다는 종파적, 파당적이란 의미로 썼습니다).

그들은 “한나라당 도의원이 중도사퇴 하는 것 하고 진보정당 도의원이 중도사퇴 하는 것이 어떻게 같은가?”라는 괴변을 늘어놓았습니다. “통합진보당은 당원투표에 의해 결정한 것이므로 다르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 역시 괴변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한나라당이 당원투표나 여론조사 등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 중도사퇴 한 현역 지방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을 국회의원 후보로 뽑아도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겠다는 뜻입니까? 오히려 당원들이 투표로 현역 지방정치인의 중도사퇴를 용인한 것이 더 큰 문제 아닐까요?

통합진보당의 당원들이 직접투표로써 현역 도의원을 총선후보로 뽑았다는 사실이야말로 오히려 ‘통합진보당은 정신분열증 정당인가?’란 물음에 스스로 “그렇소!”하고 답하는 꼴입니다. 차라리 한나라당은 후보 개인의 문제지만 통합진보당은 당 전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손 의원의 바람직스럽지 않은 행보는 진보대통합을 염원하며 내린 권영길 의원의 은퇴 결심과 문성현 전 민노당 대표의 창원 을 포기선언이 가진 대의도 무색케 하고 말았습니다. 나아가 창원 갑과 을이 함께 승리하기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는 기회도 반감시키고 말았습니다(창원 을에서 벌어지는 중도사퇴 소동은 창원 갑에도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래 참고로 첨부한 자료는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이 엊그제 발표한 논평입니다. 순천의 통합진보당도 전북도당과 비슷한 논평들을 쏟아내며 현역 지방정치인들의 총선출마를 위한 중도사퇴를 비판하고 있습니다만, 반대로 울산에서는 창원과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로 참담한 일입니다. 도대체 이 기괴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처신하기 곤란한 이런 상황을 맞아 창원지역의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마창진참여연대가 ‘총선출마를 위한 중도사퇴는 옳지 못하므로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미 손 의원은 어제 날짜로 사퇴서를 던져버렸습니다. 울산의 통합진보당 이은주 시의원은 이보다 앞선 작년 말 아예 논의도 하지말라는 듯이 미리 사퇴해버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온 1월 9일자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의 논평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지난해 12월 30일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후보자 초청 블로그합동인터뷰에서 손을 맞잡은 세 후보 @사진=실비단안개

김훤주 기자의 말처럼 ‘정신분열증’ 말고는 뭐 뾰족한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으니 이것 참 걱정입니다. 아, 그리고 내친 김에 통합진보당의 이런 이중적 태도를 비판하는 것을 비판하는 <민중의소리>도 정신분열증이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분들이 조중동과 한나라당을 비판할 땐 그저 웃음만 나옵니다만, 이는 다음 기회에 말하기로 하고요. 일단 아래 논평을 읽어보기로 하지요. 통합진보당이 추구하는 정의가 뭔지 실로 헷갈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냥 콩가루정당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1월9일(월) 논평

[논평] 총선 출마를 위한 지방의원 중도사퇴,
도민들에 대한 무책임한 정치 행위를 비판한다.

김호서 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김성주, 유창희 현 도의원 3명이 총선 출마를 위해 도의원직을 9일 사퇴했다.

이는 4년 동안 도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던 도민과의 약속을 1년 반 만에 내팽개친 것으로서 자신을 당선시켜준 유권자들과 도민들에 대한 무책임한 정치행위다. 또한 이들의 중도 사퇴로 인해 치러질 보궐선거 비용을 결국 우리 도민들이 부담하게 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지방의원이 국회의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며,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역 정치인이 국회에 나아가 큰 정치를 하겠다는 뜻도 충분히 일리 있고 존중받을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방법이다. 2012년 총선을 염두에 두었다면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솔직하게 그 계획을 밝히든지, 아니면 출마를 하지 않고 2012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 정치 도의상 올바른 선택이었을 것이다.

도민과 지역발전을 위한 선택이 굳이 이번 2012년 총선 후보로 나가는 것만이겠는가? 도민과의 4년 임기 약속을 성실히 수행한 후에 그들 말대로 ‘더 큰 정치’를 위해 준비하면 안 되는가?

스스로 원했든 그렇지 않든 결과적으로 이들의 도의원 1년 반은 국회의원 후보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됐다는 다수 시민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욕심 때문에 지역발전과 주민을 위해 4년 동안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내팽개쳤다는 세간의 평가는 결코 억울해 할 일이 아닌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민주당 지도부도 공직자 사퇴 자제 권고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는가?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은 이들 현역 도의원들의 총선 출마를 위한 중도사퇴에 대해 명백히 비판적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은 이번을 계기로 공직자의 임기 중 사퇴 규정을 엄격히 제한하거나, 재보궐선거의 원인제공자 또는 이들을 공천한 정당이 재보궐선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2. 1. 9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