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2.27 STX조선소에 뿌려진 70년대 유인물 by 파비 정부권 (1)
  2. 2008.11.13 21세기 혹사당하는 전태일, 비정규직 by 파비 정부권 (2)

STX조선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01년에 설립된 회사입니다. 원래는 대동조선이라는 회사가 1960년대부터 있었습니다만, 쌍용그룹 임원 출신으로 M&A의 귀재라는 강덕수 현 STX그룹 회장이 인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회사입니다. 경남 진해와 창원, 마산에 STX조선소와 STX중공업, STX엔진 등 주요 사업체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동안 이 회사는 양적, 질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불과 5년 만에 매출 28배, 자산규모 12배의 고속성장을 이루어냈고, 현재는 매출 6조 4000억 원에 10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재계서열 20위권의 대기업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중국에도 진출해 다롄에 조선소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유럽 최대의 대형 크루즈 선사인 아커야즈를 인수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로써 STX는 단기간에 세계 6위의 조선회사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에 유인물이 뿌려졌습니다. 1970년대도 아니고 1980년대도 아닌 21세기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에서 비밀리에 일어난 일입니다. 공개적으로 공장 정문에서 출근하는 노동자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한 것도 아니고, 비밀결사가 목숨을 내어놓고 거사를 결행하듯 그렇게 뿌려졌다고 합니다.

STX 다롄 조선소 1단계 준공식 및 첫 선박 진수식. 사진=이하 모두 경남도민일보


요즘 세상에도 이런 70년대 유인물이…

유인물의 내용을 보면 마치 우리가 1970년대를 살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착각이 듭니다. 노동조합을 결성하자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노동법에 명시되어있는 법적 의무사항인 『노사협의회』를 만들자는 소박한 내용이었습니다.

노사협의회는 노동조합이 없는 기업에 의무적으로 만들도록 노동법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노총도 있고 민주노총도 있지만,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전체의 90%를 넘습니다.

따라서 노사협의회는 이처럼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받도록 하기 위한 최저한의 조치인 것입니다. 그래서 노사협의회법은 강행규정, 즉 반드시 지켜야하는 강제법규로 제정되었습니다.

그런데 노사협의회를 요구하는 유인물이 비밀리에 삐라처럼 뿌려진 것입니다. 그것도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노동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저한의 조치’ 노사협의회법은 실제로는 아무런 효력도 없는 죽은 법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니, 노조도 없는 회사에 여태껏 노사협의회도 없었단 말입니까? 그럼 임금이나 근로조건 같은 것은 어떻게 정한단 말이죠?”

"근로조건? 그런 게 어디 있나."

STX조선에 다니는 한 노동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물어보는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말도 못 꺼내지. 월급 같은 건 그냥 주면 주는 대로 받고 그러는 거고. 근로조건? 그런 말은 이 세계엔 없어.”

“그런데 노조도 없이 어떻게 이런 유인물을 뿌리게 되었죠? 매우 힘들었을 텐데… 위험부담도 컸을 테고. 어떤 특별한 계기나 뭐 그런 게 있었나요?”

“그런 건 없어. 그냥 우리도 보는 눈이 있으니까. 정규직들은 우리보다 더 편한 일 하면서 월급은 두세 배 더 많이 받아가고 토요일 일요일 꼬박꼬박 쉴 수 있지.”

그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에 뒤섞인 슬픔 같은 것이 배여 있었습니다.

“우리는 토요일도 없어. 주 40시간 근무제? 그런 게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에 있다면서. 우리는 다른 나라 사람이야. 이제 더는 못 참는 거지. 상여금이 100%야. 20년 전에도 이런 회사 없었다고.” 

더는 못 참겠다는 그의 말을 들으며 갑자기 전태일 열사가 생각났습니다. 그는 근로기준법을 자신의 몸과 함께 불태우며 이렇게 외쳤다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근로자를 혹사하지 말라!”

그러나 40여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여전히 노동법은 노동관료들의 책상 위에서 먼지나 먹으며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나 봅니다. 세상은 아직도 나아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금년 8월, STX조선은 유럽 최대 조선사 아커야즈를 완전 인수했다.

STX의 고속 성장, 그러나 하청노동자들의 삶은 거꾸로 70년대로…

STX가 고속 성장한 배경에는 물론 강덕수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경영을 잘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려 일한 노동자들의 공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STX의 하청노동자들은 7~80년대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었습니다.

STX는 본사직원보다 하청노동자들이 더 많은 기형적 노무체제를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1990년대 이후 정부의 비정규직 노동정책이 STX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하청 위주의 사업장을 확대하는 데 보탬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주 40시간 노동제도 이들 하청노동자들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이들은 사실상 비정규직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들에겐 정규직(본사) 노동자들에게 제공되는 어떤 혜택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청노동자들에게 주 40시간 노동은 그림의 떡

주말에도 묵묵히 일해야 합니다. 물론 토요일에 일하지 않고 쉴 권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무급휴일입니다. 말하자면, 일하지 않는 대신에 굶어죽을 권리가 주어진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받아가는 돈은 평균 연봉 1500을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2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일시에 10여개의 샤워기에 매달려 조선현장에서 흘린 땀과 기름을 씻어내야 합니다. 마치 일제시대에 징용된 북해도의 탄광노동자들이 연상되지 않으십니까?

물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기야 하겠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비약입니다. 아무리 그렇지만 21세기 선진 대한민국의 노동자를 징용된 일제 탄광노동자와 비교할 수야 있겠습니까?

회장 등 임원진은 100억대의 보너스 지급하면서…

그러나 그들이 가지는 박탈감이나 상실감은 오히려 더 크다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있습니다. 그들이 누리는 동시대의 보편적 삶의 질은 오히려 그때보다 더 못하다는 것을 우리는 모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퇴근하고 동료들과 함께 마시는 소주 한 잔도 부담스럽습니다. 그들이 감당해야할 짐의 무게는 7~80년대의 노동자들보다 훨씬 크고 무겁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에게 주어지는 대가는 이 짐을 감당하기에 너무나 턱없이 모자랍니다.

STX 이사회는 올해 강덕수 회장이 회사발전에 공헌한 점을 인정해 100억 원대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다른 임원들에게도 역시 이에 상응한 보너스가 성과급으로 지급되었습니다. 자기들끼리는 고속 성장한 회사를 축하하며 이미 모든 논공행상을 다 벌였습니다.

STX 본사 앞에서 항의시위 중인 마산 수정만 매립 반대 시민들. 사진=2kim.idomin.com 김훤주 기자


월드 베스트 STX? 월드 베스트 악덕기업!!

그러나 강덕수 회장이 약속한 “5년 안에 정규직과 비슷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말은 이미 거짓말이 된지 오래입니다. 게다가 ‘World Best STX’ 하청노동자들에겐 ‘노사협의회’마저 없습니다. 법이라는 이름으로 국가가 부여한 강제적인 보호 장치도 그들에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STX는 법에 보장된 노사협의회마저 허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만주에 독립운동 자금 부치듯 비밀리에 유인물이 STX 조선소에 뿌려졌습니다. 앞으로 STX조선과 STX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매우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2008. 12. 26.  파비                 

STX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2kim.idomin.com 에 가셔서 STX를 검색해보세요. 참고로 STX중공업이란 회사는 완전히 하청 비정규직노동자들만으로 돌아가는 회사라고 하는군요. 말하자면, 공장에 본사 직원이 없다는 말입니다.  

<노사협의회 설치를 요구하는 STX 하청노동자들이 배포한 유인물>

노사협의회 설치하여 우리 권리 우리가 얻어내자!!

STX조선 하청노동자들은 봉인가?

STX는 재계 순위 20위권의 대기업이다. 단기간의 고속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열심히 일한 하청노동자들의 땀이 서려있다. 그러나 우리 하청노동자들은 70년대보다도 못한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 버려져 있다. 근로기준법이 정한 주 40시간 노동도 우리에겐 그림의 떡이다. 정규직들이 토요일에 여가를 위해 떠나는 차량행렬을 비집고 우리는 일터로 향해야 한다. 장시간 노동에도 우리가 받아가는 임금은 최저생계비를 겨우 웃도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70년대 탄광보다도 형편없는 복지시설

200명도 넘게 수용하는 탈의실에 샤워기는 고작 10개가 고작이다. 뜨거운 조선소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하루 종일 땀 흘린 우리 하청노동자들 깨끗하게 씻고 집으로 돌아갈 자유도 없다. 힘들게 일하는 우리에게 지급되는 점심식사는 2600원짜리 ‘짬밥’이다. 이런 형편없는 밥을 먹고 쇳가루와 먼지가 뒤범벅이 된 현장을 책임지라는 회사는 악마가 아닌가.

상여금이 고작 100%, 이게 뭡니까?

STX 강덕수 회장은 100억대에 달하는 상여금을 보너스로 받았다고 한다.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는 것에 토를 달 사람은 없다. 그럼 강덕수 회장이 100억대의 보너스를 받을 동안 우리 하청노동자들은 아무 일도 안 하고 놀았는가. 그래서 우리에겐 고작 상여금 100% 지급도 아까워하는 것인가. 지금 세상에 상여금을 100% 받는 회사가 있다고 하면 지나던 개도 웃고 말 것이다.

월드베스트 STX? 월드베스트 악덕기업!!

새벽밥을 먹고 나와 하루 16시간 이상을 회사에 몸 바친 우리가 이런 대우를 받고 살아야하는 것이 바로 STX의 월드베스트다. STX에겐 일당 4만 원짜리 노동자들을 하청 비정규직으로 고용해 장시간 노동으로 부려먹는 월드베스트다. 토요일을 무급으로 만들어 강제로 노동을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도록 만드는 월드베스트다. 노동자들의 피를 빨아 자기들 배만 채우겠다는 월드베스트다.

강덕수 회장이 “5년 안에 정규직과 비슷한 대우를 받도록 해주겠다!”던 약속은 이미 거짓말이 되었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1. 하청노동자들에게도 연간 상여금 500%를 지급하라!

2. 토요일을 비롯한 무급휴일을 폐지하고 유급휴무제를 실시하라!

3. 사내 복지시설, 자녀 학자금 등 복지혜택을 정규직 수준으로 대우하라!

노사협의회를 구성해서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스스로 얻어내야 한다

전체 하청노동자들에게 호소한다. 이런 요구들은 우리가 아무리 한다고 해도 STX자본과 하청업체가 들어줄리 만무하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노사협의회를 설치해야 한다. 노사협의회는 법에으로도 보장돼 있다. 앞으로도 형편없는 복지시설에서 2600원짜리 짬밥을 먹으며 토요일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고 상여금 100%에 감지덕지하면서 계속 STX의 봉이 될것인가? 아니면 우리 권리를 회사에 당당히 요구할 것인가?

하청노동자 여러분! 우리 모두 힘을 모읍시다.

노사협의회 설치하여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찾읍시다.

노사협의회 설치를 요구하는 STX 하청노동자 일동

Posted by 파비 정부권

1970년 11월 13일, 22살의 한 청년이 온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밝혔다. 이 불은 평화시장만이 아니라 온 나라로 퍼져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었다. 이 등불은 김근태, 장기표, 조영래 같은 재야 민주인사를 인도하는 등불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그마한 등불은 들불이 되어 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타올랐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라!”

한 손에 근로기준법을 부여잡은 채 불길 속에 타들어가면서 외쳤던 그의 함성은 영원한 메아리가 되어 세상에 울렸다. 그리고 세상은 변했고 발전했다. 노동자들은 이제 더 이상 기계가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 태어나고자 스스로 일어섰다. 민주노총도 결성했다. 그리고 매년 11월 이때가 되면 민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전태일이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나의 나’인 전태일들이 아직도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혹사당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 노동으로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보편적 노동시간 주 35시간 이하인 점에 비교하면 아직 턱없이 모자라는 기준이다.

사진=레디앙

주 5일제 근무로 알고 있는 주당 40시간 노동제가 과연 우리나라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가? 대답은 “아니오!”다. 우리나라는 주 40시간 노동제의 나라가 아니다. 아직도 절반 이상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일제에서 해방된 후에 만들었던 주 48시간제 노동시간법이 엄존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굶어죽을 자유만 얻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주 40시간 노동법'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 노동법을 만들면서 토요일 근무에 대한 임금지급에 관한 문제는 단체협약으로 노사가 따로 정하도록 하는 편법을 자행했다. 노동시간에 대한 강행규정을 임의규정으로 바꾸는 정부와 자본의 고도의 계산이 깔린 이 편법에 ‘노’의 대표인 민주노총도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처럼 되어버렸다. 왜냐하면 민주노총은 얼마든지 단체협약을 통해 실질적인 주 5일 근무제를 관철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민주노총을 이끄는 대기업 노동조합들의 이야기다.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못한 90%의 노동자들, 하청업체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그래서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토요일에 무급으로 쉴 자유만 얻었다. 즉, 굶어죽을 자유만 얻은 셈이다.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 중에 월급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 25%에 달한다고 한다.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연봉도 1500만원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한 통계에 의하면 평균 월급이 120만원 수준이다.) 이들 노동자들은 부족한 임금을 채우기 위해 무급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일을 나가야 한다.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세상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 아니 거꾸로 70년대로 돌아갔다. 일부 대기업 노동자들이나 민주노총의 눈에는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유인물을 복사해서 비밀리에 배포하며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비밀결사들이 공장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이들의 눈에는 하찮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이 땅에는 전태일이 ‘나를 죽이고’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하여 다가가겠다고 말한 ‘나의 나’들이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열악한 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하는 ‘나의 나’들의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아직도 너무나 크다.

여전히 유효한 전태일의 외침,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라!"

지난 일요일,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한 민주노총은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전태일이 죽음으로 다가가고자 했던 ‘나의 나’들은 얼마나 있었던가?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될 나약한 생명체들’을 향한 외침과 결의는 얼마나 있었던가?

그래서 나는 오늘,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던 전태일 열사의 피맺힌 목소리를 자본가들이 아니라 민주노총에게 다시금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1970년 8월 9일, 전태일의 일기 중에서>

전태일과 전태일의 어머니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理想)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동심 곁으로,

생(生)을 두고 맹세한 내가,

그 많은 시간과 공상 속에서,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아니 될 나약한 생명체들.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2008. 11. 13.  파비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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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