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6.19 100분토론 출연 교수들, 팔아먹을 양심은 있나 by 파비 정부권 (34)
  2. 2009.02.19 전두환은 오바마와 닮았다? by 파비 정부권 (10)
  3. 2008.11.27 노무현이 저학력자가 보이는 분열증세 환자? by 파비 정부권 (12)
  4. 2008.11.06 오바마가 좌파라니요? by 파비 정부권 (9)
오늘 <MBC 100분토론>에 나온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을 비롯한 정진영 교수와 최창렬 교수를 보면서 벽창호도 저런 벽창호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성진 의원도 전직 교수였다고 하니 세 명 모두 교수 출신인 셈인데, 나는 그들이 진정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맞는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온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고 있는데 자기들만 민주주의는 아무런 이상도 없으며 오히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 횡행하던 민중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로 대체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도대체 교수란 사람들이 민중민주주의가 무언지, 자유민주주의가 무언지 그 개념이나 제대로 알고 말하는 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는 민중민주주의란 것이 존재한 적이 없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소통하려고 시도했던 정치적 행위들을 두고 말하는 것이라면,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야말로 확실히 민중민주주의자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데 인터넷과 블로그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 지금도 앞으로도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6월 항쟁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성취되었고, 이후 점차적으로 자유민주주의가 확대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맞아 대폭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국보법 등에서 보듯 여전히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갈 길이 먼 미완의 민주주의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의 탄생으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그 자유민주주의마저 길바닥에 내던져진 것이다.


이 세 명의 교수는 이런 문제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시국선언을 하는 교수들을 향해 왜 교수들이 발언을 해서 국론을 분열시키느냐는 말만 할 뿐이지, 어째서 자신의 양심을 밝히는 정당한 행위를 부정하는지, 집회시위의 자유를 막기 위해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삥 둘러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토론 중간에 어느 아주머니가 전화의견으로 이런 말을 했다. “국회의원들 뽑았으면 그 숫자대로 국회에서 모여 일하면 될 것이지. 왜 거리로 나옵니까? 국민들이 선거로 한나라당을 170석 다수당으로 만들어주었으면 그냥 국회에서 그대로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왜 일도 안하고 거리로 나오고 그래요? 월급 내놓으세요.”


참으로 무식한 말씀이다. 물론 이 아주머니 의견도 일리는 있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일을 해야지…. 그런데 지금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가? 국회에 들어가는 순간, 한나라당은 국민의 뜻을 거역해 이명박 정권만이 좋아하는 법들을 통과시킬 것이다. 지금은 국회에 들어가 일하는 게 오히려 국민의 뜻에 반하는 역설의 시대가 아닌가.  


아주머니의 무식한 말씀에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세 사람의 교수들을 보면서 대한민국 교육현실이 실로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송영길 의원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국회의원을 뽑는 행위가 모든 권리를 백지위임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은 기본에 해당한다. 아무리 국회의원, 대통령이라도 국민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교수란 직업이 무엇인가. 좀 과장되게 학생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행위를 빗대어 말하자면, 양심을 팔아 밥 먹고 사는 직업 아닌가? 그런데 이들 교수들에게 대체 팔만한 양심이라도 있는 것인지 의심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100분토론>을 시청한 소감으로는…. 하긴 이들도 살아남아야 하니 너무 나무라기도 그렇다. 이명박 정권에 잘못 보이면 교수직도 언제든 쫓겨나는 것이 요즘 세태 아니던가.


또 다른 시청자의 전화의견을 통해 전해들은 국민정서야말로 현 시국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진단이 아니었을까.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죽으면 떡을 돌리겠다고 하더라!” 이 말을 들으니 퍼뜩 그런 생각부터 들었다. “그래, 나도 그런 떡 제발 얻어먹었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듣고도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든 죄악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다면 정말 살아야 할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닐까.  

이만 대충 정리하고 잠이나 자야겠다. <ps;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전화의견으로 등원 안 하는 의원들 월급 내놓으라고 핏대 올리던 그 아주머니 "동네에서 일을 해보니 법에 호소해서 안 되는 게 없더라!" 라고 하시던데 대충 뭐 하는 분인지 짐작이 간다. 세상이 하 수상하니… 별 생각이 다, 쩝~

ps2; 원래 제목이 "MB 죽으면 떡 돌리고 싶다!" 였지만 누가 먼저 똑 같은 제목을 달았기에 달리 고친다.>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누가 그랬던가요?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였던가요? 전두환을 전직 대통령으로 부르면 안된다고 했던 거 말입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그래서 그냥 전두환이라고 하죠. 전두환이가 김수환 추기경을 조문하기 위해 명동성당에 들렀습니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김수환 추기경과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고 하는군요. 

뭐, 그 사람 특기가 뭡니까? 남들이 물어보지도 않는데 제자랑 늘어놓는 거 아닙니까? 문득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10년도 훨씬 더 오래전의 이야기 같습니다. 워낙 오래돼서 기억이 희미하지만,  그날은 제 친구 종길이와 함께 어디론가 가던 중이었습니다. 글쎄요. 어디로 무엇 때문에 아침부터 회사도 쉬고 가던 중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뒷짐 진 전두환. 조문이 아니라 관람 왔나? 말들이 많다.


아침을 먹기 위해 시골도시의 어느 한적한 식당에 들렀습니다. 그때 TV 화면에서는 전두환이가 합천의 자기집에서 새벽에 검찰관에게 체포돼 서울로 압송되는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지요. 당시 합천 전두환 집 주변에는 무장한 경찰병력이 밤새 주둔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제가 이런 시시한 말 하려고 케케묵은 오래된 얘기를 꺼내는 건 아닙니다.

전두환이를 압송하던 차가 소나타였나 그랬습니다. 뒷자리 양쪽에는 검찰수사관들이 전두환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었지요. 행렬이 대전을 지나 천안으로 향할 때였던가, 그때 전두환이 양쪽에 앉은 검찰수사관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독립기념관 저거 누가 만든 건 줄 알어? 바로 내가 만든 거야. 그리고 충주댐도 내가 만들었지."  

옆에 앉아있던 검찰수사관들이 뭐라고 대꾸했는지는 기억이 없습니다. 아마 기사에도 없었을 겁니다. 아무 말도 안 했겠지요. 아니면 "훌륭한 일을 하셨습니다."라고 했을라나요? 그냥 전직 대통령을 잡아가는 중이라 매우 신중하게, 때로는 매우 황송해하며 근엄하게 앉아있었겠지요. 하여간 전두환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죠. 

그리고 이번에 김추기경을 조문하기 위해 명동성당을 들른 자리에서 또 뜬금없는 제자랑 늘어놓기 특기를 발휘했다고 하는군요. 기자들이 전두환에게 "김수환 추기경과 인연이 깊지 않느냐?"라고 물어보자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하네요. 

“여러분이 잘 모르시겠지만 나는 추기경과 오랜 관계가 있었다. …… 1사단장 시절 김 추기경이 지학순 주교와 함께 찾아와 성당을 지어달라고 하셔서 지어드렸다. …… 보안사령관 때는 저녁을 대접한 적도 있다.” 

아이구, 정말 대단하십니다. 참 훌륭한 일 하셨군요. 그러면서 그는 “김추기경이 국가를 위해 많은 일을 하셨다. 더 오래 사셔야 하는데 애석하다.”고 말했다 합니다. 입에 침이나 바르고 하는 말인지 궁금합니다. 하긴 워낙 많은 침을 튀겨서 이제 제 입술에 바를 침도 남아있지 않을 겁니다. 마른 입술로도 저리 말을 잘하니 그저 탄복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전두환은 역시 폭이 넓은 사람입니다. 그는 노태우와 달리 두꺼운 전별금 봉투로 유명한 사람이죠. 이는 장세동 같은 충성파들이 그의 주변에 많은 이유로도 설명되곤 합니다. 역시 그는 그냥 이 정도 식사대접으로 마무리하지 않았습니다. 기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해주는 디저트도 어김없이 내놓았던 것이지요.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왔는데 그 사람이 젊은 시절 축구선수였다. 나도 육사시절 축구 선수였다.”

기자들이 이 어리둥절한 디저트에 황당해했음은 물론입니다. 기자들이야 황당하건 말건 전두환은 충분히 자기만족을 하고 돌아갔을 겁니다. 그런데 기자들이 막상 전두환에게 질문한 추기경과의 악연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군요. 어쨌든 전두환, 역시 장군 출신이라 그런지 통이 참 큽니다. 악연도 이렇게 각별한 인연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저는 전두환 만큼이나 황당하고 어리둥절한 통을 가진 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죠.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새로운 미국의 변화를 주창하는 오바마 당선인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제기한 이명박 정부의 비전은 닮은꼴이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당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죠?

“둘 다 변화와 개혁을 얘기한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자가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오바마를 좌파라고 몰아세울 땐 언제고 갑자기 오바마의 철학이 이명박의 철학과 같다니? 참 황당해도 이보다 더 황당할 순 없는 일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명박과 전두환이도 많이 닮았습니다. 두 사람의 황당개그 수준이 거의 오기조원(五氣朝元)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점도 닮았구요. 이쯤에서 어린 시절 배웠던 어설픈 삼단논법이 생각납니다.

“A=B고, B=C다. 고로 A=C다”

여기서 이런 결론이 유추되는군요.

“전두환=이명박이고, 이명박=오바마다. 고로 전두환=오바마다.”

2008년 대선후보 시절의 오바마. 사진출처=연합뉴스


그러고 보니 저도 참 황당하군요. 돌아가신 분은 추기경이신데 갑자기 제가 정신이 좀 혼미해지는 것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조문 자리에서 김추기경을 “이 양반이…”라고 해서 빈축을 사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확실히’를 ‘학실이’로 밖에 발음하지 못하는 ‘갱상도’ 특유의 무례한 말버릇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도 갱상도거든요.

그렇지만, 전두환이는 참 어쩔 수가 없는 인간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 양반’은 무례한 정도가 아니라 무식도 이미 초월해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듯보입니다. 하여간 오늘은 참으로 황당한 날입니다.

2009. 2. 19.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요즘 조선일보에 매수되어 매일 아침 열심히 조선일보를 보고 있습니다. 물론 매수된 만큼 신문은 공짜로 보고 있지요. 신문을 공짜로 봐주는 대가로 받은 현금 3만 원도 잘 썼고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놓고 포상금이 나올 날짜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람의 정신을 황폐화시킬 것만 같은 기사를 매일 아침마다 읽는다는 게 보통 고역이 아니지만, 그러지 않으면 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신문이 그냥 쓰레기장으로 직행할 판이니 자원낭비다 싶어 대충 읽어는 보고 버리는 편입니다.

그러나 오늘 신문을 보니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간단히 기사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동국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교수질을 하고 있다는 황태연이란 사람이 쓴 글이로군요.

조선일보 A30면 <아침논단> 오바마 당선 보고 놀랐던 가슴

동국대 황태연 교수

미국 역사상 오바마만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대통령 당선자는 없었다. ……… (중략)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좀 착잡하기도 하다. 지난 5년간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랄까. 변방 출신이기 때문에 혹시 ‘우월적 열등감’으로 착종된 이중인격자? 외교의 문외한으로 한미관계를 어지럽힐 ‘미국 노무현’? 서민과 중산층을 살린답시고 되레 죽이는 ‘진보적’ 신참내기? 그의 시장철학과 정치노선은?… 의문이 꼬리를 문다.

그러나 일단, 흔히 출세한 저학력자가 보이는 분열증세인 ‘우월적 열등감’은 문제될 것이 없을 듯하다. 컬럼비아·하버드대학을 거쳐 변호사와 시카고대학 교수를 역임한 미국의 대표적 지성이 무슨 학력 열등감을 갖겠는가? ……… (중략) 이러니 전혀 착잡해할 것까지는 없을 듯하다.

구구절절 길게 써 놓았지만, 이야기는 딱 이겁니다. ‘오바마가 좌파 노무현(자라)과 비슷한 솥뚜껑인 줄 알고 놀랐더니, 다행스럽게도 그는 노무현과 달리 컬럼비아대학에 하버드대학까지 나온 고학력자로서 변호사와 대학교수를 역임한 대표적 지성이므로 별 걱정할 것이 없다’는 것이죠.

기가 막히네요. 그럼 저처럼 학벌도 없고 직업도 별로인 사람은 지성 같은 건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고, 그래서 출세도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로 들리네요. 못 배운 것도 서러운데 사람 괄시까지 하는군요. 그래서 이명박은 많이 배워서 나라경제 망쳐놓고 무슨 자랑이랍시고 백년에 한 번 올까말까한 기회라며 주식 사라고 장사질이랍니까?

참 딱한 사람입니다. 이런 작자가 무슨 대학교수를 한답시고 거들먹거리고 있으니 대한민국 갱(!)제가 요 모양 요 꼴인 겝니다. 제가 보기엔 이 사람이야말로 고학력자가 보이는 분열증세인 ‘열등한 우월감’에 사로잡힌 환자로 보이는군요.
얼마 전에 “조선일보 보다 내 양심 털 나겠다”는 제목으로 포스팅을 한 바가 있습니다만, ‘내 양심에 털 나기’ 전에 먼저 성질부터 배릴 것 같습니다.

에잇! 아침부터 재수 옴 붙었습니다.

2008. 11. 26.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결론부터 말하면,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다.

한발 물러서 진보주의자라고 불러주기에도 상당히 어색하다. 물론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에 비해 민주당이 덜 보수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거기에다 버락 오바마라는 앵글로 섹슨에게는 생소한 이름의 아프리카계 흑인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점 때문에 세계가 마치 미국에 혁명이라도 일어난 듯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

미국인의 선택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심판


그러나 어쨌든 오바마도 미국 민주당도 좌파는 아니며, 그렇다고 특별히 진보라고 보아줄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 또는 북한과 같은 적성국가를 대하는 태도에서 약간씩의 차이를 보여줄 뿐이다. 이 차이도 실상은 최근에 생겨난 것이며,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그리고 최악의 전쟁으로 평가 받는 베트남전을 이끈 정부가 실은 민주당이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도 있다. 

1980년대 이후에 클린턴 행정부를 제외하고 줄곧 공화당 정권이 득세했다. 이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미국의 신자유주의와 패권주의는 절정을 구가했지만, 미국의 경제는 거꾸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전쟁에 대한 반발과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결국 미국민은 오바마와 민주당을 선택했다. 부시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미국민의 심판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조선일보의 조갑제는 미국 대선 레이스가 한창일 때, 마치 오바마가 당선되면 큰일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말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오바마가 매우 친북(좌경)적인 사람이며 그래서 위험하다고 생각하던 그들이 갑자기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며 좌파라고 불러서도 안 된다고 말하니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약간 혼란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어떤 진보인사 한 분은 오바마에게 ‘미국식 좌파’라는 개념을 따로 붙여주기까지 했다. 

사진=경남도민일보/뉴시스


미국이 공화당과 민주당이라는 양당체제에 고착된 독특한 정치체제의 나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오바마에게 ‘미국식 좌파’라는 딱지를 붙여주어도 별다른 이의가 없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좌파-우파의 개념이 상대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개념에 대한 선은 있어야 할 듯싶다. 

노무현을 좌파로 모는 조갑제가 오바마는 좌파로 부르지 말자고?

미국에서도 실제로 오바마를 사회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 주로 남부의 보수적인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마치 노무현이나 김대중을 좌파라고 몰아세우며 ‘우파의 잃어버린 10년’을 노래하는 이명박이나 조갑제와 같은 사람들이 있는 미국도 역시 사람 사는 세상이다. 어딜 가나 돌연변이들은 있게 마련이다.

김대중은 집권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으로 IMF를 돌파하는 정책을 펼쳤다. 노무현도 역시 김대중이 닦아놓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충실히 수행했고 미국과의 FTA는 그 결정판이었다. 더욱이 미국의 패권주의적 군사정책에 협조해서 아프간과 이라크에 파병까지 했다. 이 지점들 때문에 오히려 한나라당보다 더 우편향의 정치를 했다고 평가 받기도 했고 노동자 농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기도 했다. 

또 반면에 김대중과 노무현은 대북정책에 있어서 ‘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유화정책을 폈으며 남북화해무드에 많은 기여를 했다. 두 차례나 남북의 정상이 만나고 그 실효성 여부에 불구하고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역사적 진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조갑제 류의 수구인사들은 이게 마음에 안 드는 것이다. 이게 바로 노무현과 김대중이 친북좌파라는 증거라고 끊임없이 물고 뜯는 것이다.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오바마는 좌파임에 틀림없다. 우선 오바마는 적성국 북한의 최고 통치자인 김정일을 만나겠다고 한다. 여기에다 오바마는 노무현이나 김대중이 신자유주의를 추구한 것과 달리 신자유주의에 종지부를 찍고 과거 뉴딜시대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런 면에서 오바마는 노무현보다 훨씬 좌파적이고 사회주의적인 정치인이 되는 셈이다. 그런 오바마를 좌파라고 부르지 말자고 자기네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조갑제류의 행태는 그야말로 코미디다.   

그러나, 좌파라고 하기엔 한계가 뚜렷한 민주당 

그러나 아무리 오바마와 민주당의 리버럴이 좌파나 사회주의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역시 미국 민주당의 한계는 뚜렷하다. 미국은 민주당이 수없이 집권했지만 의료보험 체계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나라이다. 교육에 있어서의 공공성도 최악의 수준이다. 북서유럽의 좌파 사민당이 오래 집권한 나라들의 복지와 비교할 기준조차 제대로 없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그런데 30여년에 걸친 미국식 신자유주의 실험이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며 좌초하는 시점에서 건국 232년 만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등장했다는 사실이 냉정한 미국의 현실을 망각하게 하는 효과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반대로 조갑제 같은 이들에겐 노무현보다 훨씬 좌파적인 오바마를 애써 좌파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데에는 숭미사대주의에 기반을 둔 나름의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진보인사들이 앞을 다투어 오바마를 좌파라고 추켜세우며 환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혹시나 좌파라면 무조건 빨갱이에 공산주의자로 몰리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발현된 어떤 보상심리 같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이든 우리는 조갑제류의 기회주의와는 다르게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섣불리 오바마가 좌파라고 말하기보다, 우선 그가 보다 좌파적으로 행동하기를 촉구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바마가 신자유주의를 폐기하고 추진하는 뉴딜 식의 경제회생 정책들이 과연 사회복지로 제대로 연결되는지도 주의 깊게 지켜볼 일이다. 그리고 나서 오바마의 좌파에 대하여 평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오바마를 선택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에는 공화당의 실패한 경제가 있다. 이 점을 잘 아는 오바마가 전통적인 민주당의 보호무역주의를 통해 난국을 돌파하리라는 예상은 이미 충분히 있어 왔다. 실컷 좌파라고 추켜세우다가 결국 뒤통수를 맞았을 때의 황당함보다는 덤덤하게 지켜보는 게 오히려 현명하지 않을까?

오바마의 개혁이 좌파적 복지의 확충으로 이어지길

조갑제나 이명박 같은 이들이야 원래 표리가 부동한 분들이라 좌파라고 생각하는 오바마가 당선된 것이 매우 불쾌하지만 애써 속내를 숨기며 “오바마를 좌파라고 불러선 안 된다.”느니 “오바마와 나는 닮은 데가 많다.”느니 횡성수설하며 꼬리를 치지만 우리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바마를 좌파로 보긴 뭔가 석연치 않지만 그가 진정한 좌파가 되어 보다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으로 미국의 경제만 살릴 뿐 아니라 최소한의 복지시스템이라도 구축하는 실로 역사적인 미국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한다. 미국민들이 그저 마시던 코카콜라를 펩시콜라로 바꾼 정도의 불행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결론은, 오바마가 진정한 좌파로 거듭나길 바라는 것이다.  

2008. 11. 6. 파비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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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