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합천ATV의 진실, 그것이 알고 싶다 더보기 84세 황강수중마라톤 선수, "아, 쥐가 나지만…" 합천 황강에서 수중마라톤이란 것을 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에 드러난 팔뚝이 금세라도 익을 것처럼 이글거렸지만 나는 마라톤 행렬을 카메라에 담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덕분에 다음날 벌겋게 화상을 입은 살갗이 욱신거리고 아파 고생했지만 그때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여름. 흔히 사람들은 봄을 생명의 계절이라고 얘기하지만, 황강에서 만난 여름이야말로 진정한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모래밭을 뛰어다니는 젊은 육체들의 팽팽한 피부는 가득 공기를 채운 튜브처럼 탄력이 넘쳤다. 살짝 건드리면 찢어질 것만 같은 윤기가 흐르는 매끄러운 몸체에선 시원한 물줄기가 솟아오를 것만 같은 환상이 느껴졌다. 아, 이런 이야기를 해도 좋을까. 나는 사실 중학생이 된 이후로 물에 들.. 더보기 합천서바이벌, 살떨리는 쾌감 이유는? survival, 서바이벌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생존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서바이벌 게임의 서바이벌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었습니다. 상대를 죽여야만 내가 살 수 있다는 절박한 목표이며 살 떨리는 욕구였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요? 해봤으니까 알죠. 흐흐~ 모든 여행은 시작이 아름답습니다. 새로운 여정을 향한 출발은 언제나 가슴 부푼 기대로 시작하게 마련이죠. 어제도 그랬습니다. 합천 황강레포츠축제 팸투어. 경남도민일보 부설 협동조합 가 기획한 행삽니다. 물론 저도 참석했죠. 오래전부터 지기로서 잘 알고 있는 해딴에 단장님이신 김훤주 기자의 특별배려로 함께하게 됐던 것입니다. 역시 시작은 아름다웠습니다. 태풍 할롤라가 몰려온다고 해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날씨는 좋았고 우리는 충분히 들떠 있었습니다. 합천에 .. 더보기 전라도의 산 전라도는 어디를 가나 산이 예쁘다. 여자의 속살같이 부드럽게 물결치는 곡선들이 푸른 소나무로 물들인 치마를 입고 비스듬이 누워 차창에 박힌 여행자의 시선을 홀린다. 그러다 가끔 새하얀 살결 위로 솟아오는 쇄골의 장관. 이래서 남도인 것인가! 더보기 지난여름 문경새재 걷기 사진들 교귀정? 용추? 여기서 궁예가 죽었음. 물론 드라마에서...... 문경새재의 가장 큰 장점은 이렇게 계곡이 길 바로 곁에 붙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온다는 것이다. 제2관문 조곡관. 세 개의 관문 중 최고임. 우리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앨범 표지에 등장하는 풍경. 졸업앨범 사진은 하얗게 눈 덮인 풍경이라 더 멋짐. 제1관문은 주흘관, 제3관문은 조령관. 조선 정조 때 세워진 산불조심 표지석. 예나 지금이나 산불조심. 꾸구리 바위? 예쁜 아가씨가 지나가면 꾸구리가 바위를 움직여 흔들거렸다 함. 문경새재는 맨발로 걸어야 제맛. 지름틀바우. 기름 짜는 지름틀처럼 생겼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음. 지름틀을 본 적이 없어서. 새재 입구에서 이렇게 신발을 벗어 숨겨놓고 갔음. 어둠이 찾아드는 새재. 뒤에 제1관문 주흘.. 더보기 영암사지에 사자가 엉덩이를 까고 선 까닭 합천 하면 떠오르는 것은 해인사입니다. 둘을 붙여서 흔히 합천해인사라고도 부릅니다. 뭘 모르는, 그러나 이제 막 무언가를 알기 시작한 아이들은 해인사 일주문 앞에 서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렇게 묻기도 합니다. “왜 ‘합천해인사’가 아니고 ‘가야산해인사’라고 적혀 있지요?” 하지만 영암사지를 둘러본 이들이라면 아마도 합천을 말할 땐 오래된 절터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 겁니다. 저 또한 절터가 그토록 아름답다는 사실을 영암사지를 보기 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영암사지를 병풍처럼 받치고 있는 모산재 때문일까요? 영암사지와 모산재의 절묘한 어우러짐은 한 폭의 그림처럼 포근하고 아늑한 평화를 가져다줍니다. 천생연분이 따로 없다싶습니다. 폐사지, 절은 망하고 터만 남은 곳이 이렇듯 평온과 위안을 줄 수 있.. 더보기 고성옥천사의 진짜 명물은 사자개 지난주 우리는 고성군에 있는 연화산 옥천사에 갔습니다. 마산에서 고성 쪽으로 가다가 당항포 좀 지나서 오른쪽으로 꺽어들어가 고개를 하나 넘으면 연화산 도립공원이 나옵니다. 거기에 옥천사가 있습니다. 연화산이나 옥천사나 관광지인만큼 갈색간판이 달려있으니 길 찾기는 쉬울 겁니다. 단풍이 참 좋았습니다. 굳이 지리산 피아골까지 갈 필요가 없다 싶을 정도로 옥천사 단풍은 일품이었습니다. 지지난주엔 피아골 단풍을 보러 일부러 지리산까지 갔었지만 실망만 안고 돌아왔었습니다. 하지만 옥천사 단풍은 감동적이었습니다.옥천사에 차를 세워두고 약 200여 미터쯤 걸어 올라가면(차를 가지고 갈 수도 있지만 걸어가는 게 더 낫다) 백련암이란 암자가 있습니다. 이곳에선 그야말로 천하일품의 은행나무 단풍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은.. 더보기 보리도자예술가 김은진, 언닌 얼라 스타일! 경남도민일보와 창원시가 주최한 블로그팸투어, 창동예술촌 방문기 세 번째 이야깁니다. 오늘은 예고한대로 김은진 작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지요. 이렇게 말씀드렸지만 실상 제가 아는 게 너무 없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좀 갑갑하네요. 김은진 작가뿐 아니라 예술 계통에는 제가 빵점이라서요. 우선 무슨 말씀부터 드릴까요? 김은진 작가는 매우 당찬 사람이었습니다. 자신감이 넘쳐난다고나 할까요? 자신을 알리는데도 아주 적극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사실은 이날 김 작가를 만나기 전에 이미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김 작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녀의 내면이 아니라 외면적인 부분에 대해서겠지만 말입니다. 김 작가가 사람들 사이에 잘 알려진 것은 어쩌면 그녀가 어떤 예술인보다 SNS에 활발하게 대응했기 때문 아닐까도 생각.. 더보기 창동골목에 예술촌이 생기고 난 풍경 중 하나 구불구불 아기자기한 창동골목에 외국인들이 나타났습니다. 젊은 한국인 가족들이 사진도 찍고 수다도 떨며 행복 찾는 창동예술촌 골목길에 외국인 가족들도 무슨 일인가 싶어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립니다. 창동골목에 예술촌이 생겨난 이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창동상인들과 창원시가 예술촌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이 변화에 반영되었을까요?김용운 도시재생과장은 예술촌이 생겨난 이후로 창동에 사람이 많이 늘고 매출도 눈에 띄게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정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제 창동예술촌이 생겨난 지 겨우 100일이 되었다고 하니 사실 변화를 운운하는 자체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지요. 하지만 김용운 과장의 평가대로 앞으로 꾸준하게 창동을 찾는 사람이 늘고 상인들의 수익도 올라가는 추세가.. 더보기 창동예술촌 골목에선 어떤 소리가 들릴까? 일전에 나는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가 썼다는 대선관련 기자회견문을 비판한 일이 있다. 대중적인 기자회견문에 왜 그람시가 나오나 하는 것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석영철 경남도의원(통합진보당 창원시당위원장)이 페이스북에다 노동을 통한 교화, 총화에 대해 말했다. 나는 이 글을 보며 허허 웃고 말았는데 좀 비약에 궤변이긴 하지만 말하자면 홍대표가 유럽사대주의라면 석의원은 북한사대주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사실 교화니 총화니 하는 말은 우리네가 잘 쓰는 말이 아니고 북한에서 사상교육을 할 때 즐겨 쓰는 말로 알고 있다. 그런데 엊그제 창동예술촌 팸투어에 갔다가 또 다른 형태의 사대주의적 일면을 보고는 다시 한 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에꼴드 창동골목. 예상대로 어김없이 이에 대한 비판적 .. 더보기 밀양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전도연? 표충사? 밀양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전도현과 송강호가 나온 영화 이 떠오르신다고요? 네, 맞습니다. 요즘 사람들에겐 밀양 하면 전도현과 송강호가 떠오릅니다. 좋은 영화였지요. 하지만 오늘은 전도연, 송강호는 빼고 이야기하기로 하지요. 그러면 밀양 하면 역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표충사입니다. 표충. 사명대사의 충절을 기리려는 뜻이 이름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밀양은 사명대사의 고향입니다. 사명대사 생가가 있는 무안면에 가면 표충비가 있는데 국난이 있기 전에 땀을 흘린다고 합니다. 아마도 10.26 때도 그랬고 김정일이 죽을 때도 그랬다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김정일이 죽을 때는 한 달 전쯤인 11월 말에 노무현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7년 만에 크게 땀을 흘려 나라에 큰일이 있을지 모른다며 신문에 나기도 했.. 더보기 제대로 바람 부는 날의 바람의 언덕 엊그제 거제도에 갔습니다. 원래 목적은 야권총선후보 블로거합동인터뷰에 참여하는 것이었는데 시간이 남아 거제도 일주를 한번 했습니다. 오랜만에 콧구녕에 바람을 집어넣으니 기분이 좋더군요. 바람의 언덕에 갔는데 정말 바람 디지게 씨게 불더군요. 바람의 언덕이 왜 바람의 언덕인지 알겠더이다. 제 몸무게가 무려 150근에 육박하는데 막 바람에 날려가려고 하더군요. 어이구, 여기선 나도 잘못하면 가랑잎 신세 되겠구먼, 흐흐. 아래에다 사진 두 장 올립니다. 바람소리가 들리시나요? 아마도 드라마 신들의 만찬을 즐겨보시는 분이라면 이렇게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람소리가 정말 맛있다!" 하지만 맛있다고 콧구녕에 바람 너무 많이 집어넣으면 다칩니다. 우리가 갔던 날은 토요일(3월 3일)이었는데 어제 저는 하루종일.. 더보기 갯벌기행, 갯벌을 보면 떠오르는 것들 갯벌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글쎄요, 우선 게가 떠오릅니다. 순천갯벌에서 보았던 짱뚱어도 떠오르는군요. 그리고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6시 내고향’인가 어디서 보았던 갯장어도 떠오르네요. 네, 맞습니다. 주로 먹는 게 떠오릅니다. 장흥 어디 갯벌에서 잡힌다는 장어는 크기가 거짓말 조금 보태 제 팔뚝보다 크더군요. 그걸 팍팍 끓여서 장어탕을 만드는데, 어휴, 거기서 커다란 솥에서 나는 김만 봐도 침이 꼴딱꼴딱 넘어갑니다. 청정 갯벌 속에서 잡히는 장어라 영양도 만점이랍니다. 맛있는 이야기 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기다랗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그칠 줄 모르는 사이렌 소리. 11월 15일. 그렇군요. 오늘이 민방위훈련 하는 날인가봅니다. 민방공훈련인가? 아무튼 각설하고.. 더보기 청도에는 있지만 창원에는 없는 것? 청도하면 생각나는 게 무어지요? 운문사. 합천하면 해인사인 것처럼 청도하면 운문사죠. 뭐, 이게 그렇게 나쁜 건 아니에요. 그러나 반대로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에요. 운문사가 아니면 청도는 별 볼일 없다 이런 해석도 가능한 말이니까요. 사실 운문사는 그림 같은 곳이었어요. 우리나라에 수많은 아름다운 절이 있지만 운문사만큼 아름다우면서도 특별한 느낌을 주는 절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제가 제일 가보고 싶은 절 몇 개를 꼽으라고 하면 그 중에 하나가 순천의 선암사와 더불어 운문사에요. 감 클러스터사업단이 마련한 청도 블로거팸투어. 그러나 아침부터 폭우는 그칠 줄을 몰랐어요. 이래가지고서야 운문사의 가을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러나 우산 속에서 카메라에 담는 운문사의 가을은 너무나 경이로웠.. 더보기 청도 감으로 만든 양갱 맛은 어떨까? 제 어릴 때 꿈 중에 몇 안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양갱을 실컷 먹는 것이었습니다. 뭐 이런 걸 다 꿈이라고 그래? 하고 핀잔을 주실 분도 계시겠습니다만, 그래도 제 어릴 적 꿈은 맛있는 걸 마음껏 먹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흔히들 꿈 하면 검판사가 된다거나 박사가 된다거나 의사가 되는 걸 말하겠지요. 훌륭한 버스 기사가 되겠다거나 농부가 되겠다거나 어부가 되는 것은 꿈이 아니지요. 그건 절망이며 인생의 포기에 해당하는 것이니까. 그러나 아무튼 제 꿈은 이도저도 아니고 그저 맛있는 걸 실컷 먹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어느 정도였느냐 하면, 하루는 꿈을 꾸는데 우리 집이 대궐처럼 변해있는 것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행복한 모습으로 하얀 비치의자에 누워 계시고 형들이 그 옆에서 신나게 웃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보기 청도를 보니 갑자기 마산이 걱정된다 장복산이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이춘모 씨가 쓴 글을 보면 창원시와 청도군을 비교하고 있는 대목이 나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청도군은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청도 감을 홍보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반면 창원시는 관심도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선 블로거 실비단안개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도 창원에 정착해서 산지가 벌써 30년이 지났건만 창원이 감 주산지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어쩌다 차를 타고 창원 동면을 지날 때 주위에 펼쳐진 누런 감밭을 보면서도 저게 창원단감이거니 하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동면과 연접한 진영이 단감으로 유명하다보니 저것도 진영담감이려니 이렇게 생각하고 말았던 모양입니다. 사실 진영과 동면은 경계도 모호할 정도로 붙어있으니 그리 생각.. 더보기 내가 모산재를 버리고 합천박물관을 택한 까닭 내가 황매산 모산재 코스를 버리고 합천박물관을 택한 것은 순전히 김훤주 기자 때문이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갱상도문화학교가 주최한 합천명소 블로거탐방 둘째 날(9/30). 해인사를 둘러본 뒤에 만난 홍류동 소리길에서 얻은 첫째 날의 감동이 채 가시기 전에 모산재의 절경을 만났더라면… 그야말로 이번 여행은 완벽했을 것입니다. 모산재는 내가 매우 좋아하는 곳이긴 합니다만 사실 한 번도 올라가본 적은 없습니다. 몇 차례 영암사지에서 바라보면서 감탄사만 흘리곤 했었는데 영암사지와 모산재가 하나의 절묘한 조합이 되어 둘 중 어느 하나가 없는 모양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영암사지를 처음 보았을 때 절터가 이토록 감동을 준다는 사실에 놀라고 병풍처럼 펼쳐진 모산재에 한 번 더 놀랐습니다. 영암사지와 모산재. .. 더보기 중딩 아들이 쓴 제주도 여행기, 엄청 기네 저희 집에는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습니다. 아들은 중학교 2학년이고 딸은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유치원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커버렸습니다. 아이들이 크는 걸 볼 때마다 뿌듯함도 있지만 인생이 무상함을 느낍니다. 지난 여름방학에 아들녀석이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13일 일정으로 갔는데 태풍으로 인해 하루 더 머물렀으니 14일간 제주도 여행을 한 셈입니다. 그 소감문이 아래에 소개하는 글입니다. 딸아이는 곧잘 시도 쓰고 글도 쓰는 걸 보았습니다만, 아들이 글 쓰는 걸 본 적은 없습니다. 아들녀석은 글 쓰는 걸 무척 싫어합니다. 언젠가 아들녀석의 일기를 훔쳐본 적이 있는데 내용이 이랬습니다. 1일- 오늘은 재수가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 재수가 좋은 날이었다. 2일- 오늘도 왠지 재수가.. 더보기 합천 홍류동 소리길은 왜 소리길일까? 언제부터인가 무슨 길 무슨 길 하는 게 유행이 됐습니다. 제주 올레길이 히트를 치고 나서부터 너도나도 덩달아 올레길 만들기가 유행하더니 그게 조금 진화해서 둘레길도 생기고 이제는 지자체별로 특색에 맞게 이름을 따로 만들기도 합니다. 마산에도 그런 영향으로 길이 하나 생겼는데 구산면 저도에 가면 비치로드란 길이 있습니다. 풀어보면 바닷가길 정도가 되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비치로드란 이름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바다가 저 아래 까맣게 보이기는 하지만 바닷가를 밟을 수 있는 길이 사실은 없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비치로드란 생경한 외국말이 귀에 익숙하지 못한 탓도 있었을 테지만 길 이름과 실제 모양이 일치하지 않는 것이 좋은 길을 걷고 난 보람에 비해 뭔가 개운치 않은 여운을 남깁니다. 명실상부란 말도 있지만 실.. 더보기 홍류동 소리길! 합천군, 지금껏 뭐한 거야? 아니 합천군은 지금껏 뭘 했단 말이야? 이것은 사실 합천군을 탓하기 위해 한 말은 아니었다. 너무나 감격에 겨운 나머지 순간 자기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온 것인데 바로 홍류동 소리길의 아름다운 절경에 탄복한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을 지낸 정운현 선생의 입에서 터져 나온 말이었다. 물론 나도 여기에 얼른 동조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합천군은 지금껏 뭘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금강산이 따로 없었다. 실로 그동안의 게으름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정도로 홍류동 소리길은 아름다웠다. 그러므로 한 번 더 행복에 겨운 감탄사를 내뿜고 가도록 하자. 이렇게 멋질 길을 두고 합천군, 지금껏 뭐한 거야? 그러나 처음부터 이런 감탄사가 연발되었던 것은 아니다. 해인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해서 해인사 경내를 둘러본 다음 .. 더보기 김주완 "아, 상주팸투어 참 니나노빨 안 받네" 앞서 제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경남 팸투어에서는 긴긴 밤을 니나노로 지샜습니다. 무척 피곤했던 저도 그 니나노를 들으며 흥이 났었는데요. 노래방 기계 없으면 노래 못하는 저로서는 아쉬운 일이었죠. 그때 결심하기를 앞으로 가끔 노래방에 홀로 가서 가요 연습을 좀 해야겠다, 그러기도 했었죠. 저로 말씀드리자면, 사실 유행가는 듣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특이한 종족에 해당한답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과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저들은 노래를 틀고 저는 시끄럽다고 노래를 끄고 하기를 몇 차례나 반복하지요. 제가 노래를 아주 안 듣는 것은 아니지만, 취향이 좀 독특해서... 김추자를 제일 좋아해서 제가 차 끌고 다닐 땐 늘 이 노래를 틀었었죠.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좋죠? 그.. 더보기 경남팸투어 풍경, 담배가 그렇게 좋으세요? 소문 들어 이미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저희들은 경상남도가 주최하고 경남도민일보와 100인닷컴이 주관한 경남팸투어에 다녀왔습니다. 역시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바와 같이 매우 재미졌습니다. 경남지능형홈 홍보체험관도 볼 만했고요, 감미로운 마을도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가장 인기 있는 관광상품은 단연 김두관 경남도지사였습니다. 일부 어떤 분들은 경남팸투어가 무슨 도지사 홍보 자리냐 하고 불평을 하면서 경남도민일보를 향해 나무라는 분도 봤습니다만, 참으로 난센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야 자리만 만들어 줄 뿐이지 블로거들더러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분의 주장을 보노라면 블로거들을 대단히 무시하는 경향마저 있어 보입니다. 블로거들이 무슨 일개 신문사의 배후조종에 놀아나.. 더보기 감미로운 마을서 만난 김두관, 확실히 촌놈 맞네 자, 경남 팸투어 1차 코스 '경남지능형홈 홍보체험관'을 뒤로 하고 이제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감미로운 마을로 떠납니다. MBC 전국시대 피디와 리포터가 따라 붙었습니다. 전국에서 온 파워블로거들의 경남팸투어를 취재하겠다나요. 이분들은 1차 코스부터 감미로운 마을과 다음날 주남저수지, 우포늪까지 따라 다닐 태셉니다. 카메라맨 뒤에 전화 걸고 계신 여자분 보이죠? 제가 차 안에 탄 블로거들 다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이분을 소개했는데요. 글쎄 "MBC에서 오신 분 나와서 인사해주세요" 하고 소개했지 뭡니까. 알고 보니 도청 직원이라네요. 공보관실 소속이라는데 뭐 어쨌든 공보실이나 MBC나 하는 일은 비슷비슷하니까요. 너무 미인이라서 제가 잠깐 MBC로 실수했지 뭡니까. 저는 미인은 다 MBC나 KBS에 있다고.. 더보기 지리산은 왜 지리산이라고 부를까? 며칠 전, 10월 20일이었군요. 함양 마천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함양읍을 거쳐 구비구비 고갯길을 두 번 돌아 올라가면 이렇게 지리산제일문을 만나게 됩니다. 이 고갯길에 올라 잠시 차를 세워두고 지리산제일문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날이 두 번째 만나는 문입니다. 처음 만났을 땐 그렇게 달갑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이 대자연에 웬 어울리지 않는 인공의 구조물이람! 그러나 두 번째 만나니 그 생소한 불쾌감도 덜합니다. 저 인공석조물도(석조물인지 콘크리트물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세월의 옷을 입게 되면 나름 볼품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문제는 세월의 옷을 입기도 전에 육신이 썩어문드러지는 불상사가 없기를 빌어야겠지요. 지리산제일문을 넘어서면 웅장하게 늘어서있는 지리산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 더보기 황매산 모산재 서정홍 시인댁에서 시인도 되고 본전도 찾은 얘기 나무실 마을에서 노가다도 하고, 술도 먹고, 상금도 받고 지난주에 김훤주 기자의 안내로 서정홍 시인 댁에 다녀왔습니다. 서정홍 시인이 사는 곳은 합천군 가회면 목곡리입니다. 목곡리는 우리말로 나무실 마을이라고 합니다. 꽃이 흐드러진 산골마을을 기대했지만, 아직 꽃이 활짝 피지는 않았습니다. 기온 탓입니다. 이제 마산, 창원에 꽃이 피고 지기 시작했으니 지금쯤은 온통 꽃대궐이겠군요. 5월 초에 황매산에서 철쭉축제가 열린다고 하는데 그때면 산이 온통 붉은색 천지겠지요. 아, 그러고 보니 서정홍 선생님 댁 뒷산이 황매산입니다. 그 황매산 입구에는 모산재가 떡하니 병풍을 펼쳐놓고 있는데요. 가히 금강산이 따로 없습니다. 요즘 금강산 관광도 안 되는데 굳이 금강산이 보고 싶으신 분은 이리로 오시면 되지 않을까 싶.. 더보기 군항제 끝난 진해 벚꽃장의 마지막 장관 작년에는 진해 벚꽃장을 다녀왔습니다만, 올해는 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주말이 절정이었지만, 그때는 다른 일로 바빴습니다. 그런데 화요일이 마침 아이 학교 개교기념일이라 쉬는 날이라고 해서 함께 진해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출발하기 전에 우리 집 앞 창원천 변의 벚꽃을 다시 찍어보았습니다.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앞에 이곳 사진을 몇 장 포스팅했었지요. 활짝 피기 전 과 핀 사진을 찍어서 올렸습니다만, 오늘은 꽃이 떨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목련은 완전히 떨어지고 푸른 잎이 무성해지기 시작했군요. 진해여고 앞에서 북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이곳도 벌써 꽃이 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날은 바람도 무척 심하게 불어 꽃잎들이 마구 떨어지고 있었는데 추풍낙엽이 아니라 춘풍낙화였습니다. 낙엽은 생을.. 더보기 여수엑스포, 세계박람회에 홀딱 빠진 여수시민들 여수에서 제일 맛있는 것은? …… 사람! 여수에 다녀왔습니다. 저로서는 생애 두 번째로 여수에 갔던 것입니다. 사실 제가 여수에 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경상도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저도 경상도, 아니 제가 살고 있는 마산, 창원 땅을 벗어나 멀리 떠나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이러할진대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는 분들을 보면 몹시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내 나라 땅도 제대로 밟아본 곳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남의 나라 땅까지 다니는 분들을 보면 부럽지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역시 남의 나라 땅보다는 내 나라 땅을 여행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소리냐고요? 그러나 저는 알 것 같습니다. 특히 여수에 가서 그걸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더보기 원색의 봄빛을 만나려면 여수 오동도로 가라 2012 여수엑스포 팸투어 첫날 첫 관광지, 동백꽃이 피를 토하는 오동도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특히 의미 있는 답사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유흥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한 번쯤은 읽었으리라. 유흥준은 자신의 답사기 제1장 제1절에 남도를 올리고 이름 하여 '남도답사 1번지'라고 정한 것은 결코 무작위의 선택이 아니라고 말하였다. 나아가 그는 "지역적 편애라는 혐의를 피할 수만 있다면 '남도답사 1번지'가 아니라 '남한답사 1번지'라고 불렀을 답사의 진수처가 바로 남도"라고 힘주어 말하였다. 그리고 그는 "남도의 봄빛을 보지 못한 자는 감히 색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남도의 봄에는 우리가 영원히 간직해야 할 자연의 원색, 우리의 원색이 있으며, 그 원색의 물결 속을 .. 더보기 파워블로거들이 남쪽 여수로 간 까닭은? 파워블로거들이 남쪽으로 간 까닭? 글쎄요. 어떤 게 파워블로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모두들 그렇게 부르니 저도 그렇게 부르기로 하지요. 아마도 인기블로거, 이렇게 생각하면 별로 틀리지는 않을 거 같네요. 저도 거기에 끼였으니 나름 인기블로거일까요? 역시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겸양을 떠는 게 아니라 저는 아직 아닌 거 같아요.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한지도 어언 1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고, 방문객도 250만을 헤아리고 있으니 초보블로거라고 하긴 뭣하지만 아직 파워 혹은 인기를 머리에 달 만큼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들거든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변에 파워블로거라고 불려도 하나 손색없는 분들을 몇 분 알고는 있지요. 그래서 파워블로거들과 친한 블로거, 이렇게 불린다면 뭐 그렇게 틀린 표현도 아.. 더보기 추노에서 만난 어린시절 소풍장소, 너무 반가워 어제 천지호가 죽었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왜 천지호를 죽였을까? 대길이와 함께 힘을 합쳐 황철웅과 좌의정 일당을 박살내는 꼴을 보고 싶었는데…, 안타깝다 못해 화가 나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인명은 재천인 것을. 아니지요. 인명이 재천이 아니라 천지호의 명줄을 쥐고 있는 건 감독과 작가가 아니겠는지요. 아, 그러고 보니 작가님 성함이 천성일, 천지호와 종씨로구먼요. 그런데 왜 이렇게 허무하게 천지호를 죽였을까나…. 아무튼 천지호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이번 주 를 보다가 낯익은 장면에 깜짝 놀랐답니다. 그리고 곧 휘둥그레진 두 눈은 반가움으로 더 커졌지요. 바로 제가 어릴 때 자주 놀던 곳이었거든요. 이곳은 소풍장소로도 자주 애용되었는데 우리는 이곳을 관문이라고 불렀답니다. 초등학교와 ..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