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11.29 한미FTA 반대 형사들, 종로서장 집단폭행 by 파비 정부권 (3)
  2. 2009.01.21 과잉진압 사망, 전 정부는 사과했다 by 파비 정부권 (17)
  3. 2008.10.15 부적절한 쌀직불금 수령? 말 좀 똑바로 하자 by 파비 정부권 (2)
  4. 2008.04.25 이명박의 실용과 동원체제 by 파비 정부권 (5)

타이틀이 이렇게 나가니 흐뭇하십니까? 엉터리 같은 이 제목은 그러나 조선, 중앙, 동아를 비롯해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이른바 대한민국 보수언론들이 쏟아낸 기사를 신뢰한다는 전제하에서 보자면 매우 정확한 fact랍니다.

보수언론들은 종로경찰서가 배포한 사진을 근거로 한미FTA 반대 시위대가 박건창 종로경찰서장을 무차별 구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건 이후에 언론에 나타나 엄중대처 운운하는 박 서장을 보면 불과 얼마 전에 ‘무차별’ 구타당한 사람치고는 너무나 멀쩡해 보이기는 합니다만, 일단 대한민국 정론지의 말을 믿기로 합시다.

▲ 오마이뉴스 기자가 찍은 사진이다. 경찰이 배포한 사진은 아래처럼 각 언론사들이 탑뉴스로 게재한 사진들이다. 네모 안의 한 인물이 마치 박 서장을 때리고 머리를 누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박 서장을 보호하는 형사인 듯 보인다.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은 모두 형사들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 너머에서 시위대들이 야유를 보내며 매우 시끄러웠을 듯. 그런데 보호하려면 잘 하지 왜 서장 모자를 벗기고 누르고 쥐랄인지, 나 원 참...

박 서장은 대규모 시위대의 가운데로 자발적으로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가 10여 분간 무차별 구타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종로경찰서는 채증사진을 통해 박 서장이 구타당하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친절하게 ‘무차별’ 구타자의 얼굴에 붉은 원까지 만들어서 말입니다.

그리고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들은 이 사진을 1면에 톱기사로 싣고 제목을 이런 식으로 달았습니다. “불법이 합법을 집단폭행”(조선일보), “경찰서장이 불법시위대에 맞는 나라”(동아일보), “시위대에 린치당한 공권력”(매일경제), “매 맞은 경찰서장, 대한민국 공권력은 어디 갔나”(한국경제).

대한민국 공권력은 어디 갔냐고요? 어디 가긴요. 바로 경찰이 친절하게 표시해준 붉은 원 안에 있잖습니까. 거기서 무얼 하고 있냐고요? 무얼 하긴요. 모든 보수언론들이 일제히 짖어대는 것처럼 종로경찰서장을 집단구타하고 있군요.

대한민국 경찰이 대한민국 심장부의 치안을 담당하는 종로경찰서장을 ‘무차별’적으로 집단 구타하고 있는 이 기괴한 장면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물론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들은 박 서장을 구타하고 있는 붉은 원 속의 인물이 경찰이란 사실을 몰랐을 테지요.

▲ 오마이뉴스에서 인용

그들은 박 서장을 때리는 듯도 하고 머리채를 잡아채는 듯도 한 이 괴한의 정체가 시위대일 것으로 믿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민중의소리와 이를 인용한 오마이뉴스에 의하면 이 괴한은 종로경찰서 형사과 소속의 사복경찰이며 이는 종로경찰서 관계자도 확인해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동아일보의 “흥분한 시위대가 박 서장의 뺨을 때리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듯 폭행하는 모습”은 이렇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미FTA에 반대해 집회에 참여한) 흥분한 형사들이 박 서장의 뺨을 때리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등 폭행하는 모습”이라고 말입니다.

오마이뉴스 기사에 달린 한 독자의 댓글을 보실까요?

“정론지들이 팩트가 아닌 내용을 올렸을 리는 없고…. 간단하게 설명하면 일선의 강력계 형사들도 한미FTA 반대를 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는데 같은 구 경찰서장이 앞에서 깝죽거리기에 다구리 했다는 내용임. 기사 제목이 잘못 나간 듯…. ‘경찰서장 강력계 형사들 앞에서 깝죽거리다 구타당하다’”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한겨레신문 등에선 경찰이 자작극을 꾸민 게 아니냐는 쪽에 무게를 싣고 보도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경찰들 중에도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들이 일부 있어서 ‘이들이 한미FTA 반대집회에 참여했는데 자기네 경찰서장이 오니까 막말로 다구리 놓은 듯하다’는 말이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군요. ㅋ~

아무튼 조선, 동아, 중앙, 매경, 한경 등은 좀 더 세밀하게 정정보도를 함으로써 정론지로서 모범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제목은 이렇게 내시면 되겠군요. “종로경찰서장 구타한 것은 시위에 참여한 강력계 형사들” 혹은 “형사들도 FTA 반대, 경찰서장 집단린치 당해”

암튼^^ 대한민국 형사들 멋져요. ^-^

ps; 그래도 폭력은 나쁜 거여요. 형사님들, 아무리 서장이 미워도 앞으로 폭력은 쓰지 마셔요잉. 알았죠? 그러고 종로경찰서장님. 아무리 비싼 물대포 가동하고 싶으셔도 그거 쓰지 마셔요잉. 그것도 폭력이에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어제 한승수 총리가 표명한 유감에 대하여 저는 정말 유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유감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라고 질타하는 포스팅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저는 어제 글에서 일반적으로 정치하는 족속들이 사과할 줄도 모르고 하고 싶지도 않지만 하지 않으면 곤란한 국면을 피할 수 없는 경우에 주로 애용하는 말이 유감이라고 했습니다.

일본총리도 일제의 조선강점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한 사례가 있습니다. 물론 나중에 후임 총리들에 의해 뒤집어졌습니다만. 현재 일본의 입장은 과거사에 대해 전혀 유감이 없다는 입장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유감이란 참 웃기는 말이지요. 어쨌든 저는 명백하게 사과해야할 사안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이 정부에 대해 매우 유감입니다.

총리의 입장표명은 유감표명 아닌 포고문

실제로 한승수 총리의 유감 표명 전문을 읽어보시면 억울하게 유명을 달리한 철거민들에게 한 치의 미안함도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한 총리가 발표한 유감 표명이란 그저 기분이 매우 찜찜하다는 정도의 발언일 뿐입니다.

<한승수 총리의 입장표명 전문>
오늘 이른 아침,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서울 용산 재개발 지역의 불법 점거농성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화재로 인해 많은 인명을 잃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국무총리로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이로 인해 법을 집행하던 경찰관 한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었고 시위 중이던 다섯 사람도 귀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십 수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먼저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이번 일이 발생한 원인과 경위를 최대한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겠습니다. 불법 점거와 해산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입니다. 불법폭력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어느 누구에 의한 것이라도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늘 오전에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진상규명과 사후수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미 검찰에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본부를 설치하였고, 서울시에도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토록 하였습니다.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오늘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 앞장서서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협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거듭 명절인 설을 며칠 앞둔 이 시기에 이와 같이 불행한 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총리가 유감을 표명했다는 입장표명 전문을 입수해서 자세히 읽어보았더니, 이게 웬걸?  이건 사과문은 고사하고 유감 표명문도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대국민 협박용 포고문>이라고 한다면 모를까….

그럼 지난 정부에서는 어땠을까요?

노무현 정부,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경찰청장 경질

노무현 정부 때도 철거민 문제는 늘 있었습니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노무현 정부를 좌파정부라고 부릅니다만, 진짜 좌파가 들으면 매우 기분 나쁜 이야기죠. 노무현 정부의 정책기조는 좌파와는 한참 거리가 멀거든요.

물론 노무현 정부도 스스로 진보이고 싶어 한 것은 사실입니다. 또 노무현 정권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별로 무리가 없는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은 백분토론에 나와 자기도 실은 좌파인데 왜 좌파 취급을 안 해주느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떠하든 진짜 좌파들의 눈으로 보면 노무현 정부는 좌파는 고사하고 오히려 신자유주의에 훨씬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역시 노무현 정부 때도 개발바람에 찬 서리를 맞는 철거민들의 점거농성은 무시로 벌어졌습니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시위도 매우 격하게 일어났습니다.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철거민과 농민들의 시위는 그야말로 막장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심정이 어떨지를 그대로 보여주엇습니다. 그러나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해 농민 한 분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때 노무현 대통령은 어떻게 했었던가요?

즉시 대통령이 사과하고 경찰청장이 옷을 벗었습니다. 이번 용산 철거민 과잉진압 사태는 한 명이 아니라 여섯 명이 죽었습니다. 그것도 대테러 경찰특공대를 공수 투입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대규모 참사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무엇을 했습니까?

이명박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사과도 아니고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진상파악을 지시했는데, 그 말투를 보면 불법시위에 대한 엄단대처를 지시한 것쯤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아닌 총리가 유감 표명을 했다고 언론에서 발표했습니다만, 그 전문을 입수해서 읽어보니 이것은 유감표명도 아니고 불법시위에 엄정히 대처하여 법과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포고문 같은 것이었습니다.

전혀 유감 없으면서 유감이란 말만 끼워넣으면 유감인가?

총리의 유감표명에 유감이라고 포스팅을 했던 저로서는 매우 황당합니다. 전혀 유감이 없는 사람의 유감에 유감이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앞으로는 언론의 말도 잘 새겨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총리의 입장표명 전문에 ‘유감’이란 단어가, 그것도 두 번씩이나 들어있긴 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그것도 유감이라면 유감인 것은 확실합니다. 네 그러고 보니 유감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진실로 유감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이 직접 사과부터 하고 사태를 수습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 사과해야 할 일에 사과하지 못하는 사람 만큼 옹졸하고 비겁한 사람은 없습니다. 하기야 사람 죽여놓고 사과한다고 국민감정이 그리 쉽게 가라앉기야 하겠습니까만….  

2009. 1. 21.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쌀직불금 문제로 온통 세상이 시끄럽다. 여야 정치권의 공방도 뜨겁다. 서로 네 탓이라고 떠넘기기에 바쁘면서도 이 문제는 그냥 덮고 갈 수 없는 뜨거운 감자라는 점에 대한 인식만큼은 차이가 없는 듯하다. 사실은 여와 야가 모두 이 파렴치한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부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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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쌀직불금 불법수령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부적절한 쌀직불금 수령? 부적절한 범행?

그러나 나는 이들이 벌이는 말싸움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범죄행위를 논하는 이들의 말솜씨가 너무나 고상하기 때문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이토록 고상한 말을 써야만 한다는 "정치인 윤리강령" 같은 법이라도 제정되어 있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선 경향신문에 실린 청와대의 말부터 들어보자.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1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고위공직자들의 쌀 직불금 부정수령은) 적절하다고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 나름대로 조사를 하고, 그에 따라 조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쌀 직불금 수령 의혹을 계기로 정부와 청와대가 진행해온 관련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문책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적절하다고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관련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문책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절도용의자에게 마치 “적절하다고 보여지지 않은 행위로 보여지기 때문에 문책할지도 모른다”고 정중한 경고의 말씀이라도 올리는 듯한 태도다.

이번엔 민주당의 주장을 한 번 들어보자. 연합뉴스에 실린 기사의 일부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차관 문제로 드러난 공직사회 부도덕성과 도덕 불감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소위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S라인(서울시청 출신 인맥)'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이 차관의 해임을 주저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쌀 부정 수급자 명단을 즉각 발표하고 부정 수급자에 대한 국고 환수를 즉시 실시하라"며 "최소한 정무직 공직자에 대해선 즉각 파면과 해임을 해야 하며 당사자들이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보다는 훨씬 강경한 어조가 눈에 띠지만 역시 쌀직불금 불법수령이 범죄행위라는 표현은 보이지 않는다. “공직사회의 부도덕성과 도덕 불감증”을 개탄하면서 “이 차관의 해임”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민주노동당은 어떨까? 역시 경향신문의 기사 중 일부를 소개한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고위공직자의 쌀 직불금 부당수령은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면서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정도가 심하면 해임하거나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진보정치를 표방하는 정당답게 형사처벌을 주장하는 수위까지 나아가긴 했지만, 역시 ‘헌법정신 위배’ ‘부당이득 환수’ 같은 파렴치한 범죄행위에 베풀어주기엔 너무 고상한 용어들이 구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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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엉뚱하게도 홍준표가 지적한 "형법상 사기죄"가 그런대로 가장 낫다


그런대로 가장 나은 말솜씨는 엉뚱하게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역시 경향신문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대리경작을 하면서 직불금을 타갔다면 형법상 사기죄”라며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 방침을 밝혔다.

아마 홍준표 의원이 검사 출신인데다 독설로 한 몫 하는 유명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그가 표현한대로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하든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돈을 중간에서 가로챈 ‘절도죄’에 해당하든 고위공직자가 저지른 범죄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정치권의 사퇴 압력 속에서도 아직 사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의 경우에는 억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모르긴 몰라도 그는 쌀직불금 신청만 했다가 부랴부랴 철회했으니 범죄가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고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보건복지부 차관은 범행이 미수에 그쳐서 그냥 자리에 버티고 앉아있나?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차관쯤이나 되는 사람이 그것도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는 부서의 최고위직에 위치한 사람이 가져야할 태도는 아니다. 실로 이명박 정권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새삼스럽게 용어혼란전술이란 말이 생각난다. 내가 군대 있을 때 ‘카츄사’ 훈련병 이념교육 조교를 맡은 일이 있었다. 당시는 87년을 전후한 시기로 사회가 매우 격동하던 시기였다.

당시 정부는 사회혼란의 주범으로 좌파이념을 지목하고 이에 대한 신병 이념교육 실시에 대한 지침을 내렸다. 그리고 내가 소속된 부대는 이념교육반을 편성하고 종속이론, 매판자본론, 유로코뮤니즘, 해방신학 같은 신좌파이론 비판교육을 준비했다.

그때 용어혼란전술이란 것을 알게 됐다. 좌파들이 대중선동 방법으로 주로 쓰는 전술이란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사회에 나온 후에 용어혼란전술이란 것이 실상은 정부와 기득권층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자유주의’ ‘노동의 유연성’ ‘교육자유화’ ‘소비자주권’ 같은 말들이 모두 용어혼란전술에 해당한다. 자유, 유연성, 주권 같은 말 속에서 우리가 부정적인 요소를 발견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용어혼란전술에 갇힌 무지한 진보세력

언젠가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는 “진보적 지식인들은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언어를 사용하며 자족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정부와 자본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같은 말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바람에 실제로는 대중에게 의아심만 부채질 하는” 무지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다. 어쩌면 진보연하는 분들이 오히려 용어혼란전술에 장단 맞추면서 그들을 기쁘게 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때 미국의 대통령 클린턴이 자기 비서였던 르윈스키와 벌인 일을 두고 언론들이 만들었던 “부적절한 관계”란 말이 있었다. 이 말은 한 동안 세속에서 유행하며 유사한 정치적 스캔들이 벌어질 때마다 인용되곤 했다.

쌀직불금을 수령한 공무원이 4만 6000여 명이고, 공기업 직원도 6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단순히 농민들의 돈을 갈취한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번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고위공직자들의 직위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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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로 농민들의 주름살이 늘어난 가운데 고위공무원들은 농민들이 받아갈 직불금까지 강탈해 갔다.

조선시대에도 고위공직자의 부정행위는 엄벌로 다스렸다

농촌에 살면서 실제로 농사를 지어먹고 사는 선량한 공무원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고위공무원으로 봉직하면서 시골에 농토를 소유하고 쌀직불금을 갈취한 파렴치한 범죄자들은 옥석을 가려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조선시대에도 일반 백성의 죄에 비해 관리(공무원)가 저지른 죄는 중벌로 다스렸다. 고위공무원이 저지르는 파렴치한 범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고위공직자들의 쌀직불금 사기 사건은 국가안보에 준한 사태로 보아 강력 처벌해야한다고 주장하더라도 별로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러기위해서라도 말을 똑바로 하자. ‘부적절한 수령’ 따위의 애매한 말 말고, 정확하게 말하자.

“고위공직자의 불법 사기행각 및 절도행위에 대해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

2008. 10. 15.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옛날, 직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만년 부장으로 퇴역할 거 같던 생산부장이 마침내 별을 달았다. 이사 발령을 받은 것이다. 물론 ‘대우’라는 꼬리표를 달긴 했지만, 부장과 이사는 하늘과 땅 차이다. 당장 대우도 달라진다. 공장 정문에 그의 차가 들어서기 전에 이미 경비원들이 도열해서 경례할 준비를 하는 것은 사소한 의전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모든 게 달라진다.


내가 다니던 그 회사는 출근시간이 8시 반이었다. 그런데 이 신참 이사님은 별을 달자마자 7시에 출근해서 공장을 청소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이제 별도 달았으니 뭔가 모범을 보여야할 순서가 된 거라고 생각하신 것일까. 그 다음날부터 부장, 과장들도 함께 7시에 출근해서 공장을 청소하기 시작했고, 다시 다음날이 되자 현장의 직장, 반장들도 모두 빗자루를 들고 공장의 아침을 쓸기 시작했다.


생산부서의 부장, 과장, 직·반장들이 모두 빗자루를 들고 공장을 쓸고 다니는 모습은 희한한 진풍경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일과를 짜고 작업지시를 해야 할 일선 과장들과 직·반장들이 아침부터 공장 쓸기에 바쁘니, 현장 종업원들만 살판났다. 보통 8시 15분쯤 되면 집합해서 교육 겸 작업지시 받고 현장으로 투입되는데, 이 일이 생략된 것이다. 살판만 난 게 아니라 재미있는 눈요기까지 제공해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물론 이런 진풍경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현대건설 신화를 이룩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매일 새벽에 자기 자식들을 저택으로 불러 모아 조반을 함께 했다고 한다. 물론 며느리들도 새벽부터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꼭두새벽부터 종로 계동에 있는 본사로 출근한다. 전날 아무리 술을 많이 먹은 직원이라도 회장님이 오시기 전에 출근해야 하는 것은 불문율이다. 이 법을 어기면 여지없이 구둣발인지 워카발인지가 날라 온다고 했다. 역시 신화 속 이야기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도 이런 정주영 회장의 밑에서 일을 배우며 현대건설 신화를 함께 이루었다는 자신감에 뿌듯할 것이다. 불도저식 경영철학도 이때 얻었을 것이다. 노점상들을 힘으로 밀어내고 청계천에 콘크리트로 바닥을 깔아 한강의 물을 길어다 흘러내리게 하는 청계천 복원의 대역사도 그런 자신감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 이명박 대통령이 아침 8시에 국무회의를 한다고 한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아침 8시부터 회의를 하려면 그 밑에 국장들과 실무팀들은 도대체 몇 시부터 움직여야 할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에 좋다. 그런데도 나는 왜 꼭두새벽부터 빗자루를 들고 공장을 어지러이 다니던 그 신참 이사님의 모습이 연상되는 것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눈만 뜨면 실용을 외친다. 마치 실용만 잘 하면 죽었던(?)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들이 모두 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런데 그런 그의 실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과거 개발독재 시대의 밀어붙이기에서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것 같다. 기껏 8시 국무회의로 공무원들을 건설사 부하직원 다루듯 닦달하면서 미국에 가서는 쇠고기 전면수입개방이란 선물을 내놓으며 아첨을 떤다.


어쩌면 수백억대의 재산을 가진 부자가 생각하는 실용과 우리 같은 서민들이 생각하는 실용은 개념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앞으로 진행될 이명박 정부의 정치, 경제, 외교적 실용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관심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이명박의 ‘실용’이란 것이 결국 나라와 국민을 다시 ‘동원체제’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자꾸 든다는 것이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