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9.20 치킨을 공짜로 주는 교회, 어떻게 생각하세요? by 파비 정부권 (24)
  2. 2009.05.11 진중권, 한겨레와 손석춘 완전 맛이 갔네요 by 파비 정부권 (4)
  3. 2008.12.22 교회광고판이 된 시청광장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by 파비 정부권 (8)
우리 딸애는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작년에 1학년에 갓 입학했을 때는 가끔 엄마를 대신해서 학교 앞에서 아이를 기다리곤 했었는데요. 놀랍게도 저보다 먼저 아이를 기다리는 아주머니들이 있었답니다. 그분들은 학교 인근 교회에서 나온 신도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사탕이 잔뜩 들려있었고 이것을 아이들에게 나눠주며 말했습니다.

"얘들아, 이거 먹고 요 위에 ○○교회 보이지? 그리로 가렴. 그럼 과자도 주고 아이스크림도 준단다. 자, 어서 빨리…"


제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저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느님을 사탕 하나에 팔 수 있지? 사탕 얻어먹고 교회에 나오는 아이를 보고 예수님이 기뻐할까? 자기를 사탕에 팔았다고 화를 내지는 않을까?' 그렇다고 학교 교문 안에까지 들어와서 사탕을 나눠주며 자기 교회 홍보에 열심인 그들을 나무라기도 어려웠습니다. 

저는 딸의 손을 잡고 얼른 집으로 돌아왔습니다만, 오는 내내 마음이 개운치 않았습니다. 왠지 딸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글쎄 제가 왜 미안하고 부끄러웠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든 저는 학교 안에까지 들어와 사탕을 나눠주는 그분들이 그렇게 곱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딸애가 더 희한한 걸 들고 왔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을 보십시오. 여러분은 이게 무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처음에 통닭집에서 광고용으로 돌린 홍보전단으로 생각했습니다. 명함과 같은 두께에 명함의 세 배 정도 되는 크기였습니다. 언뜻 보기에도 제작비용이 만만지 않아 보이는 거기에는 이렇게 씌어 있군요.

양념이냐? 후라이드냐?

치킨 쿠폰 5장을 친구들과 함께 가져오면 원하는 치킨을 한 마리 드립니다.

I ♡ Jeasus! 너를 초대할께~
○○교회 유초등부


뒷면에는 다음과 같은 빅 이벤트 소개도 있었습니다.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저도 가끔 우리 동네 시립도서관 앞에서 커피를 나눠주는 그분들을 가끔 만난답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일회용 물티슈 등도 공짜로 나눠주는 그분들은 늘 웃는 얼굴로 "우리 교회 나오세요!" 하고 인사를 하지만 역시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장난기가 발동한 제가 그분들에게 이런 타박을 준 일도 있습니다.

"이런 거 나눠준다고 사람들이 교회 다니겠어요? 그러지 마시고 이명박 장로나 회개 하라고 하시는 게 훨씬 선교에 도움이 될 텐데요. 여러분들 아무리 고생하셔도 이 장로님 헛발질 때문에 기독교가 개독교 소리 듣는 건 어쩔 수 없다니까요."

가끔 허락도 없이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든지, 대한민국의 절간을 모두 불태워달라고 기도한다든지 하는 사람들 때문에 교회에 대한 썩 좋지 않은 감정으로 말은 그렇게 했지만, 변함없이 도서관 앞에서 선교운동을 하는 그분들을 볼 때마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야!' 하고 감탄을 하곤 했답니다. 

그렇지만 이건 좀 심한 것 아닌가요? 아무리 선교운동도 좋지만 아이들에게까지 이럴 필요가 있을까요? "치킨 쿠폰 5장을 친구들과 함께 가져오면 원하는 치킨을 한 마리 드립니다." 이 말은 5명을 모아서 오라는 말이로군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벌써부터 얄팍한 상술을 가르치는게 과연 신의 뜻인지….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어제 12시경에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이제야 집에 들어왔네요. 창녕에 사시는 아는 형님 아들이 죽었다는군요. 이제 겨우 21살인데… 농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식을 놓고 오열하는 형수님을 보고 있으려니 저도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정말 이런 초상은 처음이었습니다. 밀양의 화장장으로 마지막 떠나는 모습을 보고 마산으로 돌아왔지만,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최진실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있은 지 오래지 않아 그 상처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장자연 리스트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지요. 조선일보의 방사장(나는 이분의 이름을 아직도 모름)이란 분의 이름이 리스트에 올랐다 해서 세상을 더 시끄럽게 했었지요. 그래서 조선일보가 민주당의 이종걸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지요? 그런데 저는 왜 아직도 그 방사장이란 분의 이름을 모르는 것일까요?

어떤 언론도 가르쳐주는 분이 없으니…. 조선일보의 김대중 고문도 그냥 ‘그분’이라고만 하시더라고요. 주일에 성당에 앉아 졸다보면 신부님이 가끔 그런 표현을 쓰시거든요. ‘그분’…, 이때 그분이란 당연히 하느님을 말하는 것이지요. 하여간 한동안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이 세상을 달구었었는데요. 그게 남의 일이 아니라 내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다니,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해 비몽사몽 하다가 머리를 깎고 간신히 정신을 차려 컴퓨터 앞에 앉아 이틀 동안 못 본 뉴스들을 검색하다가, 이런… 제길…, 아주 기분 나쁜 인터뷰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겨레신문이었는데요. 자기가 뭐 조승수 의원에게 후보를 양보했다나요? 졌으면 깨끗하게 진 것이고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로 승리한 것을 축하해주면 될 일이지 참 더러운 인간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노당 최고위원 겸 대변인이던 박승흡 씨가 깽판 치며 낙선운동 분위기 조장한 걸로도 모자라더란 말입니까? 김창현 씨가 진보신당 사람들을 비롯한 반주사파 진영의 사람들에게 종북의 수괴로 지목당했던 전과가 있다는 건 사실일 겁니다. 기분 나쁘겠죠. 그러나 거기엔 아무런 근거가 없었던 게 아니잖아요? 김창현 씨가 그런 빌미를 제공했던 게지요.

김창현 씨가 자기를 주사파라 부르지 말고 자주파라 불러다 달라고 했던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옳습니다. 그래 달라면 그래 주면 되는 거지요. 주체든 자주든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그건 그렇고, 그런데 우습게도 지금도 종북논쟁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김창현 씨를 비롯한 민노당 사람들이란 겁니다. 

계속 그러시니 종북 문제가 도마에서 내려갈 생각을 안 하지요. 빨리 국 끓여먹고 설거지를 하던지 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하여간 기분 꿀꿀한데 엎어치기로 더 꿀꿀해졌습니다. 하여, 한마디 한마디 안 할 수가 없겠다 싶었는데, 마침 진보신당의 진중권 교수가 적절한 멘트를 날렸네요. 아주 훌륭합니다. 제 생각하고 아주 똑같습니다. 

손석춘 씨는 아마도 김창현 같은 부류의 사람들 눈치 보느라 그러는 거 대충 눈치 채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약칭 새사연)인가 하는 거 만들어 새로운 통합을 선도하면서 나름대로 정치적 지분을 노리는 뭐 그런 고수 흉내를 내보고 싶은 모양인데(그거 이미 이수호 씨가 시도하다 실패한 작전인 거 이분은 아직 모르시나?), 이분 아직 철이 덜 든 거지요. 세상 물정 모르는 꼬맹이 같은 늙은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나이가 많아보이진 않으시던데.

저는 진보신당 아이디가 없어 댓글로 진중권 선수에게 이 글 좀 빌려간다고 허락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냥 여기다 갖다 붙입니다. 뭐 다른 언론들도,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진보신당 게시판에다 읊조린 진중권 교수의 일기를 많이들 인용하더라고요. 제가 볼 때 그 사람들도 일일이 허락을 맡는 것 같지는 않던데, 하여간 이 정도로 하고 저는 부족한 잠이나 채워야 할까 봅니다. 

어쨌든 졸면서 수고했어야 할 피로를 덜어주신 진중권 씨에게 감사드리면서.   파비 

손석춘 완전 맛이 갔네요
오로지 머릿속에 '미국' 밖에 안 들어있나 봅니다. 그러니까 달라이 라마가 미국의 전략에 놀아나는 측면을 왜 못 보냐는 얘기죠. 티벳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당연히 전 세계의 지지가 필요하지요. 세계의 강대국인 미국의 지원은 말할 필요도 없구요. 미국이 중국의 인권문제를 거론하기 위해 달라이 라마를 이용한다 할지라도, 중국에 심각한 인권문제가 존재하고, 그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보편인류적 관점에서 정당한 한, 그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는 거죠. 

또 하나 나를 기가 막히게 하는 얘기는 달라이 라마 망명 전의 티벳이 이상사회가 아니었다는 대목입니다. 이것은 정확히 티벳이 아직 봉건사회였을 때 사람의 가죽을 벗기던 습속이 있었다며 사람 가죽 사진을 서울 시내에 버젓이 전시했던 중국대사관측의 논리죠. 그러는 중국은 봉건사회 때에는 어디 건전했나요? 사람의 살점을 천 조각을 내서 처형하는 능지처참을 하던 야만적 사회였지요. 능지처참의 장면은 아예 동영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손석춘의 말은 결국 일제의 논리와 똑같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에 조선은 과연 해방된 사회였냐는 거죠. 신분제로 민중이 차별받고, 양반계급에게 착취와 수탈을 당하던 사회였지요. 그렇게 억압받던 조선인을 일제가 해방시켜 준 측면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냐, 뭐 이런 얘깁니다. 미국을 비판하며 북한의 중국 추종을 옹호하는 민족좌파, 혹은 주사파의 논리가 결국은 일제를 옹호하는 뉴라이트 논리와 동일하다는 것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하여튼 손석춘이란 사람, 이미 맛이 오래 전에 갔으니, 관심 끊어도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손석춘씨, 진보신당에 대한 관심도 좀 끊어주세요. 계속 민노당이랑 항미연북이나 하면서 연방제 통일의 그날을 위해 여러분들끼리 따로 열심히 매진해 주세요. 아울러 이참에 반수구연대를 위해 민주당과 합당을 하시지요. 민주당이 있는데, 민주노동당을 따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민중 앞에서 대역죄인이 되는 거 아닐까요? 지금 민노당 사람들, 민노당에 들어오기 전엔 다들 그렇게 얘기했었는데.... 

아울러 '연합'이니 뭐니 하는 애들의 수구적 작태나 계속 옹호하시구요. 내가 울산에서 겪어 보니까, 강대표님이 참 불쌍합디다.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 당대표가 무슨 꼭둑각시인지,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이상한 사람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더군요. 그 친구, 뭐하는 친구인지 모르겠어요. 민노당 내부에 무슨 정치보위부 같은 게 따로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여튼 내 눈엔 민노당의 진짜 대표가 강기갑이 아니라 김창현으로 보이더군요. 

하여튼 이 티벳에 대한 태도만 봐도, 진보신당은 민노당과는 완전히 다른 정치적 사상과 목표를 갖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북한이 미국에 당하는 것(?)을 비판한다면, 당연히 티벳이 중국에 당하는 것도 비판해야지요. 미국이 어디 북한 사람들 죽입디까? 하지만 중국은 티벳 사람들 마구 죽이더라구요. 이 가공할 인권유린을 보고도, 제기하는 게 달라이 라마와 미국의 유착의혹이라니... 그건 인두껍을 쓰고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죠. 

ps.
한편, 한겨레 기자에게 한 마디. 뭐, 김창현이 겨우 26표 차이로 졌다고요? 게임 규칙은 자기들이 유리할 대로 다 짜놓고, 10배나 더 많은 울산 지역의 당력으로도 모자라, 모자라 전국의 연합조직 총동원해 울산을 온통 주황색 잠바로 도배질하다시피 하고도 졌다면, 적어도 조승수 개인과 김창현 개인의 실력 차이는 확연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역민으로부터 받는 지지는 그렇게 인위적인 방식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게다가 '깨끗하게 승복'했다구요? 승복하기로 약속했으면 승복하는 게 당연한 거죠. 게다가 안 하면 어쩔 겁니까? 그럴 경우 분노한 울산의 유권자들이 민노당 조직을 아예 들어내 버릴 텐데요.... 게다가 깨끗하게 승복한 것도 아니죠. 박승흡인가 뭔가 하는 친구는 승복 못하겠노라로 아예 당직을 내던지더군요. 대변인이라면 그냥 일반 당원도 아니고 당의 공신력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 아닙니까? 그런 자리에 있는 분이 선거 끝나기도 전에 수틀린다고 파토부터 놓은 민노당이었습니다.

대동단결하자던 그 사람들이 자기들 후보로 대동단결을 못하게 되자, 자기들이 분열주의 노선을 걷더군요. 이거야말로 민중 앞에서 대역죄를 짓는 게 아닐까요?
                <진중권>
Posted by 파비 정부권

크리스마스가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때가 되면 캐롤송이 울려 퍼지는 밤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연인들에겐 더없이 행복한 순간들입니다. 평생을 간직할 추억들이 거리에서 기다리고 있지요. 아이들에게도 최고 행복한 시간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이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데에는 단지 성탄이라는 사건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기독교인들에게 성탄은 특별한 메시지이며 복음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보통사람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연말연시에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는 날임에 틀림없습니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들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사람들의 축제가 된지 이미 오래이지요.

창원시청광장을 가득 메운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에 빨간 십자가가 빛난다.


크리스마스의 기원

크리스마스란 크리스트Christ와 마스mas의 합성어입니다. 크리스트를 우리나라에선 그리스도라 발음하고 예수를 이름임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마스는 라틴어의 미사missa가 고대영어에서 mass로 변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미사는 가톨릭에서 매주 주일에 치르는 전례를 의미하지만, 원래는 축일, 축제일이란 뜻입니다. 즉 크리스마스란 ‘메시아의 제전’이란 뜻이라 하는군요.

역사에 의하면, 로마황제로부터 기독교가 공인된 초기에 로마가톨릭은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정하였고, 이때부터 세계(물론 기독교의 영향이 미치는)는 성탄절을 성대하게 기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톨릭 교황이 만든 그레고리력을 쓰지 않고 율리우스력을 고집하는 러시아정교회는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하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의 세계는 12월 25일이 성탄절입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으로 가톨릭이 분열된 이후 개신교가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불과 백수십년 전만 하더라도 크리스마스는 이교도의 축일이라 하여 배척하였다고 합니다. 기독교의 최고 명절인 크리스마스가 사실은 아기 예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이교도의 축제로 배척하던 시절도...

이러한 관점이 있었던 것은 개혁의 기치를 걸고 가톨릭에 반기를 들었던 프로테스탄트의 지도자들, 루터나 칼뱅, 쯔빙글리 등이 크리스마스가 제정된 4세기경이 가톨릭이 이교도화하는 계기였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가 세상에 오기 이전부터 태양신을 숭배하던 이교도들의 축제였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직도 개신교파 중 일부 교단에서는 12월 25일은 성탄절이 아니라며 배척하고 기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도 일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고대 로마에서는 12월 25일이 동짓날이었고, 이 동짓날은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다시 부활하는 날로 여겨졌던 것입니다. ‘메시아의 제전’ 크리스마스를 12월 25일로 정한 초기 기독교의 지도자들이 이점을 고려하였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예수가 동지에 태어났든 하지에 태어났든 그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성탄절이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꿈과 기쁨과 희망을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고 좋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로마가톨릭이나 칼뱅이나 예수에게 바라는 것은 사랑과 평화를 통해 구원에 이르는 길일 테니까요.

그런데 저는 오늘날 교회가 사람들에게 꿈과 기쁨과 희망은커녕 위안이나 주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회의적입니다. 위에 보시는 사진은 한 보름 전 창원시청 로타리에 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로타리를 삥 둘러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으로 빛나는 시설물에는 각 교회와 담임목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시청광장 트리에 달린 교회광고판도 물신숭배란 이교도처럼 보여

얼마 전, 한 블로거가 창원시청광장에 만들어진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에 달린 십자가를 비판한 기사를 봤습니다. 성탄절에만 잠깐 전시하는 것도 아니고 11월 말부터 1월 초까지 무려 한 달이 넘는 긴 시간을 그것도 시청광장이라는 공공시설에 설치하는 것이라면 십자가보다는 별을 달아놓는 게 어떠냐는 지적이었습니다. 기독교인들 입장에서야 트집이라고 했겠지만, 그러나 저는 상당히 공감이 가는 주장이었습니다.

그 기사를 읽어 본 저는 일부러 시청광장에 가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블로거가 트집 잡은 십자가는 별거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눈에는 다른 것이 더 커다랗게 보였습니다. 시청광장을 전세 낸 듯한 크리마스 트리용 전등시설물은 창원시내의 모든 교회들과 담임목사들의 이름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꼭 저렇게 자기들 교회이름과 목사들 이름을 광고하듯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요? 그냥 크리스마스 트리만 만들어놓아도 다 교회에서 만들어놓았다는 걸 모르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굳이 저렇게 경쟁적으로 상업적으로 보이는 광고판을 달아야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청광장을 빙 둘러친 광고판을 보면서 몇 달 전 일이 떠올랐습니다.

시청광장에 설치된 대형트리의 아래쪽은 이렇게 교회와 목사의 이름들이 적힌 광고판으로 빙 둘러쳐져 있었다.

사탕 하나에 하느님을 파는 신도들 

서너 달 전에 딸애를 데리러 학교에 간적이 있습니다. 학교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저만치서 걸어오는 아이가 보였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먼저 아이 앞으로 달려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주머니 두 분이었는데요. 딸아이에게 사탕과 과자봉지를 건네주면서 그러더군요.

“얘야. 조금 있다가 요 위에 교회 있지? 거기로 오면 사탕하고 과자 더 많이 준다. 그리고 선물도 줄 거야. 그러니까 교회로 꼭 와야 된다. 알았지?”

두 사람은 우리 아이 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이 사탕과 과자를 나누어주면서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했습니다. 제가 가서 아주머니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교회가 참모습을 보이며 열심히 하면 오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다 모일 텐데, 학교 앞에서 애들한테 왜들 이러십니까? 어린 아이들 눈에 예수님이 무엇으로 보이겠습니까? 하느님이 고작 사탕 하나에 자기를 판다는 걸 어떻게 이해할까요?”

그랬더니 그분들은 저에게도 말하기를, ‘교회의 사명이 어떻고, 믿지 않으면 모두 지옥에 가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구원하는 일이니 복 받을 일’이라며 제게도 교회에 나오라고 열심히 권했습니다. 얼굴이 벌개져서 더는 말을 못하겠더군요. 저는 따지듯이 말했는데 그분들은 화도 안내면서 계속 말을 거니 제가 당해낼 도리가 없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후 더욱 오만해진 기독교


어쨌든 이런저런 모습들을 보노라면 기독교의 부정적인 모습만 자꾸 연상되어 마음이 몹시 편하지 않습니다. 이명박 씨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연이어 벌어졌던 희극 같은 기독교인들의 난센스도 자꾸 떠오릅니다.

부산지역 기독교인들이 대규모 기도집회에서 세상의 모든 절간을 불태워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이라든지 어청수 경찰청장의 전국 경찰 복음화 발언은  그것만으로도 오만한 현대 기독교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굳이 절간에 똥물을 투척한다거나 단군상의 목을 베는 무시무시한 행태까지 보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되기 전 서울시장 재직시절에 서울시를 들어 하나님께 봉헌한 적이 있습니다. 이를 두고 이제는 대한민국을 들어 하나님께 봉헌할 차례가 아니냐는 우스개소리들이 시중에 많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어청수 경찰청장 같은 분들이 저지른 어처구니없는 행태들이야 이런 대통령의 의중을 미리 알아서 모신 결과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민들이 직접 뽑은 창원시장이 대통령의 심중을 미리 헤아려 공공장소를 교회와 목사들의 광고판으로 내어주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무슨 의중으로 그리 하셨을까요? 혹시 교회단체로부터 거액의 광고비라도 접수하셨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추운 겨울에 놀고 있는 광장을 이용해 세수를 확보하는 게 그리 나쁜 일도 아니겠지요.

예수. 6세기경 모자이크/ 다음백과


그 내막이야 제가 알 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성탄절을 맞이하여 남모르게 사랑을 실천하라는, 또 그 말씀을 몸소 모범을 보이신 예수의 참뜻을 만분의 일이라도 생각하는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돌적인 선교운동을 나무랄 생각은 없습니다. 선교는 어느 종교인이든 그 의무요 사명입니다. 선교란 또한 신앙인의 기쁨이며 목적이기도 할 것입니다.

상업주의에 빠진 교회의 모습 버리고 사랑의 교회로 다시 태어나기를...

그러나 진정 선교하는 신앙인의 자세에 선다면 자기 교회 이름과 목사의 이름을 광고하기보다는 자기를 희생해 이땅에 오셨다가 십자가에 몸을 내맡긴 예수의 사랑을 알리는 데 더 노력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합니다. 교회와 목사의 이름 대신 경제난으로 고통 받는 민중들의 염원을 담아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바람은 물신숭배에 빠진 듯한 한국교회에 가지는 너무 지나친 기대일까요?

그래도 성탄절을 맞이하여 이런 정도의 소박한 기대를 가져보는 것이 그리 큰 죄는 아니겠지요.

2008. 12. 22.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