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빵집'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7.31 김탁구, 아들 구마준을 파멸로 몰고가는 서인숙 by 파비 정부권 (7)
  2. 2010.07.30 김탁구, 아버지에게 자기를 안 밝히는 이유? by 파비 정부권 (2)
  3. 2010.07.15 김탁구가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준 이유 by 파비 정부권 (10)

지나친 모정과 삐뚤어진 모정의 차이가 뭘까?
"서인숙은 아들을 자기 뜻대로 만들고 싶어 한다"















서인숙의 모정은 남다릅니다. 어찌 보면 모정이라기보다는 집착으로 보일 정도로 집요합니다. 그 서인숙이 팔봉빵집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구마준을 찾아갔습니다. 지금 구마준은 2년간의 수련을 끝내고 마침내 팔봉선생으로부터 인정서를 받기 위해 경합에 나간 상태입니다. 

서인숙의 지나친 모성애, 자기 야심을 위한 집착?  

그런 구마준에게 서인숙은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오라고 설득할 참입니다. 팔봉선생의 인정서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말입니다. 물론 구마준은 펄쩍 뜁니다. 그가 팔봉빵집에 들어간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아 구일중에게 인정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봉빵의 비결을 알아내는 겁니다.  

아직 그 어느 하나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제 겨우 경합에 나가 1등을 하면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을 참입니다. 그리고 그 인정서를 받게 되면 봉빵의 비결까지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나타나 느닷없이 집으로 돌아오랍니다. 구마준에겐 자존심이 걸린 문제를 포기하라고 합니다.

서인숙이 구마준을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는 데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습니다. 웬만하면 서인숙도 구마준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려고 했습니다. 빵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아들이 무척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서인숙은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위기가 닥친 것입니다.

▲ 자금회수 압박을 받고 열 내고 있는 서인숙과 이를 숨어서 은밀히 지켜보는 (스파이) 공주댁.


서인숙은 거성식품에서 구일중과 대등한 발언권을 얻기 위해 대규모 지분 매입을 시도했습니다. 그때 남 사장이란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했습니다. 2년 전의 일입니다. 2년 전이라면 김미순이 닥터 윤과 함께 나타난 시기와 일치합니다. 남 사장이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합니다.

서인숙이 무리수를 둔 이유, 김탁구

아마도 서인숙은 돌려줄 자금 여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돈 대신 지분으로 차입금을 변제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 달밖에 시간이 없다고 하는 걸로 보아 한 달 이내에 자금이 안 되면 지분으로 대신 갚겠다는 약속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인숙은 그 한 달 내에 구마준을 거성식품의 후계자 자리에 앉히려는 겁니다.

서인숙은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마준이를 회사에 자리를 만들어 앉혀놓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그러면 마준이가 구일중의 후계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누구도 그 자리를 흔들지는 못할 것이다." 서인숙이 이토록 조금하게 일을 서두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김탁구 때문입니다. 

만약 김탁구란 존재가 없다면, 서인숙은 이렇게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차분히 때가 되면 그녀의 아들이 구일중에 이어 회사를 맡게 되는 것은 하나의 이치와도 같습니다. 그러나 김탁구가 살아 있고, 김탁구는 구일중의 호적에 구영준이란 이름으로 장자의 자리에 올라 있습니다. 

그리하여 서인숙은 무리수를 둔 것입니다. 그런데 서인숙은 꿈에라도 알지 못한 사실이 있습니다. 서인숙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이 다름 아닌 탁구 엄마 김미순이란 사실. 만약 서인숙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청천벽력이라도 맞은 듯 기절하고 말 것입니다. 

▲ 한승재와 전화하고 싶지만, 이미 그를 의심하고 있는 서인숙은 그러지도 못한다. 깨진 동맹은 비극의 시작.


구마준을 파멸로 이끄는 서인숙의 모정

서인숙이 구마준을 위하여 벌인 일들이(이게 진짜 아들을 위한 것인지,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저지른 삐뚤어진 모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히려 서인숙과 구마준을 파멸의 길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서인숙은 결국 (김미순의 대리인) 남 사장에게 자기가 가진 거성식품의 지분을 넘기는 걸로 일이 일단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애초에 회사의 지분 따위는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고, 단지 구마준의 지위를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 필요했을 뿐입니다. 지분을 돌려주기 전에 거성식품에 구마준의 확고한 위치만 만들어주면 그것으로 된 겁니다. 그러나 이는 크나큰 실수였습니다. 아마도 김미순은 서인숙으로부터 받게 될 지분 외에도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김미순은 구일중보다도 많은 지분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구마준의 위치, 거성식품의 후계자? 김미순이 명실상부한 거성식품의 대주주가 되어 나타난다면 그 모든 것은 한낱 허망한 꿈에 불과합니다. 서인숙의 계략이 도리어 아들을 망친 것입니다.

서인숙은 경제적으로만 아들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닙니다. 구마준은 팔봉빵집에서 김탁구에 의해 서서히 인간의 모습에 눈을 떠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구마준은 26년 인생을 통틀어 친구 하나 사귀지 못한 냉혈한입니다. 열두 살 어린 나이에 구일중이 자기 아버지가 아니란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충격.

구마준은 생모(서인숙)와 생부(한승재)가 할머니를 죽음으로 내모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의 마음속에 인간의 감정이 자리하기란 실로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 그의 마음속에도 서서히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그의 심장에 피가 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 구마준, 그러나…

▲ 팔봉빵집에서 서서히 탁구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구마준

▲ 그러나 서인숙이 나타나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다(아래)


구마준이 김탁구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시작하는 그때, 서인숙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서인숙과 구마준이 나누는 대화를 김탁구가 듣고 말았습니다. 지금껏 구마준을 서태조로 알고 있었던 김탁구의 참담한 심정이란…. 그러나 문제는 김탁구가 아닙니다. 

이제 겨우 인간의 심장을 느끼기 시작한 구마준에게 다시 동토의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 닥친 것입니다. 서서히 빗장이 풀리던 그의 차가운 가슴은 다시금 문을 걸어 잠그게 될 겁니다. 김탁구에 대한 이해와 공감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예전의 질투와 분노로 뒤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끝모를 파국의 길로 자기를 내몰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 일을 서인숙이 해낸 것입니다. 누구보다 구마준을 사랑하는 어머니 서인숙이. 어쩌면 서인숙은 구마준이 인간의 심장을 얻을 기회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잘 된 일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부르주아적 근성에 철저한 악녀입니다.  

서인숙이 신유경을 그토록 미워하는 이유는 오로지 신유경이 천한 계급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신유경이 아무리 머리가 좋고 회사에 수석으로 입사한 인재라도 그녀의 눈에는 천박한 운동권 출신에 불과합니다. 막내딸 자림이가 신유경을 친구라고 데려왔을 때도 그녀는 "저런 천한 애들과는 어울리지 말라"고 충고를 했던 터였습니다.

서인숙이 파멸로 이끌 또 하나의 인물, 신유경

▲ 신유경. 그녀도 결국 파국으로 달리는 전차에 탑승할 것인가?

그런데 그런 신유경이 구마준과 엮이고 있다는 것은 도저히 두 눈 뜨고 볼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아무튼 서인숙은 자기 아들을 본의 아니게 파멸의 길로 몰아넣는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후자의 인간에 관한 문제는 그녀에겐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 있지만, 전자의 경영권에 관한 문제는 심각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위기에 몰린 서인숙이 신유경에게 손을 내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도 "천한 것들!" 하면서 멸시했던 신유경이지만, 비상하게 좋은 머리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서인숙은 구마준에 이어 신유경도 파국의 길로 인도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제빵왕 김탁구>에서 서인숙의 역할이 상당히 비중이 큽니다. 하하~

Posted by 파비 정부권

아버지를 앞에 두고도 부르지 못하는 김탁구, 대체 왜? 
















늘 그게 궁금했습니다. 왜 탁구는 집으로 안 돌아갈까? 열두 살 어린 아이가 집을 버리고 어디를 그렇게 돌아다녔던 것일까? 물론 탁구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한승재와 약속을 했기 때문이죠. 엄마(김미순)를 해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주는 대가로 거성가를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한 겁니다. 

탁구는 왜 집으로 안 돌아가나?
 
그러나 그 약속은 이미 휴지조각이 된 지가 오랩니다. 한승재는 틈만 나면 김미순과 김탁구를 죽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주로 돈을 이용해 폭력배들을 동원하는 좀 전근대적이고 비열한 수법들이 사용되었던 것이죠. 그러니 김탁구가 한승재에게 거성가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한 약속 따위는 원인무효인 것입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최소한 김탁구는 한승재가 자기 엄마를 해치려고 시도했었고, 14년의 실종에도 깊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요? 어릴 때는 그렇다 치더라도 스물여섯 살이 된 지금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게다가 탁구는 한승재가 보낸 조폭들에게 죽을 뻔 했지 않습니까? 

인적 없는 으슥한 창고에서 조폭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김탁구 앞에 한승재가 나타났었죠. 그리고 이렇게 말했잖습니까. "왜 경고를 무시하고 다시 나타난 거냐?" 사실 김탁구가 그들 앞에 나타나려고 나타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우연히 한승재가 김탁구를 발견한 것뿐이었지요. 

한승재는 조폭들에게(이들이 한승재가 거느린 부하들인지, 돈을 주고 산 깡패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용히 처리하라고(죽이라고) 지시하고는 자리를 떴습니다. 승합차에 어디론가 끌려가던 김탁구는 구사일생으로 탈출했지요. 그리고 얼마 후, 팔봉빵집에서 다시 만난 김탁구와 한승재. 저는 기절할 뻔 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불과 얼마 전에 자기를 살해하려 했던 자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한적한 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물론 대화 내용은 날이 서 있었지만. 당장 신고부터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 아무튼, 제 상식으로는 좀 거시기 했습니다. 이쯤 되면 김탁구는 알았어야 하는 겁니다. 

"한승재. 니가 우리 엄마를 죽였지? 어떻게 한 거냐, 어서 바른대로 대!" 

왜 한승재를 그냥 놔두고 있는 걸까?

이렇게 몰아붙였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니냐는 거죠. 그러나 김탁구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조진구도 그렇습니다. 김탁구는 12년 동안이나 조진구를 찾아 헤맸습니다. 오로지 바람개비 문신이 팔뚝에 새겨진 남자를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국을 떠돌았습니다. 그리고 바람개비 문신의 주인공 조진구를 만났습니다.

그런데도 김탁구는 조진구에게서 아무것도 얻어낸 것이 없습니다. 누가 사주한 것이냐? 어떻게 했느냐? 우리 엄마는 어떻게 됐느냐? 죽었느냐, 살았느냐? 아마 탁구는 조진구로부터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만을 보았을 뿐 그 이후엔 흔적도 알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말이 나오는 장면을 보지는 못했지만, 느낌이 그렇습니다.

이건 완전 이율배반입니다. 12년이나 엄마를 찾아 헤매던 탁구가, 오로지 엄마를 찾기 위해 부잣집 아들 자리까지 포기한 탁구가 유일한 단서라고 믿었던 바람개비 문신을 찾았는데도 그렇게 허무하게 주저앉고 말다니. 최소한 누가 사주했는지는 알아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어쩌면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보지 못했지만, 탁구는 조진구에게서 사건 정황에 대해 자세히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일을 시킨 사람은 니 아버지 구일중이다, 그는 니 엄마를 해치라고 시킨 것이 아니라 한승재의 손아귀에서 구해 멀리 도망치라고 시킨 것이다, 그렇게 말해주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어제 오후에 썼다가 약속시간 때문에 발행을 미루었는데, 오늘 드라마를 보니 실제로 그랬다는 구일중의 회상이 나오더군요.)

그렇다면 김탁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구일중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구일중에게 따졌어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함께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겁니다. 한승재가 자기에게 벌인 흉계에 대해서도 폭로했어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할 것인지, 아니면 좀 더 사태를 지켜보면서 비밀을 캐내려고 할 것인지 결정했어야 하는 겁니다. 

왜 아버지를 보고도 모른 척 하는 걸까?

김탁구는 소리만 버럭버럭 지를 줄밖에 모르는 바보인 것일까요? 제가 보기엔 틀림없이 바보입니다. 그는 어제 구일중을 만났습니다. 팔봉빵집 제빵실에서 마주친 김탁구와 구일중. 14년만의 부자상봉입니다. 구일중은 김탁구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저 같으면 얼른 알아 볼 텐데, 좀 그렇더군요. 

그러나 김탁구는 구일중이 자기 아버지인 줄 잘 압니다. 늘 그리워했던 아버지가 아닙니까? 12년 동안 팔도를 전전하면서 빵 반죽을 만들었던 것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 때문이었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었지요. 그런데 왜 아버지 앞에서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혹시 안 하는 것일까요? 기분 나빠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버지를 만난 감동이 탁구의 흐려진 눈동자를 촉촉이 적셔주고 있는 것이 보였거든요. 그럼 왜 김탁구는 자기를 숨기는 것일까요? 이름을 물어보는 아버지에게 그저 김군이라고 부르면 된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며 빠져나갔습니다. 왜 그랬던 것일까요?  

그날 밤, 김탁구는 구마준에게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아버지를 만나고 싶지만, 아버지 앞에 나타나고 싶지만 이런 모습으로는 싫다, 좀 더 당당한 모습으로 떳떳하게 아버지 앞에 서고 싶다는 말을 하는 김탁구를 보며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탁구야, 참 훌륭한 생각이다. 역시 넌 훌륭해. 그러나 그건 아니잖아? 니가 왜 이렇게 살아왔던 거니? 니 엄마, 엄마를 잊은 거니? 엄마를 생각한다면 당장 니 아버지에게 너의 존재를 밝히고 지금까지의 일들을 모두 설명 드려. 그리고 니 아버지와 함께 니 엄마의 행바을 찾아. 그게 옳지 않니?"

탁구는 엄마 찾기를 포기한 걸까? 그렇다면 왜 집을 나온 걸까?

모르겠습니다. 저도 지금 탁구의 마음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아무튼, 김미순은 굳이 탁구가 찾지 않아도 탁구 앞에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거성식품의 대주주가 되어 탁구에게 큰 힘이 되겠지요. 그리고 탁구는 인간경영을 하게 될 겁니다.

팔봉선생의 첫 번째 경합 과제처럼, 배를 부르게 해주는 빵을 만들게 되겠지요. 그러나 어떻든 저로서는 김탁구가 왜 아버지에게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것인지에 대해선 요해가 잘 안 됩니다.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노력해도 잘 안 되는군요. 간단하게 모든 것을 밝히고 엄마를 찾는 것이 순리일 것 같은데…, 뭔가 심오한 뜻이 있겠지요.
 
하여간 갈수록 재미있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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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엄마와 양미순, 서로 이름이 같았네!
     양미순에게서 엄마를 발견한 김탁구
















김탁구, 이제 본격적으로 빵을 만들 모양이군요. 지난 12년 동안 탁구의 머릿속엔 오로지 엄마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빵만을 생각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김탁구가 제 스스로 깨달아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탁구에게 빵을 만들도록 계몽한 사람이 구마준?

아이러니하게도 탁구를 계몽시킨 사람은 탁구와는 필연적으로 원수 같은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구마준이었습니다. 구마준이 갑자기 왜 탁구에게 그런 제안을 했던 것일까요? 이미 현명한 독자 여러분은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구마준의 열등감 때문입니다.


저는 구마준이 <제빵왕 김탁구>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가장 불쌍한 캐릭터라고 생각되는데요. 불행한 것이 아니라 불쌍한 인물 말입니다. 그건 일단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김탁구가 왜 양미순에게 뜬금없이 자기 엄마 사진을 보여줬을까 그걸 말하고 싶습니다.
 

유치장에서 나온 탁구에게 두부를 먹이던 양미순은 탁구와 엄마의 사진을 보게 된다.


왜 그랬을까요? 역시 현명한 독자 여러분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탁구도 그 이유에 대해 말했습니다. 자기 엄마와 양미순의 이름이 같기 때문입니다. 탁구 엄마의 이름은 김미순. 아,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 팔봉빵집 손녀딸의 이름이 미순이었다는 사실, 탁구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될 여자의 이름이 미순이였다는 거.

탁구는 한 가지 이유를 더 말했습니다.

탁구 엄마와 팔봉빵집 양미순, 이름이 같았어!

"우리 엄마 이름도 미순이야. 김미순. 우리 엄마도 예전에 너랑 같은 말을 했었어. 주먹은 가장 마지막에 써야 하는 거라고. 그래야 진짜 사나이라고. 이제 두 번 다시 주먹 같은 거 안 쓸 거야. 우리 엄마 이름을 걸고 맹세해."

"설마 너 어젯밤에 이걸 가지러 나갔었던 거니, 그럼?"
"내가 이 사진 보여주지 않으면 니가 내 말 안 믿을 거 같아서. 주먹 같은 거 쓰지 않아도 이 집에서 살 수 있겠지?"
"그럼! 당연하지."

아, 그랬군요. 탁구는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주며 신유경의 거처를 마련해주면 앞으로 양미순의 말이라면 무슨 말이든 듣겠다는 약속을 증명해보이려 했던 것이군요. 그러나 양미순의 방에서 하룻밤을 보낸 신유경은 다음날 경찰에 잡혀갔습니다. 구마준의 누나 구자림이 고문 위협에 불었기 때문이지요.

(위)사나이는 주먹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말하는 두 미순 (아래)갈등하던 탁구, 결국 경찰을 때려눕히고.


신유경을 잡아가는 경찰을 향해 주먹을 날린 김탁구, 함께 끌려가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팔봉선생이 거액의 합의금을 주고 김탁구를 빼왔고 지금 양미순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입니다. 김탁구는 양미순이 준비한 두부를 입 안 가득 씹어 먹으며 양미순에게 다시금 맹세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이다. 내가 아까 유경이 앞에서 휘두른 그 주먹, 그게 내 마지막 주먹이라구."

이 대화를 통해 양미순이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김탁구가 매우 정직한 청년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그에 반해 서태조란 이름으로 행세하는 구마준은 매우 영악하며 비열한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말입니다. 신유경이 팔봉빵집에서 묵던 그날밤, 팔봉빵집 제빵실이 난장판이 됐고 그 범인으로 김탁구가 지목 되었죠.

구마준, 아무리 탁구가 밉기로 애꿎은 제빵실은 왜 부수는 거니?

구마준이 김탁구가 전날 밤 오랜 시간 밖에 나갔다 왔다는 사실을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구마준의 의도였습니다. 제빵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반죽을 못 쓰게 한 것은 구마준이었습니다. 김탁구가 나가는 것을 보고 재빨리 일을 치른 것입니다. 역시 그 부모에 그 자식입니다. 음모와 범죄를 행하는 것이 아주 몸에 익었습니다.


팔봉선생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뿐 이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양미순은 김탁구가 보여주는 엄마 사진을 통해 김탁구가 범인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동시에 구마준의 비열한 행동에 대해서도 어렴풋이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탁구에 대한 야릇한 모성애 같은 것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탁구가 본래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주려던 이유는 신유경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유경이 이미 경찰에 체포되어 팔봉빵집을 떠난 지금 굳이 양미순에게 엄마 사진을 보여주며 앞으로는 절대로 주먹을 쓰지 않겠노라고 약속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탁구는 신유경을 재워주는 대가로 양미순에게 무슨 말이든 복종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신유경이 경찰에 연행될 때 김탁구가 주먹을 쓰려 하다가 양미순의 눈과 마주쳤지요. 그때 양미순이 고개를 저으며 탁구에게 주먹 쓰지 마라는 눈짓을 보냈습니다. 갈등하던 김탁구. 그러나 결국 주먹을 날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탁구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두 미순씨

지금 이 순간 탁구가 양미순에게 그때 경찰에게 날렸던 그 주먹이 마지막이라고 맹세를 하는 이유는 주먹을 쓰지 말라고 했는데 주먹을 날려 약속을 못 지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는 이런 것이지요. 앞으로도 계속 양미순의 말이라면 무슨 말이든 듣겠다고 한 계약은 유효하다, 그런 거 말입니다.


양미순은 오히려 자기의 말을 듣지 않고 주먹을 날린 김탁구의 행동을 통해 그가 얼마나 의기있는 사람인지, 정직한 사람인지, 따뜻한 사람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감동과 함께 탁구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탁구 역시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이미 탁구의 마음속에 양미순이 서서히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에 연행되는 신유경과 신유경을 빼달라고 빽을 쓰는 구마준


탁구의 인생은 엄마 그 자체입니다. 탁구에게 엄마는 인생입니다. 그 엄마가 했던 말을 양미순의 입에서 들었습니다. 게다가 양미순은 엄마와 이름도 똑같습니다. 양미순과 김미순. 이 얼마나 기막힌 우연입니까. 양미순은 엄마처럼 탁구를 가르치려드는 것도 닮았습니다. 앞으로 김탁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사람은 양미순과 김미순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김탁구와 양미순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 사람이 다름 아닌 신유경과 구마준이란 사실도 참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로군요. 신유경은 구마준이 빽을 써서 경찰에서 풀려났습니다. 김탁구는 구마준에게 그 대가로 앞으로 2년 동안 신유경을 절대 만나지 않고 빵만 생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빵 만들기 대회가 시작 되려나 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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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