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2.20 '아이리스' 김현준의 죽음과 최승희는 무관할까? by 파비 정부권 (11)
  2. 2009.11.30 '아이리스' 의혹에 싸인 백산과 승희의 관계 by 파비 정부권 (55)
  3. 2009.11.05 '아이리스' 지나친 중간생략, 어리둥절하다 by 파비 정부권 (4)
『아이리스』를 방금, 오늘에서야 봤습니다. 이미 김현준(이병헌 역)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터라 별로 긴장감은 없었습니다. 19회와 20회를 연속으로 봤는데 스토리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김현준이 마지막에 죽는 장면은 좀 의외였습니다. 사실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비극적인 설정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비극적인 마무리가 더 진한 여운으로 시즌2를 기다리는 기쁨을 줄 지도 모릅니다.   

어이없는 김현준의 죽음   

김현준의 죽음은 너무 허망했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 총에 맞아 죽는다는 설정, 그것도 애인에게 줄 반지를 들고 프로포즈의 단꿈에 빠져 운전을 하다 하얀 등대가 보이는 곳에서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은 매우 로맨틱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시 허무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너무 급작스럽고 너무 어이없는 죽음이었습니다. 도대체 김현준이 왜 죽어야 했을까요? 아이리스의 음모는 분쇄됐고 김현준은 NSS를 떠났는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비슷한 장면이 오래 전 보았던 한 영화에서 오버랩됩니다. 한석규가 주연했던 『이중간첩』이란 영화였습니다. 여주인공은 고소영이었죠. 위장귀순한 이중간첩 림병호, 남북 어디로도 갈 수 없게 된 림병호와 윤수미가 택한 곳은 브라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수미와 함께 행복한 여생을 보낼 단꿈에 젖은 그들의 모습은 김현준과 최승희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수미가 기다리는 집으로 자동차를 타고 가던 병호는 물론 총에 맞아 죽음을 맞습니다.  

그런 병호를 기다리는 수미의 행복한 모습이 마지막을 장식했었지요.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행복한 시선으로 어딘가를 응시하며 김현준을 기다리는 최승희(김태희 역)와 윤수미는 확실히 닮은 꼴입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글을 쓰고 난 다음 검색창에서―병호와 수미란 주인공의 이름과 줄거리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이중간첩』을 검색해보았더니 다음뉴스나 다른 블로그들에서도 저와 똑같은 의문을 제기한 분들이 많군요. 『이중간첩』의 오마주 아니냐고 말입니다. 역시 보는 눈은 비슷한가 봅니다.

<아이리스> 라스트 장면은 <이중간첩> 오마주? 


그러나 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림병호를 기다리는 윤수미와 김현준을 기다리는 최승희는 다르다고 말입니다. 림병호와 윤수미는 함께 조직을 버리고 제3국으로 탈출을 결심했습니다. 그들은 남과 북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최승희는 어땠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최승희의 속마음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최승희가 김현준을 무척 사랑한다는 사실만 나열되는 화면을 통해 알고 있을 뿐입니다.

지난주던가요? 아니면 그 전주던가. 아무튼 얼마 전에 저는 백산과 승희의 관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는 최승희의 정체에 대한 어떤 실마리도 보여진 적이 없습니다. 최승희는 NSS 내 뛰어난 프로파일러이며 김현준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는 전혀 알려진 게 없었지요. 저는 최승희를 그저 나레이션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최승희가 아이리스의 테러범들에게 잡혔을 때, 백산의 전화 한 통으로 구출되었을 때, 그녀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그녀는 누구였을까요? 이후에 백산의 딸이다, 백산보다 더 상위에 있는 아이리스의 리더 미스터 블랙의 딸이다, 아니 아이리스 고위층의 애첩이다, 온갖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리스』는 이에 대한 어떤 해답도 내놓지 않은 채 김현준을 죽임으로써 드라마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아이리스』가 내년에 다시 시즌2로 복귀한다고 하지만, 시즌2라는 이름이 말하듯 전편과는 어떤 연관성도 없는 독립된 스토리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최승희의 실체는 영원히 비밀의 바다로?

실제로 대충 훑어본 바에 의하면―이 글을 쓰는 중 잠깐이었지만―제작자인 태원엔터테인먼트 측은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최승희의 정체는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게 되는 것일까요? 물론, 최승희가 김현준에게 “나는 중앙정보부 요원의 딸이며,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에 연루된 아버지가 사형당한 후 백산의 도움으로 살았으며, 백산의 인도로 NSS에 들어오게 됐고 아이리스를 적대시하기 어려웠다” 하고 고백하지 않았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말하고 김현준의 품에 안긴 최승희의 눈동자를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눈은 거짓말을 못하는 법이니까요. 최승희는 눈을 감지 않았습니다. 보통 진실을 고백하고 연인의 품에 안긴 상태라면 눈을 감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최승희는 눈을 감지 않았을 뿐 아니라 눈동자를 좌에서 우로 굴리더군요. 저는 최승희가 김현준에게 모든 진실을 고백했다고 믿지 않습니다. 최승희의 움직이는 눈동자가  흔들리긴 했지만…. 

김현준이 최승희에게 진실을 고백하도록 미리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말할까봐 그게 겁나” 하고 말했지만, 최승희가 고도로 훈련된 프로파일러란 사실을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럼 또 이렇게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최승희는 아이리스가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배치한 저격수들을 모두 제거했지 않느냐. 결국 그녀는 아이리스를 배신하고 김현준에게로 간 것이 아니냐.”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저도 확언을 못하는 것입니다. 

이어폰에 묻힌 김현준 암살의 총성

그러나 저는 최승희의 귀에 꽂은 이어폰을 통해 그녀가 김현준의 암살에 관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합니다. 제주도에서 최승희가 백산과 또 다른 한 사람―어쩌면 이 사람이 바로 미스터 블랙일 수 있다―을 만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을 보면 최승희가 백산과 의문의 사람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게 무얼 뜻하는 것일까요?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최승희는 백산 뿐 아니라 미스터 블랙과도 매우 가까운 사이란 걸 직감했습니다.

즉, 최승희는 아이리스의 핵심이란 사실입니다. 김현준도 그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랑에 눈이 먼 김현준은 애써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답을 내고 싶었을 것입니다. 최승희가 자기 부친이 중앙정보부 요원이었으며 사형당했다고 말했을 때 김현준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 내 사랑하는 승희가 아이리스일리가 없지.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던 거야.” 사람에겐 그런 게 있습니다. 특히 위기에 몰린 사람일 수록 좋은 쪽으로 나는 결말을 믿는 마음 말입니다.  

결국 모든 것은 백산이 말한 것처럼 되었습니다. 백산이 말했죠? “김현준, 너는 내가 설계한 대로 지금껏 살아왔어. 앞으로도 그렇게 될 거야. 너는 어떤 비밀도 알지 못할 걸야. 아무것도 모른채 죽게 되겠지. 네가 죽게 되는 것은, 네가 금단의 열매를 먹었기 때문이야.” ‘금단의 열매’란 것이 최승희란 사실은 분명해 보이는데, 아직 최승희에 대해 밝혀진 게 하나도 없네요. 김현준의 죽음도 의혹 투성이지만, 최승희가 왜 ‘금단의 열매’란 것인지…. 최승희는 정말 김현준의 죽음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까요?


풀리지 않은 의혹,
아이리스와 미스터블랙 그리고 최승희

미스터 블랙은 누구였을까요? 미스터 블래과 최승희의 관계는? 아무튼 『아이리스』가 시즌2에서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을 어느 정도는 풀어주는 친절을 보여주시길 바란 뿐입니다. 아무리 독립된  스토리로 간다고는 하지만 시청자들을 위해 그 정도 배려는 할 수 있겠죠. 『아이리스』는 많은 기대와 비판―비판도 기대의 연장이죠―을 한 몸에 받았지만,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남과 북이 한 팀이 되어 아이리스에 맞섰다는 것입니다.

남과 북 내부에 아이리스와 연결된 반통일 세력이 있으며, 이들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남과 북의 첩보조직이 힘을 합쳤다는 설정은 좀 억지라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참신하고 통쾌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주로 북쪽에 올라가서 협상을 진행하는 것과는 반대로 남쪽에 내려와서 남북이 협상을 했다는 점도 의미 있는 대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 북한 호위총국 김소연의 활약은 남남북녀란 말을 실감나게 했습니다. 시즌2에도 꼭 나왔음 하네요.

'………'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되었든, “최승희 도대체 너 누구야?”
Posted by 파비 정부권

막판으로 달려가는 <아이리스>, 서울 한복판에서 핵폭탄을 사이에 두고 모든 것이 결판날 것처럼 보인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북한의 염기훈 위원과 남한의 NSS(국가안전국) 백산 국장은 한편이다. 연기훈은 북쪽 아이리스 지부장이고, 백산은 남쪽 아이리스 지부장이다. 이렇게 보면 아이리스를 매개로 이들은 이미 남북통일을 이룬 것인가.  


엉터리 같은 상상이지만, 아무튼 남과 북의 정보책임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공동목표를 두고 심사숙고하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하다. 평화적 통일을 반대하기 위한 남과 북의 통일전선이라.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그리고 이들의 배후에는 이런 욕망을 부추기며 냉전을 조장하는 아이리스가 있다.

베일에 가린 아이리스 본사의 실체

철저하게 베일에 싸인 아이리스는 그야말로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다. 연 위원과 백 국장이 본사라고 부르는 아이리스의 실체에 아직도 우리는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아이리스의 본사란 무엇이며 어느 정도의 규모일까? 그 본사를 움직이는 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러나 그런 의문들은 어느 순간 일거에 드러날 것이다.

드라마란 늘 그렇다. 막판에 모든 의문들이 싱겁게 해소되면서 드라마는 막을 내리고 사람들은 허탈감에 빠져드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어떻든 지금 이 순간 <아이리스>는 아이리스의 실체 외에도 많은 의문점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고, 그것은 우리의 시선을 <아이리스>에 고정시키는 커다란 힘이다. 그중 몇 가지만 살펴보기로 할까.  

첫째, 검은 암살자 빅의 정체다. 그는 누구일까? 누구의 명령에 의해 움직이는 것일까? 북한의 핵물리학자 홍승용을 암살한 것도 그였다. 처음에 나는 그가 백산 국장의 지시에 의해 홍승용을 암살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14부에서 평화롭게 아내와 장을 보는 백산을 미행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아이리스 본사에서 파견한 요원이란 얘긴데, 왜 백산을 미행했던 것일까?

둘째, 남한 대통령 비서실장의 정체. 그는 백산과 대통령의 독대를 도청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의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측근중의 측근이다. 그런 그가 왜 대통령의 대화를 도청했을까? 혹시 그도 제 3의 세력의 조직원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조직이 있다면 대체 어떤 조직일까? 혹시 백산에게 살해당한 유 박사가 만들었다는 그 조직?

셋째, 진사우다. 진사우는 어째서 아이리스의 조직원이 되었을까? 진사우가 백산으로부터 김현준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그는 아이리스가 아니었다. 친구에게 총을 겨눌 수 없다던 진사우는 백산이 최승희를 대신 보내겠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임무를 맡았던 것이다. 국가관이 매우 투철해보이던 그가 왜 아이리스가 되었을까? 혹시 최승희 때문에?

아이리스로부터 최승희를 살려낸 백산의 의도가 뭘까

마지막, 역시 가장 커다란 의문은 최승희다. 도대체 최승희는 누구일까? 냉혹한 백산, 어떤 경우에도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 백산도 최승희가 테러범들에게 납치당했다는 보고에 눈빛이 흔들린다. 고민하던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최승희를 살려 보낼 것을 부탁한다. 아마도 통화의 상대방은 염기훈 위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연기훈의 전화 한통으로 최승희는 사지에서 돌아온다. 염기훈의 지시로 북에서 내려온 핵 테러범들도 결국 아이리스인 셈이다. 아무튼 최승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살아났다. 그러나 왜 백산은 연기훈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부탁까지 하며 최승희를 살리려고 했을까? 도대체 최승희와 백산은 무슨 관계일까?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아서는 아이리스에 충성하는 백산이 최승희를 살려야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백산이 진정한 아이리스라면 오히려 최승희를 살려서는 안 된다. 최승희는 특수요원이며 NSS에서 가장 뛰어난 프로파일러다. 그런 그가 살아 돌아온다는 것은 아이리스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최승희는 NSS 내부의 배신자가 백산과 진사우란 사실을 인지한 실장의 도움을 받아 테러범들의 아지트를 찾아냈다. 이는 백산이 아이리스 본사로부터 충분히 의심 받고 책임 추궁을 당할 만한 사건이다. 빅이 백산을 미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이미 아이리스 본사는 백산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진사우로부터 최승희가 테러범 아지트를 찾아냈다는 보고를 받은 백산은 다시 다급히 지시한다. “어떻게 해서든 승희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가서 막아.” 역시 백산은 접근을 막으라는 지시만 내렸을 뿐, 불가피하다면 제거해도 된다는 지시까진 내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최승희의 안전을 걱정하는 당혹함이 엿보이는 지시였다.

             

풀리지 않는 가장 큰 의문, 백산과 승희의 관계는?

대체 무엇이 백산으로 하여금 최승희에 대한 감출 수 없는 연민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아끼는 부하라서? 그렇다고 하기엔 최승희가 너무 위험하다. 최승희는 이미 아이리스와 가까운 거리에 접근했다. 최승희의 이런 예기치 못한 활약으로 인해 백산 자신이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백산 정도라면 그런 가능성을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은가.

풀리지 않는 의문, 세 번째까지의 의문들은 실상 별다르다 할 것이 없다―솔직히 말하면, 이 글에서도 그저 구색용이다―. 어차피 줄거리의 전개와 더불어 서서히 풀려지기로 되어있는 것들일 뿐이니까. 다만, 백산과 최승희의 관계는? 이게 내 최대 관심사다. 만약 내가 상상하는 것과 다르게 아무 관계도 아니라면 NSS 국장이며 동시에 아이리스 한국 지부장인 백산은 참 부질없는 아이리스다.

그렇지 않다면 백산은 최승희부터 빨리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려야 되는 게 아닐까? ... 아닌가?

ps; 아무튼 빅의 정체는 백산도 통제하지 못하는 아이리스의 비밀 조직망이 국내에 있다는 반증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하긴 그 정도는 돼야 세계 지배의 야심을 가질 만 하겠지, 그게 군산복합체의 비밀기관이든 뭐든 말이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아이리스>는 6부 마지막 장면에서 의외의 화면으로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김현준(이병헌 분)이 헝가리를 탈출하여 일본으로 간 것까지는 좋았다. 김현준은 한국 최고의 첩보요원이니 그 과정을 굳이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했다. 김현준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모두들 믿으니까. 


그리고 김선화(김소연 분)가 김현준이 일본으로 피신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것까지도 좋았다. 또 하얀 설원을 지나 아키타로 향하고 있는 김현준을 쫓아 총을 겨누는 장면도 좋다. 왜? 김선화는 북한 호위부에서도 가장 유능한 첩보요원 중 한사람이다. 과감한 중간 생략은 스피드와 긴장감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김소연이 동해안에 나타나 NSS로 압송되고 취조를 받는다는 설정은 지나친 무리가 있다. 거기다 화면은 갑자기 김현준이 어디에선가 고문 받는 장면을 라스트로 처리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시청자들은 궁금하다 못해 어리둥절하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조금만 인기가 있으면 연장방송 등으로 시청자들을 실망시켰었다. 연장방송은 스토리를 질질 끌어 지루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 게 필연이다. <선덕여왕>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출발할 때 빠른 스피드와 박진감 넘치는 전개, 색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모았던 선덕여왕도 연장을 결정하면서 늘어진다는 원성을 샀다. 

그러나 역시 초반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40%대의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한번 고지를 점령하면 쉽사리 빼앗기지 않는 것이 드라마의 세계다. 시청자들도 웬만해선 채널을 바꾸지 않는다. 그래서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자들은 거리낌 없이 연장방송이란 카드를 쓰는 것일까. 

그런데 <아이리스>의 경우엔 반대의 이유로 불편하다. 너무 생략을 하는 것이다. 그게 처음엔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사장의 주특기라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그리고 사실 빠른 전개는 첩보영화의 상식이다. 첩보영화가 느리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재미가 없어진다. 당연히 빨라야하는 것은 기본. 

그러나 그것도 어느 정도껏 해야지 너무 지나치면 이야기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지난 6부의 마지막이 그랬다. 갑자기 김선화가 NSS에 체포되고, 김현준은 고문을 받고 있다. 따뜻한 설국의 온천에서 김현준과 함께 차를 마시던 김선화는 왜 갑자기 동해안에 나타나 체포된 것일까?

북한 최고의 특수요원이 나타나자마자 일반 군경에 잡혔다는 게 말도 안 되지만, 일부러 NSS에 잡혔다는 것도 말도 안 된다. NSS에 잡혀가서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면 이야말로 난센스 중의 난센스다. NSS가 어디 동네 파출소쯤 되는 걸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러나 어떻든 김선화는 최승희(김태희 분)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아마도 최승희를 만나 김현준을 소식을 전할 테고, 최승희는 일본으로 날아갈 것이다. 물론 오늘 방송에서 우리가 궁금해 하는 또는 어리둥절해하는 사건의 전말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황당한 드라마도 없었다는 오명을 쓰게 될 테니까, 아마도 그런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늘 모든 의혹이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스피드도 좋고, 긴장감도 좋지만 <아이리스>는 영화가 아니고 드라마다. 


일주일을 기다려 다음 편을 보아야하는 시청자들의 처지도 고려해주는 친절함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매 편 완성도 있는 줄거리를 원한다. 어느 정도의 복선을 깔아 다음 편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전략도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곤란하다. 

아무튼 오늘 밤, 지난 1주일 동안 기다려왔던 의혹이 해소되길 기대해본다. 도대체 왜 김선화는 느닷없이 NSS에 잡혔던 것일까? 그리고 실수로 잡혔던 걸까, 일부러 잡혔던 걸까? 그랬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최승희 사진을 보고 그녀에게 김현준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갔던 것일까? 

그리고 연이어 김현준은 왜 또 고문장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던 것일까? 아, 정말 머리 아프다. 오랜만에 만나는 멋진 드라마라 생각하고 열심히 보고 있지만, 가끔 너무 불친절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어쨌든 오늘 7부에선 모든 의혹이 밝혀지겠지. 만약 오늘도 아무 설명 없이 그냥 넘어가버린다면? 용서하지 않을 테다. ㅋㅋ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