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3.30 마이더스, 추락한 김도현을 살려낼 구세주는 누구? by 파비 정부권 (8)
  2. 2009.09.04 MB와 정운찬내각의 가족적 연대, 성공할까? by 파비 정부권 (7)

김도현이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절정의 순간에 추락했으니 그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김도현은 역시 아직은 애송이였습니다. 김도현은 알아야 했습니다. 이미 유인혜가 자기를 버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을 때 대비를 해야 했습니다.

약한 사람은 벼랑 끝에 서서도 자기가 벼랑 끝에 몰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곧 떨어질 걸 알면서도 결코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죠. 하지만 자신이 벼랑 끝에 몰렸으며 곧 추락할 것이란 사실을 인정해야만 활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추락시키려는 힘을 역이용하여 탈출하든지, 아니면 과감하게 벼랑 아래로 떨어지며 살아날 방도를 찾는 것입니다. 뭐 예를 들자면, 아래가 물이라면 헤엄칠 마음의 준비를 한다든가, 숲이 있다면 가급적 덜 다칠 만한 곳으로 떨어지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ㅋ~ 

물론 이도저도 없다면 눈을 감고 조용히 하늘의 뜻을 기다릴 수밖에요. 아무튼, 김도현은 처음엔 상황을 인정하지 않으려 발버둥 쳤지만, 확실히 머리가 좋은 만큼 판단이 빠릅니다. 과감하게 벼랑 아래로 몸을 날렸습니다. 구속을 택한 거죠.

마이더스는 무협드라마가 아닙니다. 따라서 김도현이 절벽으로 뛰어내렸다고 해서 거기서 천년하수오나 용의 내단을 얻는 기연 따위는 없습니다. 김도현은 재판을 받을 것이고 그에 합당한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출소하겠죠. 빈털터리로.

▲ 중국 하남에 많다는 천년하수오 @사진. 다음 안락초교2회동창회 카페서 인용

하지만 이렇게 싱겁게 끝나면 재미없습니다. 비록 이 드라마가 무협지는 아니라도 김도현에게도 천년하수오나 용의 내단에 버금가는 기연이 준비돼 있습니다. 무엇이냐고요? 이미 여러분도 그 기연을 보셨습니다. 그 기연은 이정연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정연은 참으로 기이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김도현의 애인이었습니다. 그들은 헤어졌지만, 지금도 서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정연은 도현에게 “나를 택하든지 돈(유인혜)를 택하든지 양자택일 하라”고 최후통첩 식으로 말했고, 도현은 돈을 택했습니다.

도현은 자본주의시대의 마이더스가 되고 싶었던 것이죠. 정연은 미련 없이 도현을 떠났습니다. 정연의 직업은 간호사입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방황하는 도현이 그래서 정연에겐 한없는 연민의 대상입니다. 드라마의 설정도 그렇습니다. 도현을 치유할 사람은 정연밖에 없다는.

자, 그렇다면 정연이 갖고 있는 도현을 살릴 기연이란 무엇일까요? 네, 맞습니다. 바로 인진병원 특별병동에 입원해있는 우금지 할머니입니다. 우금지. 그녀는 대단한 재력가입니다. 우금지 할머니가 무서운 것은 그녀가 현찰을 주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 우금지 할머니. 이름도 특별하다. 우리의 돈 기둥?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것이 아무리 산업자본이라고 해도(요즘은 이 말도 별로 신빙성이 없어보입니다만) 역시 가장 강한 것은 현찰입니다. 아마도 이 우금지 할머니는 현찰동원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왜 부자들은 모두 이정연을 좋아하는 것일까요? 이정연의 동료간호사가 물어보자 이정연이 이렇게 대답해서 사람들을 웃겼죠. “내 예쁜 얼굴 보시는 게 몰핀보다 진통효과가 크시데.” 이른바 공주병 망언이었는데요.

그러나 그게 망언이 아니라 사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불치병에 걸려 살아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유명준도 이정연을 통해 위안과 더불어 생의 마지막 의미를 찾게 되지요. 아마도 그가 만드는 치료재단의 이사장으로 이정연을 낙점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김도현이 제아무리 날고기는 재주를 가진 천재라고 하더라도 자본주의사회에서 자금줄이 없이 막강한 마이더스 유인혜와 싸울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김도현이 출소해 사회로 돌아왔을 때, 그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줄 기연 즉 자금줄을 이정연이 갖고 있는 것입니다.

▲ 가장 완벽한 팀으로 보였던 김도현-유인혜 팀. 하지만 돈 앞에 영원한 동지니, 의리니 하는 따위는 없었다.

이미 우금지 할머니는 김도현을 도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정연에게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사람이 돈에 미쳐 살면 그렇게 되기 쉽다. 그래서 내가 김도현 같은 사람도 잘 안다. 지금은 자기가 미쳐 사는지 모른다. 불쌍하다. 나한테 잘 해주듯이 그 불쌍한 사람 너무 미워하지 마라.”

그리고 또 하나의 기연이 있습니다. 유명준. 유인혜의 유일한 같은 어머니를 둔 남매입니다. 그는 얼마 살지 못합니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소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기 누나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는 어떤 누구도 믿지 못해 결혼조차 하지 못하는 유인혜를 파멸시키는 것이 그 길이라 믿고 있습니다.

유명준이 김도현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힘을 가진 존재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김도현이 감옥으로부터 돌아왔을 때, 그는 정연이 유인혜를 대적할 만한 강력한 원군을 준비하고 그를 기다리고 있으리란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을 겁니다.

물론 김도현은 감옥에서 내내 소위 복수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짰을 테지요. 하지만 뛰어난 두뇌만으로 일을 도모할 수 없다는 것은 냉혹한 자본주의 세계의 현실입니다. 자본주의사회의 주인은 자본 즉 돈이니까요. 아참, 그런데 왜 부자들은 하나같이 이정연을 좋아할까?

그녀는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이기도 하지만, 착하고, 예쁘고, 차분하고, 기품이 있고, 친절하며, 사람을 안심시키는 힘을 갖고 있지요.
그러니 죄 많은 영혼들이 그녀에게서 위안을 받고 안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또 당연히 그런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것이겠지요. 그러니까 결국 김도현을 살려낼 구세주는 오로지 이정연밖에 없다, 그런 얘기가 되겠습니다. 김도현, 참 복도 많습니다. ㅠㅜ

▲ 김도현을 구할 사람은 이정연뿐이다. 착하기만한 간호사 이정연에게 이런 힘이 생길 줄 누가 알았으랴. 어쩌면 이 드라마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줄 아는 간호사 이정연을 통해 희망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하지만 그 구세주란 것도 결국 돈일 뿐이니... 역시 자본주의사회는 마이더스의 손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인가.

극 초반부터 왜 두 사람을 헤어지게 만드나 상심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런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김도현과 유인혜, 가장 파워풀한 두 사람이 한 팀이 됐는데 감히 누가 상대가 있을까, 싱겁겠다, 그리 생각했는데, 이제야말로 진정한 상대가 가려졌습니다.

유성준? 아무리 봐도 그는 김도현이나 유인혜의 상대가 아니었거든요. 최국환? 어쩌면 최국환이 유인혜-김도현 커플에 맞서는 강력한 상대가 아닐까도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는 너무 비겁하고 야비한 존재였으므로 역시 두 사람의 상대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모든 게 제자리에 제대로 놓인 것 같습니다. 김도현 vs 유인혜. 이것이 마이더스의 진정한 대립구도였던 것입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요즘 정운찬을 두고 말들이 많다. 긍정적 의견도 있다. 프레시안에 의하면 김호기 교수는 "MB가 한국의 대표적인 '온건 케인스주의자'인 정 후보자에게 총리직을 부탁했다는 사실은 일단 중도, 친서민 노선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일단 긍정적으로 봐 줄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도 "야권 인사인 정 후보자의 철학과 정책을 국정기조에 반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며, 성공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본다"고 말했다.
 

MB와 정운찬 내각의 이질적 동거, 순항할까? @프레시안


그러나 말 많은 중에는 대체로 그럴 수 있느냐는 볼 멘 소리들이 대부분이다. 아마 정운찬에 거는 기대가 남달랐던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도대체 정운찬이 이명박 대통령의 총리 제안을 거부해야할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는 정운찬을 비난은 커녕 비판도 하지 못한다. 그는 그냥 그의 욕심에 따라 움직인 것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그게 소위 시장의 법칙 아니겠는가(자본주의 시장은 손님 가리지 않는다). 

오랜 진보정당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조차도 정운찬을 장미에 비유하며 "논(한나라당)에 장미를 심는다고 꽃이 피겠는가?"라며 비판했는데, 물론 이는 이명박과 한나라당을 조롱하기 위한 절묘한 수사였겠지만, 도대체 정운찬이란 사람이 왜 갑자기 장미가 되어야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가 특별히 자신의 철학이나 가치관에 대하여 행동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견해라도 밝힌 적이 있었던가. 

우리가 아는 정운찬은 그저 그나마 깨끗한 이미지의 학자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의 총장이고 구여권에 가까운 인사였다는 것 정도뿐이다. 지난 대선 때 충청후보론을 들먹이며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 인물이니 이미 그 정치적 야심은 국민들에게 맛보기를 보여준 셈이다. 그런데 만약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 정권이 없었다면, 그가 민주당에 가까운 인물로 분류될 수 있었을까? 그 점에 대해서 누구도 자신있게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가 볼 때, 그가 민주당에 가까웠던 것은 민주당이 10년에 걸쳐 정권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10년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다. 독재자의 전형으로 그 모범을 보여준 박정희도 18년 집권했다. 민주화세력에게 18년은 어마어마한 세월이었을 것이다. 그 중 유신철권통치 기간은 72년부터 79년까지 7년 남짓이다. 그러니 10년이 결코 짧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민주당과 친해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는 폭력적인 수구세력과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었을 것이다. 온화한 이미지로 포장된 그의 모습이 또한 사람들에게 던져주는 신뢰감도 컸을 것이다. 여기에다 대운하사업을 비판한다든지 MB경제정책을 비판한다든지 하는 모습에서 개혁적 이미지가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일개 학자이면서 서울대 총장을 지낸 관료 출신일 뿐이었다. 게다가 그는 변희재도 아니고 진중권도 아니다. 이리 가든 저리 가든 그는 매우 자유로운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민주당 정권이 선거에서 패배하고 한나라당이 집권했을 때, 이미 이런 현상들은 각오했어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말을 갈아타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황석영조차도 "MB의 중도실용을 성공시키기 위해 그를 도와야겠다"며 해외순방 길에 동행하는 놀라운 사건을 연출했었다. 황석영은 한 말이 있고 한 행동이 있으므로 그의 연약한 양심이 꽤나 괴로움에 시달렸을 터이고, 다시 "원래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되돌아오는 해프닝으로 마무리했지만.
 

좌로부터 조순, 이수성, 정운찬.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프레시안


그러나 정운찬에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는 황석영이 아닌 것이다. 더구나 그는 해외순방 길에 동행하는 정도가 아니라 총리직이라는 탐나는 자리를 제안 받은 게 아닌가. 우리는 이미 정운찬의 야심을 지난 대선에서 엿본 적이 있다. 과거에도 정권이 도덕적 결함을 극복하거나 정국돌파용으로 인망을 얻은 학자 내지는 법조인을 등용하는 사례가 여럿 있었다. 조순, 이수성, 한홍구 등, 누구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회창이었다. 

이회창이 등장했을 때를 기억해보라. 정운찬은 과연 당시의 이회창과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점이 비슷할까? 대쪽판사로 명성을 날리던 이회창이 오늘날 이처럼 수구세력의 수뇌가 되어있을 거라고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본래 지식을 팔아 밥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강자에게 붙는 속성이 있다고 했다. 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지식인 중에도 좌든 우든 자기 신념에 투철한 실천가들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식인은 회색이다. 

이참에 나는 예전에 황석영이 이명박을 중도실용주의라 예찬하며 해외순방 길에 따라나섰을 때 "중도란 박쥐에게나 붙일 법한 애매모호한 말의 환상을 깨주어서 오히려 고맙다"고 했던 것처럼 이번엔 정운찬 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고 싶다. 물론 나는 그를 잘 알지도 못하고 그가 한 번도 진보-개혁적 인사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지만. "고맙소. 덕분에 당신 같은 지식인들에 대한 환상을 더이상 가질 필요가 없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소."  

아무튼 지켜볼 일이다. 정운찬의 스승 조순도 노태우 정부에 분장사 역할을 담당했지만, 글쎄 그가 케인스주의자라고 무언가 달랐던 점이 기억나는 게 없다. 정운찬은 어떨까? 그가 평소에 지론으로 반대했던 '대운하사업' '금산분리 완화 등 대기업 위주 경제정책' '반노조정책' 등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궁금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별로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그저 이회창처럼 되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프레시안은 기사에서 <MB와 정운찬 내각의 이질적 동거, 순항할까?>란 제목을 달았지만, 내 생각은 완전 정반대다. MB와 정운찬은 꾸는 꿈이 같다. 표면적으로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같은 것이다. 그들은 서로에게 원하는 걸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곧 그들은 하나의 가족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자랑할 것이 틀림없다. 그래서 나라면 이렇게 제목을 달겠다. 

<MB와 정운찬 내각의 가족적 연대, 성공할까?>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