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4.05 원색의 봄빛을 만나려면 여수 오동도로 가라 by 파비 정부권 (20)
  2. 2010.04.01 파워블로거들이 남쪽 여수로 간 까닭은? by 파비 정부권 (16)

2012 여수엑스포 팸투어 첫날 첫 관광지, 동백꽃이 피를 토하는 오동도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특히 의미 있는 답사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유흥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한 번쯤은 읽었으리라. 유흥준은 자신의 답사기 제1장 제1절에 남도를 올리고 이름 하여 '남도답사 1번지'라고 정한 것은 결코 무작위의 선택이 아니라고 말하였다.

나아가 그는 "지역적 편애라는 혐의를 피할 수만 있다면 '남도답사 1번지'가 아니라 '남한답사 1번지'라고 불렀을 답사의 진수처가 바로 남도"라고 힘주어 말하였다. 그리고 그는 "남도의 봄빛을 보지 못한 자는 감히 색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남도의 봄에는 우리가 영원히 간직해야 할 자연의 원색, 우리의 원색이 있으며, 그 원색의 물결 속을 거닐" 수 있다는 것은 무한한 행운인 것이다. 유흥준에게 남도는 강진과 해남이었을 것이지만, 실은 남도의 봄빛, 그 화려한 원색의 향연이 가장 먼저 당도하는 곳은 여수 오동도였다.


여수에 도착한 우리는 엑스포 홍보관에서 지친 눈을 비비며 세계박람회 현황을 들은 다음 제일 먼저 오동도에 들렀다. 진초록으로 깊게 팬 터널 사이로 선홍빛 동백꽃이 내뿜는 붉은 홍채가 우리의 잠든 심장을 박동 치게 한다. 피로에 눌려 허물어지던 눈꺼풀도 파르르 떨며 일어섰다. 

오동도. 왜 오동도라 했을까?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야♬" 이 노래하고는 별 관련이 없는 걸까? 아무튼 참 예쁜 이름이다. 곽재구 시인의 말처럼 어느 날 홀연히 떠난 여행자가 밤을 새운 기차여행 끝에 도달한 한 낯선 바닷가의 이름이 목포, 부산, 포항, 강릉이라도 좋겠지만, 그 마을의 이름이 여수라면 누가 한눈에 그 마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그 여수의 오동도.

나는 오동도가 여수를 대표하는 이유로 그저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오동도는 그 자체로 하나의 명품, 자연유산이었다. 성채처럼 둥그렇게 바다를 막아선 깎아지른 절벽들 사이로 넘실거리는 파도가 마치 적군들처럼 깊숙이 부서져 들어오고 있었다.


그 위로 날카로운 시누대를 앞에 두고 핏빛 선명한 붉은 동백전사들이 정말 유흥준의 말처럼 목이 부러져 풀밭에 누워 피를 토하고 있었다. 실로 장엄한 광경이었지만, 내 카메라가 그 현장을 따라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너무나 놀라운 광경에 압도당한 탓이었을까. 

진초록을 뚫고 뚝뚝 떨어지는 선홍빛 향연의 터널을 지나면 다시 더욱 깊고 기다란 검은빛의 터널을 만난다. 시누대 터널. 시누대는 이순신 장군이 화살을 만들기 위해 심었다는 대나무다. 날카롭게 뻗은 위용이 예사롭지 않다. 전라좌수영 수병들의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오동도 등대에 오르니 좌청룡 우백호, 왼쪽엔 남해섬이 오른쪽엔 돌산도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남해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 돌산도는 여덟 번째로 큰 섬이란다. 과연 천혜의 요새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동쪽으로 달리면 머잖아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격전지 노량이 나타난다.

4백여 년 전, 이곳은 아마도 핏빛 바다였으리라. 선홍빛 동백꽃보다도 더 붉은 전사들의 피가 이 바다를 물들였으리라. 그러나 오늘 바다는 너무나 평화롭다. 바다 건너 남해를 배경 삼아 정박해있는 유조선들이 마치 한가로이 휴양 나온 여행객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등대에서 내려오니 함께온 일행들이 옹기종기 모여 차를 마시고 있었다. 동백꽃차. 어떤 이는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 찻잔을 놓고 열심히 셔터를 누른다. 동백꽃으로 만든 차라니, 참으로 신기하다. 어떤 맛일까? 새콤달콤한 게 특이한 맛이다. 아주 좋다. 그런데 더 좋은 것은 이게 건강에 참 좋단다.  


대한민국 사람 치고 몸에 좋다는데 마다 할 사람 있을까. 나 역시도 대한국인. 사람들 틈에 끼여 열심히, 정말 열심히 동백꽃차를 마셨다. 일단 몸에 좋다니까. 그런데 맛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고 해도 맛이 없다면 곤욕 아니겠는가. 

동백꽃잎차는 특히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하는데 동백꽃의 선연한 핏빛을 보노라면 일리 있다는 생각을 넘어 매우 과학적이란 생각에까지 미친다.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이 바로 피가 혼탁해지는 것 아닐까. 알코올에, 지방에, 과도한 영양섭취에 우리들의 피는 원래의 선홍색을 잃어가고 있다.

동백꽃으로 차만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사탕도 만들어 파는가보다. 아래 사진처럼 동백꽃제리도 있다.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은 한 번쯤 사서 복용해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일단 맛만으로도 저렴한 가격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받을 것이므로, 건강이 좋아졌다면 그건 덤이다.    

                  동박새꿈정원  blog.daum.net/camelliatea  이메일 cssj1229@한메일

첫날 저녁은 이곳에서 먹었다, 여수시특산품전시판매장이 아니고 그 밑에 보면 한일관이라고 작게 적혀있는 곳에서. 늘 그렇지만 첫 날 첫 번째 먹는 저녁이 가장 푸짐하고 맛있는 법이다. 어딜 가나 그랬다. 역시 이날도 그 통상적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게다가 이곳은 맛의 고장 남도에서도 여수다.  


블로거들이란 대체로 피곤한 사람들이다. 물론 나도 그 대열에 합류했지만. 한 블로거가 푸짐한 밥상을 앞에 두고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 덕분에 주변 사람들은 그의 촬영행각이 끝날 때까지 모두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실은 식사 대기하고 있는 다른 블로거들은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 

그러니까 지금 이 블로거는 지각생이다. 남들 다 찍을 때 뭐 했을까? 그의 카메라 행각을 아주 겸손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는 이는 시사블로거 거다란닷컴의 커서님이다. 그리고 포스 넘치는 동작으로 카메라를 조준하고 계신 이는 나도 잘 아는 부산의 블로거, 따뜻한 카리스마. 역시 표정만 봐도 카리스마가 넘친다.


얼큰하게 소주 한 잔 걸치고 야경을 보러갔다. 어라? 그런데 왜 이렇게 아름다운 거야.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걸까. 참으로 아름다운 야경이었다. 내가 사는 마산의 야경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술 취한 손가락 탓에 사진이 실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창원 귀산동 쪽으로 가면 아마도 마산의 야경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 한 번 거기 가서 여수의 야경과 비교해 보고픈 충동이 인다. 그러나 안 하는 게 낫겠지? 괜한 일로 자존심만 상할 뿐일 텐데. 그러나 한편 걱정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야경을 지키려면 얼마나 많은 욕심들을 꺾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인가.  


우리들의 숙소다. 김주완 기자, 커서와 커피믹스 부부, 아 그러고 보니 이분들 커씨들이었네? 커플이라고 성씨도 커씨였구먼. 숙소가 아주 대만족이다. 디오션 리조트라고 했다. 여수에서 여기가 제일 좋은 곳인가? 잘 모르겠다.


늘 그렇지만 여행자들은 밤에도 잠을 잘 자지 않는다. 낮의 감동이 밤에는 술로 이어지기 마련. 등을 보이고 손을 흔들며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계신 분이 임현철님(알콩달콩 섬이야기), 그 옆으로 김주완 기자, 팰콘님(팰콘의 스케치북), 커서님(거다란닷컴), 커피믹스님(달짝지근), 따뜻한 카리스마님이다. 물론 내 얼굴은 여기 없다.  


꼭 내 얼굴을 보고 싶으신 분은 저쪽 창밖에서 이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잘 생긴 남자를 보면 된다. 좀 침침하긴 할 테지만, 원래 그렇게 보아야 잘 생겨 보이는 법이다. 어흠~


새벽 세시 반에 우리는 잠들었다. 나는 김주완 김자와 한 방, 한 침대에서 자게 되었는데, 남자와 자는데 익숙하지 않은 나로선 매우 고통스러운 밤이었다. 그리고 새벽 6시경 김주완 기자의 우악스런 발에 밀려 나는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덕분에 나는 하나의 선물을 받았다. 바다 건너 산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글쎄, 내가 일출을 본 것이 몇 년 만이었던가? 정확하진 않지만, 고등학교 때 설악산권으로 수학여행 갔을 때, 경포대에서 일출을 본 후 처음이었다.

신혼여행도 설악산으로 갔었는데, 현재의 아내와 낙산사 의상대에서 일출을 보려고 했으나 일기 탓으로 실패했었다. 그 이후론 굳이 일출을 볼 일도 보고자 한 일도 없다. 매년 1월 1일이면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줄지어 떠나는 걸 보면서 그 짓들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나였다. 

아무튼, 김주완 기자 덕분에 나는 장엄한 일출을 생애 두 번째로 볼 수가 있었다.    


아침은 여수시내에서 욕쟁이해장국을 먹었다. 이 얘기는 다음에 해야겠다. 무슨 해장국이 이렇게 싸고 맛있는지. 키조개 완자도 들어있고, 홍합, 굴도 들어 있다. 그리고 가격은 5천원. 이런 해장국집을 우리 동네에다 차리면 갈고리로 돈을 끌어 모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속물근성.


바로 이 집이다.


그리고 우리가 만난 아줌마가 바로 이 아줌마다. 문화해설사. 그녀는 경상도에서 시집온 전라도 아줌마다. 고향은 경상도 함양 땅, 그러나 인생의 대부분을 이곳 남도에서 살았다. 경상도 톤이 베이스로 깔린 전라도 말씨는 참으로 유창했다. 그야말로 에이스 해설사였다.

이 아줌마 얘기도 별도로 해야겠다. 두 손에 동백꽃잎을 들고 동백꽃의 전설, 동백꽃이 수정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백나무는 특이하게 벌이 아니라 동박새가 꿀을 따고 수정을 시켜준단다. 그런데 동박새가 미처 꿀을 따기도 전에 저렇게 스스로 목을 부러뜨려 장렬하게 떨어진다고 하니 실로 신기하지 않은가.

그리하여 뭇 사람들의 눈에는 동백꽃이 피를 토하고 풀밭에 쓰러져서도 그 선홍빛 자태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실로 감탄스럽게 보이는 것이다.  


저녁을 먹으러 갔던 식당의 정원에도 온통 붉은 동백꽃 천지였다. 여수는 동백의 나라였던 것이다.


마산에 돌아온 나의 눈에 우리 집 마당에 활짝 핀 동백꽃이 들어왔다. 그래, 그러고 보니 우리 집 마당에도 동백나무가 두 그루 있었다. 그리고 나는 매년 봄이 오기 전에 그 꽃들이 피는 것을 보아왔을 터이다. 그런데 나는 왜 그 꽃들을 보며 원색의 선연함에 감탄하지 못했을까? 

떨어진 동백꽃을 보며 왜 나는 스스로 부러뜨린 목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을까? 목이 부러져 피를 토하며 부르는 노래를 듣지 못했을까? 아니 그보다 왜 그토록 처연한 원색의 봄빛을 보지 못했던 것일까?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여수에 가서야 그것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어쩌면 남도의 동그마한 산등성과 넓은 벌판, 신기루처럼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와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나의 눈이 빛깔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는 외로운 한 두 그루가 아니라 천지로 둘러싸인 해묵은 동백나무들과 일사불란하게 목을 부러뜨리고 풀밭에 누워 피를 토하는 동백꽃들의 집단성이 흑백의 겨울에 갇힌 나를 꺼낸 준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원색의 남도, 여수는 아름다웠다. 그래서 이름이 여수였던가 보다. 여수…. 

2012 여수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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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여수시 한려동 | 오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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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파워블로거들이 남쪽으로 간 까닭?

글쎄요. 어떤 게 파워블로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모두들 그렇게 부르니 저도 그렇게 부르기로 하지요. 아마도 인기블로거, 이렇게 생각하면 별로 틀리지는 않을 거 같네요. 저도 거기에 끼였으니 나름 인기블로거일까요? 역시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겸양을 떠는 게 아니라 저는 아직 아닌 거 같아요.
 

여수엑스포 공사 현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여수시청 관계자들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한지도 어언 1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고, 방문객도 250만을 헤아리고 있으니 초보블로거라고 하긴 뭣하지만 아직 파워 혹은 인기를 머리에 달 만큼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들거든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변에 파워블로거라고 불려도 하나 손색없는 분들을 몇 분 알고는 있지요.

그래서 파워블로거들과 친한 블로거, 이렇게 불린다면 뭐 그렇게 틀린 표현도 아니고 썩 유쾌하지 않은 표현도 아니지요. 그리고 실은 그 덕분에 여수에도 가보게 되었던 것이고요. 팸투어, 말로만 들었지만 제가 팸투어를 가게 될 줄은 생각을 못했었지요. 사실은 팸투어가 무슨 뜻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답니다. 

아, 제목이 왜 "파워블로거들이 남쪽으로 간 까닭은?" 이냐구요? 음, 사실은 제 기준으로 보자면 남쪽이 아니라 서쪽으로 갔다고 해야 맞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서울에서 오셨으니 "파워블로거들이 남쪽으로 간 까닭은?" 하고 제목을 단 것이지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에서 힌트를 딴 거예요.  

오동도에서 블로거 거다란(커서). 붉게 빛나는 것은 동백꽃잎. 이 잎으로 동백차를 만드는데 다음에 소개.


잘은 몰라도 달마가 동쪽으로 간 데에는 대단히 심오한 뜻이 있었다고 하지요. 블로거들이 남쪽으로 간 데에도 나름 심오한 뜻이 있었던 것이에요.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관광이나 하러 갔던 것은 아니고요. 세계박람회가 2012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데요. 바로 여수에서 열린다고 하더군요. 

여수, 남쪽 끝이지요. 우리나라 도시의 이름 중에 이처럼 아름다운 이름이 있을까요? 여수, 정말 아름답지요? 이름만 들어도 뭔가 낭만적인 사연이 생길 것 같은 그런 이름이지요. 그런데 여수란 이름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에 대해 잘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팸투어 첫날 여수 엑스포 홍보관에서 교육을 받기는 받았는데…, 헐~, 암튼.  

요즘 잘나가는 신진파워블로거 커피믹스를 환영하는 오현섭 여수시장. 20년 가까이 젊은 나보다 젊어보였다.


여수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에요. 그래서 여수겠지요. '한려수도'에도 여수가 가운데 떡하니 지키고 있잖아요? 그러니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겠어요. 제가 여수를 가보기로는 이번이 딱 두 번째인데요. 2004년 여름, 향일암에 갔던 것이 첫 번째였어요. 정말 멋있었지요. 아마 바다를 바라보는 암자로 그렇게 멋진 곳은 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팸투어 길에도 큰 기대를 갖고 참여했답니다. 그리고 우리는 늘 남도에 대한 아련한 추억 같은 걸 갖고 있지요. 흔히들 남도라고 하면 호남, 그 중에서도 전남 지방을 말하잖아요? 야트막한 산등성과 넓게 펼쳐진 들판, 거기에 봄이라면 아지랑이가 모락모락 신기루처럼 피어오르겠지요. 정말 정겨운 곳이죠.

한 번도 가보지 않았어도 늘 그리운 고향 같은 곳이 바로 남도지요. 같은 남해안에 있으면서도 왜 경상도는 남도라고 부르지 않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남도의 산천은 실로 유흥준의 말처럼 "꿈결 속에 다녀온 미지의 고향 같다"는 말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어요.

오동도등대에서 바라본 바다. 왼쪽은 남해섬, 오른쪽은 돌산도가 지키고 있다. 좌청룡 우백호?


붉게 타오르는 동백꽃으로 치장한 오동도. 이 오동도를 두고 함께 간 김주완 기자가 말했어요. "왜 오동도가 여수에서 제일 유명한 섬일까요?" 물론 여수에 오동도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훨씬 아름다운 섬들이 즐비한 곳이 여수지요. 거문도, 백도, 이런 섬들의 이름만 들어도 벌써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시나요?

"오동도요? 그야 뭐 시내에서 제일 가까운데 있으니까 제일 유명하겠죠. 가까우니까 가기도 쉽고, 그런 거 아니겠어요?" 그러나 아니었어요. 처음 발을 들여놓은 오동도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어요. 무릉도원도 이런 곳이 있을까? 게다가 마침 빠알갛게 타들어가는 동백꽃들의 천지, 시누대의 터널, 그 너머에 창창한 푸른 바다와 건너다보이는 섬 남해.

오동도 시누대 터널. 이순신 장군이 화살을 만들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경남 남해가 바로 코앞에 길게 누워 있더군요. 남해는 정말 큰 섬이었어요. 여수와 남해를 잇는 한려대교가 가설된다면 여수 엑스포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고, 장래 이곳 경제를 이끌어갈 관광자원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들 했지만, 현 정부는 별로 관심이 없는 모양이에요. 캔슬 시켰다고 하더군요.

내색을 안 하려고 노력했지만 불만이 많은 표정이었는데, 누구라고 말씀드리지는 않겠어요. 남해 출신인 김주완 기자의 설명에 의하면 자기가 어릴 때는 큰 장을 보려면 배를 타고 여수에 왔었다고 하더군요. 남해는 여수가 생활권이었던 거지요. 지금도 다리만 놓는다면 여수와 남해는 하나의 생활권이 될 것 같아요. 

자, 말이 길어지고 있으니까 답을 드려야겠군요. 파워블로거들이 남쪽으로 간 까닭은? 여수 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서랍니다. 첫날 도착한 우리는 제일 먼저 여수 엑스포 현장부터 갔어요. 그곳에서 미리 나온 여수시 공무원들로부터 일단 브리핑 형식의 교육을 받았지요. 

찍을 때마다 색깔이 달라 카메라가 고장 났나 하고 봤더니 수시로 색깔이 바뀌는 돌산대교였다.


다음 엑스포 홍보관 강당에서 슬라이드로 강의를 들었는데 역시 공부는 힘들었어요. 예나 지금이나 학생 신분이 되면 누구나 졸리운 건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인 모양이에요. 그리고 이어 오동도를 구경하고 저녁을 먹은 다음 돌산대교와 여수시 야경을 구경했는데요. 완전히 환상적이었죠.

2박 3일 일정으로 우리가 돌아본 곳은 주로 여수 엑스포의 주제인 이순신 장군 유적지였는데요. 여수시의 중심에 이순신광장도 만들었더군요. 여수시민들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했어요.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영이 있던 여수로 부임해서 거북선을 만들고 군사를 양성했기에 조선이 살아남았다는 거지요. 

이순신광장에 만들어진 낙서판(희망다짐글)에는 여수시민들이 줄지어 자기 희망들을 적어 넣고 있었는데요. 그들에겐 한결 같은 것이 있었어요. 여수 엑스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겠다, 그런 다짐들이었지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말이에요. 정말 대단했어요. 그분들 인터뷰 비슷하게 한 게 있는데요. 그건 다음에 쓰기로 하고요.

이분은 남해에서 시집왔다고 했다. 그러니까 경상도에서 태어난 전라도 아줌마다.


아무튼 대단했답니다, 여수시민들. 여수 엑스포가 성공해야 나라도 잘 되고 세계가 산다고 입을 모으는 그들을 보며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야, 여수시가 시민들 확실히 세뇌시켜놨구나." 세뇌란 표현은 아주 안 좋은 거지요. 그러나 이렇게 자발적으로 세뇌당한 여수시민들이야 얼마나 행복할까요?  

한용운 스님도 그러셨잖아요.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그러나 한용운 스님보다 여수시민들이 훨씬 행복한 거 같아요. 여수 엑스포는 스님의 님처럼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만 남긴 채 차디찬 티끌이 되어 한숨에 날아가'진 않을 테니까요. 엑스포는 해양도시 여수의 미래지요.

여수 엑스포, 파이팅!!! 블로거들이 남쪽으로 간 까닭에 대해선 대충 이 정도로 말씀드렸으니 앞으로 여러 회에 걸쳐서 무엇을 보고 듣고 왔는지 포스팅을 통해 말씀드릴게요. 다시 한 번 여수 엑스포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아, 그리고 여수는 맛있는 음식이 참 많은 고장이었어요. 지금도 입맛이 쩝쩝 다셔지는군요. 흐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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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