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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25 아이스 버킷과 세월호, 스쳐가는 유행을 경계한다 by 파비 정부권
오랜만에 들어보는 명쾌한 글입니다. 이 페이스북 글에 달린 어느 분의 멘트처럼 100% 공감이 갑니다. 뿐 아니라 두고두고 곱씹으며 그 뜻을 새길 만한 글입니다. 하여 이 페이스북 글의 저자이신 김갑수 님의 허락(사실은 선조치 후보고)을 득하여 여기다 게재합니다. 시간이 난다면 이 글에 대한 저의 의견도 한 번 정리해 보고 싶습니다만,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글입니다. <파비>


얼음 뒤집어 쓰는 게 꽤나 인기인 모양이다. 뭔가 유행을 탔을 때 그 어느 나라보다 쏠림 현상이 심한데다 '관계'를 중시하는 풍조가 워낙 강하다 보니 공개적으로 누군가의 지목받는 걸 마치 선택받은 자의 기쁨과 동일시 하는 경향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물론 셀러브리티들의 자기 홍보와 미디어들의 경쟁적인 중계가 증폭의 가장 큰 요인이었음을 부인하긴 힘들 것 같지만.


뭐 어쨌든 본인이 즐겁고 선택받은 누군가도 기쁘고 희귀병에 대한 관심까지 생긴다니 투덜거릴 필욘 없을 것 같다. 다만 그 '관심'이 그저 평생 침대에 누워 고생하는 사람에 대한 동정과 10만원의 기부에서 끝난다면 좀 많이 아쉬울 것 같다.


김 모씨가 참 많이 좋아하는 클레멘트 아틀리 전 영국 총리 왈, "기부는 차가운 회색의 사랑 없는 것이다. 만일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면 기쁜 마음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 즉흥적으로 돈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의 말이 지금 세상을 떠도는 '얼음 빠께스 도전"에도 그대로 적용됐으면 좋겠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 보다 구조적인 해결이 아니라 유행처럼 스쳐가는 일시적 관심과 빌 게이츠나 김 모씨나 가진 재산에 상관없이 똑같이 100달러씩 내는 걸로는 이 세상이 조금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얘기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난치병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온전히 의료보험의 틀 안에 들어올 수 있는 제도개선이 궁극적인 해결책일 테고, 그러기 위해선 조세정의 구현이 무엇보다 중요한 전제가 될 것이다.


해마다 단골로 노벨 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U2의 보노는 빈곤과의 전쟁에 앞장서 온 대표적인 사회운동가. 하지만 그의 밴드 U2는 세금을 덜 낼 목적으로 본거지를 모국 아일랜드에서 네덜란드로 옮겨 그 진정성에 의심을 받기도 했다. 물론 세금을 낸들 정직한 정부가 아니면 무슨 소용 있냐고 항변하면 할 말 없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다시 한 번 아틀리를 인용하면,


"비록 각각 자생적인 개인으로 이루어진 문명사회라 해도 누군가 일정 기간 자신의 삶을 스스로 돌볼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런 일이 누군가에게 발생할 경우 크게 세 가지 방식의 해법이 있을 수 있다. 그냥 무시하는 것, 공동체에 의해 당연한 권리로 보호받는 것 그리고 공동체내 누군가의 선의에 맡기는 것이다.

첫째의 경우 너무 참담하다. 셋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릇 자선행위란 동등한 인격체 사이에 상호 존엄성의 훼손이 없을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연금처럼 법에 의해 보장된 권리는 부자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전하는 기부행위보다 훨씬 덜 비참하다. 더구나 기부의 경우 수혜자에 대한 부자의 관점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그의 변덕에 따라 언제든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러니 '얼음 빠께스' 뒤집어 쓰며 '잠시' 루게릭 병 언급하며 10만원 기부하는 걸로 끝내면 그게 곧 동정(sympathy)이 되는 것이요, 반드시 저들의 고통을 끝내거나 덜어주는 데 기여해야 되겠다고 결심한다면 그게 곧 공감(empathy)이 되는 것이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연대로 가는 유일무이한 통로가 바로 공감이며,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뜻을 가진 연대의 전제가 바로 평등이니 아틀리가 강조한 상호 존엄성의 존중이 아닐까.


세월호 특별법이라고 예외일까. 단지 유민아빠와 유가족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자식 잃은 아픔을 동정하는 것으로 그 목표를 정하면 안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당연지사겠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안전불감증에 빠진 채 수십 년을 달려 온 이 사회를 잠시 세우고 우리 자신과 세상 곳곳을 둘러보며 두번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일, 그리고 그런 사고가 나더라도 큰 피해 없이 수습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


120일이 훌쩍 지난 지금, 매일같이 물었어야 할 질문이 바로 그거다. 지금 우린 그런 사고의 위험에서 얼만큼 자유로워졌는가? 지금 그런 사고가 나면 그날과 다를 수 있긴 한 건가? 거기에 자신있게 답할 수 없다면 '얼음 빠께스' 뒤집어 쓰듯 스쳐가는 유행처럼 세월호를 호명하면 안 될 것이다. 동정과 공감의 가장 큰 차이는 전자는 아직 남의 일이요, 후자는 나의 일이란 점이다. 우리 지금 세월호를 동정하고 있는 걸까, 세월호에 공감하고 있는 걸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우리 모두 세월호에 타고 있단 사실이다.


- BEE GEES의 저주받은 걸작 앨범 'ODESSA"를 듣는 밤 -               


김갑수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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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수(1967년~)는 대한민국의 정치인이다.

초,중,고를 창원에서 나온 뒤, 1994년 부산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2005년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 입학했으나 바쁜 정당활동으로 2학기 만에 포기했다. 2008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셰필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2010년 '한국 민주주의를 통해 본 민주주의 공고화 이론의 허와 실'이란 주제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방송인으로 MBC 경남과 KNN 부산방송을 거쳐 SBSTV 시사 프로그램 '세븐데이즈' MC를 역임했다.

2001년 노무현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의 국민경선 캠프에 합류했다. 2002년 노무현 민주당 국민경선후보 보좌역, 16대 대통령 선대위 인터넷 본부 방송국장, '노무현 라디오'(www.radioroh.com)와 그 후신인 '(주)라디오21'의 대표를 역임했다. 정당인으로 열린우리당 당의장 비서실 차장과 부대변인을 지냈으며 민주당 창원시 의창구 지역위원장을 지냈다.

2011년부터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외래교수로 '시민교육'을 강의하고 있으며 2013년 현재 (주)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로 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