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0.07 "나는 인맥도 없는 찌질이가 아니"란 아들의 말씀 by 파비 정부권 (2)
  2. 2009.09.21 포항에서 맛본 고래고기, 어떤 맛이었을까? by 파비 정부권 (4)
요즘 별 하는 일도 없었는데 테레비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테레비블로그를 하면서 테레비를 안 본다니 이거 완전 어불성설 되겠습니다만, 제가 사실은 그렇게 테레비 앞에 죽치고 앉아 있을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닙니다. ㅋ~ 게다가 테레비를 특별히 봐야 하는 프로가 아니면 앞에 붙어 있는 성격도 아니고요.

제가 아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집에 들어가면 즉시 방바닥에 뒹굴며 콘맨이 된다고들 하던데요. 저하고 꽤나 친한 건설업을 하는 친구도 그렇고, 화류계에 종사하는 친구도 그렇습니다. 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리는 거 말고는 집에선 할줄 아는 게 없는 탓도 있을 테지요.

사실은 또 제가 잘 아는 어느 블로거께서도 집에 들어가면 리모콘 독점권을 행사해서 요리조리 돌리는 재미로 산다고 하시더군요. 공장에 다니는 잘 아는 형님도 그러시더군요. 평일에는 늦게 퇴근하고, 술도 마시고 그러면 테레비 볼 시간 별로 없지만 주말엔 테레비 돌리는 게 일이라고요.

암튼^^ 이야기가 엇나갔는데요. 테레비블로그를 하는 저는 그분들에 비해선 테레비 보는 시간이 거의 새발에 피라는 점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다가 최근에 바쁘지 않게 바빠서 테레비 이야기를 거의 포스팅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도 사실은 술자리가 있어서 곧 나가야 합니다.

실은 제가 포항에 전화로다가 고래수육과 육회를 주문했거든요. 이거 환경단체에서 일하는 친구들 들으면 매우 미워할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환경운동 같은 거 안 하지만, 주변에 꽤 많거든요. 그런 분들. 그런데 환경단체에서 고래고기 먹는 것도 반대할랑가요? 제가 뭘 잘 몰라서….

하여간 그래서 택배로 집으로 배달된 그 고래고기를 가져가기 위해 잠시 집에 들어온 것입니다. 그런데 아들녀석이 생각지도 않게 일찍 집에 들어와 있군요. 화장실에서 일보는 중인 모양입니다. "어? 너 오늘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냐? 아직 5시도 안 됐는데."

"오늘 시험 쳤잖아. 그래서 일찍 왔다. 아, 잠깐만. 아빠, 이거 휴대폰 밖에다 충전시켜주면 좋겠는데…" 녀석은 휴대폰을 화장실 콘센트에다 꽂아놓고 충전을 시키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니, 처음부터 거실에서 충전시키지 왜 그걸 들고 드갔는데?"

그러자 녀석이 말합니다. 아참, 대부분 집들이 다 그러리라고 짐작합니다만, 우리집도 화장실과 욕실이 공용입니다. 녀석은 일을 본 후 샤워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녀석은 언제부턴가 목욕탕에 안 가고 집에서 목욕하길 즐기더군요. "내가 인맥도 없는 찌질인 줄 아나." 

"내가 인맥이 얼마나 많은데. 수시로 전화가 오거든. 그러니까 들고 들어온 거지. 인맥 관리 하려면 늘 신경 써야 된다." 허허~ 인맥이라. 조그만 게 무슨 인맥? 이거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하긴 인맥 관리, 그거 대단히 중요하죠.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란 말도 그래서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저도 고래고기 들고 공원으로 나가는 것도 다 인맥 관리 때문 아닐는지요. 몇 명의 인맥이나 모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서너 명 올 것 같습니다. 5만원어치 고래 가지고 그들 인맥이 제대로 관리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로써 저도 썰을 줄이고 나갈 준비해야겠군요. 인맥을 위해서. ㅎ~ 

아, 그리고 너무 나무라지 마십시오.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저는 애가 둘인데 하나는 열네 살이고 하나는 열살입니다. 아직 두 아이가 다 제게 반말을 씁니다. 제가 그 표현 그대로 옮겼더니 일전에도 누군가 아, 애 교육부터 똑바로 시키라고 그러더군요. 뭐 그 말씀도 백번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냥 놔둘랍니다. 도둑질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 등쳐먹는 사기꾼이 된 것도 아닌데 굳이 부모의 훈계를 내세워 분위기를 경색시킬 필요가 있겠나 그런 생각입니다. 다 때가 되면 제자리를 찾아가게되겠죠. 늦고 빠르고의 차이일 뿐. 다만, 그 때가 얼마 안 남았다는 사실이 가슴 아플 뿐이죠. 

그런 저도 가끔 인상을 쓰거나 목에 힘이 들어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집안이 아주 썰렁해지죠.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기를 못 펴는 아이들을 보면 순식간에 이거 내가 괜히 목에 힘줬네 하고 후회하게 됩니다. 그러나 장부가 한번 뺀 칼은 결코 쉽사리 넣지 못하는 법, 아시죠? 

확실히 아이들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안답니다. 엄마보다 아빠가 더 힘이 세다는 사실. 그래서 엄마 말은 뒤지게 안 듣다가도 아빠의 인상 하나에 시아시가 되는 것입니다. 시아시. 오랜만에 써보는 일본말이네요. ㅋ~ 이런 말 쓰면 안 되는디…. 

시간관계상, 그럼 이만. 모두들 평화롭고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테레비 이야기 대신 쓰는 포스팅이었습니다. 끝.     
Posted by 파비 정부권
경주에 선뎍여왕 답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포항에 들렀습니다. 고래를 맛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경주답사 첫날 밤, 함께 간 김주완 기자는 경주 보문단지 켄싱턴콘도 방에서 소주잔을 돌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일 돌아가는 길에 포항에 들렀다 갑시다. 포항에 가면 특별한 음식이 뭐가 있지요?”

바다가 거대한 수로 같습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 섬일까요?

 

“글쎄요. 포항 하면 과메기, 고래 고기, 죽도시장, 뭐 이런 거 아닐까요?” 태종무열왕릉에서 김춘추와 인사하는 것을 끝으로 경주를 떠난 우리는 바로 포항으로 날았습니다. 경주에서 포항까지 연결된 국도가 시원했습니다. 금방 도착했습니다. 지척이더군요. 죽도시장 바닷가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댄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커다란 플래카드였습니다.
 
“에잉? 그러고 보니 포항에 유명한 것이 죽도시장이나 과메기, 고래 고기만 있는 게 아니고 이명박이도 있었네.” 누가 한 이야기인지는 여기서 밝히지 않겠습니다. 요즘은 세상이 흉흉해서 말 한 마디 잘못하면 잡혀간다는 소문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기분은 어떨지 몰라도 바다는 시원했습니다. 마산 앞바다와는 비교가 안 되더군요.

이명박대통령이 다녀간 모양이군요. 그러고 보니 여기가 이명박의 고향이네요.

죽도시장으로 들어서니 제일 먼저 고기를 널어 말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옆에 가던 <거다란닷컴>의 커서님이 제게 물었습니다. “파비님, 저게 무슨 고기지요?” “그런 거 저한테 물어보면 안 됩니다. 저, 산골 출신이거든요. 제가 아는 고기는 고등어, 갈치, 명태가 전부랍니다.” 뒤에서 따라오던 김주완 기자가 뭐라고 가르쳐줬는데 까먹었습니다.

저게 무슨 고기일까요? 넙덕한 게... 넙친가?

  
죽도시장은 정말 거대했습니다. 일견하기에도 마산 어시장의 열 배도 더 커보였습니다. 전국에서 어시장 순위를 매긴다면 메달박스에 들어간다는 말을 언젠가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정말 그렇구나, 하고 실감이 날 정도였습니다. 아래 커서님을 좀 보십시오. 감탄하는 모습, 아마 안경을 안 썼다면 동그랗게 커진 눈도 보였을 텐데요. 
  

우와~ 고기도 참 많고 크기도 하다!

어판장 들어가는 입구에 고래 고기를 파는 집이 있습니다. 입구 양 쪽에 두 집이 있는데 그 중 한 집입니다. 주인아주머니가 주문 받은 고래 고기를 열심히 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주완 기자의 직업적 질문에 답변도 열심입니다. 앞에 쌓여있는 고기들이 모두 고래 고기입니다. 고래 고기 가는 것을 ‘해체한다’고 하던데 크기가 실감나십니까? 

고래 고기 써는 모습. 고기 덩어리 크기를 좀 보세요.


아래 사진은 무엇이라고 생각되십니까? 글쎄요. 이거 도대체 뭘까요? 제가 보기엔 인디안 추장이 머리에 쓴 장식 같기도 하고 로마장군의 투구 같기도 합니다만. 주인아주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고래의 이빨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물고기가 빨려 들어올 때 쓸어 담아 넘기는 역할을 한다고 하던데, 제가 제대로 들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게 고래의 이빨에 해당한다네요. 멋지죠? 그런데 왜 제겐 인디언추장 모자나 로마장군 투구로 보였을까요?


김주완 기자, 사진 찍는다고 바쁩니다. 김주완 기자가 세상사는 기쁨 중에 먹는 기쁨이 최고라고 말하는 걸 언젠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저도 역시 김주완 기자 못지않은 식도락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게 돈이 좀 많이 드는 취미죠. 그러나 사실 따져보면 우리 같은 서민들의 식도락이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지요.  

하여간 우리의 김주완 기자, 신이 났습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김주완과 커서님.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저 사람들, 사진 작가들인가?"


커서님 옆에 누워있는 문어도 크기가 장난이 아니군요. 삶아서 초장에 찍어먹으면 “크아!” 맛있겠습니다.

땅바닥에 누워있는 문어도 크기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일단 어판장을 한 바퀴 돌아본 우리는...

가격을 물어보고 있는 김주완 기자와 커서님. 하얀 스치로폴 박스 한 통에 만원이래요.

다시 고래 고기를 맛보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아래 보이는 고래 고기는 고래의 껍데기 부위라고 하더군요. 역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군침 흘리느라고 ‘정신일도’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김주완 기자는 사진 찍느라고 바쁩니다. 그 와중에도 주인아주머니에게 연신 질문을 퍼붓습니다.
 

고래수육 한 접시 가격은 2만원짜리. 고래육회는 본래 2만원짜리로 파는데 양해를 구해 1만원짜리를 시켰다.


그러면서 일어서서도 찍고…,
 

커서님 옆 유리벽에 전화번호 보이시죠? 택배로 전국 어디나 배달도 된다고 하더군요. 택배비는 4000원.


다시 앉아서도 찍고…. 아 참, 빨갛게 보이는 고래 고기는 고래 육회입니다. 소고기 육회보다 맛이 훨씬 부드럽고 향이 빼어났습니다. 소주 한 잔 털어 넣고 고래 고기를 한 점 씹는 맛은 과연 천상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아마 지옥에 가지 않고 천국에 가게 된다면 매일 이런 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젓가락 들고 먹는 중에도 계속 찍어대는 김주완 기자. 제가 말했습니다. "시사맛객 김주완, 대단해요!"


짓궂은 김주완 기자가 주인아주머니에게 물어봤습니다. “아주머니, 이거 고기가 이렇게 맛있으면 모자라고 그럴 때는 없을까요? 그럴 땐 어떻게 하지요?” 주인아주머니가 솔직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럴 때도 가끔 있지요. 그럴 땐 전국을 돌며 고래를 구하러 다닌답니다. 우리가 이 장사 한지가 50년이 넘다보니 신뢰도 있고 나름 노하우도 있죠.”

“그런데 고래가 자주 죽어주면 좋은데 안 죽어줄 때가 있거든요. 그게 걱정이죠.” 엥? 이건 또 무슨 말씀이죠? 고래더러 자주 죽어달라니…, 고래가 들으면 매우 섭섭하겠습니다. 주인아주머니가 가고 난 다음 제가 말했습니다. “그럼 이거 전부 자연적으로 죽은 고기들인가요? 늙어서 죽었거나… 자살하진 않았을 테고.”

김주완 기자가 이어서 살짝 말했습니다. “에이, 그냥 죽은 것처럼 꾸며서 슬쩍 잡아다 팔고 그러기도 하겠지요. 언제 죽을 때까지 기다리겠어요. 뭐, 실수로 그물에 걸려 죽는 고래도 있고 어떨 땐 집단으로 해안으로 올라와 죽는 고래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일본은 말이에요. 워낙 고래 고기를 좋아해서 국제포경협약에도 절대 가입 안 한다고 하더군요.”

어떻든 고래 고기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거 진짜 칭찬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란 책 제목도 있었지요? 이렇게 칭찬했으니 제 목으로 넘어간 고래도 춤을 추며 들어갔을까요? 하하…, 결국 우리는 고래 고기 육회를 한 접시 더 시켰답니다. 당연히 소주도 몇 병 더 마셨겠지요.

커서님은 운전하시느라 술을 못 드셔서 꽤나 힘드셨을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고래 육회는 소주 한 잔 탁 털어 넣고 젓가락으로 육회를 집어 참기름장에 찍어먹어야 제 맛인데… 흐흐,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커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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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용흥동 | 포항죽도시장번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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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