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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선덕여왕, 김춘추는 왜 성골이 아니고 진골일까? 천명공주가 죽었다. 아쉬운 대목이지만, 덕만공주가 왕이 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처(?)였던 것으로 보인다. 천명공주가 일찍 요절했다는 기사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어디에도 없다. 김춘추가 왕좌에 올랐을 때 그의 아비 용춘공을 갈문왕으로 예우해 올렸다는 기록이 있긴 하지만 천명공주가 덕만이 왕이 되기 전에 죽었다는 기록은 없으며, 오히려 김춘추가 왕위에 올랐을 때까지 살아있었다고도 한다. 성골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드라마 선덕여왕은 미실궁주와 덕만공주의 대결구도를 만들기 위해 천명공주를 제물로 삼았다. 어디까지나 드라마로서의 자유를 최대한 누린 것이다. 모두들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고 있을 테지만, 사실 천명공주와 덕만공주가 일국의 지도자로 성장하는 배후에는 미실이 있다. 만약 미실과 같은 걸출한.. 더보기
'선덕여왕' 덕만의 정광력, 미실의 하늘을 깰까? 《선덕여왕》이 축구경기로 말하자면 후반전에 들어섰습니다. 지금까지는 미실의 일방적인 공격에 덕만과 천명이 방어에 급급한 형국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인 덕만의 공격이 시작될 태세입니다. 사실 덕만은 경기를 지배할 마음이 별로 없었죠. 그녀에게 관심사는 자기 출생의 비밀에 대해 밝히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자기가 누구인지, 왜 미실과 칠숙이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지, 왜 엄마가 죽어야 했는지, 이 모든 비밀을 밝혀내는 게 그녀의 목표였지요. 천명의 죽음에 분노하며 미실과 대결하고자 각오를 다지는 덕만 그런데 이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그녀는 자기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았습니다. 미실이 왜 그토록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지도 알았고, 부왕이 왜 자기를 내다버렸는지도 알았으며, 을제 대등이 왜 자기를 소리 없이 죽이려고 .. 더보기
선덕여왕, 덕만은 살고 천명이 죽어야 하는 이유 왜? 덕만공주가 선덕여왕 자리에 올랐을까요? 천명공주는 무엇 때문에 왕위에 오르지 못한 것일까요? 그보다 한술 더 떠 (드라마상이긴 해도) 천명공주는 왜 죽어야만 했을까요? 삼국사기는 덕만공주를 진평왕의 장녀로 묘사하고 있지만, 삼국유사는 진평왕의 장녀는 천명공주이며 덕만공주는 차녀라고 하고 있습니다. 화랑세기도 또한 유사와 같이 덕만을 차녀라고 하고 있지요. 그러고 보니 유사와 세기가 비슷한 점이 많고 사기만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어째서 천명이 아니라 덕만이 선덕여왕이 되었을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삼국사기는 김부식이라는 중앙관료가 정권 차원에서 집필한 역사서입니다. 따라서 당시 집권세력의 이데올로기가 잘 반영된 기사들로 채워졌을 것입니다. 이에 반해 세기와 유사는 집필.. 더보기
선덕여왕, 비담의 반란 벌써 시작됐다? 벌써 비담의 난이 일어났다고?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그저 괴담이다. 아직 덕만이 왕위에 오르지도 않았는데 비담이 반란을 일으키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괴담을 충분히 지어낼 만한 사정이 벌어졌다. 어제 막판에 등장한 비담으로 인해 선덕여왕은 온통 비담 얘기로 들끓었다. 다음뷰 베스트란은 4일 오전 한때 1위부터 10위까지 7~8개가 선덕여왕 리뷰에 덮였다. 하재근블로그의 말처럼 가히 비담의 난이다. 사실 유신랑이 지금껏 보여준 태도는 매우 미심쩍었다. 시청자들이 바라는 유신은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강인한 결단력과 추진력, 탁월한 리더십을 보고 싶었던 시청자들에게 유신은 너무 미적거렸다. 우유부단했다. 천명과 덕만이 처한 상황이 그저 결단과 투지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건 모두.. 더보기
선덕여왕 인기 배후엔 블로그도 있다 선덕여왕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번 주 최고 시청률이 34.9%라고 한다. 같은 시간대 다른 방송사의 드라마들이 5%와 8% 정도에 그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가히 월화드라마 독주체제다. 선덕여왕은 이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전주 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찬란한 유산이 막을 내린 지금 이는 거의 확실한 희망사항이다. 이런 추세라면 찬란한 유산이 세웠다는 경이적 시청률 기록 47.9%를 경신하는 것도 기대해볼만하다. 이미 선덕여왕 제작팀에서는 이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이 사실을 슬슬 흘리고 있는 분위기다. 비밀병기로 미실의 아들 비담 역을 맡은 김남길이 곧 등장한다고 한다. 비담은 실존인물로 상대등으로서 선덕여왕 말년에 비담의 난을 일으킨 인물이다. 게다가 모.. 더보기
선덕여왕, 쌍생의 저주는 언제 어떻게 풀릴까? 선덕여왕의 줄거리를 만들어가는 핵심 소재는 '어출쌍생 성골남진'이다. 성골남진은 삼국유사 왕력편에 등장하는 기사다. 성골남진, 말 그대로 성골남자의 씨가 말랐다는 의미다. 성골이란 무엇인가?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왕위계승권을 가진 왕족의 집단을 일컬어 성골이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듯하다. 그럼 왕위계승권을 가진 왕족의 집단이란 어떤 사람들일까? 고대신라는 장자계승의 원칙이 확립되기 이전의 사회였다. 석탈해나 내물왕처럼 왕의 사위가 되어 왕위를 계승한 인물도 있고, 왕의 동생으로 왕권을 이어받은 경우도 허다하다. 또는 왕에게 왕위계승권자가 없을 경우에 왕의 형제의 아들이 왕위를 이어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왕위계승에는 하나의 질서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질서는 법흥왕이 율령을 반포함으로써 .. 더보기
선덕여왕, 미실은 몇 번 결혼 했을까? 어제는 제가 음주회동이 있어서 《선덕여왕》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니지, 자정이 넘었으니 그 오늘도 이제 어제가 되었군요. 아무튼 역시 또 음주 회동이 있었지만, 과음을 자제하고 맑은 정신으로 들어와 거금 1000원을 결재하고 보았습니다. 물론 500원짜리도 있습니다만, 선덕여왕만큼은 1000원을 내고 보는 편입니다. 화질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그런데 《선덕여왕》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 싶은 그런 사소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선덕여왕》을 보면서 신라의 색공 풍습에 관한 문제라든지, 오늘의 기준으로 보면 대단히 문란해 보이는 당시의 혼인제도에 관한 문제에 대하여 몇 차례 포스팅을 하면서 여러 서적들을 살펴보았던 제가 좀 예민했던 것.. 더보기
선덕여왕의 ‘도원결의’,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분노였다. 분노하지 않는 자는 두려움을 이길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진실을 가르쳐준 것은 미실이다. 지난주의 마지막 장면에서 미실이 덕만에게 말했다. “무서우냐? 두려움을 이겨내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도망치거라… 분노하거라…” 그렇다. 도망칠 수 없다면, 또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라면, 분노하는 것 그것이 답이다. 그러나 덕만과 천명은 너무나 두렵다. 분노하는 것조차 무서울 만큼 두렵다. 두려움을 떨쳐낼 가장 강한 무기, 분노 이때 이들에게 그 두려움을 깨고 일어서도록 힘을 준 것은 유신이었다. 그러나 역시 유신에게 분노를 일깨워준 것은 미실이다. 미실은 하늘의 계시를 구실로 가야세력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그것은 미실의 계략이었다. 일단 사지로 몰아넣은 다음 손을 내밀어 복종하게 .. 더보기
‘선덕여왕’ 미실이 대인배? 그럼 전두환도 대인배다 오늘 다음뷰에서 선덕여왕 후기를 읽다 보니 이런 제목이 눈에 띈다. 《선덕여왕, 미실이 진정한 대인배다》 미실이 진정한 대인배라고? 도대체 무슨 소린가 궁금해서 내용을 읽어 보았다. 제목만 빼고 대부분의 내용은 수긍이 가는 내용이었다. 그래, 사람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 특히 권력을 움직이는 사람일 수록 더 그렇다. 미실은 그런 점에서 나름 성공한 권력자라고 할 수도 있겠다. 아랫사람을 인간적인 신뢰와 사랑으로 다스리는 것은 권력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다. 신뢰와 사랑이 빠진 다스림은 억압과 통제에 불과하다. 그런 다스림은 자그마한 불만들이 조금씩 누적되다가 언젠가 커다란 봇물처럼 터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덕목은 어디까지나 덕만의 생각처럼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 권력을 .. 더보기
선덕여왕, 미실의 출신성분은 무엇이었을까? 요사이 MBC드라마 《선덕여왕》으로 인해 신라의 풍속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다. 특히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화랑들의 이야기로 세상이 뜨거운 것 같다. 화랑세기는 그 위작 논란에도 불구하고 신라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장치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화랑도에 대한 언급이 있긴 하지만, 이처럼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특히 미실이란 여인은 화랑세기가 아니고서는 만나볼 수가 없다. 화랑세기는 사실상 미실의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 김대문이 화랑세기를 저술할 때는, 그가 서문이나 후기에서 밝힌 것처럼 화랑의 우두머리인 풍월주들의 세계(世系)를 밝히고자 함이었다. 그들의 계보를 통해 우리는 화랑의 실체를 접할 수 있다. 화랑세기에 의하면 김대문의 집안은 세습 화랑의 집안.. 더보기
선덕여왕, 근친혼의 이유는 무엇일까? 『선덕여왕』에 드디어 칠숙이 등장했다. 소화와 함께 서라벌에 나타난 칠숙으로 인해 드라마 선덕여왕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안 그래도 내심 불안했었다. 칠숙이 소화를 구해 살아서 돌아온다는 소문은 진즉에 있었지만, 혹시나 했었다. 만약 칠숙과 소화가 돌아오지 못하고 죽었다면 과연 누가 덕만의 정체를 증명해줄 것인가. 나는 그게 걱정이었다. 진흥대제(드라마에서 자꾸 대제라고 호칭하니 나도 민족주의 내지는 애국주의적 대세에 편승해서 대제로 부르기로 한다. 경남도민일보의 김훤주 기자라면 이런 걸 무척 싫어할 텐데… 그래도 할 수 없다. 시류에 편승하는 수밖에…)의 신물인 작은 칼 정도로 진평왕이 자기 딸을 확신하기에는 너무 무리다. 무엇보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진평왕이 덕만을 떠넘긴 소화다. 소화의 증언이야말.. 더보기
박근혜가 선덕여왕? 그럼 김정일은 광개토대왕이냐? 요즘 선덕여왕이 한창 인기다. 그런데 이런 인기바람을 타고 별 시답지 않은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박근혜가 선덕여왕을 닮았다는 거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은 이미 선덕여왕이 방영되기 전부터 친박계 주변으로부터 슬금슬금 흘러나온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의도가 뻔한 이야기를 이 전파에 실어 전국에 흘려보냈다. 당연히 논란이 벌어졌다. "박근혜를 그렇게 비유하니 그럴 듯하다!" 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박근혜를 선덕여왕에 견줄 수 있느냐?" "박근혜는 선덕여왕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미실에 가깝다!"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논쟁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대체로 어이없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당연한 이야기다. 선덕왕과 박근혜의 공통점은 오직 한가지 뿐이다. 여자라는 사실. 만약 이 사실 때문에 선덕왕과 박근혜를 비교하는 것이라면.. 더보기
이요원이 창조할 선덕여왕 이미지는? 이요원을 처음 본 것은 에서였다. 그때 이요원은 매우 어리고 철없어 보였다. 당돌해보이기도 했던 그런 모습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그 다음 본 것은 TV드라마였는데, 에서 그녀는 ‘더미’라는 이름의 남도의 섬마을에서 상경한 소녀였다. 청순함과 터프함이 믹스된 그런 캐릭터였다. 아마도 이런 캐릭터는 시골처녀의 전형일지도 모른다. 한없이 가냘프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 속에 끈질긴 생명력을 감추고 있는 것이 땅을 딛고 살아온 시골처녀의 표상이 아닐까. 그래서 도시의 여자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대지와 같은 포용력을 그녀들은 갖고 있는 것이다. 에서 더미가 그랬다. 그리고 재작년이었던가? 영화 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그녀는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가냘프고 강인하다. 평.. 더보기
하룻강아지 선덕여왕과 여우같은 천명공주 MBC드라마 선덕여왕이 벌써 8회가 끝났다. 어느새 한 달이 훌쩍하고 지나갔다. 드라마 속에선 20번이 넘게 춘추가 바뀌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시작은 이제부터다. 진흥왕 사후 20년간 그 누구도, 황제조차도 감히 대적할 수 없었던 신라의 실질적인 주인 미실, 그녀가 최초의 패배를 당한다. 바로 덕만에게…. 덕만이 드디어 서라벌에 등장한 것이다. 덕만공주는 천명공주를 움직였다.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천명공주는 덕만을 만나면서 변화하기 시작한다. 어린 유신랑의 말처럼 ‘진심을 다하면 자기가 변할 수 있고, 자기가 변하면 세상이 변할 수 있다’는 것에 믿음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바야흐로 북두의 여덟 번째 별 개양성이 감추어진 자신의 비밀에 다가가고 있다. 첫 회에서 진흥왕이 미실에게 말했다.. 더보기
천추태후, 강조의 변이 삼각관계 때문? KBS사극 『천추태후』가 드디어 막판을 향해 달려가는 것 같습니다. 영원히 천추태후의 심복으로 맹목적 충성을 다할 것처럼 보였던 강조와 천추태후 사이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김치양과 천추태후가 공공연히 정인임을 강조하며 궁궐에서 부적절한 관계―물론 어디까지나 요즘의 시각으로―를 시작하자 강조의 눈에서 불이 튀기 시작한 것입니다. 단 한 번도 천추태후의 명을 거역한 적이 없던 강조는 김치양으로 인해 태후와 각을 세우게 됩니다. 태후 또한 그런 강조를 절대 용인할 수 없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냅니다. 이미 태후는 김치양에게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 버린 상태입니다. 사랑에 눈을 뜨게 되면 도리어 눈이 멀게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열여섯 어린 나이에 경종과 결혼하고 일찌기 과부가 된 태후에게 김치양과의 .. 더보기
선덕여왕도 색공을 받았을까? 요즘 선덕여왕이 화제다. 더불어 화랑세기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 김대문이 쓴 화랑세기를 베껴 썼다고 주장되는(!) 필사본 화랑세기는 그러나 위작논란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부끄러운(?) 조상의 역사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라거나 “현재의 시선으로 당시를 재단하는 오류”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미실이란 여인은 거의 모든 풍월주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아비가 2세 풍월주였던 그녀는 5세 풍월주 사다함과도 연인사이였을 뿐 아니라 6세 풍월주 세종의 부인이며 동시에 7세 풍월주인 설원랑과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세종과의 사이에서 난 하종이 11세 풍월주이고 설원랑과의 사이에서 난 보종은 16세 풍월주가 되었다. 또한 32세 풍월주는 그녀의 원손이다... 더보기
내조의 여왕, 생활속의 사랑법 오늘 「내조의 여왕」이 끝났네요. 섭섭합니다. 사실은 오늘 끝난 게 아니라 어제 끝났지요. 그런데 어제 제가 술을 한잔 하는 바람에 마지막회를 보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500원을 내고 컴으로 보았습니다. “아유~ 아까운 내 500원”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어쨌든 그래서 제게는 「내조의 여왕」이 오늘 새벽에 끝난 셈이 되었답니다. 역시 모든 드라마가 그러하듯 결말은 그렇고 그렇습니다. 요란하게 진행되던 이야기들을 욕조에 물 빼고 청소하듯 그렇게 정리해야 하는 거니까요. 물 빠진 욕조는 황량하지요. 오늘도 그렇군요. 물 빠진 욕조를 보는 기분… 그러나 뿌듯합니다. 오랜만에 드라마 같은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는 기쁨, 천지애 같은 여자를 만날 수 있었던 보람, 뭐 그런 것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 더보기
박쥐 보다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영화 《박쥐》 관전기 오늘 영화 ‘박쥐’를 보았다. 워낙 논란의 중심에 있는 영화라 꼭 한번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진작 하고 있었다. 또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박찬욱이란 사실도 이 영화를 꼭 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박찬욱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이다. 아마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들이라면 임권택을 최고로 꼽는 분이 많겠지만, 만약 국민투표를 한다면 아무래도 박찬욱이 뽑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런 투표가 전체 국민의 기호를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이 절대 아니란 것은 누구라도 알 것이다. 투표란 원래 인간이 제거하기 힘든 원초적인 함정을 갖고 있는 법이니까. 아마 어쩌면 박찬욱보다 봉준호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든 박찬욱은 이시대 최고의 감독임에 틀림.. 더보기
인터넷을 너무 믿지는 마세요! 지난주에 아이들 봄방학을 맞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계획은 문경새재를 거쳐 수안보온천에 들른 다음 월악산 송계계곡에 갔다가 중원미륵사지를 답사하고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문경새재는 정말 좋은 곳이었습니다. 아이들도 아내도 모두 좋아했습니다. 마침 날씨도 최상이었고요. 새재 1관문 주변에는 태조왕건 세트장과 일지매 촬영장, 자연생태공원 등이 있어 볼거리도 되고 아이들 교육에도 좋습니다. 새재 길을 걷는 내내 온갖 전설과 조상들의 숨결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임진왜란과 일제시대의 상처도 느낄 수 있습니다. 3관문을 지나 충주 고사리로 내려서면 월악산 국립공원 중에서도 그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신선봉이 열두 폭 병풍바위를 벌려 반겨줍니다. 고사리에서 하루에 네 번밖에 다니지 않는 버스가 고장이 나는 바람.. 더보기
우리 딸이 신문에 났어요 아이 엄마가 엊그제 수요일자 도민일보에 우리 딸이 났는데 봤냐고 물어보는군요. 아, 모르는 새 그런 좋은 일이 있었네요. 그런데 저는 왜 못 봤을까요? 요즘 세상이 온통 정치문제로 시끄럽다보니 이런 좋은 기사를 차분하게 읽어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 뒤로 문화면은 거의 안 읽는 거 같습니다. 사실은 제가 등산이나 여행에 취미가 있어서 그쪽 면을 열심히 보는 편이었는데 말입니다. 어쨌든 지나간 신문을 다시 찾아서 이리저리 뒤적거려보니 역시 우리 예쁜 딸이 신문에 났습니다. 이로써 우리 식구 4명 모두 신문에 얼굴을 내미는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물론 경남도민일보입니다. 집안에 경사가 났습니다. 역시 도민일보, 참 좋은 신문입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내용.. 더보기
MBC 연기대상, 김명민 치욕의 날 MBC가 나를 실망시켰다. 사실 내가 오늘 밤이 늦은 이 시간까지 MBC 연기대상을 시청한 이유는 단 하나다. 마지막 연기대상 수상자에 강마에가 호명되는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내 기대는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강마에는 대상을 받았다. 그러나 전년도 수상자인 배용준이 대상 수상자 명단이 들어있는 밀봉 카드를 열어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는 순간 나는 ‘아차’ 하는 불안을 느꼈다. 결국 연기대상까지 나누어 주다니… 방금 전, 사회를 보던 신동엽이 누가 대상을 수상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어보자 배용준이 “가장 절친한 후배 송승헌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났던 것이다. 불안하게 흘리던 배용준의 미소는 결국 김명민과 송승헌이 공동으로 대상을 받는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그래, 둘이.. 더보기
크리스마스, 단 하루를 위한 휴전 크리스마스 이브! 그러나 오늘밤 나는 쓸쓸히 집을 보고 있다. 아이들과 아이 엄마는 성당에 갔다. 오늘 여덟 살짜리 우리 딸아이가 성탄전야 미사에서 천사로 등장한단다. 얼마나 예쁠까? 그러나 나는 따라가지 못했다. 10년 전 수술했던 허리가 어떻게 삐끗했던지 다시 아파오기 시작한 것이다. 화장실에도 걸어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그럼 혼자 집에서 무얼 할까? 막걸리나 한 잔 할까? 아니지. 그래도 오늘 같은 성스러운 날 그렇게 술이나 마시며 보낼 수야 없지 않은가. 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차에 ‘경남도민일보’에서 소개하는 크리스마스 특선영화 생각이 퍼뜩 스쳤다. 그래서 다시 읽어보니 재미있을 거 같다. 나름대로 감동도 있는 영화인 듯싶다. 게다가 EBS 영화라면 믿을만하다. 그래! 오늘밤 크리.. 더보기
"너는 내 운명?" 사회적 부작용을 우려한다 너는 내 운명! 드디어 새벽의 시어머니가 백혈병에 걸렸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온 드라마 「너는 내 운명」이 마침내 도도한 로하스의 안주인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이 드라마를 두고 금세기 최고의 막장드라마라는 혹평이 잇따른다. 그러나 사실은 그 막장 드라마, 드라마 같지 않은 드라마의 결말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마치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신기해서 더 자주 쳐다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그래서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이 막장드라마가 앞으로 또 얼마나 더 기가 막힌 반전(?)을 선물할 것인지, 기대 섞인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혹시나… 말이다.  장기기증과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제고를 기획의도로 한 새로운 가족 드라마? 나는 이 드라마를 첫 회부터 지금까지.. 더보기
이선관, "초지일관 말하면 조지일관 알아듣고" 저는 이선관 시인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분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은 그분과 가까이 지낼 기회가 제게 별로 없었다는 말입니다. 제가 세상에 오기도 전에 이미 이선관은 시인으로 활동했습니다. 시인은 우리 마산에서 너무 유명한 인물입니다. 아마 마산이 배출한 수많은 예술인들 중에 뽑아보라고 하면 문신과 이선관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분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또 너무나 잘 아는 분이기도 합니다. 저는 생전에 시인을 딱 두 번 가까이서 뵌 적이 있습니다. 한 번은 대우백화점 엘리베이터 안에서였고, 또 한 번은 창동 골목의 만초라는 술집에서였습니다. 아내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다 처음 뵈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시인은 지체장애인이었습니다. 잘 걷지도 못하고 잘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이.. 더보기
부산블로거 송년모임에 다녀온 마산블로거의 감상 12월 6일 토요일 정오, 커서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파비님, 오실 거지요?” “아, 네. 지금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은 옷 다 주워 입고 나가려고 하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길도 잘 모르는 부산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갈 생각을 하니 좀 아찔했습니다. 그러나 커서님의 확인전화가 격려전화가 되어 부랴부랴 집을 나섰습니다. 막상 길에 나서니 매서운 날씨도 그럭저럭 참을만했습니다. 중무장으로 묵직한 몸을 이끌고 동래 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동래에서 부산블로거 모임이 있는 부산대 앞까지는 지하철 서너 정거장의 가까운 거리입니다. 부산대 역에 내렸습니다. 이제 모임 장소인 민들레영토를 찾아야 합니다. 앗! 그런데 지하철역을 나서는데 커서님이 서 계신 게 보였습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더보기
파워블로거 커서의 하루 어제 부산대에서 열린 제 11회 정보문화포럼에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매번 서울에서만 열리던 정보문화포럼이 지방에서는 처음 시도된 것이라고 합니다. 부산 사상터미널에 도착하니 커서님이 친히 차를 끌고 모시러(?) 나왔습니다. 본래는 범어사 관광을 시켜준다는 미끼로 저를 부산까지 오게 한 것이었지만, 사정이 뒤틀리고 말았습니다. 글쎄 공주에서 고등학생이 한 명 내려온다는 것입니다. 어쩌겠습니까? 마음이 넓은 제가 “아, 그럼요. 당연히 그래야지요.” 하면서 만면에 웃음을 띠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빨리 부산역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사실은 좁디좁은 제 마음속은 섭섭했습니다. 범어사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거든요. 게다가 저는 절 구경하길 무척 좋아한답니다. (ㅎㅎ, 그렇지만 아주 쬐끔이었으니까 신경 안 쓰.. 더보기
‘습지와 인간’ 저자, 김훤주와 만나다 어제 김훤주 경남도민일보 기자의 『습지와 인간』 출판 기념회가 있었습니다. 「김훤주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에서 주관한 행사였습니다. 김주완 기자의 말처럼 저도 그 명단에 이름이 들어있지 않으니 저는 김훤주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 속하는 모양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사실은 김훤주 기자를 무척이나 사랑한답니다. 김훤주는 정말 훌륭한 동지였으며 벗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습니다. 여자가 아닌 남자 김훤주와의 만나다? 「김훤주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에 실린 명단을 보니 평소 존경하는 정동화 소장님(창원시 전 의원)과 박용규 선생님(마산양덕중학교 교사)의 이름도 보이는군요. 반가운 분들입니다. 행사가 열리는 창원 정우상가 맞은편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나비 소극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 더보기
부산 블로거를 염탐하다 부산 블로거들의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연고지가 부산은 아니고 마산인데, 그냥 염탐 차원에서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부산이 저와 아주 인연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왕년에 이곳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3년간 다닌 적이 있으며, 지금도 가사를 보지 않고 유일하게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부산갈매기」란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수영역을 지나 센텀시티역 4번 출구로 나오니 마천루처럼 치솟은 빌딩들이 사방에서 저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너 어디서 온 촌놈이냐!" 하는 듯이 말이지요. 아닌 게 아니라 마산 촌놈이 부산 가니 눈알이 빙글빙글 돌더군요. 옛날 제가 어릴 때는 여기가 허허벌판이었는데 세상 많이도 변했네요. 센텀시티를 지나 직진해서 신호등을 두 번 건너니 시청자미디어센터가 .. 더보기
강산에와 함께한 고승하 선생 음악인생 40년 축하공연 10여 년 전에 고승하 선생의 작곡발표회가 창원 KBS 홀에서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우리 전통음악과 서양의 클래식이 함께 어우러진 고승하 선생의 음악을 듣는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물론 저의 예술적 무지 탓으로 선생의 음악을 십분 이해할 순 없었지만, 훌륭한 시도였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에 대한 선생의 사랑은 참으로 지극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늘 어린이야말로 나라의 동량이요 미래라고 이야기 하지만 실천으로 보여주는 이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선생은 바로 그 흔하지 않은 분들 중에서도 매우 훌륭한 어린이의 친구요 선생님이셨습니다. 고승하 선생이 만든 동요를 아름답게 부르는 어린이 예술단 ‘아름나라’는 그래서 선생의 영혼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은 말일 듯합니다. 그리고 2008년 10월 16.. 더보기
블로그로 프리젠테이션도 할 수 있었다 또 한 수 배웠습니다. 블로그를 이용하면 파워포인트 없이도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블로그 전도사' 김주완 기자가 직접 시범을 보여주었습니다. 10월 13일 오후 7시,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는 지난 8월 30일 열린 '경남블로거 컨퍼런스'에 이어 지역의 블로거들을 상대로 블로그 강좌가 있었습니다. 김주완 기자가 직접 강사를 맡았습니다. 아마 강사를 섭외하기도 어렵고 또 돈도 들고 하니까 자기가 직접 나선 거 같습니다. 그러나 무려 세시간 가까이 한 번도 쉬지 않고 이어진 그의 강의에도 참석한 40여 명의 블로거들은 한 명도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남아 경청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대장정' 끝에 '질문과 토론' 시간도 활발하게 이어졌습니다. 참으로 열정과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이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