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해여?”
“어디 가여?”
“나 학교 가여.”
“논에 물 대러 가여.”
“소꼴 베러 가여.”
이거 내가 어릴 때 쓰던 말투다. 중학교 때까지. 부산으로 고등학교 갔는데, 거기선 갱상도놈, 전라도놈, 강원도 감자바우, 멍청도, 서울촌놈 마구 뒤섞여 있었는데 이런 말투를 가진 친구는 거의 없었다. 예천 아이들이 좀 비슷하긴 했는데 그래도 문경말투는 아주 독특했다.
지나가는 여학생 보고 “야, 이야기 좀 하자” 그러면 그 여학생은 “놔여...” 하는 말로 거부의 뜻을 전했는데, 아아, 지금도 그 “놔여~” 하던 목소리가 정겹고 그립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인터넷에 보니 온통 우리 고향 말투가 넘치고 넘쳐나더라. “여”로 끝나는 그 정겨운 말투가 인터넷 대표 사투리가 되었더라는 이 놀라운 사실.
그러나 나는 이제 이 말투를 잊어버렸다. 가끔 꿈속에서 쓰기는 하는데… 물론 영롱한 오렌지빛깔 환타풀장에서 수영할 때 나는 이런 말을 쓴다.
“형아, 이리 들어와여. 같이 수영해여.”
▲ 중학교 시절 자전거 타고 다니던 길. 협곡을 타고 흐르는 강이 영강이다. 바로 몇 백 미터 위에서 조령천과 가은천이 합쳐져 영강이란 이름으로 흐른다. 좌측편에 보이지는 않지만 높다란 산이 있고 거기에 토끼비리, 관갑천 등으로 불리는 영남대로의 가장 험한 길이 있다. 강 오른편에는 신작로와 철길이 있었는데 길을 따라 죽 내려가면 불정역이 있고 대성탄좌가 있었다. 역에는 길게 늘어선 화물열차에 사람 대신 석탄이 줄지어 탑승을 기다렸다. 반대편으로 길 따라 올라가면 머잖아 우리가 큰들이라 부르던 그리 크지 않은 들을 지나 문경새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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