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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STX가 단기간에 돈을 많이 번 비결?

강신억 더불사 본부장, "마산시 비전사업본부는 비전사기본부"

마산은 오랜 동안 수정만 매립지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원래 수정만을 매립할 때 마산시는 주민들에게 방파제를 만드는 공사라고 속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나중에 매립지란 사실이 밝혀지자 이번엔 주택지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오는 걸로 다시 바뀐 것입니다.

마산시청을 향해 "주민들의 재산을 내놓아라" 고함을 치는 수정만 주민들


주민들이 수정만 매립지에 STX조선소를 유치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마산시 비전사업본부를 비전사기본부라고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마산시는 진북면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 이곳에 첨단무공해산업시설이 들어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는 첨단산업시설 대신 주강공장이 들어섰습니다.

이 주강공장에서는 매연이 아니라 독가스가 뿜어져 나온다고 합니다. 매연과 독가스의 차이, 그 차이가 무엇이겠습니까? 매연은 몸에 해로운 것이지만 독가스는 사람을 죽이는 것입니다. <더불어사는내고장운동본부(더불사)> 강신억 본부장이 마산시에 물었다고 합니다. "진북산단에 첨단공장이 들어온다 해놓고 우리한테 왜 사기 쳤냐?" 

강신억 본부장. 직접 시정을 바꾸기 위해 통합창원시 삼진, 수정지구 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아무 권한도 없는 사람이 웬 마산시장이고 부시장? 

우물거리며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다시 물었습니다. "첨단산업시설에 주강공장 허가 내주면서 우리한테 설명했냐?" "안했다." "인정하느냐?" "인정한다." 이에 강신억 본부장이 부시장에게 따지듯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독가스를 내뿜는 주강공단 가동을 중단시킬 용의가 있는가?" 이에 부시장의 대답은 참으로 실망스런 것이었습니다. "그럴 권한이 없다." 


4월 20일 오후, 쏟아지는 비속에서 열린 마산시 규탄 수정만 주민대회에서 강신억 본부장은 분개해서 외쳤습니다. "아니 아무런 권한도 없는 놈들이 비싼 월급은 왜 받아가는 겁니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놈들이 무엇 때문에 시민의 혈세를 축내는 겁니까?" 이처럼 마산시는 지금껏 거짓말로 주민들을 속이다 들통 나서 할 말이 없으면 "나는 아무 권한이 없소!" 라는 무능한 말로 일관했던 것입니다.

빗속 거래행진을 함께 하고 있는 강신억 본부장


오죽 거짓말을 자주 했으면 STX와 마산시를 일러 "월드 베스트 사기꾼"이라고 했겠습니까. 그런데 이번엔 마산시가 STX에 특혜를 주었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하긴 수정만 매립지를 STX에 불하한 자체가 특혜지만, 이번 문제는 조금 달랐습니다. 주민들의 주장에 의하면 주민들의 재산을 아무런 이유도 설명도 없이 STX에 무상으로 주어버렸다는 것입니다.

마산시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26일 STX와 수정지구 매립사업을 완료하고 정산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때 면 청사부지와 어촌계공동작업장 등 10,460㎡의 감정평가금액 24억 원이 고스란히 STX로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이 24억이란 금액은 감정평가사가 측정한 가치일 뿐이므로 실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높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요즘 공장부지를 평당 100만 원 주고 살 수 있는 곳이 있을지 생각해보면 얼마나 큰 돈이 오갔는지 능히 짐작이 갑니다. 주민들의 주장에 의하면 마산시가 공짜로 넘긴 이 일만여 평 부지의 감정평가금액 24억 원을 STX가 다시 수정만 마을 발전기금으로 내놓는 웃지 못 할 희극이 벌어졌다는 겁니다. 듣고 보니 실로 희극인지 비극인지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없던 땅도 만들어내고, 있던 땅도 사라지게 만드는 신통한 마산시

진보신당 마산시 현역 의원인 이옥선 의원

마산시는 이 공공부지가 주택부지일 때는 남아있었지만, 공장부지로 변하면서 없어졌다는 입장이라는데, 그 말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실체적인 부동산이 지목이 대지에서 공장용지로 바뀌었다고 없어지다니, 서류상 지목 변경만 하면 있던 땅도 없어진다는 마산시의 재주가 신통하기만 합니다. 하긴 바다를 매립해 없던 땅도 만들어내는데 선수인 마산시이고 보니…. 

<더불사>의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임수태 진보신당 고문은 "STX가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자그마한 조선소에 불과했던 STX가 어떻게 단기간에 세계적인 거대 기업이 될 수 있었는지 이제야 그 실체를 알 것 같습니다. 저는 엊그제 STX 하청업체 (주)진명의 사장이 서울 STX 본사에 올라가 1인 농성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농성에 들어가기 전에 죽을 각오로 미리 유서를 써놓고 갔는데, 그 유서에는 STX가 납품단가를 30%씩이나 깎으면서도 진명에서 일하는 직원들 임금은 깎지 말도록 강요했다는 것입니다. 알고 보니 STX는 이렇게 해서 컸던 것입니다. 거기에다 마산시 같은 곳에서 이런 특혜까지 받으면서 크지 않는다면 그게 정상이겠습니까?"

맞는 말씀입니다. 한편으로 하청업체 죽이고 한편으로 특혜 받으면서 성장하지 못한다면 그건 바보나 다름없습니다. 아니 바보라도 그렇게 하면 돈을 벌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튼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수정만 주민들의 집회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경찰들이 둘러싼 마산시청을 향해 힘찬 고함을 지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참으로 우렁찼습니다.

대열에 낙오했지만 열심히 따라오시는 할머니. 마산시는 이분들에게 "권한 없다" 말고 무슨 할 말이 없을까?


STX가 부자된 비결, "지목을 바꾸었더니 마산시 땅이 내 땅이 되었더라"  

그러나 마산시는 묵묵부답입니다. 하긴 주민들이 재산을 빼돌려 STX에 공짜로 준 마산시나 그렇게 받은 돈 중에 일부를 잘라 주민들에게 마을발전기금이라고 내놓은 STX나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그들이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지목을 대지에서 공장으로 바꾸었더니 땅이 없어졌더라" 하는 것 외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니 참으로 명언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지목을 바꾸었더니 땅이 없어졌다? 그런 재주 나한테도 좀 가르쳐주면 좋으련만…, 그럼 나도 STX처럼 금방 부자 될 텐데…, 하하~,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자고 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