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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수녀님, 총들고 그 위에서 뭐하시는교?

가만 지금 수녀님, 뭐 하시는 거지요?


날렵하게 주차장 축대 위에서 몸을 날리시는 분은 진정 수녀님입니다.
이분은 마산 수정만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녀원의 수녀입니다.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봉쇄수도원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수녀님들이 봉쇄수도는 하지 않고 왜 길거리에서 이렇게
무협지를 찍는 폼을 잡고 계신 걸까요?

마산 수정만이 매랩되었다는 사실은 모두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그 매립지에 STX중공업 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온다는 것도 아실 겁니다.
그런데 원래 그 자리에 공사를 할 때 마산시가 주민들에게
뭐라고 했는지도 알고 계십니까?

방파제 공사를 한다고 했답니다. 방파제, 바닷물이 못들어오게 막는 방파제.
그런데 매립이 본격화되니까 이번에 뭐라 했는지 아십니까?
주택지를 조성한다고 했답니다. 사람 사는 집이 들어갈 부지 조성공사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여기에 무엇이 들어옵니까?
모두들 잘 아시는 STX 조선기자재 공장이 들어옵니다.

마산은 여기만 문제가 아닙니다.
진북면도 문제입니다. 진북산업단지 말입니다.
마산시는 여기서도 거짓말을 했습니다. 첨단산업시설만 들어온다고.
그리고 지금 무엇이 들어왔느냐, 주강공단이 들어섰습니다.
이 주강공장들에선 지금 독가스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매연이 아니라 독가스 말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주민들이 이 독가스를 문제 삼으며 집회를 열자
때맞춰 진북산단의 굴뚝들에선 독가스 대신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고 합니다.
세상에……
어떻게 매연을 뿜는 굴뚝에다 향기를 내보낼 생각을 다 했을까요?
이거 보통 사람 머리로 할 수 있는 일일까요?
그런데 이놈의 향기가 얼마나 독한지 머리가 다 아프더라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선 다시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기로 하고요.
아무튼 이렇게 마산시는 거짓말 하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별명이 월드 베스트 사기꾼이랍니다.
STX와 함께 얻은 별명이라네요.
왜 마산시가 일개 기업인 STX와 같은 별명을 얻었는지는, 글쎄요.

자, 그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수녀님이 왜 무협지를 찍는 폼을 잡고 계셨냐고요? 
마산시장과 마산시 공무원을 응징하기 위한 수정주민들의 가두행진을
동영상으로 녹화하는 중이었답니다. 
STX 주민들의 함성을, 힘찬 가두시위를 보다 잘 찍기 위해서 높은 축대 위도
서슴없이 올라갔던 것이지요.  

동영상을 찍고 있는 수녀님의 손에 든 것이 바로 악마를 향한 수녀님의 총 아닐까?


보세요. 계속 바쁘시지요?
가만, 수녀님이 들고 계신 저 장비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네요.
저는 저런 장비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요.
암튼~ 저게 동영상을 찍는 기계랍니다.

트라피스트 수도원 수녀님의 거리 행진


이분 수녀님도 트라피스트 수녀원에서 나오신 분입니다.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봉쇄수도원이지만,
로마 총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세 분이 봉쇄를 풀고 주민들과 함께 투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로마에서 수도원 총장님이 직접 조사차 마산 수정마을을 방문해
조사까지 하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세계의 트라피스트 수도원 원장들이 로마에 모여 투표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봉쇄를 풀도록 로마총원에서 허락한 것은
아프리카 르완다인지 어딘지 난민 구호를 위한 봉쇄해제 빼고는 처음이랍니다. 
 

더불사 강신억 본부장, 그는 삼진과 수정지역 마산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그 뒤 피켓 든 노동자는 시민버스.


이날 4월 20일, 하늘에선 굵은 빗방울이 하염없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수정만 주민들의 마산시를 향한 규탄 열기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마산시가 STX와 수정만 매립지 정산협약을 맺으면서 시민의 땅 만여 평을
STX에 무상으로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마산시는 이에 대해 "지목이 대지였다가 공장용지로 바뀐 후에는 그 땅이 없어졌다"는 
이해하기 힘든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목이 바뀌면 멀쩡한 땅도 사라지기도 하고 소유권이 넘어가기도 하고 그러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이날 수정만 주민들의 마산시장 규탄집회와 가두행진에는
더불어사는내고장운동본부(약칭 더불사) 강신억 본부장도 함께 했습니다.
그는 진동, 진전, 진북, 수정지역의 마산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고 합니다.
매일 규탄만 하고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직접 의원이 되어 시정을 바로잡아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마산시의 하도 어이없는 거짓말과 주민 우롱에 주민들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직접 주민들의 손으로 후보를 추대했는데 바로 그분이 이분이랍니다.

그리고 이날 투쟁에는 마산 시민버스 노동자들도 함께 했습니다.
시민버스는 회사가 어렵다는 핑계로 버스 기사들의 월급을 떼먹은 아주 치사한 회사입니다.
엊그제 피디수첩을 보니 월급뿐만이 아니라 국민연금도 떼먹었다고 하더군요.
국민연금은 노동자들의 월급에서 회사가 일정부분을 매달 떼어 정부기관에 납부하는 제돕니다.
이런 것을 원천징수라고 하지요. 근로소득세도 이렇게 원천징수해서 국세청에 내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거둬서 떼먹었다는 의혹이 피디수첩에서 제기되더군요.
이건 떼먹었다기보다 절도라고 해야 딱 맞는 말입니다.

여기서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더 길게 나가다 보면 열 받아서 건강만 해칠 것 같습니다.
질 나쁜 인간들 이야기로 애꿎은 건강을 해칠 필요는 없겠지요.
중요한 것은 더불사 강신억 본부장님의 말씀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총도 있고 총알도 있습니다.
이 총으로 무능하고 책임도 안 지는 나쁜 놈들을,
지금껏 우리를 우롱한 놈들을,
탁탁 쏴 직이삐리야 안 되겠습니까."

수녀님이 무협지를 찍듯 축대 위에서 몸을 날린 이유도 
바로 저 무능하고 부패한 공직사회를 향해 
총을 겨누기 위함이 아니겠습니까. 
축대 위에서 들고 계시던 동영상 찍는 그 이름 모를 기계가
바로 수녀님의 총이었던 것입니다.
아니 수녀님이 무슨 총이냐고요? 
아닙니다. 악마를 없애는 데 수녀님의 총만한 총이 또 있겠습니까.  
세상의 평화는 악마가 없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겁니다. 
그 악마들이란 다름 아닌 부패한 관료사회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강신억 본부장도 얘기했습니다.

"내가 저놈들을 탕탕 쏴 죽이고 우리 권리 우리 스스로 찾기 위해 6월 2일 출마하는 거야.
그래서 우리 주민들 데모 좀 그만 다니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할 거야.
우리 주장은 그긴 기라. 데모 좀 그만 하고 생업에 종사하게 해다오.
제발~ 우리 좀 그만 괴롭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