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가 장옥정을 찾는 이유는? 
암호 같은 손동작에 담긴 피살자의 유일한 증언 때문이지만...   


동이가 옥정을 찾는 이유? 제목을 이렇게 달려다 생각해 보니 좀 우습네요. 모두들 동이가 장옥정을 찾는 이유에 대해 이미 다 알고 계실 텐데 말입니다. 죽어가던 대사헌 영감이 동이에게 보여준 손동작을 옥정이 똑같이 보여주었기 때문이죠. 동이는 옥정을 만나면 아버지와 오라비의 누명을 벗길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동이는 옥정을 처음 만났을 때 물어보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리 되면 드라마가 재미없어지겠죠. 그래서 그때는 경황이 없었다는 사정을 핑계로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잘 짜여 진 시나리오를 알면서도 우리는 그 상황 앞에서 속을 태웠겠죠. 에이 저런, 이럴 수가,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동이는 기회를 놓쳤고 오래도록 옥정을 찾아 헤맸습니다. 대궐에서 나온 항아님이란 단서 하나 때문에 동이는 대궐까지 들어오게 됩니다. 옥정을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장악원 노비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도망자 신세인 동이에게 대궐이 가장 안전한 은신처란 판단도 있었지만, 역시 그녀의 목표는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사헌이 죽어가면서 동이에게 보였던 손동작을 어째서 장옥정이 똑같이 재현했던 것일까요? 그 손동작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동이가 옥정을 만나더라도 그녀로부터 결코 사건의 진상을 알아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음모의 수렁 속으로 더 깊이 빨려 들어가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죠.


대사헌과 옥정이 보여준 손동작에 담긴 의미

아마도 어쩌면 그 손동작은 남인들끼리만 사용하는 은밀한 암호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장옥정이 그 손동작을 주고받은 다음에 오태석을 만난점으로 미루어보아 그 손동작은 남인의 소장파 우두머리 오태석을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살인범을 지목하는 피살자의 유일한 증언인 셈입니다. 

그래도 의문은 남습니다. 왜 포청 종사관 서용기는 대사헌 영감의 손동작이 뜻하는 바를 알아보지 못했을까 하는 점입니다. 서용기 역시 오태석과 같은 당파가 아닙니까? 만약 서 종사관이 대사헌의 손동작을 알아보기만 했더라도 동이의 아버지와 오라비는 죽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긴 뭐 그랬다면 드라마는 더 이상 계속 될 수 없었겠지요. 

그렇게 보면 그 손동작에는 단순히 남인의 소장파 우두머리인 오태석만을 지목하는 암호라고 보기엔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습니다. 보다 깊은 사연이 숨어있는 듯합니다. 어쩌면 나중에 놀라운 반전을 몰고 우리 앞에 나타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늦긴 했지만 동이는 장옥정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앞날이 첩첩산중입니다. 장옥정은 동이를 도와줄 인물이 아니라 적이 될 운명을 타고났으니까요.


보아하니 이미 장옥정은 정치 소용돌이의 중심에 깊이 들어와 있군요. 오태석은 아마도 남인 소장파의 우두머리로서 서인 내부에서 소외당한 세력들을 함께 끌어 모아 소론을 형성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동이는 노론의 지원을 받게 되겠지요. 그녀는 인현왕후의 충실한 여종으로서 끝까지 충성을 다할 겁니다.

동이가 옥정을 찾는 것은 운명의 그림자 때문

물론 결과는 역사책에 기록된 바와 같이 동이의 승립니다. 그리고 그녀의 승리는 바로 노론의 승리기도 하지요. 결과적으로는 동이가 진상을 밝혀주기를 바랐을, 그래서 억울한 죽음의 보상을 얻기를 바랐을 대사헌 영감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아니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 대사헌 영감도 결국 남인이었으니까요. 어쨌거나 숙종의 부인들을 다룬 이야기는 언제나 재밌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재미가 더욱 독특하군요. 너무 자주 보아왔던 터라 식상할 수도 있는 소재임에도 이병훈 PD의 손길이 닿은 드라마는 처음 대하는 이성처럼 떨림으로 다가옵니다. 의원, 수라간 요리사, 장악원 악공 등 전문인들을 다루는 그의 솜씨가 이런 식상함을 새로운 떨림과 기대로 바꾸어놓은 것일까요? 아무튼 동이는 옥정을 찾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겠지요. 아니 아니 사실은 그렇지 않군요. 동이는 옥정을 찾음으로써 그녀를 통해 얻게 될 궁극의 자리에 한 걸음 성큼 다가선 것이지요. 그러니까 동이가 옥정을 찾아 헤맸던 것은 결국 운명의 힘에 이끌려 자기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이런 말씀이로군요.

그러므로 동이가 옥정을 찾는 이유는? 사람의 미래를 아는 능력을 지닌 김환이 장옥정에게 준 힌트처럼 자기 그림자를 찾아 움직였던 것입니다. 동이의 운명을 뒤바꿀 힘은 임금에게 있는데, 임금이 그 그림자를 통해 빛 속에 든 동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겠지요. 음, 그러고 보니 숙종 임금이 장옥정이란 그림자를 쫓다 동이란 빛을 발견하게 되는 날이 바로 내일인가 보군요.

옥정이란 그림자를 따라 동이를 찾아오게 될 임금

그리하여 알고 보니 검계의 몰락과 아버지와 오라비의 죽음은 장옥정을 통해 동이가 임금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수순이었네요. 연인을 쫓아왔다가 다른 연인을 만난다, 숙종의 운명도 참으로 기구합니다. 아니, 그래도 남자 팔자 치곤 상팔자라고요? 흐흐, 그런 소리 하다간 집에서 쫓겨난답니다. 그리고 그런 임금들, 대개 40을 못 넘겼다고 하던데요.

오늘 숙종의 말을 들어 보면, 장옥정을 후궁에 앉히려는 것도 다 정치적 속셈이 있는 모양인데, 그게 그렇게 늘어진 팔자만은 아니라 그런 말씀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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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