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하는 괜한 걱정 노란 보안등 불빛이 창밖을 지키는 새벽, 눈을 뜨다. 고양이가 걱정되다. 한쪽 눈은 에메랄드빛으로 사람의 혼을 빨아들일 듯이 깊은 색이고 다른 눈은 보는 이에게 마법이라도 걸 것처럼 노랗게 빛나는 오더아이다. 그 외의 모든 것이 하얀 이 오더아이는 우리 집 계단 밑에서 태어난 고양이인 거 같은데, 벌써 살이 찔 대로 쪘다. 아마도 새끼를 밴 모양. 엊저녁에 잠깐 골목에서 보았는데, 우리가 쳐다보자 저도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그 신비한, 몽환적인 눈으로 우리를 마주보고 한참을 서 있었다. 그러다가 검은 비닐봉지를 뒤지는 모습이 얼마나 애처롭든지. 이 고양이가 가끔 우리 집 마당 한가운데 정좌하고 앉아서는 마치 제집인양 길도 비켜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로 보아 틀림없이 여기가 고향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 더보기 이전 1 ··· 161 162 163 164 165 166 167 ··· 10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