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페북에 올린 글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옮긴 것이다.
내가 엊그제 한 페친과 친구끊기를 한 것은 실로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나는 누누이 밝혔지만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말자’는 주의다. 아마 확실히는 몰라도 몇몇 사람이 나의 통진당 때리기(손석형 때리기도 포함해서)에 불만을 품고 나를 페북 친구로부터 잘랐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내가 누군가를 직접 페친에서 삭제하는 일은 해본 적이 없다.
사람이 사람을 거부한다는 것이 그렇게 달가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말자’는 일종의 신조 탓도 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우선 이분을 자르지 않고서는 도저히 앞으로 페이스북을 열어볼 수 없을 것 같았다.
눈이 아프고 심장이 벌렁거렸다. 증세가 심상찮았다. 해서 큰 결심을 하고 눈 질끈 감고 친구끊기를 감행했다. 끊고 나니 시원하다. 그는 누구였을까?
그는 기독교 신자였다. 줄기차게 “하나님 아버지를 찬양할 것”과 “예수님을 믿으면 행복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거기까지는 나쁘지 않았다. 좋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는 얼마든지 허용되는 것이니까 기독교를 선전하든 이슬람을 선전하든 불교를 선전하든 받아들일 수 있다. 나와 우리 가족도 모두 가톨릭에 몸담고 있으니 그 찬양멘트들이 그렇게 고깝지는 않더라도(우리는 체질적으로 대놓고 이렇게 광고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거부할 것까지는 없다.
그러나 다음이 문제였다. 그는 애국가 논쟁에서 기독교를 비판하는 페친을 향해 “오늘날 대한민국이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이 모두 기독교와 기독교인들의 공인데 그들을 폄하하느냐”, "기독교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발전했을 거 같냐" 고 말하는가 하면 “우리 장로대통령이 참 잘하고 계신데 장로대통령을 모욕하는 기독교인이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며 반성해야 한다”는 쪼로 말하는 것을 보고서는 ‘아, 이분 참 점잖은 개독이셨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다.
물론 그 정도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토’가 나올 정도로 속이 메스꺼워졌던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페이스북에 그녀의 글들이 왜 이리 많이 보이는지... 눈앞이 어질어질 하고 심장이 벌렁거린다. 해서 고민 끝에 끊어버렸다(친구도 몇 명 되지 않는데 마음이 좀 아프긴 했다).
우리 장로대통령이라니? 그럼 불교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보살대통령이라 불러야 하나? 가톨릭에선 따로 신부나 수녀 외에 별다른 호칭이나 직책이 없으니 그냥 형제 혹은 자매대통령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끊은 것은 참 잘한 거 같다. 얼마 전 <민중의소리>의 조중동보다 더한 헛소리가 듣기 싫어 수신거부를 한 적은 있지만 친구끊기는 최초다. 앞으로도 눈앞을 어지럽히거나 심장건강에 좋지 않은 개독 흉내를 내는 페친이 있다면 과감하게 끊어버려야겠다. 훌륭하신 이목사님이나 신장로님 같은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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