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KBS창원 창원성산구 총선후보 방송토론이 있었습니다.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진보신당 김창근 후보가 출연했습니다. 전체적으로 김창근 후보가 토론으로 가장 잘했습니다. 내세우는 비전도 분명하고 전달도 확실하게 잘했습니다.

이런 평가는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에겐 좀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강 후보도 발군의 기량을 보일 수 있었을지 모르는데 손석형 후보가 영 엉터리 같은 질문으로 발목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봐도 강 후보가 불쌍하다싶을 지경이었습니다.

대충 상황을 간략하게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손석형- 강기윤 후보는 반값등록금 찬성하나?

강기윤- 찬성한다.

손석형- 새누리당 중앙당 공약에는 반값등록금 없다.

강기윤- 있다.

손석형- 없다.

강기윤- 있다.

손석형- 없으면 어떻게 할 거냐?

강기윤- …

손석형- 책임 질 거냐?

강기윤- 허허 참.

손석형- 다시 묻겠습니다. 사퇴할 겁니까?

강기윤- 손 후보님, 아까부터 계속 어떻게 할 거냐, 책임질 거냐, 사퇴할 거냐 이러시는데, 토론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됩니다.

▲ 왼쪽부터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 통진당 손석형 후보,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

하나 더 소개해드리죠.

손석형- 부산에서 새누리당 문대성후보가 논문 표절 문제로 곤욕을 겪고 있는데 강기윤 후보는 없냐?

강기윤- 없다.

손석형- 있으면 어떻게 할 거냐?

강기윤- 아, 없다.

손석형- 그래도 있으면 사퇴할 거냐?

강기윤- 없는데 왜 사퇴를 하냐?

손석형- 다시 묻겠다. 만약 있다면 책임지고 사퇴할 거냐?

강기윤- 그런 일이 있으면 당연히 법적 책임도 지고 모든 책임을 져야지.

손석형- 알겠다. (이때 원하는 답을 얻었다는 듯이 흐뭇한 미소를 지음)

완전 코미디가 따로 없었습니다. 재미는 있었지만 그러나 토론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는 건가요? 너무 황당해서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습니다. 강짜도 이런 강짜가 없다 싶었지요. “야, 선거판 구경하는 거 참 재미있네”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요.

손석형 후보는 거의 작심한 듯이(제가 보기엔 완전 포기한 듯이) 창원시청사 사수를 위해 목숨을 걸겠다, 3보1배가 아니라 아예 시청사 정문 앞에 드러눕겠다 할 때는 정말이지 통합진보당의 말로를 보는 듯했습니다. 이런 게 진보정치인의 최종적 모습인가!

강기윤 후보도 좀 황당했겠지만 옆에서 이 모양을 바라보던 김창근 진보신당 후보가 더 짜증났던 모양입니다. “아니 두 분 지금 국회의원 되겠다고 선거에 나와서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나라살림 걱정은 안 하고 시청사 서로 내가 사수하겠다고 싸우고 말이죠.”

아무튼, 보수니 진보니를 떠나 토론 매너부터 좀 배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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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10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동감입니다
    과연 국민들의 말을 잘들어줄지,,, 자기말만하더군요! 씨도 안막히던데 ;;
    토론회 못봤으명 큰일낼뻔했습니다

  2. BlogIcon 진실 2012.04.11 1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등생이 아니기에 이유가 있을겁니다.
    분명 뭔가가 있는데 진실을 답하지 않을것이다 라는 것을 알고 던진 질문인것 같네요.
    누구든 기초가 진실해야 합니다.

  3. BlogIcon 예아 2012.04.11 18: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손석형분은 원래 한국중공업에 다니시던 평범한 현장직 직장인이었죠. 배운것도 없고(뭐 그시절엔 그게 보통이었습니다.) 그래서 왠만하게 배운사람들보단 회화 능력이 조금 딸린다고 봐야겠죠. 하지만 워낙 하시는 일들을 잘 풀어 나가시니 이만큼 오신거고요. 토론매너는 배우면 되는거니까요. 점차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4. 허허참 2012.04.11 2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리말을잘못하고 그렇다고해서 당전체를 비난하는것은 님또한같은사람일거같다는 생각도드네요ㅎㅎ 그리고 뭔가아는게잇으니까 그런말을햇을수도 잇지안을까요??

  5. BlogIcon 동감 2012.04.11 2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태도도 태도지만...
    김창근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마치 상대방쪽 반응이 없어서 여지껏 못하고 있다는 식으로 발언을 하다가 오히려 김창근 후보가 3월 모일에 단일화에 대해 토론 하기 위해서 분명 약속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손석형후보측에서 안나타나고 연락이 안되었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바람에 어설픈 언플이 실패로 돌아가며 오히려 먼저 말꺼낸 손 후보 본인이 당황하는 순간이 압권이더군요. 그야말로 대실망 이었습니다.

  6. Favicon of http://joogunking.tistory.com/ BlogIcon joogunking 2012.04.15 14: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s://www.youtube.com/watch?v=RWBTsHG6jHg
    여기 동영상에서도 상대방 질문에 부인만 하고 한나라당인지 당나라당인지만 묻고 있군요. 자질을 떠나서 상당히 좋지 않은 토론 매너입니다. 다행이 떨어지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