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문성현 씨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형수님한테서는 가끔 전화가 옵니다만 웬일로 문형이 직접 전화하셨을까? 정초부터 나한테 특별히 신년인사를 건넬 요량은 아니었을 것 같고. 아무튼 직접 전화를 걸어준다는 것은 매우 기분 좋은 일입니다.
갑작스런 일에 좀 당황스러웠던지 “형님, 웬일이십니까?” 소리가 먼저 튀어나왔던 것 같습니다. 문형이 워낙 노동운동 판에서도 대부 소리를 듣던 데다가 전국금속노련 위원장에 민노당 대표까지 전적이 화려해서 웬만하면 위원장님이나 대표님이라 불렀던 것입니다.
“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내가 오늘 전화한 건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내가 책을 한권 냈거든. 책 이름이 <밥 먹여주는 진보>라. 어때, 이름 멋있지? 내가 한자 한자 직접 썼다고. 9일 날, 그러니까 월요일이네, 꼭 와줘.”
▲ @사진. 문성현 블로그
아, 그랬구나. 나는 또 나하고 술이나 한잔 하자고 그러는 줄 알았지. 술 마시는 걸 만복 중 으뜸으로 치는 저는 술 먹자고 전화하는 사람을 가장 좋아합니다. 약간 실망했지만 좋은 책을 내셨다니 반가운 일입니다. 특히 ‘밥 먹여주는 진보’라니 감이 좋습니다.
문성현 현 통합진보당 창원시당 위원장은 민노당 대표를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의 정치인입니다. 이번에 창원시 의창구 선거구에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현재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신분이지요. 제가 이분을 처음 보았던 게 벌써 30년이 됐습니다.
제가 20살도 되기 전의 나이였던 까마득한 그 시절, 노조사무장이 된 그가 책을 좋아하던 제게 한권의 책을 권했습니다. 노조사무실에는 많은 책을 비치해두고 공짜로 빌려주고 있었기에 책 사볼 돈도 그리 없던 제가 자주 드나들던 참이었습니다.
주로 읽던 책이 박범신의 <풀잎처럼 눕다> 같은 소설이었는데요, 네루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쓴 책 <세계사편력>을 읽어보라고 권했습니다.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그때는 참 인상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그 얼굴이 세월에 때도 많이 묻고 주름도 많이 생겼습니다.
“나 엊그제 경남도민일보 기사에서도 2012년에 가장 유망한 정치인으로 꼽혔어. 김두관, 문재인 등에 이어 바로 나라고 그러더라고. 하하.”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이 그의 웃음소리가 한없이 맑아보였는데, 문득 “문형도 이제 정치인이 다 됐군!”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당당하게 “나 요즘 잘 나가니까 좀 더 띄워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원칙을 지키면서도 대중의 눈높이에서 대중과 친해지려고 하는 노력은 진보정치인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덕목인 듯싶었기 때문입니다.
▲ 창원시장 출마 때의 문성현. 옆은 민주당 이계안 전 의원. @사진. 문성현 블로그
이미 출사표를 올렸으니 문성현 후보라고 불러야겠군요. 그가 책을 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제목은 <밥 먹여주는 진보>.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기대를 갖습니다. <밥 먹여주는 책>. 문성현 후보가 한자 한자 직접 썼다고 합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많은 정치인들이 출판기념회를 열고 책을 냅니다만, 대부분 자기가 쓴 책들이 아닙니다. 어느 대필 작가의 증언에 의하면 여야를 불문하고 여러 의원의 책을 혼자서 다 썼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인터뷰를 제대로 할 시간이 없어서 대충 자기 경험을 각색해서 쓴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기본원고를 넘겨주고 작가가 손을 좀 본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바빠도 지켜야 할 원칙과 도리가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문성현 후보는 본인이 직접 한자 한자 공을 들여 썼다고 하는군요. 더욱이 제목이 <밥을 먹여주는 진보>입니다. 어떤 내용일까요? 정말 이 책이 밥을 먹여줄만한 책인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궁금하신 분들은 꼭 가보시는 게 어떨까요? 특히 블로거 여러분.
전 민주노동당 대표_문성현 출판기념회
밥 먹여주는 진보
언제: 2012년 1월 9일(월) 오후 7시
어디서: 창원문성대학 문성체육관
사회자: 개그맨 김학도
>>모시는글
“민주가 밥먹여 주나?” 하던 온 국민의 질책에 답하고자
고민하였던 내용을 글로 옮겨 보았습니다.
‘밥 먹여주는 민주’ ‘밥 먹여주는 진보’가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오셔서 함께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문의" 010-7760-4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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