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럽다. 재기발랄한 젊음이 부럽고 얼굴 만면 가득한 웃음이 부럽고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부럽다. 어쩌면 그렇게들 예쁠 수가 있는지 눈이 부셨다. 젊음이란 정말 좋은 것이다. 그래서 청춘예찬도 나오고 낭랑18세도 나온 것이 아니겠나.

아, 그러고 보니 이날 합창페스티벌에서는 낭랑18세도 울려퍼졌다. 나는 내 귀를 의심했지만 이내 그것이 진짜 낭랑18세인 것을 확인하고는 몹시도 기뻤다. 그렇다. 합창단이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노래만 부르란 법은 없다.

고리타분하다고 말하면 음악 선생님들 입장에선 조금 섭섭할지는 몰라도 관객의 입장에선 천편일률적인 이른바 명곡의 음률을 따라간다는 것은 정말 고역이다. 하지만 다행히 이날 페스티벌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고전적인 명곡의 아스라한 음률과 현대판 아이돌의 경쾌하고 왁자한 리듬의 조합. 물론 그들은 프로가 아니었다. 그러나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간간이 튀어나오는 부조화가 오리혀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엄숙하고 장중한 바로크 음악만이 음악이라고 생각하던 독일의 귀족들이 젊은 모짜르트의 기괴한 화음을 처음 접했을 때, 그들이 느꼈던 것은 무엇일까. 저것도 음악이야? 그러나 모짜르트의 천재성과 저돌적이고 격정적인 젊음에 보수의 벽은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비유가 꽤 비약되긴 했지만, 아무튼 왜 합창단은 낭랑18세나 티아라의 노래를 부르면 안 되는가. 그런 점에서 이날의 합창페스티벌은 대성공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이런 생각도 해본다. 앞으로 합창대회에서도 대중가요를 부르는 팀이 나오면 어떨까?

9월 17일 오후 5시 창원 성산아트홀에서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제12회 청소년합창페스티벌’은 그 넓은 대극장이 빈자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게다가 온통 낭랑18세들로 가득한 성산아트홀. 일찍이 이토록 내 눈이 호강한 적이 있었던가.

창원중앙여고, 창원여고, 창원대암고, 창원명곡고 합창단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대극장 공기를 찢어내듯 울리는 함성들. “○○○ 예쁘다!” 역시 여학생들의 거침없고 즉흥적인 애정표현은 언제 봐도 사랑스럽다. 동무에 대한 사랑을 내뱉음에 거리낌이 없는 그들. 

그것도 너무 부럽다. 왜 나는 한번도 “○○○ 예쁘다!” 하면서 살지를 못했을까. 여학생이 없는 마산고 차례가 다가오자 살짝 걱정이 들었지만 기우였다. 여학생들의 재기발랄함에 남학생들도 기가 죽을 수 없다는 듯이 힘찬 목소리가 장중을 흔들었다. “○○○ 멋지다!”


마산고 합창단은 젊은 피로 만들어내는 격식의 파괴가 어떤 것인지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혁명적인 실험모델과 기존 합창단의 정체성을 잘 버무린 훌륭한 무대를 그들은 창조했다. 남학생들로만 이루어진 합창단에 보내는 여학생들이 대부분인 객석이 보내는 뜨거운 함성.

청소년합창페스티벌에 대한 마지막 감상은 다시 한번 이 한마디다. “정말 부럽다. 격식을 파괴할 수 있는 젊음이 부럽고, 새로움을 창조해내는 열정이 부럽다. 그리고 무엇보다 얼굴 가득 웃음이 떠나지 않는 행복한 모습이 부럽다. 실로 청춘예찬이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