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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김태호 낙마, 초상집 만든 책임은 이명박

이거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이런 글을 쓰려니 마치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 아닌가 생각도 들고….
김태호씨 집은 이제 초상집이겠군요.

그러나 결국 모든 것은 자업자득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는 애초부터 자격이 없는 총리후보였습니다.
그런 사람을 제대로 골라 볼 줄 모르는 이명박 대통령도 문제였지요.

아니, 이 모든 사태의 발단과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그는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이 없는 사람이었던 겁니다.
아니, 눈은 있으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눈을 가졌던 게 문제겠지요.

이명박 대통령이 볼 때 김태호가 가진 의혹과 거짓말, 뻔뻔함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자신이 그 분야에선 훨씬 더 뛰어난 관록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BBK 의혹을 비롯해 기억도 잘 안 나는 무수한 거짓말들 위에 그는 대통령이 됐습니다.

게다가 그는 대선후보 시절에도 성희롱 발언을 무심결에 던질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오죽했으면 한나라당 소속의 강모 의원이 여대생을 향해 "대통령이 너만 보더라!"라든지,
"여사님만 없었으면 바로 전번 땄을 거야!" 같은 말을 했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의 눈에는 김태호씨가 벌인 일들이 조그만 강아지의 귀여운 짓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에게 바야흐로 큰물에서 놀 기회를 주고 싶었을 겁니다. 
이런 것을 일러 사람들은 보통 유유상종이니 어쩌니 하고 말합니다.

지금 아마 가장 가슴 아픈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일 겁니다.
그는 자기 살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견디고 있을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김태호는 자기와 가장 많이 닮은 사람 중에 한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해야 맞습니다. 
물론 김태호씨의 욕심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주제 넘게 그렇게 깨끗하지 못한 몸으로 사상 두 번째로 40대 총리가 되겠다는 헛된 꿈을 꾸었습니다.

결국 그 욕심 때문에 김태호씨는 자기가 경남도지사 시절 벌인 온갖 부적절한 행위들을 들추어내게 됐습니다.
박연차 게이트도 처음부터 다시 재수사해야만 한다는 여론에 직면하게 될 테니,
검찰도 도마에 오르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니, 김태호 걔가 뭐 그리 큰 잘못을 했다는 거야? 나를 보라고 나를!"
"큰 일을 하려는 사람이 그 정도 의혹이나 거짓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지 말야."

아무튼, 이번 개각이 일명 8·8 말복개각이었다죠?
일명 보신탕개각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결과가 그렇게 났군요.
고위공직 후보자들, 모조리 여름 복날 X꼴이 나고 말았네요.

그나저나 이명박 대통령님.
이렇게 꼬박꼬박 대통령이라고 불러줄 때 잘하세요. 
안 그러면 대통령이라도 똑같이 X 소리 듣습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