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모정과 삐뚤어진 모정의 차이가 뭘까?
"서인숙은 아들을 자기 뜻대로 만들고 싶어 한다"















서인숙의 모정은 남다릅니다. 어찌 보면 모정이라기보다는 집착으로 보일 정도로 집요합니다. 그 서인숙이 팔봉빵집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구마준을 찾아갔습니다. 지금 구마준은 2년간의 수련을 끝내고 마침내 팔봉선생으로부터 인정서를 받기 위해 경합에 나간 상태입니다. 

서인숙의 지나친 모성애, 자기 야심을 위한 집착?  

그런 구마준에게 서인숙은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오라고 설득할 참입니다. 팔봉선생의 인정서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말입니다. 물론 구마준은 펄쩍 뜁니다. 그가 팔봉빵집에 들어간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아 구일중에게 인정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봉빵의 비결을 알아내는 겁니다.  

아직 그 어느 하나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제 겨우 경합에 나가 1등을 하면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받을 참입니다. 그리고 그 인정서를 받게 되면 봉빵의 비결까지 얻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나타나 느닷없이 집으로 돌아오랍니다. 구마준에겐 자존심이 걸린 문제를 포기하라고 합니다.

서인숙이 구마준을 집으로 돌아오라고 하는 데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습니다. 웬만하면 서인숙도 구마준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두려고 했습니다. 빵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아들이 무척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서인숙은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위기가 닥친 것입니다.

▲ 자금회수 압박을 받고 열 내고 있는 서인숙과 이를 숨어서 은밀히 지켜보는 (스파이) 공주댁.


서인숙은 거성식품에서 구일중과 대등한 발언권을 얻기 위해 대규모 지분 매입을 시도했습니다. 그때 남 사장이란 사람으로부터 자금을 차입했습니다. 2년 전의 일입니다. 2년 전이라면 김미순이 닥터 윤과 함께 나타난 시기와 일치합니다. 남 사장이 빌려준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합니다.

서인숙이 무리수를 둔 이유, 김탁구

아마도 서인숙은 돌려줄 자금 여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 돈 대신 지분으로 차입금을 변제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한 달밖에 시간이 없다고 하는 걸로 보아 한 달 이내에 자금이 안 되면 지분으로 대신 갚겠다는 약속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인숙은 그 한 달 내에 구마준을 거성식품의 후계자 자리에 앉히려는 겁니다.

서인숙은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마준이를 회사에 자리를 만들어 앉혀놓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그러면 마준이가 구일중의 후계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누구도 그 자리를 흔들지는 못할 것이다." 서인숙이 이토록 조금하게 일을 서두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김탁구 때문입니다. 

만약 김탁구란 존재가 없다면, 서인숙은 이렇게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차분히 때가 되면 그녀의 아들이 구일중에 이어 회사를 맡게 되는 것은 하나의 이치와도 같습니다. 그러나 김탁구가 살아 있고, 김탁구는 구일중의 호적에 구영준이란 이름으로 장자의 자리에 올라 있습니다. 

그리하여 서인숙은 무리수를 둔 것입니다. 그런데 서인숙은 꿈에라도 알지 못한 사실이 있습니다. 서인숙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이 다름 아닌 탁구 엄마 김미순이란 사실. 만약 서인숙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녀는 청천벽력이라도 맞은 듯 기절하고 말 것입니다. 

▲ 한승재와 전화하고 싶지만, 이미 그를 의심하고 있는 서인숙은 그러지도 못한다. 깨진 동맹은 비극의 시작.


구마준을 파멸로 이끄는 서인숙의 모정

서인숙이 구마준을 위하여 벌인 일들이(이게 진짜 아들을 위한 것인지,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저지른 삐뚤어진 모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히려 서인숙과 구마준을 파멸의 길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서인숙은 결국 (김미순의 대리인) 남 사장에게 자기가 가진 거성식품의 지분을 넘기는 걸로 일이 일단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애초에 회사의 지분 따위는 생각지도 않았던 것이고, 단지 구마준의 지위를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 필요했을 뿐입니다. 지분을 돌려주기 전에 거성식품에 구마준의 확고한 위치만 만들어주면 그것으로 된 겁니다. 그러나 이는 크나큰 실수였습니다. 아마도 김미순은 서인숙으로부터 받게 될 지분 외에도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김미순은 구일중보다도 많은 지분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구마준의 위치, 거성식품의 후계자? 김미순이 명실상부한 거성식품의 대주주가 되어 나타난다면 그 모든 것은 한낱 허망한 꿈에 불과합니다. 서인숙의 계략이 도리어 아들을 망친 것입니다.

서인숙은 경제적으로만 아들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닙니다. 구마준은 팔봉빵집에서 김탁구에 의해 서서히 인간의 모습에 눈을 떠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구마준은 26년 인생을 통틀어 친구 하나 사귀지 못한 냉혈한입니다. 열두 살 어린 나이에 구일중이 자기 아버지가 아니란 사실을 알았을 때의 그 충격.

구마준은 생모(서인숙)와 생부(한승재)가 할머니를 죽음으로 내모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그의 마음속에 인간의 감정이 자리하기란 실로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 그의 마음속에도 서서히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그의 심장에 피가 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 구마준, 그러나…

▲ 팔봉빵집에서 서서히 탁구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구마준

▲ 그러나 서인숙이 나타나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다(아래)


구마준이 김탁구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시작하는 그때, 서인숙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서인숙과 구마준이 나누는 대화를 김탁구가 듣고 말았습니다. 지금껏 구마준을 서태조로 알고 있었던 김탁구의 참담한 심정이란…. 그러나 문제는 김탁구가 아닙니다. 

이제 겨우 인간의 심장을 느끼기 시작한 구마준에게 다시 동토의 매서운 찬바람이 불어 닥친 것입니다. 서서히 빗장이 풀리던 그의 차가운 가슴은 다시금 문을 걸어 잠그게 될 겁니다. 김탁구에 대한 이해와 공감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예전의 질투와 분노로 뒤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끝모를 파국의 길로 자기를 내몰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 일을 서인숙이 해낸 것입니다. 누구보다 구마준을 사랑하는 어머니 서인숙이. 어쩌면 서인숙은 구마준이 인간의 심장을 얻을 기회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잘 된 일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부르주아적 근성에 철저한 악녀입니다.  

서인숙이 신유경을 그토록 미워하는 이유는 오로지 신유경이 천한 계급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신유경이 아무리 머리가 좋고 회사에 수석으로 입사한 인재라도 그녀의 눈에는 천박한 운동권 출신에 불과합니다. 막내딸 자림이가 신유경을 친구라고 데려왔을 때도 그녀는 "저런 천한 애들과는 어울리지 말라"고 충고를 했던 터였습니다.

서인숙이 파멸로 이끌 또 하나의 인물, 신유경

▲ 신유경. 그녀도 결국 파국으로 달리는 전차에 탑승할 것인가?

그런데 그런 신유경이 구마준과 엮이고 있다는 것은 도저히 두 눈 뜨고 볼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아무튼 서인숙은 자기 아들을 본의 아니게 파멸의 길로 몰아넣는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후자의 인간에 관한 문제는 그녀에겐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 있지만, 전자의 경영권에 관한 문제는 심각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위기에 몰린 서인숙이 신유경에게 손을 내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도 "천한 것들!" 하면서 멸시했던 신유경이지만, 비상하게 좋은 머리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서인숙은 구마준에 이어 신유경도 파국의 길로 인도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제빵왕 김탁구>에서 서인숙의 역할이 상당히 비중이 큽니다. 하하~

Posted by 파비 정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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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humornara.kr BlogIcon 유머나라 2010.07.31 1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흥미진진하고 잼있는 드라마죠~
    김탁구의 인생길이 훤히 열리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2. 정안심 2010.08.01 0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를 잘 보지않던 제가 어제 병원 대기실에서 잠시 접했는데 흥미롭더군요.
    님의 글을 읽고 대강의 아웃라인을 알 수 있게 되네요.
    아마도 수요일을 기다리게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3. 오스왈드 2010.08.01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천일의 앤을 보면 이런 대사가 있더군요
    전에는 전하가 나를 사랑했고, 이제는 내가 전하를 사랑한다. 그런데 우리 둘이 겹친 날은 단 하루 뿐이다 -뉘앙스는 이런데 정확한 대사는 기억 안 납니다-
    김탁구 구마준도 이런 케이스 일 듯
    이젠 구마준이 마음을 좀 열겠지만, 김탁구가 닫지 않을까요?
    아니 연 척은 하겠지만...
    지금까지의 서태조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괜히 내 발목 잡는 속좁은 인간일 뿐이었지만
    구마준은 자기와 한 배 타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이니까요
    다행히 서인숙은 김탁구를 모르는 듯 합니다
    그게 더 재미있는....

  4. Favicon of http://www.ghdfranceu.com BlogIcon ghd 2013.02.26 2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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