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

신언니의 끝, 신데렐라는 천사였다

신데렐라 효선은 사람들에게 꿈을 주는 천사가 아니었을까?

신데렐라 언니가 끝났네요. 한동안 바쁜 일 없이 바빠서 드라마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드라마 리뷰도 하지 못했지요. 어제가 마지막회였군요. 보지 못한 회들을 한꺼번에 몰아서 보니 마치 영화 보는 느낌이네요. 역시 신데렐라 언니의 마지막은 제 예감과 맞아 기분이 좋습니다. 

기분과 상관없이 원래 그래야 했습니다. 신데렐라는 천사였으며, 신데렐라 언니는 그 천사의 사랑에 감동 받아 날카롭게 날을 세웠던 발톱을 거둬들인다는 게 이 드라마의 본뜻이었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초반 많은 분들이 효선을 이기적이라거나, 가식적이라거나, 심지어 가증스럽다고 말할 때도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물론 그 반박에 또 어떤 분들은 불쾌하게 응수하기도 했는데, 저는 그래서 매우 슬펐습니다. 왜 사람들은 사람의 진심을 그토록 몰라주는 것일까? 어째서 순수한 사랑의 표현을 뭔가 의도를 숨긴 이기적이고 가식적인 꼼수 정도로 이해하는 것일까? 그런 비난들을 들으면서 저조차도 정말 효선이 어떤 꼼수를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할뻔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그런 비난들을 서서히 그리고 완전하게 사라졌습니다. 효선의 진심이 그리고 효선 아빠의 넓은 가슴이 사람들에게 보이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런 와중에 효선 아빠의 죽음은 모두에게 크나큰 슬픔이었지요. 그리고 그 효선 아빠의 죽음에 홍기훈과 구은조는 자기 탓 때문이라는 자책으로 괴로워합니다.

은조는 8년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고 바랍니다. 기훈도 마찬가집니다. 그도 가능하다면 시간을 돌리고 싶습니다. 매회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보여주는 시계는 어쩌면 후회하는 그들의 마음을 보여주려는 작자의 의도가 담겨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효선은 이 모두를 용서합니다. 그녀의 마음속에 깃든 복수심보다 사랑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바야흐로 구효선의 복수를 기대했었고, 저 또한 그런 방향으로 극이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구효선은 복수 대신 사랑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처음부터 제가 기대했던 것이기도 했습니다. 구효선과 구대성은 복수를 모르는, 그저 내주고 받아들이는 것이 사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드라마의 마지막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효선이 천사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흐뭇했습니다. 효선의 사랑은 계모의 마음까지 녹였습니다. 송강숙의 행복한 모습 또한 흐뭇했습니다.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던 은조, 언제까지나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앙탈을 부리며 세상과 싸울 것 같았던 은조도 평화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쉬운 것은 한정우가 떠났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한정우의 떠남은 은조의 고단했던 몸부림이 끝났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구효선이 어린애 같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구효선은 속에 구렁이가 앉은 어른이었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것은 은조였습니다. 은조는 늘 8년 전 시계 속에 갇혀 살았습니다. 한정우가 떠나고, 그런 은조도 과거의 시계로부터 빠져나왔습니다.  

효선은 신데렐라였습니다. 그리고 그 신데렐라는 천사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천사들이란 좀 어린애처럼 보이기도 하고, 짓궂기도 하고, 어떨 땐 귀찮게 굴기도 하고, 그러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천사를 만난 신데렐라 언니와 계모는 복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천사의 마음을 알아보고 받아들일 줄 알았던 그들이었으므로 그 복은 참 행복이 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흐뭇한 마음으로 끝을 볼 수 있어서 저도 행복했습니다. 
                                                                              제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 박재형 씨에게 희망을 주세요.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