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 김만덕이 보여주는 진정한 기업가 정신
<부자의 탄생>은 부자의 탄생에 대해선 하나도 보여주지 못한 정말 어이없는 드라마였습니다. <부자의 탄생>에 의하면 부자는 부모를 잘 만나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대로 제목을 정했다면 <부자 아빠 찾아 삼만 리> 정도가 아니었을까요?
그에 비해 <거상 김만덕>은 진정한 부자의 탄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만덕이 동문객주에 들어갔을 때, 만덕이 언젠가 동문 대행수의 뒤를 이어 객주를 이어받지 않을까 그리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동무객주는 무참히 망하고 말았습니다.
부자는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
만덕은 6년 동안이나 주막을 해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동문객주를 다시 인수했습니다. 누구의 도움도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선 것입니다. 그런데 만덕이 돈을 버는 과정을 보면 참으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지경입니다.
그녀는 우선 절대 임금을 깎지 않습니다. 그녀는 장사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그들이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자인 노동자의 임금을 쥐어짜서 이득을 챙기고, 소비자에게 비싼 값으로 팔아 이중으로 이득을 챙기는 현대의 기업인들이 들어야 할 말입니다.
김만덕은 임금을 깎지 않을 뿐 아니라 서문객주에 비해 몇 배의 임금을 지불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입니다. 그러니 말하자면 서문객주는 지금껏 제주잠녀들의 노동력을 몇 배나 착취하고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동문객주가 어려움에 처하자 모두들 임금을 얼마라도 깎아야 하지 않겠냐고 김만덕에게 권합니다. 심지어 잠녀들조차도 스스로 자기들의 임금을 깎아도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덕은 절대 그럴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만덕의 생각은 대체 무엇일까요?
당장 어렵다고 임금을 함부로 깎는 건 좋은 품질을 포기하는 것이다
동수가 만덕에게 말합니다.
"실은 나도 잠녀들의 임금이 너무 높은 건 걱정이야."
그러자 만덕이 대답하지요.
"잠녀들의 임금을 낮춰서 이득을 볼 생각은 없어. 길게 보면 좋은 물건을 확보하는 게 더 이득이니까."
그렇습니다. 만덕은 잠녀들의 임금을 깎아 작은 이득을 얻기보다 당장 힘들더라도 잠녀들의 높은 임금을 유지해 잠녀들이 보다 더 좋은 품질의 어물을 생산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게 더 큰 이득을 얻는 길이란 걸 만덕의 감각적인 기업가 정신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 만덕은 그저 장기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잠녀들의 임금을 깎지 않았던 것일까요? 그건 꼭 그런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만덕은 절대 사람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단 한 번도 사람을 버려본 적이 없습니다.
부보상들의 우두머리인 팔도도접장이 만덕에게 요구합니다. "우리와 거래를 하려면 강유지와의 관계를 끊으시오." 강유지는 새어머니인 오문선의 음모에 빠져 도망자 신세가 된 후 부보상단의 접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강계만의 아들이란 사실이 탄로나 곤경에 빠졌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팔도도접장은 강계만과는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김만덕은 단호히 말합니다. "팔도도접장님과 거래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강유지 접장을 버릴 수도 없습니다. 전 아무리 다급해도 사람을 버려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제가 아는 신의입니다."
팔도도접장이 놀란 얼굴로 묻습니다.
"신의를 위해 사업을 포기한다?"
김만덕의 답변은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판로는 제 스스로 개척할 겁니다. 함께 일하지 못해 유감입니다. 조심해 돌아가십시오."
팔도도접장은 역시 아무렇게나 딴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마도 이 순간 김만덕의 실체를 알아보았을 것입니다. 그는 몇 날 며칠을 두고 김만덕이 어떻게 하는지 살폈습니다. 그리고 강유지가 어떻게 하는지도 살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김만덕과 거래를 트기로.
"내 이제야 김만덕이 제주에서 가장 신의 있는 사람인 줄 알았소. 우리 부보상은 가장 좋은 품질만 취급하오. 물론 사람도 예외는 아니오. 그리고 강유지 자네, 부보상에서 내쳐지고도 신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았으니 내 오해를 풀겠네."
"네, 고맙습니다. 도접장님."
"다시 부보상에 돌아와 자네 아비와 다른 장사꾼이 되어 주겠나?."
"예, 허나 앞으로 제 장사는 여기 이 동문행수를 위해서 쓸 것입니다. 그것이 이번 신의에 대한 보답입니다."
임금을 깎지 않는 것도, 사람을 버리지 않는 것도 사업의 기본인 신의에서 나오는 것
김만덕은 신의를 지켜서 사람 하나를 얻은 것입니다. 그 사람은 앞으로 김만덕의 발이 되고 눈이 되고 귀가 될 것입니다. 만덕은 제주에 앉아서도 팔도의 정보를 모두 알았는데, 이제 동문에 가만 앉아서도 천하의 형세를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이문이 남는 장사를 한 셈이 아닙니까?
<거상 김만덕>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요즘도 저런 장사꾼이 있을까? 삼성과 현대는 그래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기업인데, 어떨까? 어떻습니까, 여러분, 우리나라에 김만덕처럼 당장 어려워도 임금을 깎지 않고 제값을 쳐주며, 제 살자고 사람을 버리지 않는 그런 기업 보셨습니까?
그런데 제 눈엔 당장 어렵지 않은데도 약간의 이문을 더 챙기려고 쥐꼬리만한 임금을 깎거나, 별로 죽을 일이 없는데도 원가절감이다 정리해고다 해서 사람을 내쫓는 기업들만 보입니다. 제 친구놈도 다니던 직장에서 임금을 깎였다고 하네요. 그는 비정규직이라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답니다.
<거상 김만덕>을 보며 슬퍼지는 이유였습니다.
<부자의 탄생>은 부자의 탄생에 대해선 하나도 보여주지 못한 정말 어이없는 드라마였습니다. <부자의 탄생>에 의하면 부자는 부모를 잘 만나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대로 제목을 정했다면 <부자 아빠 찾아 삼만 리> 정도가 아니었을까요?
그에 비해 <거상 김만덕>은 진정한 부자의 탄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만덕이 동문객주에 들어갔을 때, 만덕이 언젠가 동문 대행수의 뒤를 이어 객주를 이어받지 않을까 그리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동무객주는 무참히 망하고 말았습니다.
부자는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
만덕은 6년 동안이나 주막을 해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동문객주를 다시 인수했습니다. 누구의 도움도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선 것입니다. 그런데 만덕이 돈을 버는 과정을 보면 참으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지경입니다.
그녀는 우선 절대 임금을 깎지 않습니다. 그녀는 장사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그들이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자인 노동자의 임금을 쥐어짜서 이득을 챙기고, 소비자에게 비싼 값으로 팔아 이중으로 이득을 챙기는 현대의 기업인들이 들어야 할 말입니다.
김만덕은 임금을 깎지 않을 뿐 아니라 서문객주에 비해 몇 배의 임금을 지불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입니다. 그러니 말하자면 서문객주는 지금껏 제주잠녀들의 노동력을 몇 배나 착취하고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동문객주가 어려움에 처하자 모두들 임금을 얼마라도 깎아야 하지 않겠냐고 김만덕에게 권합니다. 심지어 잠녀들조차도 스스로 자기들의 임금을 깎아도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덕은 절대 그럴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만덕의 생각은 대체 무엇일까요?
당장 어렵다고 임금을 함부로 깎는 건 좋은 품질을 포기하는 것이다
동수가 만덕에게 말합니다.
"실은 나도 잠녀들의 임금이 너무 높은 건 걱정이야."
그러자 만덕이 대답하지요.
"잠녀들의 임금을 낮춰서 이득을 볼 생각은 없어. 길게 보면 좋은 물건을 확보하는 게 더 이득이니까."
그렇습니다. 만덕은 잠녀들의 임금을 깎아 작은 이득을 얻기보다 당장 힘들더라도 잠녀들의 높은 임금을 유지해 잠녀들이 보다 더 좋은 품질의 어물을 생산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게 더 큰 이득을 얻는 길이란 걸 만덕의 감각적인 기업가 정신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 만덕은 그저 장기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잠녀들의 임금을 깎지 않았던 것일까요? 그건 꼭 그런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만덕은 절대 사람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단 한 번도 사람을 버려본 적이 없습니다.
부보상들의 우두머리인 팔도도접장이 만덕에게 요구합니다. "우리와 거래를 하려면 강유지와의 관계를 끊으시오." 강유지는 새어머니인 오문선의 음모에 빠져 도망자 신세가 된 후 부보상단의 접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강계만의 아들이란 사실이 탄로나 곤경에 빠졌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팔도도접장은 강계만과는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김만덕은 단호히 말합니다. "팔도도접장님과 거래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강유지 접장을 버릴 수도 없습니다. 전 아무리 다급해도 사람을 버려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제가 아는 신의입니다."
팔도도접장이 놀란 얼굴로 묻습니다.
"신의를 위해 사업을 포기한다?"
김만덕의 답변은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판로는 제 스스로 개척할 겁니다. 함께 일하지 못해 유감입니다. 조심해 돌아가십시오."
팔도도접장은 역시 아무렇게나 딴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마도 이 순간 김만덕의 실체를 알아보았을 것입니다. 그는 몇 날 며칠을 두고 김만덕이 어떻게 하는지 살폈습니다. 그리고 강유지가 어떻게 하는지도 살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김만덕과 거래를 트기로.
"내 이제야 김만덕이 제주에서 가장 신의 있는 사람인 줄 알았소. 우리 부보상은 가장 좋은 품질만 취급하오. 물론 사람도 예외는 아니오. 그리고 강유지 자네, 부보상에서 내쳐지고도 신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았으니 내 오해를 풀겠네."
"네, 고맙습니다. 도접장님."
"다시 부보상에 돌아와 자네 아비와 다른 장사꾼이 되어 주겠나?."
"예, 허나 앞으로 제 장사는 여기 이 동문행수를 위해서 쓸 것입니다. 그것이 이번 신의에 대한 보답입니다."
임금을 깎지 않는 것도, 사람을 버리지 않는 것도 사업의 기본인 신의에서 나오는 것
김만덕은 신의를 지켜서 사람 하나를 얻은 것입니다. 그 사람은 앞으로 김만덕의 발이 되고 눈이 되고 귀가 될 것입니다. 만덕은 제주에 앉아서도 팔도의 정보를 모두 알았는데, 이제 동문에 가만 앉아서도 천하의 형세를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이문이 남는 장사를 한 셈이 아닙니까?
<거상 김만덕>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요즘도 저런 장사꾼이 있을까? 삼성과 현대는 그래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기업인데, 어떨까? 어떻습니까, 여러분, 우리나라에 김만덕처럼 당장 어려워도 임금을 깎지 않고 제값을 쳐주며, 제 살자고 사람을 버리지 않는 그런 기업 보셨습니까?
그런데 제 눈엔 당장 어렵지 않은데도 약간의 이문을 더 챙기려고 쥐꼬리만한 임금을 깎거나, 별로 죽을 일이 없는데도 원가절감이다 정리해고다 해서 사람을 내쫓는 기업들만 보입니다. 제 친구놈도 다니던 직장에서 임금을 깎였다고 하네요. 그는 비정규직이라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답니다.
<거상 김만덕>을 보며 슬퍼지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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