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세트장이 완성되지는 않았습니다. 한참 짓고 있는 중이군요.
그래도 한쪽에서는 촬영이 곧 시작 되려나 봅니다. 스텝들이 분주한 모습이네요.
아이고, 이게 웬 떡인가 싶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한 청년이 나타나서 못 하게 막습니다. "당신들 뭐에요. 찍으면 안 됩니다." 아, 실은 당신들 뭐에요, 소리까지는 안 했답니다. 그건 과장이고…, 일단 아무튼 여기서 사진 찍으면 안 된다고 제지를 받았습니다.
플래쉬 없이 잠깐, 방해되지 않도록, 살짝 찍는 건데 그래도 안 되겠냐고 하자 그 청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하더군요. 에이구, 얼굴을 보아하니 젊은 티가, 아니 어린 티가 팍팍 나는 게 절대 말이 안 통하겠다 싶어 그냥 조용히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함께 갔던 마을 형님은 "아니, 젊은 사람이 말이야, 너무 심하게 그러는 거 아니요? 말을 그렇게 빡빡하게 할 필요까지는 없잖소" 하며 따지려고 했지만, 그건 아니죠. 젊기 때문에 그런 것을요. 젊다는 것은 융통성이 없어서 불편할 때가 많기도 하지만, 한편 그래서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는 것이죠.
대신 나오는 길에 아래에 보시는 세트장 건물 사진을 찍고자 했지만 그 청년은 달려와서 그것도 못하게 하더군요. 아아 젠장,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싶었는데, 그 청년 고집 한 번 대단합니다. 어쨌든 자기 눈앞에서 민간인이 카메라를 드는 꼴이 용납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 청년의 말에 의하면 민간인은 여기 들어오는 것도 안 된다고 하더군요. 뭐 힘이 있습니까? "네, 미안합니다!" 꼬랑지를 내리고 나오려는데 안면이 있는 사람이 들어옵니다. 마산중부경찰서 정보과 형사. "아이구, 반갑습니다. 여기 어쩐 일이십니까?"
드라마 세트장이 사찰 대상은 아닐 텐데 뭐 하러 여기 나타났을까? 그는 세트장 공사가 얼마나 진척됐는지 알고 싶어 왔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는 민간인이 아닙니다. 역시 청년도 민간인이 아닌 그에게는 함부로 대하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뒷짐을 진 정보과 형사의 걸어 들어가는 폼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여기는 보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여기두요. 그래도 뭔가 아쉽습니다. 에쒸~ 그냥 그 형사 뒤나 따라 들어갈 걸 그랬나? 역시 뱁새보다는 짭새의 다리가 더 긴 모양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안 좋습니다. 뭐야 이거, 사람 차별하는 거잖아. 그런들 어쩌겠습니까.
아직 여기저기 파헤쳐진 게 정리가 안 됐지만 마산은 바다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런데도 마산사람들은 자기들이 가진 바다가 아름다운 줄을 모르고 삽니다. 그래서 시멘트 더미에 매몰당하는 바다를 지킬 생각도 못합니다.
어쩌면 곧 이 아름다운 바다에도 수정만처럼 조선소를 짓겠다고 나설 기업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시는 다시 그 기업을 칭송하며 어서 빨리 바다를 메우자고 계획을 세우고 하겠지요.
저 멀리 보이는 육지는 거제도인 것 같습니다.
엇 그런데 저분, 어디서 많이 본 분이로군요. 누구시더라? 굉장히 유명한 배우 아니던가요? 아 그렇군요. 많이 보던 분이네요.
가까이서 보니 수염이 딱 어울립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테레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멋있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답하시더군요. "에이 이제 다 늙었는데 뭐." "수염하고 분장이 잘 어울리시는데요." "그야 진짜로 늙었으니까 그렇겠지. 진짜 늙었어."
그러고보니 정말 자상한 할아버지 같습니다. 지나가는 어린아이에게 손도 흔들어 주십니다. 성격 참 좋으시더군요. 덕분에 쫓겨날 때 가졌던 섭섭한 마음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어? 이분도 어디서 많이 보던 분이네요. 그런데 저기서 뭐 하시는 걸까요? 혹시 쉬 할 자리라도 찾고 계신 건 아닌지…, ㅎㅎ
여기저기 구야국 복장을 한 인물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면 마산 시내에서 먹는 회 맛과 여기 바닷가 어느 횟집에서 먹는 회 맛의 차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담에 기회가 되면 이곳 바닷가 어느 횟집 하나를 정해서 한번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도시에서 먹는 회맛은 너무 싱겁지요. 왜 그런지는 다들 잘 아실 겁니다. 고기가 고생해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여기 싱싱한 바닷가에서 먹는 회맛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다음을 위해.
오늘은 투표하는 날입니다. 모두들 투표는 잘 하셨는지 모르겠군요. 아직 안 하신 분은 빨리들 가셔서 신성한 권리행사를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벌써 투표하고 왔습니다. 물론 몇 번 찍었는지는 비밀이구요.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부 선거의 경우에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 그것도 비밀선거의 원칙에 입각하야 비밀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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