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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선덕여왕 떠난 자리, 누가 차지할까?

『선덕여왕』이 떠난 월화드라마, 
       최강자 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까?  

2009년 최고의 드라마는 단연 <선덕여왕>이었습니다. <선덕여왕> 외에도 훌륭한 드라마들이 많이 있었지만, 시청률로 보자면 <찬란한 유산>도 대단했고, 그러나 역시 <선덕여왕>을 능가할 만한 프로는 없었던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선덕여왕> 만큼 기대와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프로가 과연 있었을까요?


<선덕여왕>은 <내조의 여왕>에 이어 방영됐는데, <내조의 여왕> 또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김남주의 뛰어난 연기와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이 어우러진 <내조의 여왕>과 <선덕여왕>으로 MBC는 월화드라마 시간대를 평정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지난 1년간 월화드라마 지대는 MBC를 제외한 다른 방송사들은 아예 포기한 듯 보였지요.

 
그러나 여왕들의 시대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모든 방송사들이 <선덕여왕> 종영에 맞추어 새 프로그램을 내놓았습니다. 2010년 1월 4일, 이 날은 세 방송사의 신작 월화드라마들이 동시에 출시되는 날입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MBC가 <내조의 여왕>과 <선덕여왕>의 기세를 타고 계속 월화드라마 시간대를 지킬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렇게 만만해보이진 않습니다. 우선 MBC가 너무 오랜 선덕여왕의 대장정에 진이 빠져버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 <선덕여왕> 후속 월화드라마 <파스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습니다만, 아직 손님 받을 준비가 덜 됐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제 느낌일 뿐입니다만. (ps; 나중에 다시 살펴보니 그건 아니었네요. 기획의도, 제작진, 등장인물을 맨 아래에 위치시키다보니 그런 착각을 한 것 같습니다. 레이아웃이 제 취향이 아니었네요. ㅋㅋ)  

거기에 비해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은 나름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홈페이지 구성도 잘 되어 있었고요. 김수로와 유승호의 배치가 뭔가 심상찮은 전의를 느끼게 합니다. 유승호는 <선덕여왕>에서 김춘추 역할을 맡았었죠. 이리 보면 김춘추의 반란인 셈입니다. 이번엔 과연 쿠데타가 성공할는지…

게다가, 오늘날 테레비 채널을 쥐고 있는 분들이 누구일까요? 아마도 이분들에겐 속 썩이는 자녀가 한 둘이 있거나 앞으로 생길 게 틀림없습니다. 이분들은 대한민국 엄마(혹은 예비 엄마)들을 말하는 것이고, 이분들의 속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단연 아이들의 공부겠지요. 그런 이분들에게 ‘공부의 신’이 내려오신다니, 반응이 기대 되는군요. 

그러나 MBC <파스타>도 그렇게 호락호락 한 것은 아닙니다. <파스타>가 공부에 맞서 수성전략으로 내놓은 것은 요리입니다. 요리는 전통적으로 드라마 시장에서 잘 팔리는 메뉴에 해당합니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만화를 드라마로 만든 <식객>은 요리드라마의 선구였다고 할 수 있지요. 넓은 의미에선 <대장금>도 요리드라마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MBC가 내놓은 <파스타>는 좀 색다른 요리드라마라는군요. 전통적인(?) 요리드라마들이 마치 무협지를 방불케하는 설정이었다면, 이번엔 주방에서 벌어지는 “맛있는 사랑을 요리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합니다. 남자들만이 득실대는 주방에서 홍일점으로 고난을 이겨내고 마침내 성공과 사랑을 거머쥐는 공효진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그럼 SBS는 어떨까요? SBS는 아예 9시와 10시 시간대를 모두 드라마로 편성해 연속 방영하는 묘책을 내놓았습니다.  9시대에는 <별을 따다 줘>, 10시대에는 <제중원>으로 승부수를 띄웠군요. 상업방송답습니다. 저는 사실 SBS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아무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됩니다. 

공부와 요리, 의학 드라마의 3파전, 그러나 아무래도 제가 보기엔 <공부의 신>에 점수를 좀 더 주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애들 공부를 더 효과적으로 시켜 좋은 대학 보낼까 고민하는 대한민국 아줌마들에겐 공부가 요리나 의학보다는 더 관심거리가 아닐까 싶네요. 이게 한국사회 고질적 병폐의 원천이긴 하지만, 역시 저녁 시간대 채널권은 아줌마들에게 있으니….

그러나 알 수 없는 일이죠, 여왕들이 물러간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아마도 신년 초에 벌어지는 드라마대첩에 관심을 안 갖는 (연예)블로거들은 별로 없으리라 봅니다. 이보다 좋은 먹잇감이 없을 텐데 말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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