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이 승하하시고 난 빈 자리에 공부의 신이 강림하셨다. 공부의 신이라,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떨린다. 만약 정말로 공부의 신이 있다면 대한민국 국민치고 그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출세해야만 행복하다고 믿는 나라에서, 명문대를 나와야만 출세한다고 믿는 나라에서, 또 실제로 그런 나라에서, 공신은 신중의 신이다.


그러므로 방송3사의 신년 월화드라마 대결에서 <공부의 신>(이하 '공신')이 앞서가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나도 이미 <선덕여왕 떠난 자리, 누가 차지할까?>에서 "치열한 삼파전이 예상되지만, 공신이 조금 앞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리고 거의 그대로 맞아들어가고 있다. 역시 공신은 대한민국 학부모들과 청소년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공신은 자극적인 소재와 탄탄한 시나리오 구성에만 의존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공신에는 공신에 버금가는 신들이 있다. 바로 김수로, 배두나가 그들이고, 유승호를 필두로 한 아이돌들이 그들이다. 특히 김수로의 엄숙하고 결의에 찬 표정 연기는 코믹 연기의 대가다운 신비함이 숨어 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런 맛이 절대 안 나왔을 것 같은 그런 신비함.

공신을 이끌어가는 강석호 변호사는 실로 김수로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배두나, 그녀가 경상도 사람이었던가? 그녀의 악센트는 늘 특이하고 특별하다. 그런데 그게 그녀의 매력이다. 경상도 출신의 여자가 서울 말씨를 쓰는 것 같은 묘한 마력이 그녀에게 있다. 역시 김수로와 배두나는 열렬한 찬사를 받을 만하다. 

유승호? 아직 잘 모르겠다. 그는 연기로 인정받을 기회가 없었다. <태왕사신기>에서 담덕태자의 어린시절을 연기하면서 국민남동생으로 태어났지만, 그의 개인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선덕여왕이었다. 그러나 거기서도 그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몇몇 장면에서 판에 박힌 표정과 대사만을 하는 게 전부였기에 그의 진가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미루어졌다.

그 기회가 이번에 왔다. 김수로와 더불어 공신을 이끌 쌍두마차가 된 유승호는 이번 기회에 자신의 개인기를 마음껏 선보일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진정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유승호의 목에 너무 힘이 들어간 것 같다. 버럭버럭 지르는 고함소리가 부자연스러움을 넘어 부담스럽다.

그래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수많은 아역 스타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아역의 때를 벗어야 한다. 공신은 이런 아이돌들에게 좋은 트레이닝 장소다. 특히 유승호에게 공신은 아이돌에서 훌륭한 연기자로 급상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버럭버럭 지르는 유승호의 고함소리는 목에 힘이 들어간 것이 뻔히 보인다. 꼭 그렇게 고함을 질러야만 악동의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그러나 내가 보기엔 그의 고함소리는 애꿎은 시청자들의 고막에 상처만 줄 뿐이다. 그렇게 고함을 지르지 않아도 얼마든지 악동이 될 수 있을 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말이다. 그의 고함소리만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고함소리에 실려나오는 말들은 모두 야, 너 하는 반말들이었다. 그것도 친구들이 아닌 천하대 특별반 담임을 맡게 될 강석호 변호사에게 마치 한판 싸움이라도 붙을 것처럼 폭언을 일삼는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 아무리 막 나가는 학생이라도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을까?  

존대말을 쓰면 의사전달이 제대로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그 소란스러운 고함에 실려나오는 막말을 듣고도 아무도 제지하는 선생님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다. 도대체 병문고등학교의 선생님들은 선생님들이 맞기는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공신이 재미는 있으므로, 공신이 앞으로 보여줄 공부의 비법도 또한 궁금하므로, 계속 보기는 하겠지만 제발 이러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드라마가 비현실적이거나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버무려야 잘 팔린다고는 하지만, 꼭 이렇게까지 망가질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유승호 개인에게도 이런 연기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김수로와 유승호는 사제지간이 되었으니 앞으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본다. 아니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여기는 일본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다. 일본이나 미국이라고 해도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특히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병문고등학교가 똥통학교라지만 제자가 선생에게 막말을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령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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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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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햇살 2010.01.06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작 학생들은 별 거리낌 없다는걸...
    오히려 자연스러워보이던걸요..

    괜히 걱정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런 캐릭터들이 하는 행동이
    보통 학생들은 하고싶어도 하지 못하는 행동입니다
    학생들을 위한 대리만족의 장치라고 볼 수는 없을까요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1.06 17: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선생한테 야, 너 하는 게 대리만족을 위한 장치라고 하기엔, 좀~ 그렇네요. 아무튼 재미는 있더군요. 그러나 여전히 유승호의 목에 핏대 세운 연기는 좀 개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경어를 써도 얼마든지 불량하게 보일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오히려 제 보기엔 불량함이 반감되는 역효과가 있는 거 같아요. 왜 있잖아요? 불량아 내지 문제아 하면 뺀질뺀질거리며 그런, 그런 맛이 있어야지요.
      다음주엔 연기의 신 변희봉 선생이 나오신다니 더 재미있을 거 같네요. ㅎㅎ

  2.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t__nil_login=myblog BlogIcon 실비단안개 2010.01.06 20: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눈여겨 봐 둔 춘추가 나오는군요.
    아직 드라마를 못봤지만,
    파비님의 시청소감을 더 읽어 본 후 결정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집에서 채널권이 없습니다.
    낚시방송 때문에요 - ㅠ -

  3. 지기 2010.01.06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제로 학교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현실인거죠.....물론 그런일이 일어나면 조치를 취하고 여러모로 선도하려고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학교에서 한발짝 나가면 들리는게 막말이고 도리를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아이들은 그걸 스폰지처럼 흡수하구요...
    아이들을 보며 어른들은 혀를 차며 요즘것들..운운합니다. 그러나 누가 그런 요즘것들을 만들었는지 생각할 문제입니다.
    저는 오히려 공신에서 학교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장이라고요?
    현실을 직시해보면 큰 과장은 아닙니다. 미래를 포기한 학생의 모습도 자부심을 잃고 생계를 걱정하는 교사의 모습도 말이죠...
    그냥 지금 이대로의 교육환경이 지속된다면 나타날 20년 후 학교의 모습 정도인거죠.
    일종의 미래경입니다.

  4. 하늘아래 2010.01.07 0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리 병문고등학교가 똥통학교라지만 제자가 선생에게 막말을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글쎄요. 저는 이 마지막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가 없네요.

    드라마이기 때문에 과장된 부분은 있겠지만, 각 학교마다 저런 불량 학생들은 꼭 있구요. (물론 전국 모든 학교가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렇게 불량 학생만 모아 놨다면, 저러는 건 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불량 학생만을 모아놓은 학교에 가본 적이 당연히 없기 때문에 그곳의 분위기는 잘 모르지만
    각 학교마다 있는 불량 학생들이 한 곳에 모여있다고 생각해보면 충분히 벌어질수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왠만큼 해도 해도 고치려하지 않으면 중학교에 경우에는 선생님들이 그냥 포기해버립니다. 고등학교에서는 퇴학 하겠죠.

    사실 저는 이 드라마가 현실과 맞는 부분도 있어서 흠칫하기도 합니다.

    • 파비 2010.01.07 1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쎄요, 요즘은 그런가보지요?
      아무리 불량학생이라도... 전 상상이... 안 되는데...

      진짜 불량학생을 연기하려면요. 오히려 뺀질거리면서 선생에게 대드는 그런 스타일로 가는 게 더 어울렸을 거 같아요. 아마 유승호가 그런 연기폭을 가지기엔 아직 너무 어릴지는 몰라도, 아무튼 유승호처럼 하는 연기는 뭐랄까 서부극의 결투장면도 아니고, 불량학생처럼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논쟁하는 장면처럼 보이기도 하고... 아무튼 저는 그랬답니다.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 유승호는 모범생인데, 불만이 가득찬 학생 뭐 그런 쪽인 거 같기도 한데, 그걸 의도했는지도 모르죠.

      불량학생만 모아놓은 학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면, 이러겠죠. "아이 씨발 뭐에요. 뭘 어쩌자는 건데... 그래서 그러면 뭐가 좋아진대요? 천하대가 누구집 개 이름인 줄 아세요? 아 별 그지 같은 꼴 다 보겠네." 대충~

      아무리 그래도 야~ 너~ 는 안 해요. 제가 보증하죠.

  5. 행인 2010.01.07 15: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이나 미국은 높인말이 없어요. 헤이 티처~ 굿 모닝~ 아무런 거리낌없는 말이죠.
    좀 황당한 이야기를 하지 맙시다. 그리고, 이런저런일로 여기저기에 불만이 많으신 모양인데요.
    깔때 까더라도 제대로 좀 알고 까시길 바랍니다.
    그리구요. 야 너, C8 선생 이런식으로, 요즘 껄렁한 애들 선생한테도 반말 잘 합니다. 뭘 보증한 단 말입니까? 요즘 학교에 한번 가보기는 하셨습니까? 가 보지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뭘 보증한단 말입니까? -_-a

    • 파비 2010.01.07 1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그래요? 세상 참 말세네...
      그런데 일본이나 미국도 나름 존대법이 있을 걸요.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처럼 말이죠.

    • 파비 2010.01.07 17:1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리고요. 내가 이런저런 일로 여기저기에 불만이 많은 게 아니라 님께서 이런저런 일로 여기저기에 불만이 많으신 모양이네요. 내가 느낀 점을 발표했다고 뭐가 그리 불만이신가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거에요. 그러면서 발전하는 거죠.

      고놈 참 잘났다, 이쁘다, 뭐 이런 얘기만 하고 살까요? 그런 얘기는 나 아니라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나까지 끼어들고 싶은 생각이 없네요. 나는 나대로 가는 거죠. 안 그래요?

    • Favicon of http://blog.naver.com/geol03 BlogIcon 좀그렇네요 2010.01.28 23:3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요즘 학교 가봤는데, 잘 알지도 가보지도 못하면서 뭘보증한다는 말에 좀 의문이 드는군요..;
      일본, 미국 높임말 없다 하셨는데..
      있습니다.. 우리처럼 극존칭, 호칭 및 기타등등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단어사용이라던지 억양으로 충분히 경어를 사용합니다.. 행인님께서야 말로 요즘 미국, 일본을 가보시고 말씀하시는건지요?
      그쪽이야 말로 제대로 알고 까시길 바라네요..
      말씀하신 [요즘학교] 학교마다 다르기야 하겠지요..
      적어도 제가 다녀온 [요즘학교]는 극중 유승호처럼 하는 넘들은 없더군요..
      그쪽이야 말로 제대로 알고 까시길 바랍니다..

  6. 행인2 2010.01.07 2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김수로가 선생이 아닌 변호사일때 야,너 한거자나여 이제 재대루 선생님이 됐으니 말투도 변하겟져?

  7. 막장군사부일체 2010.01.14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황백현유승호가
    비록선생님이나
    어른을대하는태도가
    불쾌해보여도어른들이
    그냥참고넘어가면그만인데
    성질을못참고어린애한테
    분풀이하거나가정교육운운
    하며상대한테치욕적인모멸감
    을주지않나?그렇게따진다면
    선생들은 안그런가!선생들도
    자기가 성질나면 학생들을
    뺨때리고 욕할정도로 심하게
    분풀이하는데 불량학생들욕설
    에 비하면 이건아무것도아니다
    뭘알고 떠들어라!

    • Favicon of https://go.idomin.com BlogIcon 파비 정부권 2010.01.14 14: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럼 그런 것도 좀 참고 넘어가면 될 텐데 왜 그러세요?
      정신 나간 선생놈들이 뺨 좀 때리고 욕설 좀 한다고 쳐도 그냥 참고 넘어가세요. 나 참~ 듣고 있자니 나까지 얼 빠지는 거 같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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