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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비정규직에게 성탄절은 공휴일일까?

1.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다. 질문1. 비정규직 노동자는 크리스마스에 쉬면 유급일까요, 무급일까요?

2.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다. 질문2. 비정규직 노동자는 크리스마스에 쉬어도 될까요, 안 될까요?

3.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다. 정규직노동자에겐 유급휴일이다. 그러나 비정규직노동자에겐 무급휴일이다. 그렇다면 무급휴일이란 의미는 뭘까? 휴일이 아니란 말이다. 물론 무급으로 쉴 자유는 있지만 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간 큰 비정규직은 별로, 아니 거의 없다. 내 친구에게 조금 전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다.

"야, 너 오늘 뭐했냐?"

"뭐 하긴 임마, 일하고 지금 퇴근하는 길이다."

"오늘 쉬는 날 아이가?"

"얌마, 우리 놀면 무급이다. 그라고 우리한테 노는 날이 어데 있노? 토요일도 안 나가면 무급이고, 돈도 돈이지만 놀고 싶어도 눈치 보여서 못 논다 아이가. 우리는 일년에 삼대절만 유급으로 쉴 수가 있다. 성탄절은 삼대절에 안 드간다네... 하하."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구 왈,

"그래도 오늘은 성탄절이라꼬 잔업은 안한다. 이기 다 예수님의 은총 아이가."

4. 위 3번 글에 이런 댓글 의견교환이 있었습니다.

(이장규) 정규직도 원래는 유급휴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자들에게 보장되는 유급휴일은 주휴일 즉 일요일과 노동절 뿐입니다. (다른 공휴일은 관공서와 공무원이 쉬는 날일 뿐, 일반 회사의 노동자들에겐 꼭 휴일이라야 한다는 법적 규정이 없습니다). 다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의해 공휴일에도 쉬는 것이지요. 쉽게 말해 노조가 힘이 있거나 사장이 그나마 약간 신경을 썼을 때 유급휴일이 적용되고 중소기업 같은데선 정규직이라도 그냥 무급휴일이거나 정상근무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권) 그렇죠. 주 40시간제 하면서 토요일을 주차로 할 건지 말 건지 논란하다 그냥 주차 아닌 휴일로 된 걸로 아는데요. 대공장 중심의 노조 입장에선 어차피 도로 가나 모로 가나 주40시간이 현실적으로 관철되면 된다 생각했겠지요. 소위 자본은 명분을 노조는 실리를 취한 건데 결과적으로 보자면 자본이 훨신 명석했던 게지요(결국 자본이 명분도 실리도 다 챙겼음. 약간의 수학적 상식만 있으면 금세 알 수 있는 일). ㅠㅠ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주 40시간 노동제 국가가 아니란 말씀.

5. 비정규직, 파견노동자, 노동의 유연화 같은 말들이 유행한 것은, 그리고 제도로써 자리를 잡은 것은 인정도 기억도 하기 싫으신 분들도 많겠지만, 애석하게도 민주당정권 10년이다(물론 새누리당의 전신 민자당정권 때도 꼴통좌파에 노동운동가 출신 김문수를 앞장세워 노동악법을 통과시키고자 시도도 했고 성공도 한 걸로 안다). 쌍용자동차사태, 한진중공업사태의 출발도 사실은 이때다. 대선 이후에 많은 분석들이 50대의 반란 혹은 50대의 역습을 언급한다. 50대의 투표율이 90%에 달한데다가 50대가 이른바 베이비부머세대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파괴력은 상상 이상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50대의 역습 따위가 아니라 이렇게 부르는 것은 어떨까 싶다.

50대의 복수.

노동의 유연화란 깃발 아래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고 가장 많은 피를 흘린 세대가 바로 이들 아닌가. 무조건 비난하긴 애매한 지점이 있다는 말이다. 자영업푸어, 하우스푸어의 상당수가 이들 50대들이란 점도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최근 젊은층들이 부르짖고 있다는 "시내버스나 지하철에서 노인들에게 자리 양보하지 말자!" 주장에 공감하는 속 좁은 족속에 속한다. 그리고 진짜로 양보 안할란다. 하긴 이제 뭐 내가 양보 안해도 아무도 말 할 사람이 없다는 게 슬픈 일이지만서도... ㅎㅎ

암튼 크리스마스에도 쉬지 못하고 출근해서 * 빠지게 일 하고 돌아오는 간이 작은 내 친구 비정규직 노동자 김○○군을 애도하며 푸념 좀 해보았다. ㅠㅠ

ps; 페이스북 담벼락에 올린 순서대로 순번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