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더 진화했다. 구멍이 하나 더 있지 않냐!”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새누리당 총선후보로 공천된 석호익 전 KT 부회장이 오래전 한 조찬회에서 한 말이랍니다.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은 “성나라당에서 성누리당으로 인증했네요” 하고 비꼬았습니다.
성관련 추문으로 자주 물의를 일으키던 한나라당이 또다시 성추문 전력자들을 여럿 공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석 후보의 지난 시절 여성비하발언이 도마에 오른 겁니다.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이라면서도 별 거 아니라는 반응입니다.
“부적절한 발언임은 맞지만 본인이 반성하고 있고 강용석 의원보다 수위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비판이 계속되자 석 후보 공천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지도부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석 후보로선 난감하게 된 것이죠.
한 블로거는 이런 사태를 염두에 두고 보다 더 적나라하게 새누리당의 지저분한 성 관련 추문들을 나열했습니다. 정말이지 성나라당-성누리당 소리 들을 만합니다. 개중 2008년 8월 3일에 정우택 당시 충북지사가 했다는 아분지 농담인지 모를 성 관련 농담이 압권입니다.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
차기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던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에게 한 말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의 대답이 더 압권입니다.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거 아니었나?”
이명박 대통령 이분 참 대단한 분입니다. 이때 삘 받았는지 한 달여 후엔 확실한 자기 경험담까지 이야기합니다. 음담패설 수준인지 화류계 선배로서 교훈인지 모를 말을 시원스럽게 합니다. 물론 이 이야기도 언론에 다 난 이야기라 모르는 국민은 아마 없을 겁니다.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엘 가면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골라야 한다더라.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 (어쩌구저쩌구) ...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이 서비스가 더 좋다.”
이걸 이른바 인생의 지혜라고 하면서 군대 안간 얘기부터 시작하다 나온 말이라는데 특기할 것은 이 자리에 나경원 전 의원도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나경원 전 의원도 참 얼굴 두껍기가 보통이 아닙니다.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이었다면 한마디 했을 텐데… 헐~
어쨌든 강용석 전 의원의 성추문 발언도 결국 이명박 대통령과 연결된 것이었으니 어쩌면 새누리당 성추문 스캔들 대부분이 이명박 스캔들인 셈이네요. 역시 건설회사 사장 출신답습니다. 원래 토건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이런 데 꽤나 밝고 소질이 다분하다고 합니다.
어제 뉴스에 보니 새누리당은 서울 성동갑에서도 후보가 과거 성폭력미수 의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부산 수영에선 유부녀와 불륜 의혹이 불거져 시끄럽다고 합니다(이 건들은 아직 확인된 건 아니고 일방의 주장일 뿐입니다). 주성영 의원은 성매매의혹에 휩싸이자 아예 불출마선언을 해버렸습니다.
자, 새누리당인지 성누리당인지 색누리당인지는 그렇다 칩시다. 원래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오늘 말하고 싶은 사람들은 사실 이들과 정반대에 계신 분들입니다. 바로 통합진보당…. 통진당이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을 비례대표 후보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어떤 사람일까요? 몇 년 전에 민주노총 고위간부가 전교조 여교사를 강간하려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일명 민주노총 강간미수사건입니다. 2008년 수배 중이던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을 숨겨준 여교사의 집을 민주노총 간부가 다시 찾아가 강간을 시도했던 것이죠.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은인의 집을 찾아가 성폭행으로 보답하려 했으니 말입니다.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지만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통합당으로 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 전 위원장은 전교조 위원장 재직시 사건 무마를 시도하고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였던 여교사와 ‘민주노총 김OO 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은 정 전 위원장을 옹호하는 통진당 이정희 대표와 유시민 대표를 향해 격렬하게 항의하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통진당 쪽의 반응은? 물론 별 거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고 합니다.
자, 그럼 다시 새누리당인지 색누리당인지와 비교하면서 정말 별 거 아닌 것인지 살펴보기로 할까요? 강용석 전 의원은 입 잘못 놀린 죄로 국회의원 사퇴 압력을 받다가 결국 이른바 색누리당(성나라당)에서 출당조치 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비난받았고 받고 있는 내용도 입 잘못 놀린 죕니다. 지금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석호익 후보도 엄격히 말해 입 잘못 놀린 죕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진화했다. 구멍이 하나 더 있는 게 그 증거다.” 이 말 하나로 새누리당이 성누리당 인증했다는 비판까지 듣습니다. 아직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분위기로 보면 후보자격을 박탈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런데 입 한번 잘못 놀린 것도 아니고 강간미수사건 무마에다 2차 가해 혐의까지 받는 정진후 전교조 전 위원장의 죄가 별 거 아닌 정도로 가벼운 걸까요? 당시 피해자는 통진당이 정 전 위원장을 비례후보로 결정함으로 인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데 말입니다.
참고로 민주노총은 피해자에게 공식사과 하는 데에도 무려 2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것도 여론에 밀려 억지로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실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대한민국 진보의 상징 민주노총과 전교조가 벌인 짓들입니다.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정진후 통진당 후보를 비례대표 후보로 적극 추천하면서도 정 후보보다 앞서 전교조 위원장을 지냈고 교육민주화에 헌신하다 두 번이나 해직된 장혜옥 진보신당 후보에 대해서는 비례대표 후보 추천을 미루고 있다고 합니다.
진보신당이 반발할 것은 자명한 일. 박은지 대변인은 “전교조 지도부가 성폭력 피해자를 경찰 수사망에 떠민 성폭력 2차 가해와 같은 심각한 흠결을 가진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에게는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추천후보로 결정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이어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정진후 전 위원장의 통진당 비례 추천에는 단 한번 거리낌이 없었던 전교조 지도부의 이중적 행동은 이해받기도 용서되기도 어렵다”며 “하루 빨리 장혜옥 전 위원장을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하라”고 촉구했다고 합니다.
외람되기 합니다만, 저는 이 지점에서 진보신당에게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새누리당보다 나을 것이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민주노총과 전교조의 지지선언에 왜 그리 목을 매는 것인지요? 오히려 그들의 지지가 쪽팔린다고 생각되지는 않으십니까?”
정말 그렇지 않습니까? 새누리당의 석호익 후보가 비난받고 있는 성추문 스캔들과 통합진보당 정진후 비례후보가 비난받고 있는 민주노총 강간미수사건 무마의혹과 2차 가해 흠결 중 어느 쪽이 죄가 더 중하고 무겁다고 보십니까? 물어보는 게 바보지요?
조족지혈. 새발에 피죠. 물론 당연히 새발에 묻은 피는 새누리당 석호익 후보의 성추문 스캔들입니다. 이 나라의 진보를 자처하는 분들, 소위 야권단일화에 완장차고 힘 좀 쓰시는 시민단체 분들, 새누리당 비판에만 열중하시는 네티즌들도 깊이 반성하셔야 할 줄 압니다.
정진후 전 위원장은 민주노총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논란 외에도 전교조 위원장 시절 술자리에서 동료 교사를 향해 폭언을 하는 등 문제가 많은 인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폭력 전력이 있는 사람이 진보운동 언저리에 붙어있는 것 자체에 분개합니다.
통진당이 정 전 위원장이 비례후보가 되는데 아무 문제없는 별 거 아닌 일로 판단했다고 하니 저로서도 별로 더 할 말은 없습니다. 새누리당이든 통진당이든 자기 일은 자기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하는 게 맞지요. 다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앞으로 새누리당 비판은 좀 자제하셨으면 하는 겁니다. 새누리당보다 더한 짓을 하면서 새누리당 비판하는 거 보면 새누리당을 김일성, 김정일이만큼이나 싫어하는 저도 참 듣기가 거북합니다. 속이 막 매스껍고 그렇습니다.
차라리 성추문 분야만큼은 새누리당과 통진당이 좌우합작이라도 하시는 게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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