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휠체어소녀, 국회에 도전장을 내다 에 이어 송정문 씨의 이야기 두 번째입니다. 그녀는 세살 때 입은 장애로 인해 학교에 갈 수 없었습니다. 남들 다 가는 학교에 갈 수 없다고 하니 가고 싶은 욕망이 더 절절했고 그 이상으로 절망했습니다. 생명을 내어던질 마음까지 먹었고 실행에 옮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마침내 그렇게도 바라던 학교에 갔습니다. 마산대학에 진학해 안경공학과도 나왔고 방송대학에서 교육학도 전공했으며 경남대학교 대학원도 졸업했습니다. 대학원에 다닐 때는 장애인 이동편익시설을 설치하라며 경남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이겼던 사실은 우리 지역사회에 유명한 일화입니다.

송정문 씨는 다시금 국회의원 선거(마산을)에 도전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나 원하는 만큼 교육받을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은 가난하다는 것도, 장애가 있다는 것도, 여자라는 것도, 나이가 많다는 것도 문제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면, 저와 같은 경험 또한 대물림되지는 않겠지요.”


삶이야기2. 교에 가고 싶다.

<글쓴이 : 송정문>

▲ 경남보건신문에 출마 인터뷰하고 있는 진보신당 마산을 송정문 후보

“엄마, 난 왜 학교에 못가?”

어린 시절 저의 철없던 질문에 한숨을 쉬시던 엄마였지만, 동네 친구들이 소풍을 가던 날, 엄마는 저에게도 김밥을 싸주셨습니다. 친구들이 졸업하던 날, 몇몇 친척들은 선물을 사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누구도 내게 ‘학교 가고 싶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마치 제게 해선 안될, 금지된 질문처럼 말이죠.

고민을 털어놓던 친구에게 화를 내버린 그 날. 저는 깊은 절망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꿈도 선택할 수 없는 사람... 미래가 없는 사람이 나라면, 왜 살아야 할까.
먹고 살기 위한 고민이 삶 자체에 대한 고민으로 번져가면서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워져만 갔습니다.

자살시도.
결국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른 후에야 비로소 금지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용기가 생겼습니다.
‘산다면 뭘 하고 싶어?’라고.
“산다면? 책가방 들고 학교를 다녀보고 싶어...”
‘그럼 해봐. 까짓 거 죽기밖에 더하겠어. 좋아. 앞으론 남들이 못할거라고 말해도,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시도라도 해보자.’

그래요. 죽음의 문턱 앞에서 제게도 하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가는 것.
아버지는 늘 제게 목표를 가지면 그만큼 상처를 받게 될 거고, 저로 인해 가족이 모두 슬퍼질 거라고 했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학시험 준비하겠다는 말을 내뱉은 순간부터, 정말 아버지의 말대로 되어갔습니다.
엄마의 한숨은 더해갔고, 아버지와는 밥상을 마주앉는 것조차 불편해졌습니다.
주위사람들조차 대학에서 절 받아주지 않을 거라고, 상처받을 지도 모른다며 조심스레 포기할 것을 권했습니다.

“너 같은 장애인이 대학을 가서 뭐 할거냐”

“니 동생 하나 대학보내는 것도 뼈빠진다.”
“취업도 안될건데 왜 헛고생을 할 거냐.”

사실 그랬죠. 나 스스로도 대학 나와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었고, 학비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지도, 학교에서 절 받아줄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전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도 제 인생에 책임이란 걸 져보고 싶었습니다.
이 방법이 안되면, 저 방법을. 저 방법도 안되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서라도 말이죠.
그동안 금지되었던 소망이 제 속에서 꿈틀대던 날. 모든 것이 변해갔습니다.

제가 갈 길이 아니라구요?
그럼 제가 갈 길을 만들어야 겠지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