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도 동참한 출생의 비밀?
마이더스에도 출생이 비밀이 등장했다. 나는 지난주에 하는 일 없이 바빠 드라마를 한편도 보지 못했다. 해서 일요일 시간을 내어 드라마들을 몰아서 보았는데, 물론 <마이더스>도 보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이더스>다. <마이더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돈에 환장한 사람들 뿐. 오로지 김도현의 연인 이정연만이 그런 부류들로부터 자유로운 순결한 영혼이다. 그래서 그녀의 직업은 간호사인 것일까.
정연의 따스한 손길 탓이었든지, 아니면 유인혜로부터 배신당한 아픔을 겪은 탓이었든지, 김도현은 인간의 마음으로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한다.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누군가가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기 위해 돌진할 때 아무런 두려움도 없었던 그는, 이제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분투하면서 두려움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30년간 유필상의 밑에서 유씨 집안을 위해 봉사했던 전직 검사 출신의 변호사 최국환, 그도 고백한다. 늦게야 깨달았다고, 유씨 집안의 아들인 것으로 착각했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한 존재였다는 것을, 그저 이용물이었으며 언제든 버려질 존재라는 것을.
김도현이든 최국환이든 그들이 깨달은 것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그저 돈, 자본의 탐욕을 위해 필요할 때에만 필요한 소모품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한 사람은 이미 폐기됐으며, 또 한사람은 언제든 폐기될 준비가 돼 있다는 것.
때문에 김도현이 유인혜에게 복수하고 인진그룹을 와해시키려는 목표에 최국환도 동승했다. 물론 최국환의 목적은 따로 있다. 인진그룹의 드러난 돈보다도 훨씬 더 많은 숨겨진 비자금을 챙기려는 것이 그의 의도다.
헌데 이 와중에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인진그룹 유필상 회장의 첩과 최국환의 비밀스런 관계. 아마도 최국환은 자기 상전의 여자와 관계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녀는 행방불명되었는데(유필상에게 버림받고 어디론가 사라진 것), 최국환이 몰래 만나왔단다.
그런데 그 사라진 유필상의 첩의 딸이 바로 김도현의 배다른 동생이 만나고 있는 막돼먹은 여자인 듯하다. 유필상에겐 세 명의 여자로부터 자녀들이 생긴 듯한데, 본부인으로부터 유기준, 유성준 형제가, 그 다음 첩으로부터 유인혜, 유명준 남매가, 그리고 세 번째의 막내딸 유미란.
유미란을 바라보는 최국환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글쎄 나만의 느낌일까? 유미란이 최국환의 딸이라는 강렬한 의혹. 흩어진 이야기들을 조합해보면 이렇게 된다. 최국환은 유필상의 첩과 사랑에 빠졌다. 아니면 원래 최국환의 여자였던 유미란의 생모를 유필상이 차지했든가. 또 아니면, 어떤 알지 못하는 흑막이...
그리하여 낳은 유필상의 딸 유미란이 실은 최국환의 딸이라는 것.
▲ 유필상에게 사업자금을 대달라고 아양을 떠는 유미란, 이를 쳐다보는 최국환의 표정에 뭔가 비밀이 숨겨진 듯 보이는데...
아무튼, 짐작하는 바에 의하면, 유미란의 생모는 어딘가에 살아있으며 최국환과 계속 은밀하게 만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어쩌면 힘을 합쳐 유필상의 숨겨진 비자금을 양성화해 가로챌 궁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국환은 볼수록 베일에 싸인 인물이다. 음흉해 보이기마저 하는 그의 표정, 알듯 모를 듯 지어보이는 야릇한 웃음 뒤에 숨은 비밀은 무엇일까. 어쨌거나 나의 이런 짐작이 맞는다면 <마이더스>에도 예외 없이 ‘출생의 비밀’이 등장하게 되는 셈.
최근 방영되고 있는 거의 모든 드라마들에서 출생의 비밀이 다루어지고 있다. <웃어야 동해야>가 그렇고, <가시나무새>가 그렇고, <신기생뎐>이 그렇고, <짝패>가 그렇다. 아, 그러고 보니 <로열패밀리>에도 출생의 비밀은 예외 없는 소재다.
또 있다. 얼마 전 종영한 <욕망의 불꽃>도 그랬고, 주말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 그 외 <호박꽃 순정>, <49일>, 일일시트콤 <몽땅 내사랑>, 여기 다 적기도 힘들다. 이 ‘출생의 비밀’ 행렬에 마침내 <마이더스>도 동참하게 되는 셈.
물론 유미란이 최국환의 친딸이란 사실이 밝혀진다는 전제 하에. 과연 유미란은 최국환의 딸이 맞을까? 전직 배우였다는 유필상의 애첩, 유미란의 생모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바야흐로 최국환의 진면목이 드러나려는 순간...
어쨌거나 인간세계에서 ‘출생의 비밀’만큼 좋은, 아니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도 없는 것 같다. 너도나도 ‘출생의 비밀’을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는 걸 보면.
'연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어터진 배달래 퍼포먼스, 자료집도 모자라 불평들이... (4) | 2011.05.07 |
---|---|
근초고왕과 진홍란이 쇠꼬비를 양자로 삼은 이유 (23) | 2011.05.02 |
가시나무새, 유경이 정은을 죽도록 미워하는 이유 (3) | 2011.04.16 |
신기생뎐의 도가 넘은 집단구타, 너무 살벌하다 (8) | 2011.04.11 |
마이더스의 교도소는 실제와 다르다, 과연 그럴까? (14) | 2011.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