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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김탁구, 팔봉빵집 폭발사고 범인은 한승재?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한승재라면…















제빵실 폭발사고의 범인은 누굴까? 팔봉선생은 제빵실 폭발사고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누군가 오븐에 연결되는 가스관을 훼손해놓은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역시 팔봉선생은 예리합니다. 사실상 팔봉빵집을 책임지고 있는 대장 양인목조차도 폭발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생각하지 못했나봅니다.

오븐 담당 조진구도 오븐 내부를 유심히 살피지만 막상 가스관 쪽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하는 듯합니다. 그는 김탁구 엄마가 낭떠러지에 떨어지던 마지막 모습을 본 유일한 인물입니다. 왕년의 칼잡이로 전과 3범인 조진구는 날카로운 직관을 지녔지만, 역시 팔봉선생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팔봉선생은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서태조로 위장한 구마준이 제빵실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빵 반죽을 못 쓰게 만들어놓고 그 범인으로 김탁구가 지목되도록 유도한 사실을 그는 알았습니다. 마준이 탁구에게 누명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음모를 꾸몄던 거죠. 팔봉빵집의 모든 사람들이 김탁구를 의심했지만, 유일하게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팔봉선생입니다.

김탁구, 신유경, 구마준, 불행한 삼각관계. 신유경은 어느쪽으로 움직일까?


그런데 팔봉선생은 왜 구마준이 저지른 범행에 대해(제가 볼 땐 확실히 범행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 대해선 언젠가 밝혀지겠지요. 만약 거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을 밝히지 않고 어물쩍 넘어간다면 작가 선생이 참으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팔봉선생도 문제가 많은 사람이 되는 거고요.

자, 그런데 이번엔 더 큰 사고 가 일어났습니다. 제빵실 오븐이 폭발한 것입니다. 김탁구가 몸을 날리려 조진구를 구하지 않았더라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던 대형 사고였습니다. 조진구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김탁구는 심한 화상으로 실명할 위기에 놓이게 됐습니다. 다행히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시력을 회복했지만….  

팔봉선생은 조용히 양인목을 불러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반드시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양인목도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도대체 누가? 누군가 가스를 누출시켜 사고를 유도했다면 틀림없이 제빵실 식구들 중에 한명일 텐데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입니다. 정말 누가 그랬을까요?

어쩌면 팔봉선생은 구마준을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볼 때 구마준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는 매우 음흉하고 이기적이며 인간에 대한 존경심이 없기로는 그의 부모들인 서인숙과 한승재에 전혀 빠지지 않지만, 그렇게 야비하진 않습니다. 아니 사실은 야비한 것도 닮았군요. 제빵실을 난장판을 만들고 탁구에게 누명을 씌우려 한 걸 보면. 

그러나 아무튼 구마준은 아닙니다. 왜냐고요? 구마준은 탁구와 대결해서 이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김탁구를 보기 좋게 때려누이고 싶은 겁니다. 더불어 자기가 탁구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겁니다. 게다가 구마준은 사고 당시 팔봉빵집에 없었습니다.

고재복. "나도 경합에 나가 스승님의 인정서도 받고 독립도 할 테다! 돈? 그거 충분히 있어요."

그럼 누굴까요? 누가 이런 엄청난 일을 벌인 걸까요? 왜? 무엇 때문에? 그러고 보니 딱 한 사람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거성식품 비서실장 한승재. 그는 이미 탁구 엄마 김미순도 여러 차례 죽이려 했고, 김탁구도 납치해 죽이도록 사주한 인물입니다. 구마준이 아니라면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은 한승재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승재가 어떻게 팔봉빵집 제빵실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하하, 당연히 그는 팔봉빵집 제빵실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었지요. 그는 늘 하던 방식이 있습니다.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는 것입니다. 탁구 엄마를 겁탈하도록 신유경의 아버지에게 사주할 때도 돈을 이용했습니다. 

김탁구를 죽이기 위해 깡패들을 동원할 때도 물론 돈을 썼을 것입니다. 난치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동생의 치료비 때문에 고민이 많은 조진구에게도 돈으로 접근해 자기를 위해 일해줄 것을 강요합니다. 그는 돈이 아니면 못할 것 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또 그런 경험만을 쌓으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그라면 틀림없이 팔봉빵집 식구들 중 한명을 돈으로 매수했을 것입니다. 그게 누구일까요? 어제 <제빵왕 김탁구>는 거기에 대한 힌트를 주었습니다. 팔봉빵집 막내 고재복. 아, 지금은 막내가 아닙니다. 서태조(구마준)와 김탁구가 있으니까요. 구마준은 막내 티가 전혀 안 나고 막내 노릇 할 생각도 없는 천민적 귀족이긴 합니다만.  

아무튼 어제 저는 고재복이 범인일 거라는 강한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팔봉선생이 마침내 경합 일정을 발표했습니다. 1주일 후. 이 경합에서 이기면 팔봉선생의 친필 인정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고재복이 이 경합에 나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기가 찬 허갑수는 어이없다는 반응이고, 그런 고재복을 바라보는 조진구의 눈길도 엉뚱하다고 말합니다.

허갑수. 독립해 제빵가게를 내겠다는 고재복의 말에 어이없어 한다.


“뭐여? 니도 경합을 나가겄다고?”
“네. 한번 나가 보려구요.”
“(고재복의 이마를 짚어본 허갑수) 야가 열은 없는데 헛소리네~.”
“아, 김탁구도 하겠다는데 저라고 못할 거 있습니까? 더군다나 저는 그녀석보다 기수도 1년 반이나 앞서는데요.”
“하이구, 김탁구 그놈이 사람 여럿 배려놓는구마이. 그려서. 니가 지금 스승님의 인정서를 받아서 뭣 할 거인디~? 니 이름으로 뭐뭐뭐 가게라도 채릴라고 그러냐?”
“뭐 그러면 안 됩니까?”
“뭐여? 니가 그럴 돈은 있고?”

되지도 않을 소리 말라는 듯 땅콩을 입에 던져 넣으며 콧방귀를 뀌는 허갑수에게 고재복이 던지는 나직한 한마디에 허갑수와 조진구는 눈이 휘둥그렇게 놀랍니다.   

조진구. 전과 3범의 칼잡이였던 그는 빵굽는 사나이로 변신했다. 그러나...


“있을지 누가 압니까?”
“뭐뭐뭐 뭐여~?”

그리고 이어 나지막하면서도 전율스런 배경음악이 깔리면서 뭔가 심상찮은 음모가 있음을 암시합니다. “뭐여? 니가 그럴 돈은 있고?” “있을지 누가 압니까?” 고재복은 돈이 어디서 났을까요? 가게를 차리려면 꽤나 돈이 들어갈 텐데 그 큰돈을 어디서 구했을까요? 빵집 종업원 월급으로는 턱도 없는 큰돈을 말입니다.

거성식품 비서실장 한승재, 거성 안주인과 불륜으로 구마준을 낳은 것이 불행의 씨앗.

이미 현명한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눈치 채셨을 겁니다. 한승재가 고재복을 매수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큰돈을 안겨준 것입니다. 한승재는 돈을 쓸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는 아직 자기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하지도 않은 조진구에게도 돈을 뿌렸습니다. 그의 동생 입원비를 대신 내주었던 것이죠. 

그런 한승재가 별 생각 없는 고재복 따위를 매수하지 못했을 리가 없습니다. 고재복은 아마도 제빵실 오븐 폭발사고 외에도 김탁구에 관한 정보를 시시콜콜 한승재에게 보고해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는 제빵집 하나 정도는 충분히 낼 수 있는 돈을 모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나도 경합에 나가겠다, 나도 독립할 만한 자금 정도는 있다, 고재복의 이 돌연하고 놀라운 발언에 허갑수와 조진구는 어리둥절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어찌 알겠습니까? 고재복이 제빵실 폭발사고의 범인이며 그 배후에는 거성식품 비서실장 한승재가 있다는 사실을. 결국 제빵실 폭발사고를 사주한 것은 한승재이므로 그가 주범이란 말입니다. 조진구 정도라면 이런 스토리를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조진구가 그런 정도도 눈치 채지 못한다면 정말이지 실망스런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