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요?
리오넬 메시, 현역 세계 최고의 선숩니다. 아르헨티나에선 제2의 마라도나로 평가 받으며 월드컵 우승을 이룰 주인공으로 기대가 대단합니다. 아르헨티나에는 메시 외에도 메시와 기량을 견줄만한 선수가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과인, 테베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입니다.
그들이 나이지리아에게 1:0으로 승리한 후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다음 상대인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느냐 등의 질문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도 TV 뉴스를 통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았습니다. 보통의 선수들이 할 수 있는 평범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메시와 이과인)의 기자회견 내용을 타전하는 국내 언론사들의 해석은 제각각입니다. 어떤 신문사는 이들이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아예 논평할 필요조차 없는 팀이라고 일축했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반면 또 어떤 신문사는 아르헨티나가 한국이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며 잘못하다간 큰코 다칠 것이라고 긴장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요?
리오넬 메시와 이과인의 기자회견 내용을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그들은 결코 한국을 깍아내리거나 무시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거나, 경기 때문에 한국대 그리스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기자들은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한국과 그리스가 경기를 할 때 자기들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으므로 보지 못했다"는 말을 한국을 무시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기사를 쓴 것입니다. 이것은 진실에 대한 호도일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메시와 이과인은 한국인들에게 인격이 부족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정말 세계 최고의 선수 메시가 그런 의도로 말을 했다면, 그는 선수 이전에 하나의 인간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 제가 보기에 메시는 그런 의도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는 "한국에 대해 정보가 부족해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한국은 대단히 빠르고 공수전환이 좋은 팀이다. 존경한다." 하고 말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라이벌은 우리뿐이다!" 란 말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이 말을 해석한 신문기자들은 "대한민국, 너희들은 우리의 상대가 아냐!" 라고 말한 것으로 기사화했지만, 실상이 그럴까요? 이 말을 거꾸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우리의 최대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런 말은 사실 우리도 자주 쓰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건 대개의 경우 진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야말로 진정한 승리자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라이벌은 우리뿐이다!" 이 말은 강한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 자기 자신에 대한 채찍질일 수도 있습니다.
자, 그럼 이런 식의 기사만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반대의 기사도 동시에 많이 올라 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잘못하다간 한국에 큰코 다칠"까 초긴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르헨 주전 꼭꼭 숨기고 훈련" "아르헨티나, 베론 빼고 포메이션도 변경?" "아르헨, 막강 한국 화력에 수비 대수술 특명" 이런 기사들은 똑같은 내용을 두고도 기자의 의도에 따라 기사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의 본보깁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 허정무와 선수로서 맡붙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마라도나는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호되게 당했습니다.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로서 현란한 드리볼과 기술에 관한 한 아직까지 능가할 선수가 없다는 그를 우리 선수들이 가만 놔둘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특히 마라도나는 허정무에게 크게 당한 바가 있습니다. 위 사진(@연합뉴스)처럼 말이죠. 그런 마라도나였으니 2010년 월드컵 기자회견에서 한국선수들을 일러 "태권선수들!"이라고 말하는 것이 뭐 그리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일도 아닙니다. 실제로 마라도나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이 안 들겠습니까?
마라도나 같은 악동이 그 정도로 말했다는 것은 한국에 대해 대단한 인내심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한국에 대해 최대한 좋게 말하려고 노력했으며 실제로 그렇게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 마라도나의 행동을 보면 한국팀에 대해 최대한 경계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왕년에 그저 육상선수처럼 달리기만 하고 상대 선수를 향해 태권 실력을 발휘하는 그런 팀이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오늘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그렇습니다. 아무리 신문도 장사라지만, 어쩌면 말을 이렇게도 왜곡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메시 선수가 깔끔한 얼굴 만큼이나 예의도 바른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기자회견에 나와 한국을 비하하는 그런 엉터리같은 선수는 결코 아닐 것으로 확신합니다. 진짜 훌륭한 선수라면 호랑이가 토끼를 사냥할 때 가지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박지성 선수 보십시오. 그는 절대 자만하지 않습니다. 늘 겸손합니다. 그러나 결코 자신감을 잃지도 않습니다. 아마 메시도 그런 선수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르헨티나의 기자들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아르헨티나는 한국과 같은 레벨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는 것을 근거로 든 스포츠조선의 기사는, 글쎄요.
그냥 이렇게 받아들이면 안 될까요? "그래,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강의 팀이다. 우리에겐 분명 버거운 상대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상대하면 승리의 여신이 우리의 손을 들어주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2002년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있었을까요? 솔직히 우리 자신은 우리가 당시 세계 최강 포르투갈을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가요? 그러나 이겼습니다. 오늘 새벽,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아르헨티나, 저런 식으로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우리는 북한팀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 있습니다. 아르헨이 걱정하는 것처럼, 빠른 속도와 조직력을 무기로 퍼붓는 가공할 화력!" FIFA 랭킹 13위의 그리스를 FIFA 랭킹 47위의 한국이 침몰시킨 이유, 탄탄한 수비와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 FIFA 랭킹 7위의 아르헨티나라고 통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같은 레벨이 아니다!" 란 사실을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나의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란 사실을 명심한다면 결코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닙니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일부 신문들의 태도처럼 호들갑을 떨며 상대의 말에 일희일비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엉터리 같은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민족주의 감성에 호소하는 그런 장삿속을 특별히 경계할 일입니다.
리오넬 메시, 현역 세계 최고의 선숩니다. 아르헨티나에선 제2의 마라도나로 평가 받으며 월드컵 우승을 이룰 주인공으로 기대가 대단합니다. 아르헨티나에는 메시 외에도 메시와 기량을 견줄만한 선수가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과인, 테베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입니다.
그들이 나이지리아에게 1:0으로 승리한 후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다음 상대인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느냐 등의 질문이 쏟아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도 TV 뉴스를 통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았습니다. 보통의 선수들이 할 수 있는 평범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메시와 이과인)의 기자회견 내용을 타전하는 국내 언론사들의 해석은 제각각입니다. 어떤 신문사는 이들이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아예 논평할 필요조차 없는 팀이라고 일축했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반면 또 어떤 신문사는 아르헨티나가 한국이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며 잘못하다간 큰코 다칠 것이라고 긴장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요?
리오넬 메시와 이과인의 기자회견 내용을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그들은 결코 한국을 깍아내리거나 무시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들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거나, 경기 때문에 한국대 그리스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기자들은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한국과 그리스가 경기를 할 때 자기들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으므로 보지 못했다"는 말을 한국을 무시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기사를 쓴 것입니다. 이것은 진실에 대한 호도일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메시와 이과인은 한국인들에게 인격이 부족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정말 세계 최고의 선수 메시가 그런 의도로 말을 했다면, 그는 선수 이전에 하나의 인간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 제가 보기에 메시는 그런 의도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는 "한국에 대해 정보가 부족해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한국은 대단히 빠르고 공수전환이 좋은 팀이다. 존경한다." 하고 말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라이벌은 우리뿐이다!" 란 말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 이 말을 해석한 신문기자들은 "대한민국, 너희들은 우리의 상대가 아냐!" 라고 말한 것으로 기사화했지만, 실상이 그럴까요? 이 말을 거꾸로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우리의 최대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런 말은 사실 우리도 자주 쓰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건 대개의 경우 진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야말로 진정한 승리자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라이벌은 우리뿐이다!" 이 말은 강한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 자기 자신에 대한 채찍질일 수도 있습니다.
자, 그럼 이런 식의 기사만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반대의 기사도 동시에 많이 올라 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잘못하다간 한국에 큰코 다칠"까 초긴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르헨 주전 꼭꼭 숨기고 훈련" "아르헨티나, 베론 빼고 포메이션도 변경?" "아르헨, 막강 한국 화력에 수비 대수술 특명" 이런 기사들은 똑같은 내용을 두고도 기자의 의도에 따라 기사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의 본보깁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 허정무와 선수로서 맡붙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마라도나는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호되게 당했습니다.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로서 현란한 드리볼과 기술에 관한 한 아직까지 능가할 선수가 없다는 그를 우리 선수들이 가만 놔둘리가 없었던 것입니다.
특히 마라도나는 허정무에게 크게 당한 바가 있습니다. 위 사진(@연합뉴스)처럼 말이죠. 그런 마라도나였으니 2010년 월드컵 기자회견에서 한국선수들을 일러 "태권선수들!"이라고 말하는 것이 뭐 그리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일도 아닙니다. 실제로 마라도나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이 안 들겠습니까?
마라도나 같은 악동이 그 정도로 말했다는 것은 한국에 대해 대단한 인내심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한국에 대해 최대한 좋게 말하려고 노력했으며 실제로 그렇게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 마라도나의 행동을 보면 한국팀에 대해 최대한 경계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왕년에 그저 육상선수처럼 달리기만 하고 상대 선수를 향해 태권 실력을 발휘하는 그런 팀이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오늘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그렇습니다. 아무리 신문도 장사라지만, 어쩌면 말을 이렇게도 왜곡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메시 선수가 깔끔한 얼굴 만큼이나 예의도 바른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기자회견에 나와 한국을 비하하는 그런 엉터리같은 선수는 결코 아닐 것으로 확신합니다. 진짜 훌륭한 선수라면 호랑이가 토끼를 사냥할 때 가지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박지성 선수 보십시오. 그는 절대 자만하지 않습니다. 늘 겸손합니다. 그러나 결코 자신감을 잃지도 않습니다. 아마 메시도 그런 선수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르헨티나의 기자들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아르헨티나는 한국과 같은 레벨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는 것을 근거로 든 스포츠조선의 기사는, 글쎄요.
그냥 이렇게 받아들이면 안 될까요? "그래,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강의 팀이다. 우리에겐 분명 버거운 상대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상대하면 승리의 여신이 우리의 손을 들어주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2002년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있었을까요? 솔직히 우리 자신은 우리가 당시 세계 최강 포르투갈을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가요? 그러나 이겼습니다. 오늘 새벽,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아르헨티나, 저런 식으로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우리는 북한팀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갖고 있습니다. 아르헨이 걱정하는 것처럼, 빠른 속도와 조직력을 무기로 퍼붓는 가공할 화력!" FIFA 랭킹 13위의 그리스를 FIFA 랭킹 47위의 한국이 침몰시킨 이유, 탄탄한 수비와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 FIFA 랭킹 7위의 아르헨티나라고 통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같은 레벨이 아니다!" 란 사실을 인정하는 전제 위에서 "나의 적은 바로 나 자신이다!" 란 사실을 명심한다면 결코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닙니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일부 신문들의 태도처럼 호들갑을 떨며 상대의 말에 일희일비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엉터리 같은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민족주의 감성에 호소하는 그런 장삿속을 특별히 경계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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