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상 김만덕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그 옆에 선 초라한 부자 감세, 진짜 안 어울리네ㅠㅠ~
요즘 KBS가 부자들 이야기를 여러 편 동시에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곱지 않은 시선들이 있습니다. 학벌사회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따가운 눈충을 받기도 했던 <공부의 신> 후속 프로로 <부자의 탄생>이 그리고 경주 최부자집 이야기를 다룬 <명가>에 이은 후속으로 <거상 김만덕>이 등장한 것에 대한 비판들이지요.
부자의 탄생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룰
<거상 김만덕>
<부자의 탄생>과 <거상 김만덕>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자의 탄생>을 만든 배경으로 "가난한 밑바닥 인생도 노력하면 상위 1% 로열패밀리가 될 수 있는 희망의 비법을 전수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거상 김만덕>도 마찬가집니다. 밑바닥에서 전전하던 김만덕이 갖은 고생을 겪고 마침내 거상이 되는 것이 드라마의 줄거리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입니다. <부자의 탄생>에 등장하는 재벌상속녀 이신미는 재벌 딸답지 않게 근면검소한 습관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 재벌 오성의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뛰어난 수완을 보이기도 합니다. 재벌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는 석봉도 마찬가집니다.
그는 비록 밑바닥에서 전전하는 인생이지만 매우 양심적입니다. 상대를 기만하거나 부당하게 억압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부자들은 매우 검소하고 정의로우며 열심히 일해야만 될 수 있다는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죠. <거상 김만덕>도 이런 면에선 <부자의 탄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만덕도 어려운 환경에서도 절대 남을 기만하거나 불법적으로 돈을 벌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우 검소하고 근면합니다. 게다가 마음이 착해서 항상 자기보다 남을 먼저 생각합니다. 실제로 실존인물 김만덕은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김만덕은 1795년 제주도에 대흉년이 들었을 때 전 재산을 풀어 제주도민을 구휼했다고 합니다.
나라님도 못 구한다는 가난을 구한 김만덕
"가난은 나라님도 구하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지만, 나라님도 아닌 일개 여인 김만덕이 가난에 죽어가던 사람들을 살린 것입니다. 이에 감탄한 정조 임금이 김만덕을 칭송하고 상을 내리며 소원을 물었다고 하지요. 그랬더니 김만덕이 "서울에 가서 궁궐을 구경하고, 금강산도 유람하고 싶다"고 했다 합니다. 물론 정조는 김만덕의 소원을 들어주었지요.
당시 제주도민은 제주도를 벗어나 육지로 나갈 수 없는 것이 국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조는 관례를 깨고 김만덕을 서울로 불러 내의원 의녀반수라는 벼슬까지 내리며 공을 치하했다고 합니다. 김만덕을 직접 만나 교분을 텄던 정조의 개혁 파트너요 남인의 영수였던 채제공은 그녀에게 반해 <만덕전>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추사 김정희나 다산 정약용 같은 인물들도 김만덕을 기려 그녀에 관한 글을 썼으며, <만덕전>과 같은 전기가 다섯 권이나 전해진다고 하니 그녀의 선행이 실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래 전에 KBS 역사스페셜에서 했던 <제주의녀 김만덕>(그때 진행을 고두심씨가 했었지요?)을 통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잘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저는 부자들의 이야기를 이명박 정권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과 결부시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주장들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는 있지만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김만덕과 같은 부자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습을 오늘에 사는 우리가 되새겨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거상 김만덕 옆에 선 부자감세, 정말 안 어울린다
<거상 김만덕> 뿐만 아니라 <부자의 탄생>도 재밌게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두 프로는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다음뷰를 검색하다가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이해하고 재밌게 보겠다고는 했지만, 부자들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를 집중 편성한 것이 현 정부의 의도와 아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음뷰 상단에 랭크된 인기 주제들을 살펴보았더니 글쎄 거기에 거상 김만덕과 함께 부자감세가 올라 있군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거상 김만덕과 부자감세라…, 부자 감세에 열을 올리는 이명박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왕년의 부자들이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부자 감세가 동시에 줄을 서있으니 묘한 느낌이 들지 않으십니까?
물론 이것은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닐 테지요. 어쩌다 부자 감세와 거상 김만덕이 함께 다음뷰 상단에 줄을 서는 우연이 연출된 것이겠지요. 그러나 어떻든 이 장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가 출신의 대통령이 고작 하는 일이 부자들 감세나 해주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왜 하필 전 재산을 털어 사람들을 살린 김만덕의 옆에 서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내가 번 돈은 사실은 내 것이 아니라 제주도민으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돌려주어야 한다"던 거상 김만덕의 옆에 선 부자 감세, 이거야말로 아이러니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부자 감세로 얻어진 것이 무엇입니까? 경제발전? 고용증대?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한 대림차 사태는 아직 진행 중에 있고, 금호타이어는 1200여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습니다.
오늘날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부자들이 세금을 많이 내는 것
위 사진에 나오는 다음뷰 기사 제목에서도 보듯이 부자들은 감세라는 선물을 받은 반면 서민들은 증세라는 폭탄을 맞았지요. 부자 감세의 여파로 지방에 내려 보내는 정부의 교부금이 줄어들었고, 이는 다시 서민들에게 돌아갈 복지의 축소로 이어졌습니다. 당장 가장 피해를 본 것은 장애인들이었습니다.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예산이 대폭(사실상 거의) 삭감되자 송정문씨가 대표로 있는 경남장애인자활센터가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 사무실 앞에서 몇 달간 노숙농성을 하기도 했었지요. 송정문씨(그녀는 진보신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기도 했었지요)와 안면이 있는 저도 그 자리에 가끔 갔었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안 의원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았습니다.
아무튼 이왕 김만덕의 옆에 섰으니 이거 하나만은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김만덕처럼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따위의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세금만은 제대로 내십시오. 아니 많이 내십시오. 국민들의 돈으로 사업을 벌여 국민들을 상대로 돈을 벌었으니 세금이라도 많이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부자 감세라니요.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앞으로 <거상 김만덕>을 열심히 보면서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어쩌면, <거상 김만덕>은 소위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쓰고 입성한 KBS 사장님이 대통령과 정부를 위해 특별히 만든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고 보니 KBS 사장님, 진짜 충신이로군요.
예? 개미 하품하는 소리 하지 말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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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 선 초라한 부자 감세, 진짜 안 어울리네ㅠㅠ~
요즘 KBS가 부자들 이야기를 여러 편 동시에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곱지 않은 시선들이 있습니다. 학벌사회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따가운 눈충을 받기도 했던 <공부의 신> 후속 프로로 <부자의 탄생>이 그리고 경주 최부자집 이야기를 다룬 <명가>에 이은 후속으로 <거상 김만덕>이 등장한 것에 대한 비판들이지요.
부자의 탄생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룰
<거상 김만덕>
<부자의 탄생>과 <거상 김만덕>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자의 탄생>을 만든 배경으로 "가난한 밑바닥 인생도 노력하면 상위 1% 로열패밀리가 될 수 있는 희망의 비법을 전수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거상 김만덕>도 마찬가집니다. 밑바닥에서 전전하던 김만덕이 갖은 고생을 겪고 마침내 거상이 되는 것이 드라마의 줄거리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입니다. <부자의 탄생>에 등장하는 재벌상속녀 이신미는 재벌 딸답지 않게 근면검소한 습관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 재벌 오성의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뛰어난 수완을 보이기도 합니다. 재벌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는 석봉도 마찬가집니다.
그는 비록 밑바닥에서 전전하는 인생이지만 매우 양심적입니다. 상대를 기만하거나 부당하게 억압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부자들은 매우 검소하고 정의로우며 열심히 일해야만 될 수 있다는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죠. <거상 김만덕>도 이런 면에선 <부자의 탄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만덕도 어려운 환경에서도 절대 남을 기만하거나 불법적으로 돈을 벌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우 검소하고 근면합니다. 게다가 마음이 착해서 항상 자기보다 남을 먼저 생각합니다. 실제로 실존인물 김만덕은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김만덕은 1795년 제주도에 대흉년이 들었을 때 전 재산을 풀어 제주도민을 구휼했다고 합니다.
나라님도 못 구한다는 가난을 구한 김만덕
"가난은 나라님도 구하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지만, 나라님도 아닌 일개 여인 김만덕이 가난에 죽어가던 사람들을 살린 것입니다. 이에 감탄한 정조 임금이 김만덕을 칭송하고 상을 내리며 소원을 물었다고 하지요. 그랬더니 김만덕이 "서울에 가서 궁궐을 구경하고, 금강산도 유람하고 싶다"고 했다 합니다. 물론 정조는 김만덕의 소원을 들어주었지요.
당시 제주도민은 제주도를 벗어나 육지로 나갈 수 없는 것이 국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조는 관례를 깨고 김만덕을 서울로 불러 내의원 의녀반수라는 벼슬까지 내리며 공을 치하했다고 합니다. 김만덕을 직접 만나 교분을 텄던 정조의 개혁 파트너요 남인의 영수였던 채제공은 그녀에게 반해 <만덕전>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추사 김정희나 다산 정약용 같은 인물들도 김만덕을 기려 그녀에 관한 글을 썼으며, <만덕전>과 같은 전기가 다섯 권이나 전해진다고 하니 그녀의 선행이 실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래 전에 KBS 역사스페셜에서 했던 <제주의녀 김만덕>(그때 진행을 고두심씨가 했었지요?)을 통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잘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저는 부자들의 이야기를 이명박 정권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과 결부시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주장들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는 있지만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김만덕과 같은 부자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습을 오늘에 사는 우리가 되새겨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거상 김만덕 옆에 선 부자감세, 정말 안 어울린다
<거상 김만덕> 뿐만 아니라 <부자의 탄생>도 재밌게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두 프로는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다음뷰를 검색하다가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이해하고 재밌게 보겠다고는 했지만, 부자들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를 집중 편성한 것이 현 정부의 의도와 아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음뷰 상단에 랭크된 인기 주제들을 살펴보았더니 글쎄 거기에 거상 김만덕과 함께 부자감세가 올라 있군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거상 김만덕과 부자감세라…, 부자 감세에 열을 올리는 이명박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왕년의 부자들이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부자 감세가 동시에 줄을 서있으니 묘한 느낌이 들지 않으십니까?
물론 이것은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닐 테지요. 어쩌다 부자 감세와 거상 김만덕이 함께 다음뷰 상단에 줄을 서는 우연이 연출된 것이겠지요. 그러나 어떻든 이 장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가 출신의 대통령이 고작 하는 일이 부자들 감세나 해주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왜 하필 전 재산을 털어 사람들을 살린 김만덕의 옆에 서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내가 번 돈은 사실은 내 것이 아니라 제주도민으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돌려주어야 한다"던 거상 김만덕의 옆에 선 부자 감세, 이거야말로 아이러니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부자 감세로 얻어진 것이 무엇입니까? 경제발전? 고용증대?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한 대림차 사태는 아직 진행 중에 있고, 금호타이어는 1200여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습니다.
오늘날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부자들이 세금을 많이 내는 것
위 사진에 나오는 다음뷰 기사 제목에서도 보듯이 부자들은 감세라는 선물을 받은 반면 서민들은 증세라는 폭탄을 맞았지요. 부자 감세의 여파로 지방에 내려 보내는 정부의 교부금이 줄어들었고, 이는 다시 서민들에게 돌아갈 복지의 축소로 이어졌습니다. 당장 가장 피해를 본 것은 장애인들이었습니다.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예산이 대폭(사실상 거의) 삭감되자 송정문씨가 대표로 있는 경남장애인자활센터가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 사무실 앞에서 몇 달간 노숙농성을 하기도 했었지요. 송정문씨(그녀는 진보신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기도 했었지요)와 안면이 있는 저도 그 자리에 가끔 갔었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안 의원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았습니다.
아무튼 이왕 김만덕의 옆에 섰으니 이거 하나만은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김만덕처럼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따위의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세금만은 제대로 내십시오. 아니 많이 내십시오. 국민들의 돈으로 사업을 벌여 국민들을 상대로 돈을 벌었으니 세금이라도 많이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부자 감세라니요.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앞으로 <거상 김만덕>을 열심히 보면서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어쩌면, <거상 김만덕>은 소위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쓰고 입성한 KBS 사장님이 대통령과 정부를 위해 특별히 만든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고 보니 KBS 사장님, 진짜 충신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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