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민주노동당 사태, "분열 아닌 새 희망의 전주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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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분열이란 단결 해야 할 세력끼리 종파적 이해관계에 얽매여 정쟁을 일삼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소위 자주파와 평등파는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 같은 존재다. 반독재 민주화란 강을 건넜으면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승객들은 각자의 갈 길을 찾아가는 것이 옳았다. 그러므로 오늘날 민노당 사태는 분열이 아니라 정상(正常)을 향한 몸부림이라고 하는 게 맞을 듯하다. 민노당은 6월 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의 성과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선거를 통한 사회변혁을 공통분모로 출범했다. 당내에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이 존재하지만 사회민주적 복지국가를 염원하는 국민대중의 기대를 반영한 결과였다. 유럽 사회민주노동당(사민당)들의 행보를 참고할 것은 참고하고 극복할 것은 극복해서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하고자 하는 당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방향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의회주의적 사회변혁이란 공통분모는 실종되고 반미통일투쟁이 이 자리를 대체했다. 민노당의 주 활동무대가 미군기지가 되고, 세계노동절이 남북통일행사로 대체됐다. 결국, 작금의 민노당 사태는 민족주의를 내세운 친북적 자주파들이 17대 총선 이후 대거 입당하면서 패권적으로 당을 장악한 결과라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대선참패란 국민의 심판을 받은 민노당의 대수술을 위임받은 심상정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일심회 간첩사건, 북핵 자위권 발언 등으로 드러난 친북적 이미지를 청산하고 국민적 대중정당으로 거듭나고자 전당대회를 소집했다. 그러나 대회장 입구는 "보다 더 친북을 하자!"는 피켓 시위를 하는 학생들로 이미 파국이 예고되고 있었다. 북한에 당내 기밀자료와 당원정보를 넘긴 전직 사무부총장을 제명하자는 비대위안은 압도적 다수의 자주파 대의원들에 의해 폐기처분됐다. 북의 핵무장이 자위권이라는 친북적 태도에 대한 심판도 자동 폐기됐다. 종북(從北)주의 청산을 목표로 소집된 2·3 민노당 전당대회가 거꾸로 민노당의 친북노선을 대내외에 선언하는 대회가 되고 말았다. 민노당 당원들의 탈당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거칠고 데모당스럽기만 한 민노당을 부드럽게 꾸며주던 영화감독 변영주도 탈당했고, 영화배우 문소리도 탈당했다. 이어질 문화예술계 탈당러시의 전주곡이다. 변영주 감독은 탈당의 변에서 "이제 너는 나의 당이 아니다"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치열하게 행복해지고자"했던 지난 8년의 노력을 뒤로하고 변영주도 문소리도 떠났다. 이제 민노당은 갈라졌다. 그러나 그것은 분열이 아니다. 원래 갈 길이 달랐던 사람들이 비로소 제 갈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정상(正常)으로의 회기(回歸)다. 민노당은 이제 남은 자들의 몫이 되었다. 자주파들만의 정당이 된 것이다. 나는 이제 남은 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솔직하라.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자 한다면, 당신들의 사상과 노선을 당당하게 말하라. 악법은 어겨서 깨뜨려라. 그런 의미에서 이번 2·3 대회가 그 전초가 되기를 갈망한다. 합법정당을 부정하고 친북노선을 확실히 천명한 이번 당 대회의 결정을 제대로 실천하길 충심으로 바란다. 당분간 얼어붙은 북극을 향해 내달리는 고장 난 배에서 탈출하는 민노당원들의 행렬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들에겐 추운 바다 한복판에서 따뜻한 해안으로 인도해줄 구명정이 절실하다. 나는 그 구명정이 사회민주주의적 복지국가란 배였으면 한다. 난파선을 탈출하는 민노당원들만이 아니라 여론조사에서 북유럽의 복지국가모델을 지향하는 60%의 국민들을 함께 태울 수 있는 튼튼한 배였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정부권(마산시 월영동, 민노당탈당 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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