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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간첩을 옹호하면서 종북주의는 없으니 단결하자고?

간첩을 옹호하면서 종북주의는 없으니 단결하자고?
"친북선언을 한 정당에 남는 건 양심에 대한 반역"
2008년 02월 14일 (목) 경남도민일보 정부권 soyagang@naver.com

   
 
  경남사회민주주의연대가 13일 오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민노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도민일보에 연일 실린 배성무 씨 등 민노당 간부들의 "종북주의 주장으로 민노당 탈당을 선동 말라"는 기사를 보고 반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간단한 소감은 한마디로 사실왜곡으로 가득한 아전인수다. 탈당을 선동하다니, 도대체 누가 탈당을 선동한단 말인가? 민노당 전당대회가 결정한 친북노선과 주체주의자들에 반대하여 탈당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왜 탈당하는지 소견을 밝히는 것도 주권자로서의 기본권임과 동시에 국민에 대한 의무다.


우리는 지난 대선에서 자주파로 구성된 민노당 선대본부 지도부가 기사에 불만을 품고 한겨레신문사를 항의방문해서 욕설을 퍼붓는 등 행패를 부린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도대체 자주파라고 불리는 분들의 머릿속에는 언론의 자유나 양심의 자유 같은 고유한 인권에 대한 개념이 존재하긴 하는 것일까? 그런 그들이 사상의 자유를 주장하며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그런데다가 반미운동단체도 아닌 공당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언론을 통해 남한에 핵이 존재하고 있으며 매년 핵전쟁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말에 책임질 수 있는가. 오래 전에 주한미군이 보유하던 전술핵미사일은 냉전해체와 더불어 모두 철수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북 핵은 미국의 핵위협에 대항한 자위적 수단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제 북의 핵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의 핵미사일을 재도입한다면 그것도 자위적 수단인가. 만약 일본이 북 핵을 빌미로 핵무장하고자 한다면 그것도 자위권으로 인정해줄 참인가. 북한이 매년 벌이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군사퍼레이드 등 전쟁도발 연습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하면서 확증도 없는 핵전쟁 연습

발언을 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다.  

또 일심회 간첩사건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그들이 무죄를 선고 받았다면 왜 감옥에 있는가. 그들은 북의 정보기관에 3백 수십 건에 이르는 보고서를 문건형식으로 전달한 혐의를 받았고, 그 중 53건에 대하여 증거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이 53건의 증거는 최기영이 작성, 전달했다는 진술 또는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근거로 법원이 판단한 것이다.


평소 대한민국 검찰과 사법부를 불신하며 공공연히 "적"으로 규정하던 사람들이 법원의 판결을 들이밀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어떤 근거를 인용하던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특히나 공당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또 과거의 공안조작사건을 들이밀며 마치 일심회 간첩사건도 고문조작에 의한 것이라는 추정을 하게하는 책임지지 못할 발언을 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민노당 전당대회가 간첩행위자 제명을 거부한 것은 분명한 친북선언이다. 민노당은 이제 더 이상 진보정당이 아니다. 아니 국민들로부터 진보정당을 고립시키는 암적 존재로 전락했다. 반독재 저항정신을 물려받은 민노당 당원들이 김정일 독재정권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정당에 계속 남는다는 건 양심에 대한 반역이다. 


자신의 양심에 따라 친북노선을 선언한 민노당에서 탈당하는 당원들을 향해 분열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신념의 자유를 억압하는 파쇼일 뿐이다. 민노당 탈당사태를 미 CIA의 비밀공작쯤으로 치부하는 한 자주파 통일운동가의 언론기사를 읽으며 세상이 참 요지경이란 생각을 한다.  

 

/정부권(마산시 월영동/ 민노당 전 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