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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진짜 주사파는 임종석이 아니라 박근혜?

전희경이라는 국회의원이 있는 모양이다. 자유한국당 소속이라는데 이른바 듣보잡이었다. 그런데 이분이 난데없는 주사파 발언으로 뜨고 있다. 순식간에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아마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모양인데 자한당은 어떤 기준으로 이분을 선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논문을 거의 백퍼센트 가까이 표절해서 석사학위를 받은 의혹으로 한때 물의를 일으켰고 항간에 들리는 이야기로는 이에 석사학위를 반납했다는 얘기도 있다니 좀 많이 황당하다.


아무튼 이분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향해 “주사파”라고 칭하며 “주사파, 전대협 출신 운동권들이 청와대를 장악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실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혹자는 전희경 의원의 이런 발언에 대해 페이스북에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이 사람은 진짜 주사파가 누군지 다 알면서 엉뚱한 사람한테 뒤집어씌우고 있다. 진짜 주사파는 다름 아닌 박근혜 아닌가.”


박근혜가 주사파라고? 물론 이것은 박근혜 씨가 청와대 관저에서 비밀공작처럼 주사아줌마를 출입시켜 백옥주사다, 태반주사다 하는 것들을 맞았다고 하니 나온 말일 게다. 놀리자고 한 말이겠지만 영 엉터리같은 이야기도 아니다. 필자 또한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전희경이라는 국회의원이 있나보다. 1975년생이라는데 나이도 어린 분이 머릿속 생각은 완전 다 늙은 할마시 수준이네. 누말마따나 비서실장 되기 30년 전 주사파 따지기 전에 12년 전 남로당 군사총책하다 대통령 먹은 자의 사상부터 따져보는 게 먼저 아닐까. 그라고 그 비서실장이 주사판였는지 어떤지 니가 어찌 아냐고. 증거를 대야지. 박정희가 남로당 군사총책이었던 거는 군법회의에서 명백히 밝혀진 바이고 본인도 자백했지만. 나이 이야기 하고 싶진 않지만 어린 친구가 하는 짓은 어찌 그리 늙은 꼰대를 닮았는지. 한심함. ㅜ”


주지하는바 실제로 박정희는 남로당 군사총책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는 이른바 빨갱이 출신이다. 그의 형 박상희 역시 남로당 출신의 공산주의자로 알려져 있는데 흔히 정치9단이라 불리는 김종필의 장인이다. 박정희는 그의 형에게 영향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박정희는 여순반란사건 때 동지들을 배신하고 밀고한 댓가로 목숨을 건졌다고 하니 형 박상희의 인격에는 미치지 못했던 듯하다. 그의 형은 흔히들 대구폭동이라 부르는 사건에서 사살당하였다.


1963년 대통령 선거에서 윤보선 후보가 박정희의 이런 이력을 문제 삼아 해명을 요구하자 박정희는 “중상모략이며 매카시즘 수법”이라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박정희가 매카시즘을 들먹였다니.


박정희와 그의 딸 박근혜를 신처럼 떠받들며 걸핏하면 상대방을 좌빨로 모는 새누리당(지금은 자유한국당) 사람들은 이참에 박정희의 가계를 잘 살펴보기 바란다. 그리고 “좌빨들이야말로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라는 것이 자신들의 주장임도 깨닫기 바란다.


만약 박정희가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언도받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더라면 어땠을까. 역사에 가정은 있을 수 없다는 말도 있지만, 아무튼, 그는 취조실에서 남로당 군사조직 동료가 고문당하는 현장에 배석(혹은 대기)해 있었다고 한다.


짐작컨대 박정희의 허약한 심성을 간파한 취조관이 동료의 고문 모습을 지켜보게 함으로써 자백을 유도했던 것은 아닐까. 결국 박정희는 자백하고 동지들의 명단을 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수천 명의 군 내 남로당조직원들이 총살당하였다고 한다.


전희경 의원에게 역사 공부 좀 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었지만 포기하기로 한다. 학위논문을 거의 전부를 표절해서 제출할 정도라면 얼마나 공부가 하기 싫었을지 안봐도 비됴다. 그렇게 공부하기 싫은 사람이 대학은 왜 갔으며 국회의원은 왜 또 됐을까. 국회의원은 공부 안 하고 놀아도 되는 자리로 생각했던 모양이지? 


슬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