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의 정치적 승자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지요. 한편, 독일의 에버트재단이 에버트인권상 수상자로 유례없이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불특정 다수 국민, 즉 촛불시민을 선정했다는 것은 최종적으로 대선의 승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해도 되겠고요.
그런데 진짜 대선의 승자는 그 누구도 아닌 대선소주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대선주조 하면 떠오르는 이름, 시원 또는 C1이지요. 이 시원소주는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하는데 경남지역이 기반인 무학소주에 밀려 지난해에는 점유율이 무려 10%대로 떨어져 회사가 거의 존폐의 기로에 섰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절체절명의 대선소주에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바로 박근혜 탄핵정국에 이은 대선정국의 도래가 그것이었습니다.
대선주조는 즉각 오랫동안 자사의 브랜드명으로 써왔던 C1(시원)을 버리고 대선소주로 이름을 바꿉니다. 그리고 이렇게 광고전략을 펼치게 되지요.
대선으로 바꿉시다. 대선소주.
촛불혁명에 동참했던 부산시민들은 너도 나도 대선으로 바꾸자 대선소주를 외쳤고 가는 술집마다 대선 한 병 더를 부르며 즐거워했던 것입니다.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점유율 10%대로 거의 망해가던 대선주조는 순식간에 판매고가 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무학의 좋은데이를 누르고 점유율 1위를 무려 7년 만에 탈환했습니다.
지난달에는 점유율이 무려 55%까지 뛰었다고 하더군요. 1년도 안 되는 단기간에 이런 대역전극이 일어나리라고 누가 상상했겠습니까. 비밀의 열쇠는 다름 아닌 박근혜 탄핵으로 만들어진 19대 대선이었던 것입니다.
스러져가던 대선주조를 기적적으로 살려낸 것은 바로 촛불시민이었습니다.
아,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촛불대선이 살려낸 이 대선주조가 적폐 중의 적폐라고 한다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하나 있지요. 얼마 전 일이니 다들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바로 엘시티 사건. 정관계 로비로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놓고 구속된 이영복 회장의 구명에 대선주조 조성제 명예회장이 나섭니다.
조 명예회장은 부산의 향토주로 이름이 나 있던 대선주조를 인수한 BN그룹의 명예회장입니다. 조 회장의 구명운동 시도 몇 달 뒤 이번에는 BN그룹 계열사 대표가 엘시티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수뢰한 혐의로 구속됩니다. 나중에 이 돈은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선거비로 썼다고 진술했답니다. 스멀스멀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BNK금융그룹(부산은행, 경남은행 지주회사) 회장 선임과 관련해서도 말이 많군요. 1조7천억 대 엘시티 특혜대출 혐의로 부산은행을 검찰에 고발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정재계와 연결된 적폐의 고리를 끊고 엘시티 사건의 정상적인 수사를 위해서는 반드시 외부인사 회장 선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부산상공회의소장을 맡고 있던 조 회장은 외부인사 선임 주장에 강력 반발하며 반드시 내부인사로 하여금 회장을 맡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답니다. 내부인사의 회장 선임을 주장한 곳은 다음 세 곳뿐이라고 하는군요.
부산은행으로부터 수천억을 대출받아 사옥을 짓고 있는 부산일보.
대선주조 조성제 회장.
새누리당.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의 관계도 보통이 아닙니다. 김기춘 씨는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대선주조 시원공익재단 이사장이었습니다. 이게 우연한 일일까요? 뭔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커넥션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적폐와 손잡고 지역 경제계를 주름잡던 분들이 엉뚱하게도 적폐청산을 내건 지난 19대 대선을 이용해 소주업계의 지역패권을 장악했다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입니다.
부산시민들은 “대선으로 바꿉시다!”는 구호만 보았지 그 이면에 숨은 대선주조 조성제 회장의 적폐세력 인맥도까지는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보아야 하고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대선으로 부산시민이 바꾼 것은 결국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니 참 누말마따나 어이가 없네요.
어이가 없네. ㅠㅠ
ps; 이 글은 직썰닷컴에 실린 기사를 보고 작성한 것입니다. 직썰닷컴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링크가 잘 안 되네요. 음...
http://www.ziksir.com/ziksir/view/5163
http://www.ziksir.com/ziksir/view/5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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